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기업 대부분이 중요시 하는 것은 합의에 의해서 의사결정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 일본에서는 의사결정을 할 때 문제를 명확히 하는 것을 중요시. 의사결정이 필요한지, 도대체 무엇에 대한 의사결정인지를 분명히 하려고 함. 그래서 그들은 이 단계에서 의견일치의 형성에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이것에 의사결정의 핵심이 있다고 함. 가상의 이야기를 통해 경영의 주요 원칙, 이론 들을 전달하는 책입니다. 간결한 소설을 읽는 형식으로 제시되어 가벼운 마음으로 읽다가 보면, 경영의 주요 이론들에 대한 기본 개념을 쉽게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회계 소프트웨어를 판매하는 회사인 싱크프리사는 시장에서 비슷한 제품을 만들어 파는 밸류하이사와 경쟁관계에 있습니다. 싱크프리사의 제품은 클라우드 서비스에 컨설팅 옵션까지 포함한 새로운 방식으로 판매채널이 회계사무소입니다. 반면에 밸류하이사는 전통적인 방식의 소프트웨어로 판매채널은 직판 체제 입니다. 싱크프리사의 신제품은 밸류하이사의 시장을 많이 잠식하였고, 이에 밸류하이사는 싱크프리사의 신제품과 동일한 제품을 만들어 출시했고, 싱크프리사의 신제품은 그로 인해 매출이 정체되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얘기가 시작됩니다. 이 상황을 타개해나가는 방안을 찾기위해 싱크프리사 내에 태스크 포스가 조직이 되고, 이에 각 부서의 주요 인물들이 배치가 됩니다. 영업, 개발, 상품기획, 기술지원 등의 주요 부서가 다 포함이 되었습니다. 주인공은 상품기획의 미유키 과장이고 태스크포스의 리더입니다. 상품기획의 부장 이자와 겐타는 기회 있을 때 마다 미유키에게 조언을 하는 역할입니다. 10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책으로 각 장별로 흥미로운 얘기들이 많았는데, 특히 3장과 4장의 내용이 제게는 많이 공감되었습니다. 3장의 제목은 ‘실험은 결론에서부터 시작하라’입니다. 첫번째로 제시되는 경영 원칙은 PDCA입니다. 이자와 겐타 부장의 입을 빌려 PDCA에 대해 설명합니다. “PDCA에서 중요한 것은 최초의 스토리를 마음에 그리는 것입니다. ‘최단 거리로 목표에 도달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가설(Plan)을 세우고, 실행하고(Do), 그 결과를 검증하고 (Check), 행동(Action)으로 연결한다. 처음에는 가설을 세우는 것이기 때문에 잘못될 수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궤도 수정을 하면 된다. 해보고 더 좋은 방식이 발견되면 곧바로 개선한다.’ 그렇게 한 걸음씩 착실하게 보다 좋은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PDCA의 본래의 모습입니다.” “PDCA는 한 번하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가설-> 실행 -> 검증 -> 개선’의 사이클을 몇 번이고 반복합니다. 한 회, 한 회는 작은 계산이 이루어질 뿐이어도 몇 번을 반복하다 보면 작은 개선이 쌓여 큰 변혁으로 귀결됩니다. 나선 계단을 한 바퀴 돌면 1단계 오르듯이, PDCA를 반복함으로써 자꾸자꾸 높은 곳에 올라갈 수 있습니다. PDCA를 원이 아니라 3D로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PDCA를 하나의 ‘원’으로 생각하면 1년 단위의 긴 스팬 이야기 같은 생각이 들지만, 본래 PDCA는 1주간이나 보름처럼 짧은 스팬으로 자꾸자꾸 고속 회전시켜 위력을 발휘하는 방법입니다.” 두번째는 ‘의견일치’에 대한 드러커의 기술을 비판하는 부분입니다. 바로 그 피터 드러커 입니다. ‘일본 기업 대부분이 중요시하는 것은 ‘합의에 의해서 의사결정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중략) 일본에서는 의사 결정을 할 때 문제를 명확히 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의사 결정이 필요한지, 도대체 무엇에 대한 의사 결정인지를 분명히 하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이 단계에서 의견 일치의 형성에 노력을 아끼지 않으며 이것에 의사 결정의 핵심이 있다고 한다’. – 피터 드러커 저자는 이자와 겐타 부장의 입을 빌어그것은 잘못되었다고 말합니다. 그 책이 쓰인 것은 일본의 고도 경제 성장기로 당시 일본 기업의 목표가 뚜렷했다고 합니다. 그건 40년 전의 일일뿐이라는 얘기를 합니다. “버블이 붕괴하고 20년 이상이 지났어요. 시장은 성숙하고, 디플레로 가격은 내리고, 경제는 저성장, 게다가 글로벌화로 변화의 속도가 대단히 빨라지고 있습니다. 무엇인가 문제가 일어났을 때 대책을 가다듬는 데만 시간을 쏟고 있으면 문제 그 자체가 변화해버리고 말아요. 목표도 자꾸자꾸 변합니다. 문제와 목표의 ‘유효 기한’이 40년 전과 비교해서 극단적으로 짧아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면서 빠른 PDCA를 통해서 의사결정을 해 나가는 것을 제안합니다. “일본 기업은 의사 결정에 시간을 너무 들이는 바람에 정작 실행 단계에서는 타이밍을 놓쳐버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변화가 적절한 시대에 요구되는 것은 완벽한 의견 일치가 아니라 의사 결정의 속도와 유연성입니다.” 일본 기업 자리에 한국 기업을 대입해도, 한국이란 나라를 대입해도 맞는 말이 될 것 같습니다. 이자와 부장은 다음과 같이 마무리를 합니다.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스토리입니다. 가설에 의해서 스토리를 구성해 PDCA 사이클을 돌려 관계자들을 움직이게 하고 그러면서 계속 수정해나가며 완성해야 합니다. 그러면 결과는 저절로 따라와요.” 많이 공감되는 내용입니다. 이 PDCA는 이리야마 아키에라는 미국의 경영학 교수 (일본인입니다.)가 쓴 <세계의 경영학자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가>의 12장에서 언급되었었습니다. [책] 세계의 경영학자는 지금 무엇을 생각하는가 – 이리야마 아키에 지음, 김은선 옮김 3 그 책에서는 이 PDCA가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부적합한 방법인 것처럼 묘사가 됩니다. 그 책에서의 PDCA는 1회성 PDCA로 이자와 부장이 얘기한 ‘고속반복 PDCA’와는 좀 다른 느낌입니다. 고속 반복 PDCA는 아키에 교수의 책 12장에서 마무리로 소개된 단계적 접근 방식으로의 ‘Discovery Driven Planning’ 방법과 유사합니다. 물론 최근에 읽은 <린 스타트업>의 정신과도 부합되는 것 같습니다. 4장에서는 ‘모든 사태에 대비하지 말라’ 는 제목으로 3장과 이어지는 주제인 ‘망라 사고의 함정’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여기서도 이자와 겐타 부장의 얘기입니다. “지금 많은 일본의 조직이 망라 사고의 함정에 빠져 있습니다. 모든 문제를 회의에 상정해 합의를 이루어 내려고 하면 아무래도 의사 결정에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습니다. 세부 사항까지 치밀하게 세운 플랜으로는 주위의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계획대로 실행하는 것이 자기 목적화가 되어버리고, 본래의 목표 – 예를 들어 매상을 늘려 이익을 확보하려는 것 – 에서는 자꾸자꾸 멀어져 버립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이자와 부장은 “해결해야할 과제에 포커스를 맞추어야 합니다. 해결해야 할 과제란 구체적으로 액션으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라고 합니다.여기서 ‘현상’과 ‘논점’의 차이를 설명하며, ‘현상’에 대한 ‘해결해야 할 과제’로서 ‘논점’을 도출하고 가장 중요한 논점 두세가지에 집중해서 PDCA를 실행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얘기합니다. 한국에서의 상황도, 이 저자가 안타까와 하는 일본 기업의 상황과 그리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3장의 고속반복 PDCA와 4장에서의 ‘망라 사고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논점 사고’는 우리에게도 매우 필요한 사고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은 이후로도 흥미로운 경영원칙을 소설의 상황에 맞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설명이 상당히 간결하면서도 요점을 잘 짚어내서 인지 상당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3장과 4장의 얘기만으로도 이 책은 이미 그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