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가 인 출연료 는 얼마

“뒤에 0이 하나 더 붙었다”, “10배는 올랐다”, “40배는 되는 것 같다” 부쩍 인기를 얻은 트로트 가수들이 예능 프로그램에 나와 출연료 변화를 묻는 질문에 한 답변이다. 문득 궁금증이 인다. 얼마나 받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이른바 ‘몸값’이라고 하는 행사비를 짚어봤다.

직장인에게 월급이 있다면 연예인에겐 출연료가 있다. 큰 틀로 보면 ‘수입’이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벌어들이는 시기도 금액도 엄연히 다르다. 가령, 한 가수가 행사장에 출연해 받는 돈은 어느 직장인의 연봉 수준이다. 물론 연봉이 제각각이듯 출연료도 천차만별. ‘인기’가 중요한 직군이니만큼 몇천만원을 호가하는 가수가 있는가 하면 50만원도 채 받지 못하는 가수도 많다. ＜미스터트롯＞으로 얼굴을 알린 가수 김경민은 예능 프로에서 “(출연료가) 40배 정도 올랐다. 원래 너무 적게 받았고 공짜로도 (행사를) 많이 다녔었다”고 밝힌 바 있을 정도다.

한때 소문으로 돌았던 ‘송가인 출연료, 3500만원’은 기정사실화됐다. 30년 넘게 현역 가수로 활동 중인 A씨는 “그냥 전해진 말이 아닌 사실”이라며 운을 뗐다.

“경우에 따라 깎고 깎아서 3000만원을 받고 무대를 한 적도 있는데 3500만원이라고 보면 돼요. 이미 잘나가던 트로트 가수들이 1000만~1500만원선인 걸 감안하면 아주 많이 받는 거죠. 행사 뛰는 성인 가수들 중에서 톱! 가장 높아요.”

김구라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구라철’에서 공개된 ‘송가인 출연료’도 마찬가지다. 행사 에이전시 ‘조영구의 드림캐스팅’의 김재상 대표는 “송가인을 섭외하려면 최소 3500만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김구라가 “수수료를 떼면 3200만원, 3300만원 정도 되는 것이냐”고 되묻자, 김 대표는 “아니다. 입금가가 3500만원”이라고 답했다.

현역 가수 A씨가 말하는 ‘송가인 다음으로 행사비가 높은 사람’은 장윤정, 김연자다.

“장윤정이 2000만원이고 김연자 선배가 2~3년 전까지만 해도 1000만원을 받았는데 지금은 1500만~2000만원이 됐더라고요. 홍진영은 몇 년 전에 700만~8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오르더니 현재는 1500만원까지 받아요. 하루에 행사 서너 탕(건)을 뛰면 웬만한 대기업 부장 연봉을 벌어버리니….”

“임영웅·영탁 행사비, 2000만원부터…
코로나 없었으면 더 치솟았을 것”

최근 몸값이 훌쩍 상승한 가수 중 진성도 빼놓을 수 없다. ＜미스터트롯＞에 마스터로 출연하기 전까진 최대 600만원이었던 섭외료가 1000만원까지 올랐다. 오랜 트로트 가수로 유명한 태진아, 설운도, 송대관, 현철의 섭외 가격은 최대 1000만원, 박현빈은 1000만원대다. 이 밖에 신유와 김혜영, 김용임은 1000만원, 박구윤은 600만원, 설하윤은 500만원, 지원이는 400만~500만원의 비용을 받는다. 히트곡 보유 여부가 섭외료 책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지만, TV에 어느 정도 노출된 연예인이냐에 따라서도 값이 크게 달라진다.

“행사비, 몸값 이런 걸 올리려고 방송에 나가는 거예요. 성인 가요 가수들은 거의 행사로 돈을 벌어요. ＜가요무대＞나 라디오 출연료는 기름 값도 안 되고, 정말 홍보 때문에 하는 거죠. 예능 효과가 커요. 예능 프로에 나갔는데 ‘어? 쟤 재밌네’라는 평가를 받으면, 이후에 한두 군데 더 기회가 생긴단 말이에요. 그렇게 방송에 적응하면서 유명해지는 거고 섭외 비용도 오르는 거고. 결국 본인 재능을 보여줄 수 있는 판이 깔리느냐가 중요한 건데, 연예계는 인맥에 따라 출연 기회가 많이 갈리는 편이에요.”

＜미스터트롯＞의 우승자 임영웅을 비롯해 대세로 꼽히는 영탁, 김호중 등의 몸값도 만만찮다. 코로나19 확산 때문에 대다수 행사가 사라져 이들 몸값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실제로는 더욱 높게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이야기다.

방송인 조영구는 ‘구라철’을 통해 “＜미스터트롯＞이라는 타이틀만 가져도 100인 안에만 들어도 (행사비가) 기본 300만원”이라면서 “임영웅, 영탁, 김호중의 경우 2000만원선”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시즌이 한창이면 3000만원까지 금방 올라갔을 텐데 코로나 사태 때문에 크게 뛰지 않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직 가수 B씨도 같은 의견이다.

“코로나만 없었으면 임영웅이나 영탁이도 송가인 급으로 갔을 거예요. 이 정도 불러도 되겠다 하는 매니저들의 촉이 있거든요. 예년 같았으면 그 친구들이 봄 축제로 전국을 뒤집어놨겠죠. 2000을 불러도 통할 테니 오, 2500? 하면서 3000까지 부를 거고, 그래도 스케줄이 밀려들어오니 쭉쭉 오를 수밖에요.”

“출연료 빈익빈부익부는 문제”

천정부지로 몸값이 오르는 케이스가 늘면서 출연료 격차가 너무 크게 벌어진 상황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들은 “생태계가 깨졌다”고 입을 모았다. 한 현역가수는 돈을 전혀 받지 않고 행사에 출연하는 사례를 언급하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나마 활동 좀 하는 사람이라면 50만~100만원. 히트곡이 하나 있는 사람은 잘 받았을 때가 400만원. 뭐 행사 종류나 거리, 상황에 따라 네고는 가능해요. 멀리 가면 450만~500만원을 받는다든지 가까운 곳이면 300만~350만원에도 다니고요. 문제는 10만~20만원 기름 값만 받는 가수들도 있고. 진짜 무명들은 사람 많은 곳에서 홍보라도 해야 하니까 무보수로 행사를 뛰어요. 요즘엔 그마저도 사라진 상황이라서 진짜 큰 문제예요.”

한 명에게 많은 비용을 들이다 보니 섭외 인원 구성도 달라졌다. 예를 들어 한 행사의 메인 무대는 1000만원대 가수 한 명을 세우고 나머지 무대는 700만~800만원대 가수와 400만~500만원대 가수, 100만원 이하 가수로 꾸렸다면, 이제는 한 명을 섭외하는 데 전체 금액을 써버린다고. 현역 가수는 “＜미스트롯＞ 이후로 섭외가 50~60% 줄었다”고 했다.

“성인가요 발전을 위해 노력했던 가수들이 수천 명인데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출신들이 업계를 갑자기 좌우하게 되었죠. 일단 값부터 하늘과 땅 차이에요. 같이 출연한 정미애, 홍자는 800만원이니 송가인이랑 차이가 너무 크잖아요.”

수익 분배 구조는?

출연료가 연예인에게 실제로 어느 정도 분배되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소속사 계약 조건에 따라 분배율이 다를뿐더러 동행하는 매니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살짝 복잡한 부분이에요. 보통 데뷔 땐 회사랑 계약을 하는 거라서 분배율을 어떻게 잡느냐가 다 달라요. 근데 계약이 끝나면, 특히 성인가요 가수들은 본인이 대표이고 매니저를 직접 고용하는 형태가 주거든요. 운전만 하는 로드 매니저냐, 방송 섭외 능력까지 있는 실장급이냐에 따라 급여가 다르고요. 1%에 드는 가수들은 로드 매니저, 실장급 매니저까지 다 쓰니까 한 달에 최소 800만 원은 써야 돼요. 급여 외적으로 들어가는 것도 상당하고요. 그러니 실수익은 정확히 알 방법이 없어요.”

결국 ‘먹고 사는 것’으로 이어지는 돈이다 보니 일각에선 암투(?)도 벌어진단다.

“누가 얼마에 (행사) 가는 걸 알고 뒤에서 그 돈보다 낮춰서 본인이 대신 가겠다고 소리 없이 제안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소문 나쁜 사람들도 많고! 없을 수가 없어요. 생계 문제잖아요. 근데 뭐 코로나 때문에 행사를 아예 못하니 방송, 광고로 먹고 사는 연예인 아니고서야 난리입니다.”

배우, 아나운서, 아이돌 몸값은?

행사 에이전시 대표가 밝힌다!

김재상 대표는 방송인 조영구와 함께 ‘조영구의 드림캐스팅’ 공동 대표다. 최근 김구라의 유튜브 채널 ‘구라철’에 나와 트로트 가수들의 출연료를 낱낱이 공개해 화제가 된 바 있다. 그에게 배우, 아이돌, 개그맨, 아나운서의 섭외 비용을 물었다.

배우들은 사인회 위주로 행사를 하는데, 출연료가 어느 정도죠? 저희는 배우 섭외는 거의 안 합니다. 사인회 해당 업체와 소속사가 다이렉트로 (섭외를) 진행하기 때문에 거의 안 해요.

행사를 진행하는 MC들은 대략 얼마나 받나요? 우선 분류를 하면 행사 MC는 전문 MC, 개그맨, 아나운서로 나뉘거든요. 전문 MC는 (출연료가) 약해요. 20만원도 있는가 하면, 30만원도 있고요. 살짝 연륜이 있거나 오랜 기간 했던 분들은 100만~150만원이에요. 전문 MC를 하면서도 방송 리포터라든가 케이블 채널에서 좀 알려진 사람도 100만~150만원. 개그맨들은 100만원부터 시작한다고 보면 돼요.

개그맨 MC 중에 가장 높은 금액대는요? 인기도에 따라 차이가 커요. 많이 받는 사람은 500만~600만원. 요새 개그맨 전성기가 위축됐어요. 개그 프로도 사실상 tvN ＜코미디빅리그＞만 남았잖아요.

가령 박나래의 경우엔? 아휴, 잘나가시는 분이죠. 수상을 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서 (몸값이) 훅 달라져요. 박나래 씨는 방송도 많이 하고 계시고. 개그우먼들이 좀 나간다 싶으면 (출연료가) 세요. 박나래 씨 섭외를 제가 해본 적은 없지만 1000만원대가 넘을 수도….

아나운서 MC들도 많아요. 공중파 아나운서들은 소속 방송사의 허락이 있어야 해요. 원래 KBS는 행사를 못하도록 되어 있는데 행사의 타당성 등을 검토해서 (행사 진행) 가능 여부를 판단해요. 공중파 아나운서는 100만원에서 시작해서 많이 받으면 300만~400만원이에요. 프리랜서 아나운서들이 세죠. 기획사를 끼고 있는 아나운서들은 좀 많이 비싸요. 최소가 300만~400만원이니까요.

가장 많이 받는 프리랜서 아나운서가 누군데요? …그건 말 안 할래요.

방송사 소속 아나운서들은 수익을 방송사랑 나누는 건가요? 그 부분은 잘 모르겠어요. 어차피 입금은 개인한테 되는 거라서요.

아이돌 몸값은 공개가 어렵다고 했었죠? 공개가 어렵다기보다 사실상 알 수가 없어요. 그래도 뭐 신인급들은 100만~200만원에도 (행사를) 가요. 근데 노래가 좀 떴다, 그룹이 좀 알려졌다 하는 순간 500만, 1000만, 1500만, 2000만원으로 훅 올라가버려요. 결국 인지도 순으로 행사비가 결정된다고 봐요.

같은 행사라도 진행자랑 가수의 차이가 좀 나네요. MC들은 제일 먼저 와서 가장 나중에 행사장을 떠나잖아요. 근데 가수들은 하루 두세 탕, 많게는 네 탕까지도 뛰고. 우리 조영구 대표가 노래를 해야겠다고 하는 게 본인이 한 곳에 내내 있는 동안 가수들은 20분 정도 하고 또 다른 행사장에 갈 수 있으니까.(웃음)

사진(제공) : 조선일보DB, 뉴시스, 유튜브 ‘구라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