왜 정말 좋아하는 것들은 사라지는 걸까요

박수연 졸업생

왜 정말 좋아하는 것들은 사라지는 걸까요

간호학과 졸업박수연

4년 간의 선배님
대학생활과 취업후기

안녕하세요. 저는 경동대학교 간호대학 4회 졸업생 박수연입니다.
학교다닐 때에는 학회장을 맡았으며 졸업직 후 상계백병원 외과중환자실에 근무하다 신촌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직하여 호흡기내과 병동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선배님의 대학생활은 어떠했나요?

학생 시절 학교에서 주관하는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었습니다. 학부시절 동안 호스피스 봉사동아리 & 합창동아리에서 활동하였고 나선식 이후 진행되는 학술제에 참여하여 총 두 번의 수상 경력이 있습니다. 또한 학회장직을 수행하며 학생회를 이끌었던 것이 있겠네요. 워낙에 호스피스에 관심이 많아 1학년 때부터 호스피스동아리를 통해 봉사활동에 참여했습니다. 그 외에는 학부활동에서 얻어지는 봉사시간을 적극 활용했던 것 같습니다.

Q 취업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취업시즌이 되면 병원들이 하나둘씩 올라옵니다. 자소서는 수정하면 수정할수록 완성도가 높아진다는 것 아시죠? 그렇게 수정하고 다른 곳을 지원할 때면 거기에 작성하였던 문항들을 덧붙이고, 그렇게 나만의 '자기소개서 양식'을 만듭니다. 그렇게 하면 추후에 급하게 지원할 곳이 생겨도 당황하지 않고 조금씩 수정하면 되거든요! 저는 여기에 추가로 학점/등수/수상경력/활동경력등 자소서에 매번 들어가는 기본 양식들도 정리해 놓았어요. 면접에 약하신 분들은 학교에서 진행하는 모의면접에 참여하시는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친구들과 스터디를 꾸려서 하시는 방법도 추천드립니다.

Q 국시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본격적인 국시준비는 12월 종강부터 시작했습니다. 그즈음 되니까 이젠 진짜 시작해야겠다는 위기감이 들더라구요. 저는 딱 3세트의 문제집과 1귄의 요약집, 모의고사 2권 정도 풀었던 것 같아요. 먼저 요약집 한 세트를 정독해서 읽습니다. 우선은 한 챕터를 정독해서 외우고 나면 바로 문제를 풀어봤어요. 모든 과목 다 읽고 문제풀기에는 양이 너무 방대하거든요. 그렇게 모든 과목을 다 풀고 오답노트까지 정리합니다. 이때 오답노트 정리할 때는 따로 노트를 안 만들고 그냥 책 안에 빈칸에 정리했어요! 어차피 이때 틀린 것들이 내 것이 되지 않았다면 두 번째 문제집을 풀 때에도 틀릴 것이 분명하기에 그때 가서 노트 정리하면 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어요.

Q 병원 근무 시 도움 되는 정보를 알려주세요!

처음 들어갔을 때는 뭐든지 요령 피우지 않고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티가 안나는 것 같아도 경력이 오래된 선생님들은 ‘얘가 요령 피우고 있구나’ 하고 잘 아시더라구요. 나머지는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기 때문에 조바심 갖지 말고 긍정적으로 병원생활에 임한다면 분명 임상에도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총동문회장이 된 소감은 어떠신가요?

저희 학교는 한 해에 배출되는 학생의 수가 많기 때문에 전국 각지 어디를 가서도 우리학교 출신 학생들을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간호사회에서 서로 의지하고 도움을 주고 받으며 득이 되는 존재가 되어주고 나의 출신학교를 발전시키고 나아가 나의 모교가 나의 자랑까지도 될 수 있는 그런 날이 오기를 기대하는 바가 있습니다. 힘든 병원생활에서 ‘같은 학교 출신 선배만큼 든든한 지원군도 없다’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러므로 많은 학우들이 졸업하고도 동문회에 많이 가입해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만약 네 애인이 비행기에 타고 있는데 좀 있으면 추락한다고 해. 
그는 곧 죽을 거야. 
마지막으로 너와 얘기를 하고 싶었대. 
너라면 그에게 뭐라고 하겠어? 시간은 없어."
"잠깐만요."
"그러고 있는 동안 전화는 끊겼다. 너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사랑스런 그대에게

나는 사실 아빠처럼 슬프게 생긴 꽃을 본 적이 없어
/박연준, 꽃띠 아버지

사랑속에 얼굴 담그고
누가 더 오래버티나 시합을 했지
넌 그냥 져주고 다른 시합하러 갔고
난 너 나간것도 모르고
아직도 그 속에 잠겨있지
/그림자, 잠수

어디 가요?
-예배당 간다
근데 왜 울면서 가요?
-울려고 간다
왜 예배당 가서 울어요?
-울 데가 없다
/김환영, 울 곳

"그렇게 이 카드가 좋으면 너 가져"
"이렇게 소중한 걸 나한테 줘도 돼?"
"친구한테 하찮은 걸 줄 순 없잖아."
/네모바지 스폰지밥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엔
어린이였지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어
/어린왕자

I was born to smother you with flowers. 
그대를 꽃으로 파묻기 위해서 나는 태어났노라.
/우라사와 나오키, 몬스터

愛なのかな?
사랑이었습니까?
/시크릿메세지

왜 네 빛은 나만 비추지 않는 거야 왜 나만 사랑하지 않는 거야
왜 외간 것들에게도 웃어주는 거야 왜 따뜻한 거야 왜 모두에게 다정한 거야
/김선우, 해괴한 달밤

내게는 사랑이란 첫 독서가
당신이란 책이었고 행복했고 열렬했어요
어느 페이지는 다 외워버렸고,
어느 페이지는 찢어 없앴고,
어느 페이지는 슬퍼서
두 번 다시 들여다보고 싶지 않았지만
어쨌든 즐거웠습니다
/박연준, 소란

내가 꺾으려 하자
꽃이 가냘프게 말했네
절 시들도록 굳이
꺾어야겠어요?
/괴테, 발견

오만 뒤에는 공포가 숨어 있다. 
괴로운 열등감에 시달리는 사람만이 남에게 당신은 나를 상대할 만한 인물이 못 된다는 느낌을 심어주려고 기를 쓴다.
/알랭 드 보통, 불안

나 죽도록
너를 사랑했건만,
죽지 않았네
내 사랑 고만큼
모자랐던 것이다
/박철, 사랑

슬퍼서가 아니라, 
그저 여러가지 일들로 울고싶어했다는 기분이 들었다.
/요시모토 바나나, 키친

꽃아, 나를 줄까?
/정영, 화대

내 나머지 삶이
그대의 삶보다 한참 더 남았어도
나는 지금
그대의 종말과 나의 죽음을 바꾸고 싶다
후회 없겠다
행복하겠다
내 눈물에 침몰하는 내가 싫다
보고 싶다
살고 싶다
/강효수, 그녀에게

누가 그렇게
하염없이 어여뻐도 된답니까.
/서덕준, 능소화

신이시여, 
왜 제게는 열정만을 주시고 재능은 주시지 않으셨나이까.
/살리에리, 아마데우스

누군가
 내게
"당신은 그를 얼마나 사랑하나요"
하고 묻는다면
나는 외면하며
"손톱만큼요"
라고 할 것이다.
하지만 돌아서 서는
잘라내도 잘라내도
평생 자라나고야 마는
내 손톱을 보고
마음이 저려
펑펑 울지도 모른다
/왕구슬, 손톱깎기

"내가 오늘 죽으면 어떻게 할 거야?"
"그럼 난 내일 죽을거야."
/자비에 돌란, 나는 엄마를 죽였다

언젠가는 모두가 나를 더 싫어할 거야, 좋아하라는 부탁을 한 적도 없었는데/조혜은, 발음되지 않는 엽서

그냥 떠나가십시오.
떠나려고 굳이 준비하지 마십시오.
그런데 당신은 끝까지 가혹합니다.
떠남 자체가 괴로운 것이 아니고
떠나려고 준비하는 그대를 보는 것이
괴로운 것을
올 때도 그냥 왔듯이
갈 때도 그냥 떠나가십시오.
/이정하, 떠날준비

한 줄만 써서 보냅니다
'당신을 사랑합니다'
다른 말을 덧붙이면 행여 내 사랑이 흐려질까 그럽니다
/김현태, 세상에서 가장 긴 편지

사랑해라. 시간이 없다.
/이병률, 끌림

날 아프게하는 당신이 싫어요. 난 싫어요. 
사실을 말해도 싫고, 거짓말을 해도 싫어요. 
날 웃겨도 싫지만 울릴 땐 더 싫어요. 
그 중에서도 제일 싫은 건 당신이 싫지 않은 거예요. 
하나도, 정말 하나도 좋은 게 없어요.
/내가 널 싫어하는 10가지 이유

내가 숨쉬는 한 넌 내 일부야. 네가 편히 눈을 감아도 내겐 지옥이야.
/폭풍의 언덕

사랑에 빠진 사람은 사진도 숭배한다. 스카프 앞에 무릎을 꿇기도 한다.
/페터 회, 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난 세상에서 가장 못생겼지. 
그게 바로 우리가 서로를 위해 태어났다는 증거야. 
나는 네 아름다움에 의해서만 구원받을 수 있고, 
넌 내 추함으로만 더럽혀질 수 있으니까.
/아멜리 노통브, 공격

어릴 때 롤러스케이트가 있었는데,
망가질까봐 겁나서 상자에 모셔두고 방 안에서만 두 번 정도 타봤어요. 
그랬더니 어떻게 된 줄 알아요? 
발이 커서 들어가지 않았어요. 
감정을 숨겨두면 내 스케이트처럼 되고 말아요.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잃는 건 없어요.
/나홀로 집에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심했지, 이게 그 때 그 노래라도 그렇지. 
달랑 한 곡 들었을 뿐인데도 그 많고 많았던 밤들이 한꺼번에 생각나다니…
/장기하와 얼굴들, 그때 그 노래

소리에도 색이 있다면 내가 디딘 계단은 무채색의 반음계여도 좋겠다. 
그가 내려올까 말까 망설일 때 내가 이 못갖춘 마디를 먼저 올라 갔으면 좋겠다. 
그래서 줄에 걸린 심장의 두근거림이 천천히 잦아든다면,그게 어두워지는 것이라면.
/마흔한 번의 낮과 밤

911때 아내가 죽었습니다.
어느 날 청소를 하다가 비치볼을 하나 발견했어요. 
제 기억엔 거기 바람을 불어넣은게 아내였습니다. 
전 너무 괴로워서 아내가 생각날만한 물건은 모두 버렸는데 그건 버릴 수 없었어요. 
아내의 숨결이 아직 그 안에 들어있었거든요
/CSI뉴욕

아픈데는 없냐고 당신이 물었다
없다, 라고 말하는 순간
말과 말 사이의 삶들이 아프기 시작했다
물소리가 사무치게 끼어들었다
/이병률, 눈 사람 여관

이별은
별이 되는 것 
이 한 칸 띄우고 별
한 칸, 그래
한 걸음 멀어졌을 뿐이다
그 별도 아니고
저 별도 아니고
내 가장 가까운 곳에서
빛나는 별
너는 나의
별이 되었을 뿐이다
/이장근, 이별

"누군가를 너무 좋아하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그러기 위해 노력해본 적이 있습니까?"
/무라카미 하루키, 여자 없는 남자들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을 남이 비웃을때 어떡해요?"
"잘하고 있음의 증거로 생각합니다"
/타블로

"그냥 어떤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가 있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비가 오는 날 그 남자를 만났는데 남자가 가게에서 우산을 두 개 사오더래."
"……."
"그것이 그렇게 슬프더래."
/신경숙, 깊은 슬픔

처음부터 그대는 백지였다
쳐다만 봐도 말문이 막히고
하얀손수건처럼 자꾸만 서러워졌다
처음부터 그대는
내가 아무것도 쓸 수 없었던 백지
/최옥, 그대 아무것도 쓸 수 없는 백지같은

너 죽은 후에도 노을은 저렇게 아름다울 것이다.
무심하게, 다만 무심하게.
/권혁웅, 너 죽은 후에도 노을은

나는 향기로운 님의 말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님의 얼굴에 눈멀었습니다.
/한용운, 님의 침묵

늦든 빠르든 우리는 언젠가 고아가 된다. 
내 머리 위를 받치고 있던 커다란 우산이 순식간에 거두어지고, 
속수무책으로 쏟아지는 비와 눈을 맞으며 우두커니 서 있는 것. 
그것이 부모를 잃는 경험이 아닐까.
/한설희, 엄마 사라지지 마

바람이 스쳐가면 
머리카락이 흔들리고 
파도가 지나가면 
바다가 흔들리는데 
하물며 당신이 스쳐갔는데 
나 역시 흔들리지 않고 
어찌 견디겠습니까
/김종원, 한 사람을 잊는다는 건

달력을 넘기다 손이 찢어졌어요
어머니가 웃으시면서 손을 붕대로 감싸주었어요
얘야, 시간은 날카롭단다
/순간을 읊조리다

사과하실 거면 하지 마세요. 
말로 하는 사과는요, 용서가 가능할 때 하는 겁니다. 
받을 수 없는 사과를 받으면 억장에 꽂힙니다. 
나는 사과했어, 그 여자가 안 받았지. 
너무 비열하지 않나요?
/김려령, 우아한 거짓말

나를 실어보낸 당신이 오래오래 아프면 좋겠다
/박소란, 노래는 아무것도

'인기 많아 지는 법' , '고백 받는 법' 이라니.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기술인건가요?

달콤하니까
잠시 잊을 수 있을 것 같다
울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유병록, 사탕

"내가 사랑하는 건 너뿐이야." 
나는 픽 웃는다. 
"왜 웃어?" 
"믿고 싶어서."
/은희경,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사랑을 하면 마음이 엉키죠. 하지만 그대로 놔두면 되어요. 
마음이 엉키면 그게 바로 사랑이죠.
/이병률, 끌림

달을 영어로 루너라고 하잖아요.
루너틱은 미쳤다는 뜻이고. 
달은 사람을 살짝 미치게 하는 힘이 있거든요. 
달을 보며 소원을 빌면 정말 소원이 이뤄지든가, 
아님 기도가 너무 간절해서 소원이 이뤄진 것처럼 정신을 이상하게 만드는 거죠.
/미스터 문라이트

네가 없는 세상이 퍽이나 재미가 있어서 나무에 뺨을 대보기도 하오 
그곳에서 네 심장소리 들리는 듯하여 다시 뺨을 대었소
길을 걷다가 네 닮은 사람을 보았소 네가 없는 세상이 퍽이나 재미가 있어서 무심히 지나쳤소
/강재남, 네가 그리우면 나는 웃었다

넌 두루마리 화장지를 들고 길모퉁이에 서있는 놈이야. 
화장지의 모든 칸에 는 '당신을 사랑해요'라고 적혀있지. 
지나가는 사람은 누구나 그 화장지를 한 칸씩 받을 수 있어. 
난 그런 화장지는 원치 않는다.
/커트 보네거트,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씨

그러기야 하겠습니까마는
약속한 그대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부디 만나지 않고도 살 수 있게
오지 말고 거기 계십시오
/이병률, 화분

힘이 들면 당연히 힘을 못내는 거잖아. 
힘들면 힘내지 마세요. 그래도 돼요.
/심준모, 어떤 하루

오늘까지만 먹고 내일부터 다이어트해야지. 
오늘까지만 피우고 내일부터 금연해야지. 
오늘까지만 놀고 내일부터 공부해야지. 
'미룸' 이라는 도둑은 너무나 영리해서 '꿈'은 물론이고, 
'오늘까지만' 이라고 했었던 기억까지 훔쳐간다. 
/석진욱, 청춘은 안녕하다

세상에는 반대로 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많아요. 
스트레스(Stressed)에는 디저트(Desserts)가 좋은 것처럼요. 
고민이 있을 땐 스트레스 받지 말고 달콤한 케이크나 초콜릿이라도 먹으면 한결 나아지지 않을까요?

那將月老訟冥司
월로시여 염라대왕께 소원 하나 빌어 주오
來世夫妻易地爲
다음 세상에는 부부가 서로 바꿔 맺어지도록
我死君生千里外
천리 밖에서 내가 죽고 그대는 살아서
使君知我此心悲
내 마음 이 슬픔 그대가 알 수 있도록
/추사 김정희, 배소만처상

어릴 땐 누구나 자기 미래가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어른이 되면 자기 생각대로 되는 일 따윈 하나도 없이 늘 괴롭고, 한심하기만 해요.
/마츠코,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

"좋은 뜻으로 한 말인데 넌 왜 그래?"
"넌 왜 좋은 뜻을 그런 식으로 말해?"
/하상욱

내게 행복할 자격 있을까? 
난 왜 얕은 상처 속에도 깊이 빠져 있을까? 
사는 건 누구에게나 화살세례지만 나만 왜 마음에 달라붙은 과녁이 클까?
/타블로, 집

나는 가끔 궁금해지네
그대는 몇살까지 아름다울까
/심보선, 무화과 꿈

깊은 저녁의 눈으로 떨어지던 꽃을 집어 드는 양 나는 중얼거리네 
당신, 
우린 너무 젊은 연인이었어 
우리는 너무 어린 죽음이었어
/허수경, 찬 물새 오랫동안 잊혔던 순간이 하늘에서 툭 떨어진 것을 본 양

"예술이란 무엇입니까?"
"제비꽃입니다."
"시시해."
"시시한 것입니다."
"예술가란 무엇입니까?"
"돼지코입니다."
"그건 심하다."
"코는 제비꽃 냄새를 압니다."
/다자이 오사무, 나의 소소한 일상

아이가 마음이 깊다는 건 마음이 슬프다는 거예요. 
/박민경, 오란씨 100

"네 꿈은 뭐야?"
"너."
/닥터 깽

아무것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아이실드 21

"너무 늦었어, 사람들이 비웃을거야."
"사람들은 잠깐 떠들다가 곧 잊어버릴 거야. 
지금 자기가 뭐라고 했는지도 모를 걸. 
하지만 넌 평생을 후회하겠지."
/세 얼간이

엄만 제 심장에 채울 수 없는 구멍을 남기셨어요, 
그래서 음식으로 채웠죠. 
하지만 한번도 배부른 적이 없어요.
/심슨가족

'난 괜찮아' 라고? 무엇이 괜찮은 건지 모르는 채 고개를 끄덕이고 있다.
/타와라 마치, 샐러드 기념일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히면 이유를 물어라. 
도끼가 당신을 치겠다고 결심했다면 분명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즐겁던 순간에 하필 발등을 내리꽂았던 이유를 들어보면 
당신도 할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안은영, 여자 생활 백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예."
"나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예."
"나는 절대로 당신을 사랑하지 않아요."
"예."
"조만간 가을이겠지요. 추우니까, 안아줘요."
/이영도, 폴라리스 랩소디

내 마음에 드는 여자들은 모두 너의 표절이다.
/프레데리크 베그베데, 로맨틱 에고이스트

세상을 어떻게 바라볼지 유의하라. 그것이 곧 그대의 세상이므로.
/에리히 헬러

열심히 사랑했잖아. 그리고 열심히 잊었잖아. 그럼 된거야.
/싱글즈

망치가 못을 친다
못도 똑같은 힘으로 망치를 친다 
나는 벽을 치며 통곡한다
/이산하, 사랑

꽃이 지는 건 쉬워도, 잊는 건 한참이더군. 영영 한참이더군.
/최영미, 선운사에서

너를 본 순간 
물고기가 뛰고 
장미가 피고 
너를 본 순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너를 본 순간 
그동안 살아온 인생이 
갑자기 걸레였고 
갑자기 시커먼 밤이었고 
너는 하아얀 대낮이었다
/이승훈, 너를 본 순간

도망갈 때가 아니었다. 지금 도망가면 전부 없었던 걸로 돼버린다.
/타케모토, 허니와 클로버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내 몸을 분질러 다오.
내 팔과 다리를 꺾어







/최승자, 그리하여 어느 날 사랑이여

너는 지옥으로 갈테니 나도 그곳으로 가리라. 그곳이 내게는 천국이리니.
/노트르담 드 파리

그대여
손을 흔들지 마라.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이정하, 사랑의 이율배반

Even miracles take a little time. 
기적도 조금은 시간이 걸린단다./신데렐라

엘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지네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나는 걸요.
/빨간머리 앤

세상 모든이가 하나, 둘, 셋 하고 쥐고 있던 폰을 끈다면
바로 다음 순간 모두 컴퓨터 앞에 앉아 있겠죠.
/150801 블로노트

당신은 왜 나를 열어놓고 혼자 가는가
/김혜순, 열쇠

사람을 외롭게 만드는 것은 적이 아니라 친구다.
/밀란 쿤데라, 농담

사막에는 사막밖에 없지.
나에게는 나 자신밖에 없듯이.
/이제니, 초다면체의 시간

미국 애들은
생각도 영어로 하겠지
얼마나 좋을까
씨팔
/원태연, 영어 Ⅱ 재수강하며

너를 정말 좋아했어
그래서 다 좋아 난

원래 좋아하는 사람은 다 좋아 보이는 거야
널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재미있고 생각할 것도 많아서 참 좋아

시간이 계속 흘러가도
너를 좋아했던 마음은 똑같을 것 같아
좋아하는 건 시간이 지난다고 흐려지는 게 아니잖아

너를 정말 좋아했어 그래서 나도 참 좋았어

괜찮아

니가 그랬고 내가 그랬잖아
그래서 우리는 하나였고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어 했잖아

난 너를 보고 있을 때도 좋았지만
니가 보고 싶어 질 때도 좋았어

재미있고 아름다웠고
꼭 붙잡아 두고 싶던 시간을 보낸 거 같아

니가 정말 소중했었어
그래서 잘 간직하려고 해

난 너를 보고 있을 때도 좋았지만
니가 보고 싶어질 때도 참 좋았으니까
/원태연, 괜찮아

빛은 조금이었어. 아주 조금이었지. 그래도 그게 빛이였거든.
/임영태, 아홉번째 집 두번째 대문

사랑과 여행이 닮은 또하나는 
사랑이 끝나고 나면 여행이 끝나고 나면 
다음번엔 정말 제대로 잘하고 싶어진다는 것. 
그것이다.
/이병률, 내 옆에 있는 사람

딱 제가 미안한 만큼만 행복해 주세요.
/150731 블로노트

다리가 생겼어
목소리가 사라졌어
사랑을 영영 잃었으니
평생 손끝으로 말해야 해
물거품이나 될걸 그랬지
/박연준, 캐러맬의 말

나는 내 가슴 현관에다 '통행금지' 라고 썼다. 
그러나 사랑은 지나가며 웃었다. 그리고 소리쳤다. 
"나는 어디든지 들어간다네." 
/H.시프먼

너무 괴로워서 그만 헤어지자고 했더니
언제 사귄 적 있었느냐고
사귄 적 없는 이들이 헤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비웃듯 다그친다
/유안진, 타동사에 얹혀서

"사랑했던 거 맞죠?"
"네"
"그런데 사랑이 식었죠?"
"네"
/허연, 장마의 나날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슬퍼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저희가 영원히 슬플것이요
/윤동주, 팔복

나는 그 애만 보면
무조건 놀린다.
아니면
무조건 때린다.
그러면 그 애도 나를 때린다.
그때는 아프지가 않다.
/장곡초 5학년 홍승기, 안 아프다

뭘 원해?
꽃을 원한다면 매일 밤 너의 잠자리에 깔아줄게.
보석을 원한다면 네 눈동자보다 큰 것을 빼앗아줄게.
나라를 원한다면 어딘가의 왕국을 갖게 해줄게.
널 위해서는 뭐든 해줄거야.
그러니까 어딘가에서 둘이서만 살자. 
/타치가와 메구미, 몽환전설

묻겠다. 
당신에게 어느 날 절대로, 절대로 놓치고 싶지 않은 무언가가 생긴다면 당신은 그것을 어떻게 갖겠는가.
/이석원, 실내인간

그리하여 사랑이여, 차라리 죽는다면 당신 손에 죽겠다. 
/안현미, 사랑의 사계

상처가 없는데 아프다.
상처가 있는데 아프지 않다. 
/이와이 슌지, 릴리슈슈의 모든 것

왜 우리는 불안한가
밥을 먹고 있어도 불안하고
약을 먹고 있어도 불안하고
일을 하고 있어도 불안하고
일이 없어 놀고 있어도 불안하고
아침에도 불안하고
저녁에도 불안하고
죄라면 열심히 일한 죄밖엔······
유능해도 불안하고
무능해도 불안하고
낮에도 불안하고 밤에도 불안하고
왜 우리는 쥐새끼처럼 늘 불안한가
/김승희, 서울의 우울 5

가끔 나는 학교 복도에서 약간 빨리 걸어 
그저 너의 곁에 가기 위해서
가끔 나는 아침에 조금의 시간을 보내
그저 너한테 인상을 주고 싶어서
넌 눈치채지 못 하겠지
넌 이런게 필요 없겠지

변해버린 사람을 탓하지않고
떠나버린 사람을 붙잡지않고
그냥 그렇게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듯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상실수업

누군가의 꿈속에서 나는 매일 죽는다
/신해욱, 끝나지 않는 것에 대한 생각

정말로 죽을 것처럼 힘이 들 때, 가장 힘을 주는 말은 '힘 내'보다 '나도 그래'라는 공감이었다.
/한설, 스물아홉 늦었다고 하기엔 미안한

내 안에 이렇게 눈이 부시게 
고운 꽃이 있었다는 것을
나도 몰랐습니다.몰랐어요
정말 몰랐습니다
처음이에요

당신에게 나는 이 세상 처음으로
한 송이 꽃입니다
/김용택, 당신의 꽃

죽음이란 게 어쩌면 그 사람의 일생에서 가장 화려한 꽃이 아닐까 
그 꽃을 피우기 위하여 일생 동안 피의 거름을 생산한 게 아닐까
하마터면 즐거운 노래를 부를 뻔했지
죽음을 축하합니다, 당신이 피운 꽃이 우리를 즐겁게 합니다
/김충규, 안개 속의 장례

하늘이 추워지고 세상의 꽃이 다 지면 
당신 찾아가겠습니다
/이성선, 소포

내가 오빠랑 티격티격 싸워서
엄마가 회초리를 들었다.
나는 무서워서 떨고 있는데
오빠가 내보고
“내 뒤로 가!” 하고
오빠만 맞았다.
내가 연고를 발라 주며
왜 그랬냐고 해도
묵묵히
대답도 안 하는
울 오빠.
/김성경, 우리 오빠

우리말로 12월은 '매듭 달'이다.

12월이 되면 어떤 벽에 가까워짐을 느낀다. 
멀리서부터 걸어왔는데, 
기껏 도착한 곳이 커다랗고 시커먼 벽 앞이라니. 낭패다. 
벽은 다시 돌아가라고, 
여기서 좀 쉬었다 돌아가라고 말한다.
한숨을 쉬고, 눈앞에 놓인 기다란 실을 따라가는 마음으로(실은 따라가는 것보다 머뭇거리는 동작이 더 많지만) 
12월을 보낼 수 밖에. 
/박연준, 소란

살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던 것들이
실제로는 대단치도 않았다
그것들을 내려놓고서도
나는 끄덕없이 달렸다
반면 내가 대단치않게 여겼던것들이
실제로는 중요했다
예를 들자면
나 자신
/심윤경, 사랑이 달리다

내가 먼저 빠졌다
만만하게 봤는데
목숨보다 깊었다

어차피 수영금지구역이었다
어설프게 손 내밀다
그도 빠진건
누구의 탓도 아니었다

우리는 익사할 것이다

바닥에 즐비한
다른 연인들처럼
하지만 누가 뭐라해도
내가 먼저 빠졌다
/전윤호, 물귀신

너를 예로 들어 
남을 위로할때가 올까봐
나도 그런적이 있다고
담담하게 말하게 될까봐 
/원태연, 두려워

"가장 힘든 건 바다 맨 밑에 있을 때야."
"왜요?"
"다시 올라가야 할 이유가 생각나지 않거든."
"우린 같은 문제를 안고 있네요."
"왜지?"
"당신 곁에 남을 이유를 찾는 것이 너무 어렵거든요."
/그랑 블루

어쩌란 말인가 문은 감시받고 있었는데
어쩌란 말인가 우리는 갇혀 있었는데 
어쩌란 말인가 도시는 정복되었는데 
어쩌란 말인가 우리는 무장 해제되었는데 
어쩌란 말인가 밤이 되었는데 
어쩌란 말인가 우리는 서로 사랑했는데
/폴 엘뤼아르, 야간통행금지

제가 죽으면 어떡하실 거예요?
네가 죽으면 나도 죽고 싶어.
나하고 함께 있고 싶어서요?
응. 너하고 함께 있고 싶어서.
알았어요.
/코맥 매카시, 로드

인생이란 알 수 없는 음표로 가득한 악보와도 같아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그저 떠듬떠듬 연주하는 것 뿐이었습니다. 
/김선호, 국경의 남쪽

그대는 나의 별이 되어준다 했나요 
나의 긴 하루 책임질 수 있다고 했죠
그런데 어두워져도 별은 왜 뜨지 않을까요
한번 더 말해줄래요 너는 혼자가 아니라고
/언니네 이발관, 인생은 금물

신께서 허락하신다면 
살아서 마지막으로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
내 입으로는 한 번도 해보지 못했던 
그말을 꼭 하고 싶어요 
사랑한다고 말입니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당신은 그냥 밤으로 오세요. 꿈으로 오세요.
그래야 내가 모르죠.
당신이 온 것도 모르고 어느새 가버린 것도 모르고.
떠나는 사람이 없어야 남는 사람도 없죠.
행복이 없어야 슬픔도 없죠.
잠시 왔다 가는 밤처럼 
그렇게 오세요.
그렇게 가세요.

그렇게 쳐다보지 마세요
그러다 당신의 맘속에 자리를 틀겠어요 
/연왕모, 낯익은 그림

내 피를 다 마셔요
내 살을 다 먹어요
그럼 나는 껍데기만 남겠죠 
손톱으로 눌러 터뜨린 
이처럼
당신한테라면 그래도 좋을 것 같은 건
왤까 
/양애경, 사랑

죽고 싶다 말하지만 정말로 죽고 싶지는 않고 살고 싶다 
말하지만 정말로 살았던 적 없고, 
죽고 싶은데 누가 자꾸 살려놓는 거니 
살고 싶은데 왜 목을 조르는 거야 
이렇게 살 수는 없잖아, 
아니 이렇게라도 살아야 하는 거 맞잖아
/김박은경

사냥을 가도 좋아요 하지만 나를 데려가줘
똑똑히 봐요 화살이 관통한 자리 검은 피를 토해가며
당신을 향해 무너져가는 나의 완고한 시선...
/주하림, 빠리의 모든 침대가 나의 고향

싫어하는 남자의 확실한 말보다 
좋아하는 남자의 몹시 애매한 말 한마디가 
여자의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다. 
/라 파예트 부인

사랑하는 사람아
.
.
.
이렇게 첫 머리를 쓰고 목이 메어 울었다.

/최돈선, 바다엽신

폭력을 헤쳐나가며 너와 나는 살아남았다.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몇 번이라도 죽여줄테니 안심하고 숨 쉬면 된다. 
너를 위해서라면 몇 번이고 죽여줄 수 있다. 
/미우라 시온, 검은 빛

Tear은 명사로는 눈물이고 동사로는 '찢다'이다. 
네 눈물이 내 가슴을 찢어 놓았을 때 
나는 그제야 그 단어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근데 할매, 사람은 살면서 어디까지가 힘든거고, 어디까지가 행복한걸까?"
"그야 간단하지. 얻어 먹고 살면 행복한거고, 먹여 살려야 되면 힘든거지.
그러다보면 날씨도 좋고,하늘도 맑고,바람도 잘부는 죽기 딱 좋은 날이 온다. 
그때까지가 힘든 거여."

다시 태어난다면, 사람같은 거, 너무 좋아하지 마라.
/김애란, 플라이데이터리코더

잠시 훔쳐온 불꽃이었지만
그 온기를 쬐고 있는 동안만은
세상 시름, 두려움도 잊고
따뜻했었다

고맙다
네가 내게 해준 모든 것에 대해
주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최영미, 옛날의 불꽃

그가 죽고난 후 난 매일 밤 그를 본다. 
나의 가장 크고 찬란한 죄악. 
우리는 언제나 행복했다. 나는 기억한다. 
/토탈 이클립스

인생은 끓었다가 얼었다가 녹는 거예요.
/짱구, 짱구는 못말려

부모가 자식에게 가르쳐야 하는 건 ‘넘어지지 않는 방법’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은 넘어져도 몇 번이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내가 과거에 집착하면 과거가 나를 붙들어 가고, 내가 미래를 품으면 미래가 나를 이끌어 갑니다. 
/조정민

주인공이 도중에 만난 여자와 웃으면서 끝나면 해피엔딩이고, 죽어버리면 배드엔딩이죠. 
도중에 한 사람이라도 희생되면 저한테는 그게 배드엔딩인데도요.
어째서 주인공은 그런 엔딩에서 웃을 수 있는지, 
관객들은 그걸 해피엔드라고 생각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어디서 그대는 아름다운 깃털을 얻어오는가
초록을 생각하면 초록이 몸에 감기는가
분홍을 생각하면 분홍이 몸에 감기는가
/이성복, 라라를 위하여

돌아보지 마라
돌아보지 마라
뒤에는 꿈이 없다 
/테라야마 슈지

나도 학생 때 찍은 뮤직비디오는 누구에게도 보여줄 수 없을만큼 창피하다. 
때로는 한 달 전에 찍은 것도 쑥스럽다.
하지만 그건 그만큼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는 증거다. 
/이와이 슌지

그대 굳이 아는 척 하지 않아도 좋다.
찬비에 젖어도 새잎은 돋고
구름에 가려도 별은 뜨나니
그대 굳이 손 내밀지 않아도 좋다.
말 한 번 건네지도 못하면서
마른 낙엽처럼 잘도 타오른 나는
혼자 뜨겁게 사랑하다
나 스스로 사랑이 되면 그 뿐
그대 굳이 나를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서로 헤아려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난다는 건 인생의 무한한 재산이 된단다. 
그게 비록 겨우 몇 년 만에 끝나버린다 해도 마음속에는 영원히 남아. 
/왕복서간, 미나토 가나에

이 모든 고통, 이 모든 터무니없는 고난, 과거는 사라지지 않고, 지나갈 뿐이다. 
/오모리 쇼조

"그럼 현미경으로 찍은 눈 결정 모양도 봤어요?"
"그럼."
"나는 그게 참 이상했는데."
"뭐가?"
"뭐하러 그렇게 아름답나."
/김애란, 두근두근 내 인생

모든 꽃이 시들듯이 청춘이 나이에 굴복하듯이 
생의 모든 과정과 지혜와 깨달음도 
그때 그때 피었다 지는 꽃처럼 영원하진 않으리 
삶이 부르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음은 슬퍼하지 않고 새로운 문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이별과 재출발의 각오를 해야만 한다.
/헤르만 헤세

예술은 당신이 벗어날 수 있는 다른 세상이다.
/Andy Warhol

넌 내 세상을 바꿀 거야 
네 등 뒤로 감춘 꽃다발 하나면 아마 충분할 것 같은 걸
/가을방학, 나비가 앉은 자리

내 청춘의 찬란함을 믿는다.
어떤 수식어도 필요 없을 내 청춘의 찬란함을 믿는다. 
가장 뜨겁고 아름다운 청춘이길. 
조그만 감정에도 가슴 뛰는 청춘이길. 
커다란 감정에도 함부로 흔들리지 않는 청춘이길.
/헤르만 헤세

'재능'이란, 
누군가의 짐짝이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나에 대한 배려 없이 무작정 흐르는 시간을 견디는 법을 배운 다음에 생겨나는 것 같다. 
그래, 버티다 보면 재능도 생기고, 뭐라도 되겠지. 
/김중혁, 뭐라도 되겠지

이젠 빼앗기지 마. 네 시간은 네 거야.
/정유정, 내 심장을 쏴라

당신에게 속할 수 있다면 당신의 환부라도 되고 싶었습니다. 
종양 같은 것이 되어서 당신을 오래오래 아프게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면 당신은 고통을 달래느라 나에게 쩔쩔매고 배려하고 보살피겠지요. 
/은희경, 연미와 유미

우리가 싸울 때는 어떤 근본적인 문제를 두고 싸우는데, 아마도 다른 연인들과 비슷한 문제들일 것이다. 
싸우려는 자는 결국 자신의 '행복'을 위해 싸우는 것이다.
이봐요 당신. 내가 사랑하고 있고,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당신. 
내가 좀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당신이 이렇게 해주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런 식이다. 
그러므로 연인 간의 싸움이라면 특별히, 제대로 겪고 치러내야 한다.
서로의 행복을 위한 일이니까. 
문제가 있어도 싸우지 않는 커플이 위험하다. 
싸우지 않는 커플은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이고 
죽어가는 나무처럼 조용히, 조갈 속에서 칙칙하게 썩어갈 뿐이다. 
/박연준,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참으면 끝까지 참아야 하고, 견디면 끝까지 견뎌야 합니다. 
관계는 그래야 지켜지고, 꿈은 그래야 이루어집니다.
/조정민

내려가려면 바닥까지 내려가야 알고, 
올라가려면 정상까지 올라가야 압니다. 
바닥까지 내려가면 반석이 있고 정상까지 올라가면 허공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조정민

모두가 누군가를 만나고 그 중에 몇몇은 사랑에 빠진다. 
그리고 운좋은 누군가들은 정말 만났어야 할 누군가와 만나 다시 없을 기억들을 남긴다. 
가장 멋진 것과 가장 창피한 것들을 나눈다. 
가장 훌륭한 것과 가장 추한 것을 교환한다.
/허지웅

처음엔 너무도 좋아했던 사람을 지금은 아주 미워하는 마음을 보게 되면요, 
바로 깨달으세요. 
얼마나 삶이 무상한가를. 
얼마나 마음이란 놈이 간사한가를. 
좋아하는 감정에 얼마나 많은 조건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는가를.
/혜민

꽃은 앞다투어 피지 않고 때가 되어서 피고, 
서로 다투다가 지지 않고 때가 되어서 집니다.
/조정민

인생역전을 한 적이 없어요.
지고 있었던 인생도,
이기고 있는 인생도,
아니니까요.
/하상욱

차단당하면 불쾌해 하더라
불쾌하게 해서 차단한 건데
/하상욱

너를 갖기 전에도 
너를 원했단다 
네가 태어나기 전에도 
너를 사랑했어 
네가 태어나기 한 시간 전에도  
너를 위해 죽을 수 있었단다 
이건 생명의 기적이야 
/모린 호킨스, 사랑하는 영혼만이 행복하다

넌 익숙하다 했지.
네 인생은 절대 네가 좋아하는 걸 준 적이 없다고 했지.
정말 좋아하게 됐을 때는
그것보다 더 아끼는걸 버려야 했다고 했지.
떠나야 했다고 했지
/가을방학, 가을방학

네 꿈을 꾸고 나면 오한이 난다
열이 오른다
/김혜순, 한 잔의 붉은 거울

나의 태양, 나의 태양이여. 
이제는 돌아서야만 할 시간. 
미처 전하지 못한 마음은 
그대 잠시 돌아보던 노을 속에 적었습니다.
/최옥, 그대는 들으소서

사람들은 기회가 있으면 놀라울 정도로 솔직한 표현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 말하려 한다.
예를 들면 "나는 바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정직하고 개방적인 사람입니다."라든가
"나는 쉽게 상처받기 때문에 사람들과 유대관계를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는 사람입니다"
또는 "나는 상대방의 마음을 간파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입니다"와 같은 말들을 입에 담는다. 
하지만 나는 '상처받기 쉽다'는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에 쓸데없이 깊은 상처를 입히는 경우를 몇 번이나 보았다.
'정직하고 개방적인' 사람이 자신도 깨닫지 못한 채 
그럴듯한 변명과 거짓말을 늘어놓는 경우를 보았다. 
'사람의 마음을 간파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속이 빤히 보이는 아첨에 너무나 쉽게 속아 넘어가는 경우를 보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실제로 자기 자신에 대해 도대체 무엇을 알고 있는 것일까? 
/무라카미 하루키, 스푸트니크의 연인

오직 그만이 내가 병신이라서가 아니라 
누구든 목숨보다도 더 소중한 사람에게서 버림받을 수 있으며,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얼마든지 나약해질 수 있고 
두려움에 떨 수 있다고, 
니가 특별히 못나서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해주었었다. 
/이석원, 실내인간

"한 손으로 피아노 치는 걸 좋아하나봐?"
"그래야 다른 한 손으로 네 손을 잡을 수 있지."
/주걸륜, 말할 수 없는 비밀

나를 견딜 수 있게 하는 것들이
나를 견딜 수 없게 한다
/김경주, 비정성시
 
그 사랑이 걸어오고 있을지라도 어서 달려오라고,
어서 뛰라고 재촉할 게 아니라
그 사람을 향해 미소를 보내며
기다려주는 것,
인내를 가져야 꽃피우는 것, 
그것이 사랑일 것이다.
/송정연, 당신이 좋아진 날   

"어떻게 사랑을 시작하게 되었느냐!" 
그것을 내게 묻다니 가혹하군요. 
수많은 눈길을 읽으시고도 
그대를 보는 순간 비로소 인생이 시작된 것을 
더구나 사랑의 종말을 알고자 하나요 
미래가 두려워 마음은 늘 제자리지만 
사랑은 끝없는 슬픔 속을 말없이 헤매이며 
죽는 그날까지 살아 있는 것을 
/바이런,어떻게 사랑하게 되었냐고 묻기에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않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한용운,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당신은 충분히 사랑받을 자격이 있고
눈부시게 빛나고 미치도록 아름다운 사람이다
/킬미힐미

당신이 어두우시면
저도 어두워요
당신이 밝으시면
저도 밝아요
언제 어느 때 어느 곳에서 있든 내게
당신은 닿아 있으니까요
힘 내시어요
나는 힘 없지만
내사랑은 힘 있으리라 믿어요
내 귀한 당신께
햇살 가득하시길
당신 발걸음 힘차고 날래시길 빌어드려요
그러면서
그러시면서
언제나 당신 따르는 별 하나 있는 줄 생각해 내시어
가끔가끔
하늘 쳐다보시어요
거기 나는 까만 하늘에
그냥 깜박거릴게요
/김용택, 별 하나   

너는 좋겠다
거울 보면 네가 있어서
/송혜빈, 보고 싶은 얼굴   

가끔 라디오에서 좋은 노래가
나올 때도 있어
노래를 다 듣고 나서는
들은 것만으로 행복해지기도 해
만약 평생동안 듣고 싶은
그런 노래가 있다면
넌 그런 노래일 거야
/You call it love  

내 생에 최대의 자랑은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다시 일어섰다는 것이다.
/골드 스미스 

나를 행복하게 하는 건 당신의 성공이 아니라, 
열심히 사는 당신의 모습입니다. 

역경을 이겨내고 핀 꽃이
가장 아름다운 꽃이란다
/뮬란  

기억해, 너는 세상을 빛으로 
가득 채울 수 있는 존재라는 걸.
/백설공주  

네 이름 석 자 적는다.
그저 바라본다.

아, 너보다 시적인 건 없었다.
/김민성, 네 이름 

우연히
아주 우연히
다가온 당신께

제가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
그건 정말 가슴 아팠습니다
 
그런
저에게
환한 웃음을 보여준 당신

제게도
가진 것이 있다는
충만감을 주었습니다
 
아주
우연히 다가왔지만
 
너무나도
소중해진 당신께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제가
모든 것을 드립니다 
/정유찬, 우연히 다가온 당신께 

상처받을까 하는 두려움은 잠시 미뤄두자
예방주사도 자국이 남는데
하물며 진심을 다하는 사랑이야 어떻게 되겠니
/공지영,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단지
보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그냥
마음속으로
이름한번 부른 것 뿐인데

너는 뼈속까지 스며와

나를 흔든다
/최정재,너 없는 동안

당신이 나를 스쳐보던 그 시선
그 시선이 멈추었던 그 순간
거기 나 영원히 있고 싶어
/김혜순, 당신의 눈물 

여름과 겨울에 그대를 보았고
내 집에서 그대를 보았고
내 두 팔 사이에서 그대를 보았고
내 꿈속에서 그대를 보았네.

나 이제 그대를 떠나지 않으리.
/폴 엘뤼아르, 경쾌한 노래 

흰 꽃잎은 조명을 받아 어지러웠지 
너는 정말 예쁘구나 
내가 본 것 중에 가장 예쁘다 
함께 웃는 너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였는데
/황인찬, 유독  

몽롱해집니다
피곤하고 졸리운데
당신이 내 가슴에 한없이 파고드시니
대체, 여기는 어디랍니까
/김용택, 현기증 

그리운 날은 그림을 그리고
쓸쓸한 날은 음악을 들었다

그러고도 남는 날은
너를 생각해야만 했다
/나태주, 사는 법 

너는 몇 겹의 계절이고 나를 애태웠다.

너를 앓다 못해 바짝 말라서

성냥불만 한 너의 눈짓 하나에도
나는 화형 당했다.
/서덕준, 장작 

대화란 항상 의외의 방향으로 나가 버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렇게 글로써 알리는 것입니다.

간단히 쓰겠습니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제 자신이기 때문에,
적어도 제가 어렴풋이나마 사랑하고 있는 옛날의 저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김승옥, 무진기행 

봄 꽃피는 날
난 알았습니다.

그대가 나를 보고 활짝 웃는 이유를
/용혜원, 봄 꽃피는 날 

오늘 아침엔 장미꽃이 유난히 붉었습니다  
그래서 그대가 또 생각났습니다  
/이정하, 사랑하지 않아야 할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면 

다 괜찮다 
다만 뭘 해도 행복하기를 
절벽끝에서라도 
스스로에게 상처주지 말기를
/정이현, 풍선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안도현, 가을편지

아 , 저 발자국
저렇게 푹푹 파이는 발자국을 남기며
나를 지나간 사람이 있었지
/도종환, 발자국 

갈팡질팡, 뒤죽박죽. 정신을 차릴 수가 없는 세상입니다. 그래도 그대는 안녕하신가요.
/이외수

나는 답했다.
두 발 없이도
아니, 길이 없어도
나 그대에게 갈 수 있다고.
/김현태, 첫사랑 

아, 그대에게 내가
잊혀진 존재일지라도
내게 그대는
남겨진 존재인가 봅니다
영영 남겨진 존재인가 봅니다
/박성철, 남겨진 존재 

어쩌면 당신의 지문은
바람이 수놓은 투명의 꽃무늬가 아닐까 생각했다
/이은규, 바람의 지문

그대는 봄이고 나는 꽃이야.
그러니 무심천 벚꽃이 눈 밖에 있지.
나는 봄이고 그대는 꽃이야.
그래서 내 눈속이 온통 그대지.
우리는 꽃밭이고 우리는 봄이야.
/이지현, 우리는 

어쩌다
내 이름을 불러 준
그 목소리를
나는 문득 사랑하였다

 그 몸짓 하나에
들뜬 꿈속 더딘 밤을 새우고
그 미소만으로
환상의 미래를 떠돌다
그 향기가 내 곁을 스치며
사랑한다고 말했을 때

나는 그만
햇살처럼 부서지고 말았다


/이남일, 짝사랑 

희망이라는 요리를 완성하기 위해선
두근거릴수록 좋다
/이병률,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

당신이 살아가는 인생의 골목길에도
당신을 기다려주는 분들이 많았으면
그래서 때로 세상에서 지쳐 돌아갈 때
외롭지 않았으면,
환하고 따뜻했으면.
/권대웅, 그리운 것은 모두 달에 있다

그대가 밀어올린 꽃 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 뿐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 속으로 
꽃벌 한 마리가 날아든 것 뿐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우는 일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듯이
/김선우,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별을 보고 있으면
어둠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잖아요
별이 아름답구나, 그 생각부터 하게 되니까
우리, 그렇게 사랑해요
/정현주, 그래도, 사랑 

어두운 길을 등불 없이도 갈 것 같다 
걸어서도 바다를 건널 것 같다 
날개 없이도 하늘을 날 것 같다 
널 만나고부터는 가지고 싶었던 것 다 가진 것 같다 
/이생진, 널 만나고부터

걸어서 천년이 걸리는 길을
빗물에 쓸려가는 게 사랑이지
/허연, 사랑 詩1 

가질 수 없어도
들어와 버린 너로 인해
내 삶은 선물이어라
/김민소, 사랑

모래알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풀잎 하나를 보고도
너를 생각했지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
이 세상에 없어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정채봉,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참숯처럼 검은
너의 눈동자가 거기 있었다
눈을 뜨고도 감은 것이나 다름 없었던
그믐밤길에
나에게 다가오는 별이 있었다
내 품안에 쓰러지는 별이 있었다
지상에도
별이 있다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정채봉,  그때 처음 알았다​

얼굴 하나야
손가락 둘로
푹 가리지만

보고싶은 마음
호수만 하니
눈 감을 수 밖에
/정지용, 호수

너는 내가 읽은 가장 아름다운 구절이다
/이현호, 매음녀를 기억하는 밤 

사랑하는 사람을 달래 보내고 
돌아서 돌계단을 오르는 스님 눈가에 
설운 눈물방울 쓸쓸히 피는 것을 
종탑 뒤에 몰래 숨어 보고야 말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법당문 하나만 열어놓고 
기도하는 소리가 빗물에 우는 듯 들렸습니다 
/박규리, 치자꽃 설화

이름
참 좋다.

언제나 싱싱하고
언제나 아름다운


풀처럼 수수해 좋고
꽃처럼 화사해 좋고.
/ 풀꽃, 엄기원

당신이 웃을 때
나는 당신의 운명이 바뀌는 소리를 듣지
/서대경, 낮달

두 사람은 다정하고
두 사람은 충분하다
다른 것은 생각 할 수 없을 정도로.
/황인찬, 예언자

세상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당신이 내게 가장 소중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신과 내가 함께 나누었던 그 시간들이 소중하기 때문이다. 
당신을 생각하느라 지새운 밤이 
게는 너무도 소중한 까닭이다. 
/이정하, 소중한 까닭

사랑이 기교라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나는 
사랑이란 이 멍청한 명사에 
기를 썼다. 
/오규원, 사랑의 기교

이 광대한  우주
무한한 시간 속에서
당신과 같은 시간, 같은 행성 위에
살아가는 것을 기뻐하며
/칼세이건, 코스모스

이렇듯 흐린 날에 누가
문 앞에 와서
내 이름을 불러 주면 좋겠다

보고 싶다고
꽃나무 아래라고
술 마시다가
목소리 보내오면 좋겠다

난리난 듯 온 천지가 꽃이라도
아직은 내가 더 이쁘다고
거짓말도 해주면 좋겠다
/구양숙, 봄날은 간다

당연히 나는 당신을 아프게 하겠지.
당연히 당신도 나를 아프게 할 테고. 
/생테쥐페리, 나탈리 팔레에게 보낸 편지

네 마음에 내 마음을 내려놓고 마음껏 사랑하고 싶은데
너를 어떻게 하면 좋으냐
/용혜원, 너를 어떻게 하면 좋으냐

꽃은 자신이라는 하나의 시간을 잘 간직하고 있다가 
우연히 자신을 지나가는 다른 시간으로 향기를 남기는 것을 생으로 받아들이고 산다. 
그것을 꽃의 음악들이라 부른다고 해도 우리는 어떤 경계에서도 처벌받지 않는다. 
/김경주, 패스포트

어디에서 피건 
내 가까이에서만 피어라
/이채, 짝사랑

나는 그들 속에 섞여 다른 사람의 것들은 밀쳐내며 내가 잃어버린 것들을 찾아보려 했다.
-운동화지?
-응.
-하얀색이지.
-그래.
-가방은 긴 끈 달린 갈색.
-어떻게 알아?
-네 거니까 알지. 
 /신경숙,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울리고

나는 내가 보고 싶은
그대 모습을 보았네
그것이 결코
그대가 아님을 알지 못한 채

나는 널 사랑했었나
나는 날 사랑했었나
이게 다 뭔 소용인가
결국 다 하는 헛소리

우리는 서로를 속이며 살아가는 사람
우리는 서로를 속이며 사랑하는 사람
/무키무키만만수, 2008 석관동

너에게로 가지 않으려고 미친듯 걸었던
그 무수한 길도
실은 네게로 향한 것이었다
까마득한 밤길에 혼자 걸어갈 때에도
내 응시에 날아간 별은
네 머리위에서 반짝였을 것이고
내 한숨과 입김의 꽃들은
네게로 몸을 기울여 흔들렸을 것이다
/나희덕, 푸른밤

다정했던 사람이여 나를 잊었나
벌써 나를 잊어 버렸나
그리움만 남겨놓고 나를 잊었나
벌써 나를 잊어버렸나

그대 지금 그 누구를 사랑하는가
굳은 약속 변해버렸나
예전에는 우린 서로 사랑했는데
이젠 맘이 변해버렸나
/노영심, 그리움만 쌓이네

어쩌면 이리, 쉬운 일이 하나도 없을까.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도, 
잊는 것도 죄다 어렵다. 
만만한 일이 뭘까, 세상에서.
/이도우,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그렇게 쳐다보지 마세요
그러다 당신의 맘속에 자리를 틀겠어요 
/연왕모, 낯익은 그림

내 마음을 받아달라고 밑구녁까지 보이며 애원했건만
네가 준 것은 차와 동정뿐. 
내 마음은 허겁지겁 미지근한 동정에도 입술을 데었고 
너덜너덜 해진 자존심을 붙들고 오늘도 거울 앞에 섰다.
봄이라고 개나리가 피었다. 
지는줄도 모르고… 
/최영미, 차와 동정

진심이야
난 나중에 당신이 아주 많이 많이 슬퍼했으면 좋겠어
슬픈 영화 말고 재밌는 영화를 보다가도 문득 내 생각이 나서 펑펑 울었으면 좋겠어
그리고 내가 떠난 뒤에 당신이 아주 괴롭고 아팠으면 좋겠어
우리가 흥얼거렸던 그 노래 들을 때면 내가 보고 싶어서 가슴을 치고 괴로워했으면 좋겠어

/M




이 별은 나의 불행을 축으로 운행되고 있어
/안희연, 프랙탈

당신 생각을 많이 해요. 아침에도, 낮에도, 저녁에도, 밤에도,
그리고 그사이의 시간과 그 바로 앞, 바로 뒤 시간에도.
/다니엘 글라타우어,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

그래도 난 말야
적어도 니 얘기는
제일 아끼는 펜으로 적어
/애정놀음

네게는 찰나였을 뿐인데
나는 여생을 연신 콜록 대며
너를 앓는 일이 잦았다.
/서덕준, 환절기

나는 벗어날 수가 없다.
그녀는 지구 위에서 가장 완벽한 중력이다.
/김민준, 계절에서 기다릴게

도 다음엔 레가 오는 것처럼 
여름이 끝난 후 반드시 가을이 올 것 같았지만, 
계절은 느릿느릿 지나가고, 
우리의 청춘은 너무 환해서 창백해져 있었다. 
/도도한 생활, 김애란

언젠가 다시 한번
너를 만나러 가마
/최승자 _ 언젠가 다시 한번

널 만난 후로 나에게
사계절 같은 건 없었어

내 속에 네가 들어와
뜨거운 꽃을 심었던
옅은 봄

그리고 그것이 만개해
꽃잎이 온몸을 타고 흐르던
찐한 봄

내겐 어쨌든 봄뿐이었어
널 만난 후로 나에겐
/박치성, 널 만난 후 봄

난 빛의 속도로 
네 심장을 무단 횡단 중이지 
/정끝별, 별들의 경사

그러고 보니
우리 사이 참 아무 것도 아니었다
/임경림, 생일 그 다음 날

"그런데 왜 나같은 걸 사랑하는거니?"
"왜냐고? 어린아이에게 왜 태어났느냐고 물어봐. 꽃에게 왜 피었느냐고 물어보라고. 태양에게 왜 비추느냐고 물어봐.
나는 그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사랑하고 있는 거야."
/막스 뮐러, 독일인의 사랑

Love people. Use things. Not vice-versa.
사람을 사랑하고, 사물을 이용하라. 반대로 하지 마라.

내가 밤일 때 그는 낮이었다 
그가 낮일 때 나는 캄캄한 밤이었다

그것이 우리 죄의 전부였지

나의 아침이 너의 밤을 용서못하고
너의 밤이 나의 오후를 참지 못하고

안녕이란 말도 없이 우리는 헤어졌다
/최영미, 사랑의 시차

연보라색 오동꽃 핀
저 화사한 산 하나를 들어다가

"이 산 너 다 가져" 하고
네 가슴에 안겨주고 싶다.
/김용택, 오월

물어보자. 너 내가 아주 싫진 않았지? 그런데 그 사람이... 조금 더... 좋았던 것 뿐이지?
 /김혜린, 불의 검

모든 것엔 금이 가 있다. 빛은 거기로 들어온다.
/레너드 코헨

하찮은 원고란 없다. 네가 하찮게 쓸 뿐이지.
/나가토모 켄지, 바텐더

가, 라고 한 글자만 말하면 나는 갈 거야. 갈까?
/짐승의 끝

"당신 생각을 오래 했어요 오래전에 나는 아팠어요"
나는 웃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황인찬, 번식

그를 만났습니다.
이 땅 위에 함께 숨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마냥 행복한
그를 만났습니다.
/이정하 _ 그를 만났습니다

단한번이라도 널 아프게 할 수 있다면 좋겠어 
난 너의 마음에 흠집 하나 조차 낼 수 없겠지
/MOT, 시니피에

나는 너를 사랑해
내가 네게 명명한 폭력
/성동혁, 6

너와의 이별은 도무지 이 별의 일이 아닌 것 같다. 
멸망을 기다리고 있다. 
그 다음에 이별하자. 
어디쯤 왔는가, 멸망이여 
/심보선, 이 별의 일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애절한
말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보고 싶다는 말보다 더 간절한
말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사랑하는 연인들의
호기심 어린 눈동자를 벗어나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숨어 있던

그대만을 위해 쓰일
그 어떤 말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대만을 위한
아주 특별한 고백을 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하지만 난 오늘도 여전히 그대에게
사랑한다는 말밖에는
다른 말을 찾지 못했습니다

보고 싶다는 말밖에는
그 어떤 그리움의 말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늘 언제나
그대에게 쓰는 편지의 시작은
사랑하는......
보고싶은......

하지만 그 마음 너무나도
따뜻한 그대기에

그대를 위해 쓰인 내 평범한 언어들은
그대 마음속에서 별이 됩니다

그렇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가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 유미성 

별이 빛날까 의심하고, 태양이 떠오를까 의심하며, 진리가 거짓일까 의심하되, 내 사랑은 의심 마오. 사랑하는 오필리아.
/햄릿

나는 네가 밤길을 걷는 것을 본다.
네게서는 달의 냄새가 난다.
너는 걷고, 걷고, 걷는다.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니?
/황인숙, 밤 길

너, 아니?
네 감은 눈이 얼마나 예쁜지.
/황인숙, 봄눈 오는 밤

계절도 모르고 살던 때에
어느 날 우연히 길에서 너를 만났지
나는 그 때 문득 깨달았어
"아, 봄이 왔구나."
/서덕준, 봄


내 안에
그대가 머물고 있습니다

힘들고 지친 나에게
힘이 되고
용기를 주는 그대
바로
당신입니다

그대를 생각하면
저절로 미소 지어지고
행복해집니다

언제나
힘이 되어주는 
그대는
내게 너무 소중한 사람입니다
/박옥화, 그대는 내게 너무 소중한 사람입니다

천천히 오래 걸어요, 우리! 
/박연준,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새들은 고드름 종유석 구멍에다 둥지를 틀지.
강아지는 플라스틱으로 배를 채우지.
나는 날마다 뺄셈을 배우지황
나는 점으로 접혔다가 한낮에만 잠시 부풀어 오르는 작은 구슬이 되었어. 
생각지 못했던 사물들과 하루하루 친밀해지는 시간들이야.
/김소연, 명왕성에서2

말해 줄게. 나의 진짜 안부를. 
네가 준 온도계는 미안하게도 쓸모가 없었다는 것도. 
네가 준 야광별자리판은 쓸모를 다한다는 것도, 
밤낮 칠흑이라 밤낮 빛을 낸다는 것도.
/김소연, 명왕성에서2

이곳은 뺄셈이 발달한 나라.
한낮에도 별 떴던 자리가 보여.
사람이 앉았다 떠난 방석처럼 
빛을 이겨 낸 더 밝은 빛처럼 허옇게 뚫린 자리가 보여.
그때는 별의 모서리를 함부로 지나던 새의 날갯죽지가 베이지.
하루하루 그걸 바라보고 있어.
/김소연, 명왕성에서2

니가 내 취미였나 봐
너 하나 잃어버리니까
모든 일에 흥미가 없다
뭐 하나 재미난 일이 없어
/취미, 원태연

잘 있다는 안부는 춥지 않다는 인사야. 
고드름 종유석처럼 플라스틱처럼. (너는 전기난로를 장만하라 말할 테지만.) 
덕분에 나는 잘 있어. 
/김소연, 명왕성에서2

이렇게 될 줄 알면서도 
당신이 무작정 좋았읍니다.
/조병화, 이렇게 될 줄을 알면서도

무릎에 생긴 멍이 어느날 눈동자가 되었습니다
저녁식사 도중 엄마의 남자가 작은 목소리로 다툰 날이었고
결혼을 앞둔 남자가 폭염을 만들어낸 날이었습니다
/주하림, 레드 아이

당신을 저주했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밤 목련이 죽음처럼 떨어져나갈 때 당신을 그리워합니다
/허연, 목련이 죽는 밤

네가 걸어온 시간들에 보답받는 11월이었으면,
그 발자국마다 행운이 머무는 날들이었으면
/오밤, 11월

나는 없어져도 좋다
너는 행복하여라

없어진 것도 아닌
행복한 것도 아닌
너와 나는 다시 약속한다

나는 없어져도 좋다
너는 행복하여라
/인연, 정채봉

그 해 여름 내 사랑은
짙은 안개 속처럼
참 난감해서 더 절절했다
절절 속 끓이며
안으로만 우는 안개처럼
남 몰래 많이 울기도 했다

이제야 하는 얘기다
/난감한 사랑, 오인태

멀리서 흰 고래처럼 춤추는 당신
닿을 듯 닿지 않는 당신을
훔쳐만 보고 잠잠히 사라진다
/당신이 나를 생각한다, 신현림

네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고 화를 낼 줄 아는 사람이어서, 나는 꽃무더기 속에서 꽃으로 태어난다. 
/이성미, 거짓말

그날, 텔레비전 앞에서 늦은 저녁을 먹다가
울컥 울음이 터졌다
멈출 수 없어 그냥 두었다
오랫동안 오늘 이전과 이후만 있을 것 같아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
/곽효환, 그날

나 이제 어디서 널 그리워하지
/김형영, 수평선

눈이 부셔요, 단지 바라보았을 뿐인데요
/강서완, 밀밭 소나타

관계의 모순 중 하나는
우리가 사랑한다고 주장한 이들보다도
좋아하지도 않는 사람들에게
훨씬 더 잘해주게 된다는 사실이다. 
/알랭 드 보통, 사랑의 기초

널 종교로 삼고 싶어, 네 눈빛이 교리가 되고 입맞춤이 세례가 될 순 없을까
/이현호, 붙박이창

이 남아도는 나를 어찌해야 할까
더 이상 너의 시간 속에 살지 않게 된 나를
/나희덕,  잉여의 시간

그때 나는 알았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녀를 향한 눈이 옆통수에도 뒷통수에도 달리게 된다는 걸. 
그리고 두드리지 않으면 열리지 않는다는 걸. 
가만히 있다가는 원하는걸 얻을수 없다는걸. 
이제 페어플레이란 없다. 
/응답하라 1997

많이 보고 싶겠지만
조금만 참자.
/나태주, 묘비명

내가 너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너는 몰라도 된다. 
너를 좋아하는 마음은
오로지 나의 것이요, 
나의 그리움은 
나 혼자만의 것으로도 차고 넘치니까

이젠 너 없이도
너를 좋아할 수 있다
/나태주, 내가 너를

네 눈물이 내게 닿으면
난 무너지는 우주가 된다
/조병화,

돌아가고 싶다고 말을 하기에는 청춘이 너무 아까웠고, 
새로운 인생을 원하기에는 용기가 부족했다. 
아깝고 부족하고, 아깝고 부족하고, 그렇게 해가 뜨고 해가 졌다. 
/김연수, 7번국도 revisited

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가고 있었고
네가 보고 싶어서 나는 살아갈 것이다
/안도현, 네가 보고 싶어서 바람이 불었다

네가 버리지 못하는 유일한 문장이 되고 싶다
/이훤, 욕심

얼음이 녹기를 기다렸습니다. 
톱질했습니다. 
부서진 얼음을 밟고 올라갔습니다. 
집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갇혔습니다. 
/이수명, 어느 날의 귀가

밤새 만지작거리며 뒤척거리다 
끝내, 여위어가는 그리움아

그대에게 묻고 싶다
그대도 나처럼 
지상의 마지막 사랑을 위해 
다른 인연을 포기해야 했는지,

내 심장을 얼음물에 씻어
그대 가슴에 심으리라 

사랑한다는 말은 박제된 새가 되고 
내 기다림은 가을단풍처럼 늙었지만
아깝지 않다
서럽지 않다 
이제라도 그대를 만났으니 

아, 
사랑을 위하여 
여태 그대를 기다렸다
/사랑을 위하여 그대를 기다렸다, 김현태




나는 너를 사랑한다
가슴에 눌러둔 그 한 마디를 하지 못하면 
말 그대로 죽어버릴 것 같았다
/박상천, 가정법 고백




당신이, 내게 주었던 한 송이 꽃이 그랬다 모두 버렸지만 버린 것이 그토록 환한 빛으로 기억될 수 있는 것인지 가시질 않아 눈을 감으면 눈 속 가득 만발하는 꽃과 쏟아지는 눈 그리고 당신
/유희경, 조용한 凶




아파서 좋았다
이게 진짜 상처라서
그래서 오래도록 목이 멜 것이므로
좋다, 좋았다
/허민, 주름진 상처




없어서 찾았어. 이따보자.

아마 그 이후였을 것이다.
훗날 누군가 내게 사랑이 무어냐고 물어왔을 때​, 
나의 부재를 알아주는 사람이라고​ 답한 것은.
​/김애란, 비행운




Q. 우리 아빠는 엔지니어는 남자들의 직업이라며 제 꿈을 반대하세요. 제가 무엇을 하면 좋을까요?
A. 엔지니어가 되세요.
/엠마 왓슨




"술에 독을 넣었소?"
"네."
"내가 죽길 바랬소?"
"그래요."
"내 어찌 당신이 준 잔을 거역할 수 있겠소."
/펑 샤오강, 야연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룰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따자.
/돈 키호테




네가 말해주는 미래가 내 앞에 펼쳐지지 않는다 해도
어차피 그 날에 널 만나지 못했다면
다시 사는 내 인생도 없었을거야
너와 함께 꿈꿀 수 있다면 죽는대도 괜찮아 행복해
내가 믿던 모든 걸 버리고 ​너의 그 꿈 속에 살수 있다면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어느 날 어느 순간 갑자기, 
이 세상에 네가 없을 때에도 
나는 끝까지 살아남아 
네 모든 것에 어찌 할 수 없도록 
얽매인 불행이라면 좋겠다
/박상순, 나는 네가




"사랑해." 
애인은 나의 눈을 가만히 쳐다보고는, 
"나도 사랑해." 
라고 말했다. 똑바로, 성실하게. 
나는 매일 조금씩 망가지고 있다. 
/에쿠니 가오리, 웨하스 의자




봄도 아닌데 꽃향기가 난다
꽃이 피어서가 아니라
네가 와서 봄이다
/슬로우 비디오, 김영탁




사랑하는데 가장 힘든것은 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쪽은 준비되어 있는데 다른 한쪽은 그렇지 못하다. 
그래서 사람들은 설령 사랑을 손에 넣었다 하더라도 항상 준비되길 기다린다. 
/프란츠 올리비에 지스베르, 착각




유성이라면 적당하지 않을까요.
타서 사라지잖아요, 허망해.
허망하므로.
/황정은, 百의 그림자




그래, 꽃을 던지렴 


웃는 얼굴로
아프게 맞아줄게


꽃으로 멍들어
더 이상 질투하지 않게
더 이상 미워하지 않게


그래, 꽃을 던지렴
웃는 얼굴로
향기에 취해
그 사람 다시 그리워하게
/최반, 그래, 꽃을 던지렴




이 로즈마리 꽃은 기억에 좋아요. 님이여, 제발 나를 잊지 말아요. 여기 이 팬지 꽃은 생각에 좋아요. 
/햄릿




그렇지만 당신의 꿈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일단 내 꿈 밖으로 나가야 하는데 내가 내 꿈 밖으로 나가면 당신을 꿈꿀 수 없으므로 낭패가 아닌가요 하고 내가 말했다
/서대경, 정어리




"그럼 제 꽃도 언젠가 사라져 없어지나요?" 
"물론." 
'내 꽃은 덧없는 꽃이었구나. 자기 몸을 보호할 수 있는 건 네 개의 가시밖에 없는데. 그런데도 나는 그 꽃을 별에 혼자 두고 왔어!'
/생 텍쥐페리, 어린왕자




세상만사에 지쳐서, 나는 그저 사라질 작정이었다지. 
다만 내가 죽으면, 내 사랑을 홀로 내버려두게 되어서. 
/셰익스피어, 소네트 66




전화를 끊은 뒤 담배에 불을 댕기고
나는 내 감정에 대해 생각했다
그것을 뭐라고 이름 지을 수 있을까 하고
/운다, 다나카와 슈운타고




지금 비 와요
그대 그립습니다
어쩌지요?
/김난주, 한 장의 연서




가끔은 한번씩 너를 생각한다
아니 거짓말이다 
가끔이 아니라 온종일이다
/정영일, 가끔은 한번씩




하루 종일 나는 당신 생각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나는 당신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이 길은 끝이 있습니까
두렵기만 합니다 
이 길은 끝이 있습니까
이 길이 아니라면 길은 어디에 있습니까
당신이 나의 길을 숨기고 있습니까
/이성복, 거울




"왜 여자들은 적게 먹는 게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 거지요?"
"왜 남자들은 여자들의 궁극적인 목표가 남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거라고 생각하는 거죠?"
/아멜리 노통브, 왕자의 특권




벽, 거기까지 밀어본 것들 
길, 거기까지 던져본 것들 
창, 닫지 않을 때까지 
겉, 치밀어 오를 때까지 
안, 떨어질 곳이 없을 때까지 
피, 뒤엉킨 것 
귀, 기어 나온 것 
등, 세계가 놓친 것 
/이원, 목소리들




꽃은 피지 않았다 
아무도 사랑 때문에 죽지 않게 된 지 오래되었으므로
/김선우, 아직




그가 죽고난 후 난 매일 밤 그를 본다. 나의 가장 크고 찬란한 죄악. 우리는 언제나 행복했다. 나는 기억한다. 
/토탈 이클립스




졸업 앨범 마지막 페이지에 작게 적어둔 메시지.
30년 뒤에도 너를 가슴에 품고 있을 테니까.
어린애 같은 약속이라며 웃어버렸지만 그래도 좋았어라며 작게 떨리는 가슴.
또 하나 남겨둔 메시지.
30년 후에도 당신은 당신이에요. 나에겐 첫사랑이었어요.




사랑에 빠진다는 건
네 손등에 글씨를 새기는 것과 같아
아무지 지워도 흐릿한 자국이 남거든
그러니까 네가 정말 그걸 원한다는
확신이 필요한 거야
잘 생각해
/혀, 조경란




사람을 믿었고 사랑을 믿었다. 배신당할지언정, 거기서 낙원을 봤다.




입에 장미꽃을 물었다
꽃에 달린 가시가 찔러 몹시 아프다
눈을감고 그래도 여전히 장미꽃은 
아름다운 꽃이라고 생각한다
말은 못한다
장미꽃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김이원, 말言에 대하여




늘 그랬다.
그는 너무 많이 사랑했고,
너무 많이 요구했고,
결국 모두 닳아 없어지게 만들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 킬리만자로의 눈




내가 만약 달이 된다면
지금 그 사람의 창가에도
아마 몇줄기는 내려지겠지
/김소월, 첫사랑




너여야지.
나를 망가뜨리는 것은 너여야지.
너밖에 없으니까.
네가 해야지.
/황정은, 계속해 보겠습니다




내가 얼마나
제 마음속
뻔질나게 들락대는지 모르는 것 같아
야속하리만치 차갑던 눈빛


잠꼬대마저 조심해야겠지
아름다운 나만의 완전범죄를 위하여
/권오범, 짝사랑 3




어차피 지루해질 거라는 걸 알면서
살아 있는 내내
사랑을 하는 일
/허연, 신전 3




헤어지는 연인은 할말이 많다. 드라마처럼 멋있는 대사를 줄줄이 읊으면서 인상적으로 이별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이별의 본질보다 부수적인 것을 떠올리며 나는 내 일 같지 않은 기분을 느끼고 싶은 건지도 모른다.
/박주영, 냉장고에서 연애를 꺼내다




쳐다보면 숨이 막히는
어쩌지 못하는 순간처럼


그렇게 눈부시게 보내 버리고
그리고 오래오래 
그리워했다.
/문정희, 순간




우린 오래오래 안녕이지만
오래오래 사랑한 기분이 든다.
/성동혁, 1226456




넌 내 꿈이야, 어디가서도 꿈을 버리지 마." 
"근데 형은 왜 나를 놓는데?" 
"나보다 네가 더 소중하니까."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 中




너는 언제나 내 우주에 있고
너에게도 우주가 있다면
그곳에 나도 있었으면 좋겠다.
/안재동, 내 안의 우주




네 품 안에서 죽고 싶다.


너의 향기를
온전히 내 몸에 배게 할 수만 있다면
네게 익사되어도 좋으리라.


머리 끝까지 차오르라.
주위를 둘러보아도
온통 너일 때까지.
/윤동욱, 잠수




다음날 학교에 가면 안될 것 같았다. 
큰일이 일어날 것 같았다.
그래도 갔다. 
네가 있어서 갔다.
/와난, 어서오세요 305호에




쉽게 잠이 들지 못하는 밤이면, 유독 네가 더 보고싶어지곤 해.
잘 지냈냐는 말 한마디를 달빛 아래 걸어놓고
네게 전할까 말까 고민했던 숱한 밤들도 이제는 별똥별이나 떨어져야
빌어 볼 수 있는 소원 같은 것이 되어 버렸지만.
나는 여전히 너의 안부를 궁금해하고,
내가 없는 곳에서의 너의 행복을 조용히 기도하며
의미 없는 하루를 보내곤 해.
넌 어디서곤 사랑 받을 거야.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니까.
내게 누군가를 다시 한번 사랑할 수 있는 꿈같은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는 주저 없이 그시간을 전부 너에게 쓸게.
그래도 그냥, 말하고 싶었어.
너는 내게 그런 사람이었다고.
그래서 나는 이 긴 새벽을 온통 너로 지새웠었다고.
/새벽세시, 수취인불명




나란 괴물이 당신을 사랑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요.
/정철훈, 학교에 갑시다




하루 종일 잠자고 밥 먹고 약 먹고
시체처럼 시간을 죽여 가는 당신
많은 날들이 버려진 달력이 되었다
/최춘희, 샹그리라




선의를 베풀수록 왜 난 자꾸 죽을 것 같지
/6, 성동혁




당신은 누구세요?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사랑하는 사람들이 멀리서 나를 바라본다
/박시하, 불안의 숲




난 빛의 속도로 
네 심장을 무단 횡단 중이지 
/정끝별, 별들의 경사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일이 
외려 그대에게 힘겨운 짐이 되지 말게 하소서 


/이정하, 짐




넌 마치 신이 내게 내려 준 선물 같아.
신한테 따지고 덤비다가도 신이 널 가리키며
"나쁜 것도 많이 만들었지만 얘도 만들었지" 라고 하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는 거지.
/우디 앨런, 맨하탄




그래도 당신은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
모든 무서움의 시작 앞에
눈을 감지는 말았어야 했다
/기슭에 다다른 당신은, 나희덕




너의 다정함의 온도는
36.5도를 넘기고
내게 화상을 입힌다.
/김우석, 다정함의 온도




눈을 떴을 때 그대는 떠났는가,
떠나고 없는 그대여,
나는 다시 오랜 습관을 반복하듯
그대의 부재로 한층 깊어진 눈앞의 어둠을 응시한다,
순서대로라면, 흐느껴 울 차례이리라
/심보선, 확률적인, 너무나 확률적인




나는 그 여자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사랑한다'라는 그 국어의 어색함이 그렇게 말하고 싶은 나의 충동을 쫓아버렸다.
/김승옥, 무진기행




마을이 가까울수록
나무는 흠집이 많다.


내 몸이 너무 성하다.
/이정록, 서시




골목이 좋아요
새벽이 좋아요
아무도 없어서
/오은, 나머지




나는 뺄셈에 약하다.
남는 것들
사라지는 것들이 이해되지 않는다.
/신해욱, 따로 또 같이




그만해. 친구 같은 건 안 해.
네가 옆에 있으면 너를 안고 싶고, 너를 갖고 싶어, 난. 
그러니까 더 이상 장난치지 마. 
아무 때나 손잡지 마. 곁에 오지 마. 두근거리게 만들지 마.
/스탠딩 에그, 뭘까




뼈가 부서지도록 아픈 이름을 안고
너라는 끝없는 절망을 사랑했다.
/이선명, 다시




가끔씩 잊지 말고 내 이름을 불러 줘.
나, 어디서나 대답할게.
/신경숙, 깊은 슬픔




네가 어쩌다 찾을 이곳에
내가 가진 웃음을 모두 놓고 간다.
/향돌, 기억




미련 부릴 거다.
울면서 질척거릴 거다.
할 수 있는 모든 건 다 해 볼 거다.
/새벽 세시




너를 사랑해서 다행이야. 우연히 만난 거, 그게 기뻤어. 마지막에 사랑한 사람이 너라서 다행이야.
/시바타 준, 너에게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말했다 
"당신이 필요해요" 
그래서 나는 정신을 차리고 길을 걷는다 
빗방울까지도 두려워 하면서 
그것에 맞아 살해 되어서는 안되겠기에
/베르톨트 브레히트, 아침 저녁으로 읽기 위하여




내 행복을 빌어 줄 거였다면 내게 오지를 말았어야지. 행복을 빌어 주지 말고 행복이 되어 줬어야지.
/동그라미


내 이럴 줄 알았다.
너 같은 사람이 날 좋아할 리가 없지.
이쯤 되면 신도 날 미워하는가, 싶다.
/밤길, 저주




나는 엉엉 울었다.
그리고 울면서도 네 걱정을 했다.
/향돌, 외로운 우리




너는 여기로 올 때에 좀 조심해서 와 주실래요. 뒤를 밟는 별들과 오다 만난 유성우들은 제발 좀 따돌리고 너 혼자 유령처럼 와 주실래요.
/김소연, 한 개의 여름을 위하여




하늘에는 굳이 별도 밝아 나는 망설임 하나를 지우고 그날따라 당신 눈가에서 자꾸만 부서지고 싶었습니다.
/못말, 굳이 밝던 밤




그래, 솔직히 말해서 너를 만난 게
내 인생에서는 큰 실수였을지도 몰라.
하지만, 그런데도 한 가지 확실한 건
그래도 괜찮을 것 같은 사람이었어.
실수여도 괜찮을 것 같은
그런 존재였어,
너.
/김요비, 나에게 넌




인간은 타인으로 인해 불행해진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지만 그렇게 해서 만난 타인에게서도 결국 진실을 보지 못하고 만다. 
자신의 진실조차 견디지 못하기 때문에 타인의 진실 또한 견디지 못하는 것이다.
/박유하, 소멸하는 순간




그거 알아?


내가 너한테 반하는 바람에
우리 별 전체가 네 꿈을 꿨던 거?
/정세랑, 지구에서 한아뿐




안부는 없고 오늘도 조금밖에 죽지 못했다.
/세사르 바예호, 아가페




그 사람이었다. 코끝이 찡했다. 얼마나 그리웠던 탓인 걸까, 눈물이 톡 하고 떨어졌다.
/1_9_97S, 향수




한 시절을 훑느라 지문이 다 닳았다. 먼지 같은 사람과 먼지 같은 시간 속에서 먼지 같은 말을 주고받고 먼지같이 지워지다 먼지같이 죽어가겠지. 나는 이 불모의 나날이 마음에 든다.
/이제니, 별 시대의 아움




내 사랑이 여기 있는데,
내가 어떻게 떠나.
/영화, 노트북 中




그래도 잊지는 마.
내가 네 인생의 한 편에
존재했었다는 것을.
/새벽 세시, 에피소드 中




어느 날은 바람이 너무 좋아 너를 못 잊었고, 또 어느 날은 꽃이 너무 예뻐서 너를 못 잊었다.
/백가희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말하고 싶어. 내가 좋아했던 너에 대해서. 내가 너를 좋아했을 때 너는 이랬었다고. 그래서 내가 너를 많이 좋아했다고.
/새벽 세시, 짝사랑 中




언제부터인지 아침에 눈을 뜨는 게 끔찍해졌어. 이렇게 살고 싶었던 게 아니었는데.
/1_9_97S




어쨌든 나는 너를 사랑해.
너는 내 몸 전체에 박혔어.
그리고 이건 너와 상관없는 일일 거야, 아마.
/김혜순, 겨울 나무




너는 오늘도 여전히 기다리고 있구나.
내가 죽었다는 것을 아직도 모르는지.
/우치다 린타로, 너무 울지 말아라




나는 또
얼마나 캄캄한 절벽이었을까,
너에게.
/홍성란, 들길 따라서



우리 얘기는 이쯤에서 
예쁜 추억으로 접어 두고
찾아올 사랑에게 충실할 수 있는
마음을 준비하자.


행복하게 사는 거 잊지 말고.
그래, 난 이만 갈게.
그럼 안녕.
/원태연, 그럼 안녕




그러니까, 그러니까 나는
네가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다.
/서덕준, 따뜻한 문장




너를 부르자면
첫 발음에 목이 메어서 
온 생이 떨린다.
/복효근, 목련의 첫 발음




날씨가 좋구나, 
너를 잊으러 가야지.
/언니네 이발관, 애도




그래도 알고 싶다. 그 애에 관한 것이면 뭐든지, 사소한 것 하나라도. 아는 것만으로도 조금쯤 가까워진 기분이 들 것 같다.
/은희경, 소년을 위로해 줘




그러게 내게 별을 따 달라고 하지.
쉼 없이 뜨는 별을 좋아한다 말하지.
/향돌, 인사




너른 들판에 드러누워
내 허구의 세계에 너를 끌어들이곤
달이 질 때까지 함께 있고 싶었어.
/향돌, 못한 고백 4




우는 구나
펑펑울고 마는구나
 
기어이 울고 말것을
왜 한나절이나 참았니 
 
견딘다는 건 그렇게 
울음을 참는게 아니란다
/최옥, 그리고 비




너 때문에 살았다고.
끝없이 미뤄 둔 말들이 있었다고.
/이승희, 홀연




되게 보고 싶던데.
무슨 짓을 해도 생각나던데.
몸도 굴리고, 애도 쓰고,
술도 마시고 다 해 봤는데.
그래도 너무 보고 싶던데.
/드라마, 태양의 후예 中




내일 다시 만나면 안 될까요.
아니면 조금 후에 다시 만나요.
헤어지기가 너무 싫어요.
/용혜원, 어떤 이별




너는 내게로
다가오지 않아도 돼
뒷걸음만 치지 말렴
내게서 멀어지지만 말렴


내가 네게 닿을 때까지
제발 가만히만 있어 줘
/짝사랑, 정연복




우울이 극에 치닫는 날에는
싫어하던 말들을 잘만 하게 된다.
차라리 네가 사라졌으면 좋겠어.
낯선 문장에 손가락부터 떨린다.
/향돌, 우울의 양단




보고 있다면 나를 좀 구해 줘.
/서덕준, 인공위성 Y




밤공기 묻은 별의 입술에,
입 맞추고 싶었다.
/백가희, 붙박이별




그래, 그러자.
두 눈을 잃어도 너에게 닿을 수 있는
내가 미더워지면 우리 그때는
꼭 다시 만나자.
/서덕준, 우주 끝에는 보물이 있다




상냥한 것이 좋아요. 따뜻한 것도 좋아요. 그래서 사람이 좋아요.
/미도리카와 유키, 나츠메 우인장




누구에게나 평생 잊지 못할 사랑이
한 번쯤 있다면 내게는 이번이었다.
/이동섭, 파리 로망스




너를 다시 만나게 되는 날이 있을까. 
다시 만나게 되는 날에 너는 나를 사랑스럽다고 여겨 줄까. 
그래서 어느 날엔 내가, 태어나길 잘했다고 말하게 되는 순간이 올까.
/황정은, 계속해 보겠습니다




마음이 쏟아져서 울고 싶은 날이었다.
/최예선, 오후 세 시, 그곳으로부터




차마 전할 수 없어 공연히 하늘에 대고만 외치고 나니 
별 하나 없던 하늘엔 무수히 많은 별들이 피었고. 
내가 눈을 질끈 감는 순간 수많은 별들이 너의 집으로 떨어지며 
사랑해, 사랑해, 연신 악을 질렀다.
/서덕준, 별의 자백




Q: 너한테 잘해 줄 자신이 없어. 미안해.
A: 지랄하네. 잘해 줄 마음이 없는 거겠지.
/1_9_97S




다시 만날 예고도 없이
무작정 기다림의 세월을 살다 보니
가슴만 울컥 저려오고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개 같은 속만 허우적댔다
/손종일, 바람처럼 떠나고 있는 생애




마지막 춤, 마지막 춤
넌 나와 춰야 해
결국엔 나와 함께
우리 둘이서
/뮤지컬 <엘리자벳> '마지막 춤(DER LETZE TANZ)' 넘버




너의 눈빛이 나를 관통한다.
유성우가 내게 곤두박질친다.
마주 잡은 손가락에 오작교가 놓인다.
건너려야 건널 수가 없다.
/서덕준, 물병자리




내가 엮은 천 개의 달을 네 목에 걸어줄게
네가 어디서 몇 만 번의 생을 살았든
어디서 왔는지도 묻지 않을게 


다만
눈 흐리며 나 오래 바라다볼게
천 년 동안 소리없이 고백할게
/신지혜, 천 년 동안 고백하다




왜, 무슨 일 있어?
요즘 표정 어두워 보여.
아, 하는 일이 잘 안 됐구나.
누군가 너를 힘들게 했구나.
많이 아프게 했구나.
그런데,


그게 나였구나.
/김요비, 무슨 일




착해지지 않아도 돼.
무릎으로 기어다니지 않아도 돼.
사랑하는 것을 그냥 사랑하게 내버려두면 돼.
절망을 말해보렴, 너의. 그럼 나의 절망을 말할 테니.
그러면 세계는 굴러가는 거야. 
/기러기, 메리 올리버




하긴, 내가 너의 그 멍청함을 사랑했었다
/진은영, 나의 아름다운 세탁소




네가 가고 나서부터 비가 내렸다.
너를 보내는 길목마다.
/여림, 네가 가고 나서부터 비가 내렸다




너의 무기력을 사랑해, 너의 허무를 사랑해.
너의 내일 없음을 사랑해.
/김금희, 너무 한낮의 연애




그 사람 죽었어 
벼락이 가슴을 치는 날이 있다 
내가 더 사랑해도 좋았을 그 사람 
그 사람 없어도 내가 살 수 있다고 생각한 그 사람이 
죽었다
/이사라, 빈 틈




난 널 계속 기다렸어.
네가 날 구하러 와 주기를.
계속 기다렸어. 안아 줬으면 했어.
네가 세게 안아 줬으면 했어.
/이치노세 구렌, 16세의 파멸




누구를 좋아하던지, 좋아하지 않던지 상관 없을 정도로 홀딱 반해버린 거야. 모릅니까? 그런 거.
/한조, 스모모모모모모




네가 없어도 살아지는 곳이 있다면, 
나 그곳에 데려다 줘. 데려다 주고 가.
/정엽, 눈물 나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말하고 싶어.
내가 좋아했던 너에 대해서.
내가 너를 좋아했을 때 너는 이랬었다고.
그래서 내가 너를 많이 좋아했다고.
/새벽 세시, 짝사랑 中




“이제 그만하자.”
그는 매번 똑같은 얼굴을 하고 내 앞에 나타나
이렇게 말을 한다.


그래. 나는 그의 말을 따르고 싶었다. 이제
그만하자.


나는 내 실수의 깊이를 헤아릴 수가 없다.
있었던 것과
있었을 것과
있을 수 있는 것을 구분할 수가 없다.
/신해욱, 무언극




네가 가는 길마다 꽃잎으로 수놓을 수만 있다면 
나는 온갖 화원의 꽃 도둑이 될 수도 있었고, 
너를 너의 꿈결로 바래다 줄 수만 있다면 
다음 생까지도 난 너를 내 등에 업힐 수 있었어.
/서덕준, 다음 생에는 내가 너를 가져갈게




기다려, 같이 가자. 
우리 같이 달이 손짓하는 소리를 듣자.
은핫물에 발을 담그자, 들풀의 정원에서 함께 걷자, 우리 사랑하자.
/서덕준, 결혼 축하해




사랑에 데여 봤던 이들은
꽃을 선물 받아도
시드는 것부터 걱정한다
꽃 그 자체에 기뻐하는 법을 
잊어버린 채 
/꽃선물, 하감기




네가 웃으면
천 걸음 밖에서도 향기가 난다.
/향돌, 마음에 꽃 하나




죽을 게 아니면 살아야 했다.
살 것이면 제대로 살아야 했다.
/김이설, 환영




이루지 못한 사랑에는 화려한 비탄이라도 있지만
이루어진 사랑은 이렇게 남루한 일상을 남길 뿐인가
/은희경, 빈처




지난 생에 우리는 무엇이었을까.
죽어 가는 너를 안고 어쩔 줄 몰라하던 골짜기에서 너와 아프게 이별한 적이 있었던 것일까. 
너와 나 사이를 건너가고 건너오는 애틋함은 어느 생에서 여기까지 이어져 오는 걸까.
/도종환, 연분홍




하늘이 너를 낳았다.
귀엽고 아름답게.


하늘이 나를 낳았다.
너를 애타게 사랑하도록.
/풍관, 키스




니가 하는 말은 기분 안 나빠.
글씨에 막, 하트 그려져 있는 것 같아.
/황수아, 우리 집에 왜 왔니




내 곁에서 살아.
나를 떠나지 말아.
내 곁에서 살아주세요.
/심규선, 소중한 사람




나 알고 있어.
정말 좋아하면 헷갈리게 안 한다는 거. 
근데 있잖아. 
사실은 나, 요즘 많이 헷갈렸어. 
잠들 수도 없었어.
네가 나를 좋아하는지. 
아니, 너도 나를 좋아하는지.
/김요비, 궁금해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나도 행복해지고 싶어, 너랑."
/안상현, 달의 위로




그대 사랑하는 동안
내겐 우는 날이 많았었다
/ 문정희, 찔레




때로 저무는 시간을 바라보고 앉아
자살을 꿈꾸곤 했다.
/류시화, 자살




내가 이 별을 떠난 흔적이죠. 
한 오백 광년쯤 가면 만날 수 있을까요. 
그대 사는 별까지는 좀 외로운 여행이긴 하죠.
/김인육, 직녀 일기




지금은 오직 널 만나고 싶어. 
널 만나서 칭찬 받고 싶어. 
장하다고, 참 잘했다고. 
그때처럼 다정한 목소리로. 
나는 네가 세상에서 제일 좋았거든.
/신조 타케히코, 다만, 널 사랑하고 있어




그 시절이 지나가기 전에 너를, 
단 한 번이라도 으스러지게 마주 껴안았어야 했는데. 
그것이 결코 나를 해치지 않았을 텐데. 
나는 끝내 무너지지도, 죽지도 않았을 텐데.
/한강, 희랍어 시간




나도 알아.
네가 나를 지켜 주기 위해 나를 멀리했다는 걸.
나는 네 사람이 될 수 없었으니까.
가까이 두지 않는 게 오히려 고마운 일이었어. 
/이애경, 나를 어디에 두고 온 걸까




나의 불행은 누가 꿈꾸던 미래였을까.
/이현호, 궤적사진




꽃 피는 날 그대와 만났습니다.
꽃 지는 날 그대와 헤어졌고요.
/구광본, 꽃 피는 날 꽃 지는 날




안녕? 
나는 잘 있어요.
잘 웃고, 잘 먹고, 잘 죽어요.
/박연준, 안녕




너는 누굴 싫어해?
사람들. 거의 모든 사람들.
그럼 누굴 좋아해?
나는 너를 좋아해.
/김유진, 숨은 밤




F코드를 짚지 못한다. 
문제는 F코드를 짚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노력을 기울일 만큼 기타를 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나카무라 후미노리, 모든게 다 우울한 밤에




시, 일부러 뜯어본 주소 불명의 아름다운 편지 
너는 그곳에 살지 않는다
/진은영, 일곱 개의 단어로 된 사전




내민 건 손이었어.
닿지 않았을 뿐.
/안상현, 용기




나는 오늘도
사람들과 함께 있다.


누군가의 머리는 아주 길고
누군가는 버스를 탄다.


그때에도
이렇게 햇빛이 비치고 있을 테지.


그때에도 나는
당연한 것들이 보고 싶겠지.
/신해욱, 그때에도




나 이제 어디서 널 그리워하지
/김형영, 수평선




눈이 부셔요, 단지 바라보았을 뿐인데요
/강서완, 밀밭 소나타




아내를 대하는 남편의 태도는 어머니를 대하는 자녀의 태도에 영향을 미친다. 
아버지가 어머니에게 함부로 대하고 수시로 상처 주면 딸은 폭력적인 사람에게 끌린다. 
그래서 나는 딸이 만날 남자를 떠올리며 
내 아내를 최대한의 예의로 대한다.
/조엘오스틴




전하고 싶은 말은 잘지내, 안녕히 따위가 아니라
고마웠어, 기쁘고 행복했어, 그리울 거야 같은 말이었다.
/봉현, 나는 아주 예쁘게 웃었다




그러나 일방적인 이 마음은 상처였다. 내가 지켜주고 싶은 그는 나를 지켜 줄 생각이 없었으므로. 
/신경숙, 사랑이 와서




나는 엉망이야
그렇지만 너는 사랑의 마법을 사랑했지
나는 돌멩이의 일종이었는데
네가 건드리자
가장 연한 싹이 돋아났어
/사랑의 전문가, 진은영




더 이상 뭐가 뭔지 모르겠어요. 내 나이만 겨우 생각이 나요.
나의 밤과 낮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어요.
/카롤린 봉그랑, 밑줄 긋는 남자




정말 보고 싶었어. 
그래서 다 너로 보였어. 
/원태연, 어느 날




나 미술 했어요 그려주고 싶어요
그려주고는 싶은데 망칠까봐 두려워요

/심지현, 폭우

나쁜 짓을 이제는 하지 않아
나쁜 생각을 너무 많이 하기 때문이지
/김소연, 경배

막막하다.
그럴 때면 나는 벽에 바짝 모로 붙어 그의 기울어진 어깨를 감싸 쥐고 살며시 그 울음소리를 껴안곤 했다.
/김 산, 하현

나는 깊이깊이 추락해야해 
발바닥부터 서서히 꺼져들어가며, 참으로 
연극적으로 죽어가는게 실은 나의 사랑인 까닭에 
/최승자, 20년 후에 芝에게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함민복, 선천성 그리움

잘 지내주어요
더이상 내가 그대 안의 분홍빛 아니어도
그대의 봄 아름답기를
/강인호, 봄안부

네가 내 살 속에 내가 네 꽃잎 속에
서로 붉게 몸을 섞었다는 이유만으로
열에 열 손가락 핏물이 들어
네가 만지고 간 가슴마다
열에 열 손가락 핏물 자국이 박혀
사랑아 너는 이리 오래 지워지지 않는 것이냐
/도종환, 봉숭아

그대는 내게 오지 않겠지요, 좋은 사람이니까.
/이미나,  사랑, 고마워요 고마워요

"내가 죽을때까지 나를 사랑해 주겠소?"
"싫어요. 내가 죽을때까지 당신을 사랑하겠어요."
/페노메논

가려거든 인사도 말고 가야지.
잡는다고 잡힐 것도 아니면서.
/황경신, 청춘

더 이상 소설을 쓸 수 없다. 당신을 누구보다 사랑했습니다.
/다자이 오사무, 유서

너는 아름답게 태어나
나는 아름답게 죽는다
/얼룩의 탄생, 김선재

너는 나의 바람이었다

개나리 향을 가득 실어서,
나를 채운 초봄 바람이었으며,
민들레 홀씨들을 담아 흐른 여름의 바람이었다

바람, 너로 시작해 내게 와 흐른 바람은
너를 바라게 했다

나는 너를 바람
너는 내게 바람
/나의 바람, 백가희

너는 웃으며 말했지. 좋아해, 다정하지 않을 뿐. 
/이석원, 보통의 존재

나는 이 생에서 하늘을 보았고 
그것은 다만 너로 인해서였다. 
/오귀스트 로댕이 카미유 클로델에게 보낸 편지 中

누군가를 사랑한다 해도 그가 떠나기를 원하면 손을 놓아주렴. 
떠났다가 다시 돌아오는 것, 그것을 받아들여. 
돌아오지 않으면 그건 처음부터 너의 것이 아니었다고 잊어버리며 살거라. 
/신경숙, 깊은 슬픔

마지막 숨을 아껴서 영원으로 가세요. 날 위해 쓰지 마시고... 
/수련, 와호장룡

옛날에 옛날에 사랑을 했는데
그 사랑도 떠나갈까 내가 몰래 감췄더니
사랑이 서럽단다
사랑이란 그런 거지 가슴에만 숨은 거지
/양희은, 옛날에 옛날에

네가 없으면 난 사는 일에 흥미를 잃을 거야
네가 없으면 난 자랄 수도 없을거야
/손종일, 봉숭아

세상의 모든 마법을 너에게
/김이환, 양말 줍는 소년

너를 알게 되어 참 다행이다
껍데기가 아닌 나로 살게 되었다
너를 사랑해서 
나를 더 사랑하게 되었다
/김재식, 세줄짜리 러브레터

사랑해, 라고 말했더니 좀 더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에르메스, 전차남

밤은 천 개의 눈을 가졌지만
낮은 단 하나뿐
그러나 밝은 세상의 빛은 사라진다
저무는 태양과 함께

마음은 천 개의 눈을 가졌지만
가슴은 단 하나뿐
그러나 온 생명의 빛은 사라진다
사랑이 다할 때면
/프란시스 버딜론, 밤은 천 개의 눈을

너는 꽃으로 태어났어야 했다.
피어날 때마다 늘 아름다워
나를 무너지게 했어야 했다.
/향돌, 봄 새벽 3시 30분

컵라면 3분
달의 눈웃음 한 달
너 무기한
/강지연, 무제

온 우주를 비해도
모자람이 없을 사람아.

나는 멀찍이 네가 보이는
이 거리마저 사랑해.
/향돌, 변이

우린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더 높은 곳으로만 날았지 
처음 보는 세상은 너무 
아름답고 슬펐지. 
우린 부서질 것을 알면서도 
더 높은 곳으로만 날았지 
함께 보낸 날들은 너무 
행복해서 슬펐지. 
/MOT-날개

너에게 사랑을 고백할 수 없었다
우리의 시선은 단 한번도 마주친 적이 없었다
그 사실이 매일 나를 울리곤 했으나
그것조차 너는 알아주지 못했다
/서리, 시선

더 이상 어디가서 상처 받지 말고 사랑 받으며 살아. 난 네가 무사하길 바래.
/1_9_97S

이해한다는 말
이러지 말자는 말
사랑한다는 말
사랑했다는 말
그런 거짓말을 할수록 사무치던 사람

너무 멀리 가지 말자는 말
다 알 수 있는 곳에 있자는 말
이해한다는, 사랑한다는, 잘 살자, 잘 살아보자
그런 말에도 멍이 들던 사람
/김소연, 불귀2

너 그거 병이지?
너 안 좋아할 것 같은 놈들만 좋아하는 거.
/영화, 미술관 옆 동물원

내가 멎어도,
너는 여운에 웃기를.
/백가희, 너의 기쁨이 되어

사랑했었다. 상스럽게.
/허연, 살은 굳었고 나는 상스럽다

그믐달 밝은 거리의 그림자에도
낡은 해당화 저무는 흙밭에도
찬 바람 스치우는 두 뺨에도
욱신거리는 가슴에도
스치는 꿈결에도
그 어디에도
없다
/서덕준, 당신의 실종

온 우주를 비해도
모자람이 없을 사람아.

나는 멀찍이 네가 보이는
이 거리마저 사랑해.
/향돌, 변이

다음 생에는 당신 속눈썹 사이로 내리는
한 올 햇살이어도 좋겠네.
/조수광, 이누리, 그러니까 사랑

함부로 너를 잊자니
버려야 할 것이 너무도 많다.
/서덕준, 303호의 후유증

왜 나는 돌이 아닐까 
썩어서 따뜻한 거름이 안 될까 
왜 여전히 눈은 부시고 
입술은 미풍에 벌어져 
너의 손톱도 쓱싹쓱싹 자라는지 알고 싶을까 
진짠지 아닌지 자꾸만 깨물고 싶을까
/정한아, 타인의 침대

너의 너무 꽉 잡는 손이 너무 끔찍했다. 
숨막히는 포옹이 끔찍했다. 
멋대로만 하는 키스가 끔찍했다. 
한시간이나 꽁꽁 얼어 꼼짝없이 기다리는 네가... 끔찍했다. 
정말 끔찍히도 좋았었다 
/홍단추, 쿨한그들의 쿨하지않은 연애상담

습격 같았어요, 맨 처음 그대를 보았을 때
/조정인, 불꽃에 관한 한 인상

"서울에 연애하러 가냐?"
"하겠지"
"좋겠다"
"너도 하든가"
"너 없어서 안 할거다"
/김이설, 비밀들

숨을 곳이 생기면
너를 부르마.
/황인숙, 미친 여름의 노래

폭력을 헤쳐나가며 너와 나는 살아남았다.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몇 번이라도 죽여줄테니 안심하고 숨 쉬면 된다. 
너를 위해서라면 몇 번이고 죽여줄 수 있다. 
/미우라 시온, 검은 빛

내 일기에는 왜 이렇게 네 이름이 많이 써 있을까. 너를 왜 자꾸 이름으로 부르고 있나. 
/이영주, 우리는 헤어진다 中

죽지도 않고 썩었구나, 마음아
/김륭, 괴사壞死




난 네가 누군지 몰랐어.
너는 햇살이었고, 바람이었고, 즐거운 충동이었지.
너는 가루같은 물방울이었고, 춤이었고, 맑고 높은 웃음소리.


항상 내게 최초의 아침이었어.


황강록/ 검고 푸른 날들.




당신이라는 별을 열심히 닦다가 당신에게 순금물이 들어 아름답게 지고 싶은데. 이런 나를 별 닦는 나무라고 불러 주면 안 되나. 당신이라는 별에 아름답게 지고 싶은 나를.


공광규/별 닦는 나무 




그럴 가치도 없는 세상.
도처에 벚꽃이 피었네.


하이쿠,이싸




오늘 밤
깊어가는 어둠 속으로
내내 당신이 
내 마음에 걸려 있습니다.


 내 마음에 당신이
차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당신을 대하는 내가.
내 마음에 차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영희/초승달




내려놓으면 된다
구태여 네 마음을 괴롭히지 말거라
부는 바람이 예뻐
그 눈부심에 웃던 네가 아니었니


받아들이면 된다
지는 해를 깨우려 노력하지 말거라
너는 달빛에 더 아름답다


서해진 / 너에게




어느날 밤에는 수면제를 치사량만큼 믹서에 갈아 맥주와 섞어 마시고 만유인력이 지배하는 이 궤도 바깥으로 튀어나가버릴 수 있을 것이다.


/전경린, 내 생에 꼭 하루 뿐일 특별한 날




다른 거 다 필요 없어. 사귀고 말고 그딴 거 안 할 테니까, 그냥 보이는 곳에만 있어. 사랑한다고 말해 달라고도 안 해. 손잡아 달라고도 안 해. 눈에 보이는 곳에만 있어. 그것도 안 돼?


/김태균, 늑대의 유혹




내 마음 정한 곳은
당신뿐이니,


세상 끝에 가더라도
돌아올거야


/여울물 소리, 황석영




기적이 일어났던 순간, 우린 이미 천국을 맛본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천국에서 보낼 날들 가운데 얼마의 시간을 먼저 쓴 것일까. /천국에서 미리 가불한 시간




엄청난 축복을 누리고 살아도 맘이 쓰이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우리보다 약간 나을 뿐인데도 나를 괴로움에 시달리게 하는 사람들도 있다. 우리는 우리 자신이 비슷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만 질투한다.
/알랭 드 보통, 불안




상처는 아프기 전 꽃투성이였죠
어이 없이 꽃냄새가 나죠
/최문자, 꽃노래




문학은 써먹을 데가 없어 무용하기 때문에 유용한 것이다. 모든 유용한 것은 그 유용성 때문에 인간을 억압하지만, 문학은 무용하므로 인간을 억압하지 않는다. 그대신 억압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별을 지키는 개'로군. 지킨다는 건 계속 지켜본다는 뜻이야. 결코 손에 들어오지 않는 별을 계속해서 바라보는 개를 뜻하지. 관용구로는 '주제넘은 걸 바라는 사람'을 뜻한다나 봐. 인간은 살아가는 한 모두 별을 지키는 개란다. 
/무라카미 다카시




안녕히. 진실로 명복을 빈다. 올 여름에는 너무도 많이 헤어지는구나. 아, 그만큼 너무도 쉽사리 없어지는 사람들.
-기형도, 참회록




"아, 저 사람.
내가 저래서 좋아했었어."


사랑할 만한 가치가 있던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




어떤 날은 그리움이 너무 커서
신문처럼 접을 수도 없었다


/류시화, 첫사랑




길들여졌을 때는 좀 울게 될 염려가 있는 것이다. 
/생텍쥐페리, 어린왕자




수많은 눈동자들이 달과 연결되어 있어요
나와 달이 가까워지기 위해
당신의 시점이 필요하고


/김준현, 조감도




우린 결국 이 문제 때문에 언젠가 헤어지자는 소리 나올거야. 그럼 그땐 결혼하자.
/모두에게 완자가




넌 개미를 닮고 싶다고 말했지. 그들은 존재의 의미를 생각하는데 시간을 허비하는 일이 없다고. 패배를 두려워하지도 않고 지난 시간의 일로 상처받지도 않는다고. 개미를 닮고 싶은 네가 나쁜 게 아니야. 널 개미를 닮고 싶도록 만든 누군가가 있었어.




"이 정도까지 사랑하는 것은 병이다(그리고 나는 앓는 게 좋다)."
/조르주 바타유, 불가능




투표소로 가는 일만큼은 '무조건'이었으면 좋겠다. 혹자는 투표하지 않을 권리를 말한다. 투표를 안하는 것이 개인의 '자유'라고 말 할 수야 있겠지만 '권리'라고까지 하면 좀 민망하다. '권리'라는 말 앞에서는 좀 겸허해져야 하지 않을까.




다시 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게
꽃을 보려거든, 이름 없이 태어나라
봄 한 시절에 피는
저게 무슨 꽃인지 나는
그해 여름이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함성호, 이름이 없으면 장미의 향기도 사라지리라




봄날에는
'사람의 눈빛이 제철'이라고 
조그맣게 적어놓았습니다
/박준, 낙서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 날에도 향을 묻힌다.




그대는 강하잖아요 
하지만 약하기도 하죠 
아무도 몰라줬겠죠 
그래서 더 많이 힘들었겠죠 
/위로, 하림




그것은 자판기에서 뽑은 커피를 마신 후, 그 바닥에 수북이 남아있는 설탕을 쳐다보는 느낌이었다. 이런 결과를 알았더라면, 우리는 훨씬 더 부드럽고 달콤한 사랑을 나눌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별의 밑바닥에는 그런 후회와 기대감이 깔려있었다. /박민규




"계속 내 생각만 나지?"
"네." 
"어려서 그래."


"나도 계속 네 생각만 나.
"왜요?"
"늙어서 그런가 봐."
/이석원 _  보통의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