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기술 은 사회적 으로 어떻게 구성 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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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은 사회적으로 어떻게 구성되는가

저자 : Bijker, Wiebe E ,Hughes, Thomas P ,Law, John ,송성수

발행사항 : 서울 : 새물결, 1999

발행연도 : 1999

작성언어 : 한국어

주제어 : 과학기술

KDC : 501 판사항(4)

DDC : 303.483 판사항(22)

자료형태 : 도서

발행국(도시) : 서울

서명/저자사항 : 과학기술은 사회적으로 어떻게 구성되는가 / 위비 바이커 ...[외]지음; 송성수 편저.

원서명 :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형태사항 : 366 p. : 삽도 ; 23 cm.

총서사항 : 과학총서 : 과학, 기술, 사회 ; 01

일반주기명 : 자전거, 형광등, 미사일, 전기자동차, 항공기의 일생을 통해서 본 현대사회

소장기관 :

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도서관(중앙)
강원대학교 도서관
경남대학교 중앙도서관
경성대학교 도서관
경희대학교 국제캠퍼스 도서관
경희대학교 중앙도서관
소장기관 전체보기

서지정보 열기

스노우(C. P. Snow)가 캠브리지 리드 강연을 통해 인문학과 자연과학이라는 두 문화의 갈등을 이야기했을 때 그의 논지는 당시 “영국”의 대학교육이 인문학과 자연과학이 절연되어있어 서로에 대해 무지한 상태이고 이러한 상황은 과학이나 사회의 발전에 장해가 된다는 것이었다. Snow의 논지와 유사한 주장이 우리나라에서 자주 나타나는 것은 인문사회계열과 자연계열의 담이 높은 교육체계를 갖고 있는 우리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일일 것이다. 비록 현재 우리사회에서 인문학과 자연과학의 위상의 차이를 반영하듯, 자연과학의 중요성이 일방적으로 강조되는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같은 맥락에서 우리는 흔히 인문학자나 사회과학자(혹은 정부관료나 일반시민들)의 자연과학에 대한 무지와 몰이해에 대한 개탄이 그들의 자연과학적 지식부족이라는 측면에서 이야기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사회과학자의 입장에서 볼 때 과학기술은 과학적 지식의 내용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사회제도로 이해된다. 과학이라는 제도는 과학자들과 연구실로만 이루어진 것이 아니다. 과학은 과학자뿐 아니라 교육제도, 연구비의 배분 및 관리제도, 특허제도, 연구성과의 발표 및 보상제도 등과 이를 담당하는 사람들 그리고 각종 실험실기구들이 거미줄처럼 얽혀서 작동하는 제도다.

이러한 시각에서 볼 때 과학적 연구결과는 천재적인 과학자의 창조적 두뇌활동의 결과물이나 우연한 발견의 결과라는 좁은 울타리 속에서 이해될 수는 없고 보다 큰 범위에서 다양한 사회제도들과의 관계 속에서 이해되어야 하며, 또한 이를 통해서만 과학의 사회적 의미가 타당하게 이해될 수 있다. 컴퓨터와 생명특허제도 그리고 바이오 벤처를 위한 주식시장, 그리고 국가간 경쟁에 대한 고려가 없이 과학자들의 실험실에서의 노력만으로는 인간 게놈지도 프로젝트를 이해하기 어려운 것이다.

과학이라는 사회적 제도가 어떻게 작동하는가를 바라볼 때 많은 사회과학자들은 과학기술이 권력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과학은 자연에 대한 지식을 통해 자연에 대한 인간의 통제력을 증진시켰고, 인간의 자연에 대한 통제력에 기반해 현대문명이 가능할 수 있었다. 따라서 과학의 자연에 대한 통제력은 곧바로 사회에 대한 통제력으로 이어진다. 이미 과학은 거대과학의 형태로 작동하고 있고 그것은 대부분의 과학적 지식이 의도적인 투자와 노력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어떤 종류의 지식을 생산하고 그 지식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제도와 사람들의 손에 의해 과학기술은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으로 작동할 수 있다. 이미 기술사가(技術史家)들은 자동화기술이 생산성 향상 뿐 아니라 기업주가 노동자들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발전해왔음을 보여주었다. 또 다른 예를 들자면, 환경과학에 대한 일반시민들의 기대는 매우 크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연구는 환경파괴의 위험을 무릅쓰더라도 기업이 경제적 이익을 창출하기 쉬운 지식과 기술을 얻기 위해 경주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많은 자연과학자들이 공유하는 과학을 인류의 공동자산이자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시각과는 대비된다. 또한 이는 많은 사회과학자들이 끊임없이 과학기술의 사회적 책무성(accountability)과 사회적 통제방법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대과학이 의도적으로 특정형태의 지식을 산출하고 있다면 이를 사회적 필요에 부응하도록 만드는 장치들도 마련돼야 한다는 결론이 자연스럽게 도출된다.

많은 사회과학자들은 현재의 과학기술이 사회의 필요에 반응할 수 있는 최선의 제도적 형태를 갖추고 있다는 주장에 회의적이며 이는 개별 자연과학자들을 불신해서가 아니라 과학이라는 권력을 둘러싼 이해관계의 존재와 이러한 이해관계가 과학이라는 사회제도의 작동방식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확신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사회과학자들은 자연과학자들이 우리나라에서 연구비의 배분은 누가 어떤 기준에 의해 결정하며 그 근거는 과학자들과 사회의 구성원들이 동의할 수 있는 것인지, 과학자들에게 사회의 필요에 대한 정보는 누가 어떤 통로를 통해 전달하고 있으며 이러한 정보가 과학적 지식의 생산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또 생산된 과학적 지식이나 그 적용으로서의 기술이 사회에서 실제로 누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자연과학자들이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사회과학자들은 흔히 어떤 현상이 사회적인 문제(social problem)로 부각될 때 그 현상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최근 사회과학자들이 과학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배경에도 진보의 상징으로만 여겨지던 과학의 어두운 측면들이 부각되기 시작한 시대적 변화가 놓여있다. 계몽주의 이래 과학기술은 흔히 유용성, 편리함, 생산성, 그리고 무엇보다도 인류의 더 낳은 삶을 약속하는 진보의 원동력으로 인식되어왔다. 자연과학자들은 대체로 이러한 계몽주의적 확신을 견지하고 있어 보인다.

물론 아인슈타인이나 레이첼 카슨처럼 과학기술의 어두운 면에 관심을 갖고 이를 고발한 과학자들도 많았고 대부분의 과학자들이 과학적 지식은 양날의 칼로 그것이 어떻게 이용되는가에 따라 선악이 결정된다고 말하지만 모든 과학자들은 자신이 생산하고 있는 지식이 인류에게 (혹은 국가에) 유용한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연구를 수행한다. 그러나 최근 사회과학자들은 많은 경우 과학기술의 어두운 면이 비의도적인 부산물임에 주목해왔다. 그것이 처음 발견되고 개발되었을 때는 전혀 의도하지 않았고 예측하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들이 한참을 지난 나중에야 발견되는 것이다.

과학기술이 낳은 환경파괴는 그 대표적인 예이며 빛이 밝을수록 그림자도 짙어지는 것처럼 이러한 어두운 면은 과학기술의 힘이 커짐에 따라 그리고 현대사회의 과학기술에 대한 의존정도가 커짐에 따라 더욱 파괴적인 잠재력을 갖게 될 것이다. 따라서 현대사회와 현대과학이 과학의 명암을 보다 분명히 인식하고 이러한 과학기술의 비의도적인 부산물의 예방과 제거를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고안해야 한다. 이는 현재의 과학기술제도에 대한 큰 변화를 요구할 개연성이 크다.

사회과학자들에게 있어 과학은 지식이 아니라 하나의 제도라는 측면에서 인식되며 따라서 사회과학자들은 이러한 제도의 작동방식에 큰 관심을 갖는다. 사회과학자들은 현대과학이 사회의 다른 부분들에 미치는 영향력과 사회의 다른 부분들에 의해 받는 영향력 양자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인식한다. 다시 말해 사회의 과학의존성 뿐 아니라 과학의 사회의존성이 동시에 크게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동시에 사회과학자들은 과학기술이 자동적으로 전체 사회성원들의 복리를 증진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주장을 신뢰하지 않는다. 이것은 과학자와 전체사회의 끊임없는 노력의 결실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이상적인 미래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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