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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훈은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다.

아주캐피탈이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된 뒤 첫 대표이사를 맡아 영업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우리카드, 우리은행 등 우리금융지주 계열사들과 자동차금융, 투자금융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1962년 12월19일 서울에서 태어났다.

동국대학교 사범대학 부속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우리은행에 입사해 국제금융부 과장, 싱가포르 지점 차장, 역전금융센터 기업지점장, 자금부 부장, 글로벌그룹장을 거치며 우리은행에서 30년을 근무했다.

우리금융지주가 출범한 뒤 경영기획본부 최고재무책임자와 재무부문 부사장을 지냈다.

관리자급으로 승진한 이후 전략쪽 업무를 주로 담당해 회사 안에서 전략 전문가로 꼽힌다.

◆ 경영활동의 공과

△우리금융지주 비은행 핵심 계열사로 떠올라 
우리금융캐피탈이 우리금융지주의 비은행부문 핵심 계열사로 자리매김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우리금융지주에 편입된 뒤 우리카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순이익을 내고 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2022년 3분기 누적 순이익 1673억 원을 냈다. 2021년 3분기 누적 순이익(1290억 원)보다 30.1% 늘었다.

우리금융캐피탈은 2021년에는 영업이익 1906억 원, 순이익 1445억 원을 거뒀다. 2020년보다 영업이익은 48.79%, 순이익은 49.43% 증가했다.

우리금융지주는 2020년 12월 웰투시제3호투자목적회사로부터 아주캐피탈 지분 74.04%를 인수하는 절차를 완료하고 아주캐피탈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2021년 4월15일 시간외매매를 통해 아주산업이 보유한 우리금융캐피탈 지분 12.85%를 매입한 데 이어 5월 우리금융캐피탈 자기주식 3.59%를 매입해 보유 지분이 74.04%에서 90.47%로 늘어났다.

우리금..

  • 김태태

    작성시간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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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리뷰] 수없이 많은 말들로 소란스럽던 세계에서는 느낄 수 없던 감정 ─ 《경청》

    "방송에서 제가 했던 말은 부적절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악의를 가지고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닙니다." (236) 임해수는 심리 상담 전문가로 많은 이들의 신뢰를 받았다. 덕분에 상담 스케줄에 대학 강의, 방송 출연과 인터뷰까지 바쁜 시간을 보냈다. 내담자들에게 자신 있게 조언하던 임해수는 '그날' 이후 모두의 신뢰를 받는 자리에서, 모욕의 한 가운데로 구설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이어진 퇴사 통보, 남편과의 이별, 끝 모를 자기 연민. 그녀는 매일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 편지를 쓴다. 그리고 밤이 오면 쓰다 만 편지를 챙겨 들고 산책을 나선다. 한 시간 남짓 공원을 걷고, 공들여 쓴 편지를 폐기하고 돌아오면 그제야 하루를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사과인 듯 항의인 듯, 후회인 듯 변명인 듯, 완성되지 못한 편지를 반복해서 쓰고 폐기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유능한 상담사로 살았다. 상담사였을 때 그녀가 상대한 건 오로지 사람이었다.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 사람들을 지배하는 기분. 그녀는 그것들을 자유자재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 믿음이 감정과 기분에 휘둘리는 사람들에게 자신감 넘치는 조언을 하게 했다. 그녀의 인생엔 동물이나 식물 같은, 인간 이외의 것이 들어설 자리가 없었다. 오직 인간적인 것들로만 가득 차 있던 삶. 완벽하게 인간적이었던 삶. 아니, 그런 삶을 인간적이라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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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etae0308

    작성시간3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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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송에서 제가 했던 말은 부적절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제가 악의를 가지고 그런 말을 한 것은 아닙니다." (236) 임해수는 심리 상담 전문가로 많은 이들의 신뢰를 받았다. 덕분에 상담 스케줄에 대학 강의, 방송 출연과 인터뷰까지 바쁜 시간을 보냈다. 내담자들에게 자신 있게 조언하던 임해수는 '그날' 이후 모두의 신뢰를 받는 자리에서, 모욕의 한 가운데로 구설에 오르게 된다. 그리고 이어진 퇴사 통보, 남편과의 이별, 끝 모를 자기 연민. 그녀는 매일 신중하게 단어를 골라 편지를 쓴다. 그리고 밤이 오면 쓰다 만 편지를 챙겨 들고 산책을 나선다. 한 시간 남짓 공원을 걷고, 공들여 쓴 편지를 폐기하고 돌아오면 그제야 하루를 무사히 보냈다는 안도감을 느낀다. 사과인 듯 항의인 듯, 후회인 듯 변명인 듯, 완성되지 못한 편지를 반복해서 쓰고 폐기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 "그녀는 오랫동안 유능한 상담사로 살았다. 상담사였을 때 그녀가 상대한 건 오로지 사람이었다.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 사람들을 지배하는 기분. 그녀는 그것들을 자유자재로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다. 그런 믿음이 감정과 기분에 휘둘리는 사람들에게 자신감 넘치는 조언을 하게 했다." (28) 확신에 가득 찼던 시기를 기억한다. 내가 원하는 것, 내가 잘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것, 앞으로의 내 삶에 대해서. 스스로 옳다고 믿는 대로 살 수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운이었는지 알지 못했다. 주어진 것에 나름대로 만족하고, 얻고 싶은 것들을 노력으로 쟁취해왔던 시간들로 인해 앞으로의 삶도 차근차근 이뤄가고 통제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했던 시기, 그때는 누구의 말도 귀담아듣지 않았다. 임해수에게 모든 것을 뒤바꾼 '그날'처럼 나에게도 '그날'이 있었다. 그 시기 나는 스스로 확신했던 많은 것들을 놓을 수밖에 없었다. 해수가 '그날' 잃은 것은 직업적 자신감이나 누군가의 신뢰만이 아닐 것이다. 자기 연민과 자기합리화의 사이에서 스스로를 잃어 가는 것이 고통의 시간이었을 것이다. 🏷 "말에 관해서라면 그녀는 두려움을 느껴 본적이 없다. 그녀는 말의 세계를 완벽하게 이해한다고 믿었다. 그녀는 해석하고, 설명하고, 반박하고, 동의하고, 고백하면서 보이지 않는 자신의 내면을 정확하게 표현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식으로 모든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리고 그녀는 깨닫는다. 자신은 그저 넘쳐 나는 말들에 둘러싸여, 불필요한 말들을 함부로 낭비하는 인간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224) 『경청』은 심리 상담사 해수를 통해 '말'이라는 것에 대해 깊이 있게 사유한다. 그녀는 방송에서 박정기라는 한 배우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인해 말로 사람을 죽이는 사람이 되었다. 끔찍한 혼돈 속에서 자신을 위해 조언하고 위로하던 친구에게 마음과 달리 상처 주고 멀어지게 만들었던 말, 항간에 떠도는 말들로 짜깁기해 악의적인 기사를 쓴 기자의 글, 자신의 향한 무차별적 비난에 대해 변명하고 해명하고 싶은 무수한 말들 속에서 길을 잃는다. 마음을, 진심을 말로 온전히 전할 수 있을까? 🏷 "그녀는 순무가 그저 동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잠깐씩 잊는다. 아니, 사람들이 동물이라고 말할 때, 짐승이라고 부를 때, 그 단어 속에 담긴 의미가 얄팍하고 한정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언어가 생략된 순무와의 교감이 그녀에게 이상한 안도감을 준다. 수없이 많은 말들로 소란스럽던 세계에서는 느낄 수 없던 감정이다." (224) 이 작품을 읽는 동안 내 인생의 한 시절이 자꾸만 떠올랐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불행임에도 억울했고, 자꾸만 변명하고 싶었다. 그 순간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꾸만 다른 원인을 찾고, 원망하고, 숨고 싶었던 시기. 말이 얼마나 무용한 것인지, 나도 확신할 수 없는 마음을 말하고 나면 오히려 허탈하고 불안했다. 나와 화해할 수 없었던 그때가 떠올라 마음 깊이 해수를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른 지금에 와서야 언제든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것을, 그렇기에 조금은 귀기울여 들을 수 있게 되었다. 🏷 "지난 계절 그녀는 이 방에서 홀로 편지를 썼다. 그녀는 어떤 말로, 어떤 언어로, 외부와 대적하고 있다고 믿었다. 그리고그 행위를 통해 그녀가 배운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녀는 승리하지도 패배하지도 않았다. 시간이 환호와 야유와는 무관하게 흘러가는 것처럼. 그녀는 다만 그렇게 한 시절을 지나왔을 뿐이다." (307)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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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etae0308

    작성시간2022.11.01

    의사 좋아하는 종이에 언제 어디서 어떻게 ilbe

    #광고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은 어떤 세상이고, 나는 여기에서 어떻게 살아야 해?" ⠀ '동화'라고 하면 대부분 어린아이들이 단순한 이야기를 떠올리겠지만, 어른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줄 만큼 삶에 대한 고민과 방향을 지닌 작품들도 많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케이트 디카밀로'이다. 이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많은 독자들과 마찬가지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등장했던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었다. 사랑만 받고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도자기 토끼 인형이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는 '에드워드 툴레인'의 이야기는 극중 인물인 천송이, 도민준과 만나면서 깊은 울림을 자아냈다.『비어트리스의 예언』에서는 슬픔의 연대기에 적힌 예언 속 여자아이, 비어트리스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 슬픔의 연대기 수도원의 수사 에딕은 염소 안스웰리카가 자는 헛간에서 한 여자아이를 발견한다. 깨어난 아이는 자신의 이름 외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 기억하는 또 한 가지 사실은 글을 알고 쓸 줄 안다는 것. 이 세계에서 글을 아는 사람은 오직 남자, 그중에서도 왕과 고문, 수사들뿐이기 때문에 수도원은 발칵 뒤집어 진다. 슬픔의 연대기에는 언젠가 한 아이가 와서 왕을 왕좌에서 내려오게 할 거라는 예언이 적혀 있었다. 수사 에딕은 비어트리스가 언젠가 왕을 왕좌에서 내려오게 할 것이라는 그 예언 속 아이임을 직감한다. ⠀ 🏷 "난 도망가지 않아. 끝까지 견뎌 낼 거야. 시간이 지나고, 새 소리가 다시 들렸어. 이번엔 기쁨과 슬픔, 밝음과 어둠의 노래를 불렀어. 이건 어떤 종류의 새일까? 어떤 종류의 새가 이렇게 복잡하고 가슴 아프고 아름다운 노래를 하는 걸까? 그러고서 알아차렸어. 그것은 새가 아니라 잭 도리였어. 잭 도리는 자기가 가까이 있다고, 혼자 있는 게 아니라고 알리고 싶었던 거야." (87) ⠀ 비어트리스는 모든 것을 잃었지만 친구들이 있었다. 슬픔의 연대기를 기록하는 수사 에딕의 한쪽 눈은 제멋대로 구는 사시였는데, 아버지는 항상 에딕을 하찮고, 겁 많고, 비뚤어진 사람으로 칭하며 타박했고 수도원에 버려진 이후에도 아버지의 말처럼 스스로를 겁쟁이로 여기고 있었다. 한편 눈앞에서 강도에게 부모님을 잃고 간신히 살아남은 잭 도리는 마음 깊이 슬픔이 있지만, 사람들 앞에서 더 쾌활하고 즐거운 척 행동한다. 그리고 카녹, 한때 왕이었지만 스스로 왕관을 내려놓고 숲을 거닐며 자신의 내면의 상처를 숨긴다. 이들은 모두 특별한 능력이나 지위도 가지고 있지 않고, 각자가 지닌 트라우마로 인해 연약해 보이기까지 한다. 이들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 🏷 "비어트리스는 카녹을 믿었지. 왜일까? 안스웰리카에 대한 그 사람의 노래가 아주 아름다웠기 때문이야. 그가 그렇게 잘 웃었기 때문이야. 그러면 비어트리스는 왜 잭 도리를 믿었을까? 잭 도리의 휘파람과 재주넘기 때문이었어. 자기를 찾아와서 어두운 방에서 끌어냈기 때문이었고. 그러면 에딕은? 에딕은 비뚫어지고 떠도는 눈과 황금색 글씨와 아주 다정한 성격 때문에 믿었어. 이런 좋은 이유들이 믿을 만한 것이었나? 비어트리스는 알지 못했어. 단지 자기가 진짜로 믿는다고 말할 수 있을 뿐이었지." (118) ⠀ '우리가 사는 이곳은 어떤 세상이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리는 이 질문에 종종 자조적으로 답하곤 한다. 이 세상은 이미 글렀어. 돈만 있으면 다 돼. 돈이 최고야. 어려움이 닥치면 헤쳐나갈 수 없을 거라고, 부모님의 재산 정도가 우리의 삶을 이미 결정했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겠지. 그래서 다음 세대에게도 더 공부해야 하고, 더 높은 연봉을 가져야 한다고 벌써부터 가르치고 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물려줄 지혜는 그것뿐인가? ⠀ 비어트리스는 눈앞에서 선생님과 가족들이 죽임 당하는 것을 목격했고, 모든 기억을 잃은 채 홀로 깨어났다. 늘 스스로 겁쟁이라고 여기던 에딕도, 강도에게 부모님을 잃은 잭 도리도 이미 패배자인지 모른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의 약한 점과 트라우마를 발견하고 서로를 위로하며 연대한다. 이유는 없다. 그저, 친구이니까. 그러나 그 이해와 선의는 모든 것을 바꾸어 놓는다. “사랑, 그리고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어.” ⠀ 개인적으로 디카밀로 작품 중 『비어트리스의 예언』이 가장 좋았다. 이 이야기는 나 스스로에게도 들려주고 싶은 말인지 모른다. 무엇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한없이 사랑을 잃어가는 지금 우리에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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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태

    작성시간2022.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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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리뷰] “사랑, 그리고 이야기가 세상을 바꿀 수 있어.” 《비어트리스의 예언》

    "지금 내가 있는 이곳은 어떤 세상이고, 나는 여기에서 어떻게 살아야 해?" '동화'라고 하면 대부분 어린아이들이 단순한 이야기를 떠올리겠지만, 어른들에게도 깊은 감동을 줄 만큼 삶에 대한 고민과 방향을 지닌 작품들도 많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케이트 디카밀로'이다. 이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것은, 많은 독자들과 마찬가지로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 등장했던 『에드워드 툴레인의 신기한 여행』이었다. 사랑만 받고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던 도자기 토끼 인형이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게 되는 '에드워드 툴레인'의 이야기는 극중 인물인 천송이, 도민준과 만나면서 깊은 울림을 자아냈다. 『비어트리스의 예언』에서는 슬픔의 연대기에 적힌 예언 속 여자아이, 비어트리스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슬픔의 연대기 수도원의 수사 에딕은 염소 안스웰리카가 자는 헛간에서 한 여자아이를 발견한다. 수사들을 골탕 먹이는 악마로 명성이 자자한 염소 곁에서 귀를 붙들고 잠든 아이. 깨어난 아이는 자신의 이름 외에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자신에 대해 기억하는 또 한 가지 사실은 글을 알고 쓸 줄 안다는 것. 비어트리스가 글을 안다는 것, 더군다나 글을 아는 ‘여자아이’라는 사실은 수도원을 발칵 뒤집어 놓는다. 이 세계에서 글을 아는 사람은 오직 남자, 그중에서도 왕과 고문, 세상의 일을 기록하는 수사들뿐이기 때문이다. 슬픔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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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etae0308

    작성시간2022.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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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햇볕 좋은 날, 당진 여행🚃 ⠀ 1. 사진은 청춘이나 현실은 라이어 게임 중 (photo by @choikkom ) 2. 오늘 여행의 목적(?)이자 의미이자 행복이자 주인공이었던, 주희 어머님 메이드 간장 게장🦀 3. 우리에게 관심 1도 없는 아미 미술관 냥이🐈‍⬛ 4. 옹기종기, 오잉또잉👀 5. 연주야 출근하지마 @yongmaneee 6. 삼겹살, 양송이, 그리고 단호박! 7. 이게 무슨 육회야.. 당진 농협 사랑해요😍 8. 양심도 없이 또 어머님이 차려주신 밥상 넙쭉 받아먹음. 왜냐면 먹고싶으니까. 너무 맛있으니까! 새배하러 또 올게요🙇🙇‍♀️🙇🙇‍♀️ 9. 급발진 방탈출, 인류를 구하지 못했다.. (이러다 다 죽어......) 10. 서울로 돌아가기 전, 카페 @sala_de_sallie. 너무 예쁘고 맛있어서 다섯 명이 십만 원어치 먹은 건 비밀.....💸 ⠀ ⠀ 행복해져버린, 당진 여행! 또 놀고싶다💕 ⠀ ⠀ ⠀ ⠀ ⠀ #당진여행 #여행스타그램 #살라지살리 #신준호카페 #당진좋아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일상스타그램 그래도 주인공은 #간장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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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태

    작성시간2022.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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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리뷰] 핏값을 회수할 차례가 되었다 《부서진 사월》

    "베리샤家의 그조르그가 제프 크리예키크를 쏘았어요!" 이 작품은 '알바니아'라는 나라의 산악 지대에 남아있는 kanun(카눈)이라 불리는 관습법에 관한 이야기이다. 유튜브나 포털에서도 많은 정보가 검색되지 않는 폐쇄적이고 낯선 나라, 고대 함무라비 법전에 등장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은 관습법이 실존한 이 나라는 그리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유럽 국가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되는 '카눈'은 일상생활의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규정해놓고 있지만, 그중 알바니아 관습법 카눈 中 26항 「살인」126조의 조항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가령 어떤 이유로 한 가문의 누군가가 다른 가문으로부터 살해당하면 그에 따라 복수가 시작되고 상대 가문의 누군가를 '반드시' 죽여야만 한다. "한 남자는 대문을 두드린 뒤, 문간에서 사람을 부르면서 하룻밤 신세를 지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관습에 따라 식구들은 그를 집안으로 들이고 음식을 내주고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으며, 관례에 따라 아침 일찍 가족 중의 남자, 할아버지의 막냇동생이 마을 어귀까지 손님을 배웅했다. 그런데 손님과 헤어지자마자 갑자기 총성이 울렸다. 카눈에 의하면, 누군가가 손님을 배웅하러 나갔는데 손님이 면전에서 죽었다면, 그가 손님을 위해 복수할 의무가 있었다. 반대로 이미 등을 돌아선 뒤에 쓰러졌다면 그런 의무를 지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시신의 방향이 문제였다. 낯선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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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etae0308

    작성시간2022.10.16

    의사 좋아하는 종이에 언제 어디서 어떻게 ilbe

    "베리샤家의 그조르그가 제프 크리예키크를 쏘았어요!" 이 작품은 '알바니아'라는 나라의 산악 지대에 남아있는 kanun(카눈)이라 불리는 관습법에 관한 이야기이다. 유튜브나 포털에서도 많은 정보가 검색되지 않는 폐쇄적이고 낯선 나라, 고대 함무라비 법전에 등장하는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은 관습법이 실존한 이 나라는 그리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유럽 국가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되는 '카눈'은 일상생활의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규정해놓고 있지만, 그중 「살인」조항을 중심으로 이야기한다. 가령 어떤 이유로 한 가문의 누군가가 다른 가문으로부터 살해당하면 그에 따라 복수가 시작되고 상대 가문의 누군가를 '반드시' 죽여야만 한다. ⠀ 🏷 "한 남자는 대문을 두드린 뒤, 문간에서 사람을 부르면서 하룻밤 신세를 지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관습에 따라 식구들은 그를 집안으로 들이고 음식을 내주고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으며, 관례에 따라 아침 일찍 가족 중의 남자, 할아버지의 막냇동생이 마을 어귀까지 손님을 배웅했다. 그런데 손님과 헤어지자마자 갑자기 총성이 울렸다. 카눈에 의하면, 누군가가 손님을 배웅하러 나갔는데 손님이 면전에서 죽었다면, 그가 손님을 위해 복수할 의무가 있었다. 반대로 이미 등을 돌아선 뒤에 쓰러졌다면 그런 의무를 지지 않아도 되었다. 그러나 시신의 방향이 문제였다. 낯선 남자가 땅바닥에 대고 얼굴을 마을로 향한 채 쓰러져 있었기에, 마을을 벗어나지 않은 이상 베리샤가가 이제 그를 위한 복수의 의무를 져야 했다. 그리하여 베리샤가 사람들은 크리예키크가와 원수지간이 되었다. 낯선 나그네가 그의 집 대문을 두드렸기 때문이었다." _p.39 ⠀ 『부서진 사월』의 베리샤家의 그조르그는 할아버지 대 방문한 손님을 대신해 핏값을 회수할 차례가 되었다. 그 사이 베리샤家에서 죽은 자는 마흔네 명이었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복수가 이어져 내려온 오랜 세월 동안 증오심은 식어버렸고 의무만이 남았을 뿐이다. 치욕은 오직 관습법에서만 출구를 찾을 수 있다고 관습법은 규정하고 있었다. 크리예키크가의 일족 중 한 명을 죽이는 일만이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줄 수 있었다. 피의 회수를 지연한다면 사람들은 그와 그의 가족에게 다리 아래로 커피를 건네기 시작할 것이다. 카눈의 관점에서 그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 서로를 죽고 죽여야만 하는 이 부조리한 복수극이 어느 시대의 이야기일까? 대부분의 현대 국가에서는 개인의 사적 복수가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관습과 전통에 따라 복수를 해야만 하는 운명은 수 세기 전의 일이 아닐까 짐작했지만, 믿을 수 없게도 알바니아에서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는 일이다. 여전히 카눈에 의해 수만 명이 죽고, 복수를 피해 수많은 가족들이 은둔해 살아가고 있었다. 피로써 피의 대가를 회수하고, 다시 그 피로써 피의 빚을 갚는 복수의 방식으로 질서를 세운 그들에게 삶은 무엇일까. ⠀ 그조르그는 3월 17일, 제프 크리예키크를 쏘았다. 그리고 중재인들에 의해 크리예키크가에서는 삼십 일간의 대 베사(약속)를 받아들여 휴전이 선언되었다. 총알 한 발이 그의 삶을 두 동강 내버린 것이다. 한편에는 살아온 이십육 년의 삶이 있고, 반대편에는 3월 17일에 시작되어 4월 17일에 끝날 삼십 일이 놓여 있다. 죽음의 4월, 그에게 더 이상 5월은 오지 않을 것이다. 남은 삼십 일간 무엇을 할 것인가. ⠀ 🏷 "햄릿은 분명한 동기에 의해 살인으로 내몰렸다고 말해야겠지. 그런데 그는 그의 외부에 존재하는 동기, 때로는 그의 시대 너머에 존재하는 동기에 휘말린 거야." _p.134 ⠀ 이 작품은 핏값을 회수해야만 하는 주인공 그조르그 외에도 관습법에 대해 글을 쓰는 베시안, 핏값의 세금을 거둬들이는 피 관리인, 분쟁이 있을 때 중재하는 카눈 해석가라는 인물들을 통해 알바니아의 관습법인 '카눈'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태어난 순간부터 정해진 운명처럼 복수를 하고, 복수에 의해 죽어야 하는 운명의 부조리함. 자유로운 것 같지만 태어난 순간부터 누구에게나 부여된 인간이 지닌 부조리함이 극대화된 한 편의 연극을 보는 것만 같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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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태

    작성시간2022.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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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의 가을 휴가, 숲스테이 (Feat.파워 P의 최후...)

    썸원스페이지숲의 밤하늘 사진을 보고 두 달 전부터 예약했던 가을 휴가지. 날씨가 좋을 것 같아서 고른 날이었는데 개천절이 끼어있는 공휴일이었다니+_+ 숙소 예약은 했으나 위치나 가는 방법 따위는 알아보지 않는 파워 P 태타는 출발 오전 느지막이 차편을 검색하던 중 ixt 청춘이 모두 매진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두둥...) 월급날이니까 택시를 타고 갈까, 검색해 보니 8만 원... itx 청춘과 지하철이 같은 건지 다른 건지 몰라서 '입석이라도 있겠지' 일단 출발함. 춘천 가는 안내판을 따라가다 보니 지하철이 곧 도착한다고 쓰여있어서 냉큼 달려가 탔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지만 앉아서 가고 아무 문제 없었다! 춘천에 가면 먹어 봐야지 생각했던 식당이 있어서 도착하자마자 육림 고개를 갔는데, 3시 반에 도착해 브레이크 타임..... 뿐만 아니라 근처 모든 식당이 다 브레이크 타임.. 배고픈데ㅠㅠ 휘적휘적 걸어 다니다가 들어가 본 2층의 막국수집에서 식사가 가능하다고 하여 눈물을 닦으며 자리를 잡았다. 얼마 전 지구 오락실에 나왔던 막국수.. 양념 다 넣어야 맛있다고 했으니까 팍팍 넣어서 먹으니 감동ㅠㅠ 춘천 시내에서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썸원 스테이지 숲을 가기 위해 카카오택시를 불렀는데, 택시 아저씨가 주소를 잘못 보고 수락한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셔서 내려야 하나 조마조마해서 굽이굽이 산속으로 들어갈수록 눈치가 보였다. 그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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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etae0308

    작성시간2022.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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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의 가을 휴가, 숲스테이 (Feat.파워 P의 최후...) 썸원스페이지숲의 밤하늘 사진을 보고 두 달 전부터 예약했던 가을 휴가지. 날씨가 좋을 것 같아서 고른 날이었는데 개천절이 끼어있는 공휴일이었다니+_+ ⠀ 숙소 예약은 했으나 위치나 가는 방법 따위는 알아보지 않는 파워 P 태태는 출발 오전 느지막이 차편을 검색하던 중 ixt 청춘이 모두 매진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두둥...) 월급날이니까 택시를 타고 갈까, 검색해 보니 8만 원... itx 청춘과 지하철이 같은 건지 다른 건지 몰라서 '입석이라도 있겠지' 일단 출발함. 춘천 가는 안내판을 따라가다 보니 지하철이 곧 도착한다고 쓰여있어서 냉큼 달려가 탔다. 시간이 조금 더 걸리지만 앉아서 가고 아무 문제 없었다! 춘천에 가면 먹어 봐야지 생각했던 식당이 있어서 도착하자마자 육림 고개를 갔는데, 3시 반에 도착해 브레이크 타임..... 뿐만 아니라 근처 모든 식당이 다 브레이크 타임.. 배고픈데ㅠㅠ 휘적휘적 걸어 다니다가 들어가 본 2층의 막국수집에서 식사가 가능하다고 하여 눈물을 닦으며 자리를 잡았다. 얼마 전 지구 오락실에 나왔던 막국수.. 양념 다 넣어야 맛있다고 했으니까 팍팍 넣어서 먹으니 감동ㅠㅠ ⠀ 춘천 시내에서 먼 거리에 떨어져 있는 숲을 가기 위해 카카오택시를 불렀는데, 택시 아저씨가 주소를 잘못 보고 수락한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셔서 내려야 하나 조마조마해서 굽이굽이 산속으로 들어갈수록 눈치가 보였다. 그런데 내릴 때 기사님께서 '주소 잘못 보고 손님 태웠는데 오랜만에 이 동네 와봐서 기분이 좋네요, 고마워요.'라고 말씀하시는 거다. 기사님의 이 마음과 삶의 태도가 여행 내내 마음에 남았다. ⠀ 아기자기한 숙소에 푸릇푸릇 한 시야가 너무 마음에 들었던 숙소. 그래도 자꾸만 밖에 나가서 바람 쐬고 물소리, 새소리를 들었다. 10시쯤엔 조명마저 어둑해져 별이 참 많이 보였다. 이런 멋진 순간이 내 삶의 시간에 포함되어 있었다니. ⠀ 다음 날은 온전히 숙소에서 쉬면서 책도 읽고 낮잠을 잘 계획이었는데, 아침에 갑자기 자전거를 타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숙소 자전거를 빌렸다. (이것이 비극의 시작...) 지도 상으로 5.7km 정도라고 해서 감이 오지 않았다. 그냥 김유정역 근처에 카페에 가서 차나 한 잔 마실 생각으로 낮 1시에 출발했는데 개힘듬.. 카페에 도착하니 땀 범벅에 다리는 후들, 돌아가는 길은 따따따블을 주고서라도 택시를 불러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아무리 둘러봐도 택시는 보이지도 않아. 파스타 먹고 시원한 탄산을 들이켜고 푹 쉰 다음 힘을 내어 자전거를 끌고 숙소로 돌아갔다. 왕복 11km를.. 나 자전거 잘 못타는데ㅠㅠ 무모하지만 충동적으로 저지를 수 있는 순간이 왠지 나답고 자유로운 것 같아서 즐거웠다. (밤에 근육 아파서 잠에서 깬 건 비밀...😰) ⠀ 🏷 "현실의 따분함이 조금씩 보물을 침식해 간다. 이 세계는 설렘을 먹고 산다. 그러니 언제나 설렘을 빼앗기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고 억지로 들뜬 상태는 설렘과 가장 거리가 먼 삶이다. 매 순간, 만들어 내려 애쓰는 길밖에 없다. 끝이 없는 싸움이지만 그것만이 완전하게 이길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 딱 하나의 길이다." ─ 『스위트 히어애프터』, 요시모토 바나나 ⠀ 별이 쏟아질 듯 보이는 날, 구름이 긴 날, 그리고 촉촉하게 이슬비 내리는 날 모두 경험했던 2박 3일이었다. 눈 오는 겨울날에 다시 가야지!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도 내 보물을, 설렘을 빼앗기지 말아야지.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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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etae0308

    작성시간2022.09.27

    의사 좋아하는 종이에 언제 어디서 어떻게 ilbe

    압둘라자크 구르나의 『Paradise(낙원)』 첫 장 '담장이 있는 정원'은 이렇게 시작한다. [소년 먼저, 그의 이름은 유수프였다. 그는 열두 살 때 갑자기 집을 떠났다.] 이 소설의 제목은 왜 'Paradise'일까? 페르시아어로 '숨겨진 곳'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어 주로 천국의 의미로 해석되지만 기후가 좋고 먹고살기 편한 곳을 지칭하기도 하며, 어원은 pairi(주위)와 daeza(담장)의 결합에서 파생된 말로 '담장으로 둘러싸인 곳'이다. ⠀ 열두 살 소년 유수프는 아버지 손님으로 가끔 집에 찾아오던 아지즈 아저씨를 따라 갑자기 집을 떠나게 된다. 유수프의 아버지는 독일인들이 아프리카 내륙으로 진입할 철도 건설이 시작된 카와에서 허름한 호텔을 운영해 생계를 유지했는데, 사업이 어려워지자 쌓여가는 빚 대신 아들을 상인에게 팔다시피 보낼 수밖에 없었다. 마음의 준비도 없이 아지즈 아저씨를 따라 도착한 곳에는 자신처럼 팔려와 일하고 있는 칼릴이라는 청년이 있었다. 그곳에서 유수프는 글 읽는 법을 배우고 저택에 자리한 신비로운 나무와 관목들이 우거진 정원을 가꾸며 성장한다. ⠀ 🏷 "사실 시간이 쌓여갈수록 그들을 점점 덜 그리워했다. 그것은 차라리 그들과 헤어진 것이 그의 삶에서 가장 기억할 만한 사건이라는 의미였다. 그는 그것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고, 자신이 잃어버린 것들을 슬퍼했다. 그는 주어진 일을 했고, 칼릴이 시키는 것은 무엇이든 완수했으며 허락을 받을 때면, 정원에서 일했다." ⠀ 압둘라자크 구르나는 동아프리카의 잔지바르 술탄국(탄자니아)에서 태어났다. 그의 고향은 지배 세력이 자주 바뀐 탓에 아프리카, 아랍, 유럽 등 여러 문명이 섞여 있는데, 특히 이 작품의 배경이 되는 20세기 초에는 제국주의와 식민지 쟁탈전이 난무했다. 그의 나이 18살 무렵, 잔지바르 섬엔 혁명이 일어나 이슬람에 대한 탄압이 특히 거세졌다. 무슬림인 구르나는 박해를 피해 영국으로 이주했고, 학생비자로 영국에 입국했지만 사실상 난민이었다. ⠀ 🏷 “이리 와. 너, 사이드께서 아침에 준비하고 있으라고 하신다. 너는 우리와 같이 가서 장사를 하며 문명과 야만의 차이에 대해 배우게 될 거다. 지저분한 가게에서 노는 대신에…… 이제 좀 컸으니 세상이 어떤지 돌아볼 때가 되었지.” 유수프의 악몽 속에서 어슬렁거리던 개들이 떠오르는 약탈자의 얼굴이었다. ⠀ 아프리카 내륙으로 여행을 떠나 장사를 하며 부를 쌓은 아지즈 아저씨는, 술탄국으로 떠나는 여행에 유수프도 동행하게 한다. 인도양에 위치한 스와힐리 해안에서 탕가니카 호수와 콩고를 거쳐 내륙까지 들어갔다 나오는 카라반 여행에서 일종의 통행료를 받아내려는 원주민과 끊임없이 신경전을 벌이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적대적인 분위기에 따라 여행이 길어지며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생겨나기도 했다. 유수프는 두려우면서도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식민화된 동아프리카를 공간, 제1차 세계대전 직전 임박한 전쟁의 시대상을 증언한다. ⠀ 🏷 "여기가 지옥이라면 떠나요. 내가 같이 갈게요. 그들은 우리가 두려워하고 순종적이고, 우리를 학대할 때조차 그들을 존경하도록 키웠어요. 떠나요. 내가 같이 갈게요. 우리 둘 다, 이름도 없는 곳 한가운데에 있어요. 어느 곳이 이보다 더 나쁠 수 있겠어요? 어디를 가든 탄탄한 삼나무들과 끊임없는 수풀들, 과일나무들과 예기치 않게 화사한 꽃들이 있는, 담으로 둘러싸인 정원은 없을 거예요. 그러나 어떻게 이보다 더 나쁠 수 있겠어요?" ⠀ 이 소설은 쉽게 읽히진 않았다. 제1차 세계대전 직전이라는 시간적 배경, 아프리카라는 공간, 이슬람이라는 문화적 배경까지 모두 낯설게 다가온다. 어려운 용어들은 주석을 참고하고, 모르는 아프리카 역사 배경이나 지리적 위치는 검색을 통해 천천히 이해하면서 읽었다. 그래서 책을 읽고 난 후에도 오랫동안 이 작품의 제목이 왜 '낙원'일까 생각했다. 유수프에게는 자본과 문명에 의해 빼앗긴 것, 유럽인들에게 아프리카 대륙이라는 낙원을 발견하고 정복하고 수탈하는 이중적인 메타포로 쓰이지 않았을까. 잃어버리고 가지지 못해서 욕망하게 되는 것들로 인해 빚어진 역사에 대해. ⠀ 상상해 본 적 없는 아프리카의 무슬림이 되어 버려짐과 불안을 대리 경험했고, 탕가니카 호수의 밤을 바라보며 미지의 내륙을 상상만으로도 충분했다. 땅을 수탈하려는 백인들의 위협을 느끼면서도, 그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오늘도 살아간다. 낯선 만큼 작가의 생애와 역사를 알아가며 다른 작품들도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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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태

    작성시간2022.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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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리뷰] 아버지는 선택이라도 했지, 나는 빨갱이의 딸로 태어나겠다고 선택하지도 않았다 《아버지의 해방일지》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평생을 정색하고 살아온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진지 일색의 삶을 마감한 것이다. 사회주의자로서의 아버지는 제법 근사할 때도 있었으나 농부로서의 아버지는 젬병이었다. 사회주의자답게 의식만 앞선 농부였다." _p.8 아버지는 지리산과 백운산을 누빈 빨치산이었고, 일제강점기가 끝난 직후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목숨을 걸고 싸웠지만 패배해 오랜 시간 감옥살이를 했다. 사회주의자이자 혁명전사이면서도 노동은 서툴고 생활력은 없었지만, 민중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보증 서주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늘 가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사램이 오죽하면 글 거냐'라며 그들의 사정을 이해했다. 누구나 배불리 먹고 차별 없이 교육받는 세상이 이미 이뤄진 마당에 혁명을 목전에 둔 듯 행동하는 아버지, '나'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고 벗어나고 싶었다. 그런 아버지가 죽었다. "아버지는 십 대 후반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여든둘 된 노동절 새벽,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평생 짊어졌다. 사회가 개인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이렇게까지 가혹하게 묻는 게 옳은지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다만 당하기로 따지자면 내가 더 당했다. 아버지는 선택이라도 했지, 나는 무엇도 선택하지 않았다. 나는 빨갱이가 되기로 선택하지 않았고, 빨갱이의 딸로 태어나겠다고 선택하지도 않았다." _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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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태

    작성시간20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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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로수길 맛집] 재료 그대로의 맛! 젤라또 맛집은 여기! 《크림슨 젤라또》

    지나만 다니다 처음으로 들어와 본 크림슨 젤라또! 크림슨 젤라또의 특징은 재료 본연의 맛을 가장 잘 살린 느낌이다. 내가 고른 맛은 쌀 / 토마토 바질 소르베 다른 젤라또는 쌀/ 유자 라벤더 & 얼그레이/ 피스타치오 소르베 솔직히 다 맛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쌀이 너무 맛있어.. 톡톡 씹히는 식감도 맛있고!!!!!! 크림슨젤라또 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산대로11길 33 화성빌라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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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etae0308

    작성시간202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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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버지가 죽었다.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평생을 정색하고 살아온 아버지가 전봇대에 머리를 박고 진지 일색의 삶을 마감한 것이다. 사회주의자로서의 아버지는 제법 근사할 때도 있었으나 농부로서의 아버지는 젬병이었다. 사회주의자답게 의식만 앞선 농부였다." _p.8 ⠀ 아버지는 지리산과 백운산을 누빈 빨치산이었고, 일제강점기가 끝난 직후 평등한 세상을 꿈꾸며 목숨을 걸고 싸웠지만 패배해 오랜 시간 감옥살이를 했다. 사회주의자이자 혁명전사이면서도 노동은 서툴고 생활력은 없었지만, 민중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자신의 것을 내어주고 보증 서주는 일도 마다하지 않았기에 늘 가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아버지는 '사램이 오죽하면 글 거냐'라며 그들의 사정을 이해했다. 누구나 배불리 먹고 차별 없이 교육받는 세상에 혁명을 목전에 둔 듯 행동하는 아버지, '나'는 아버지를 이해하지 못했고 벗어나고 싶었다. 그런 아버지가 죽었다. ⠀ 🏷 "아버지는 십 대 후반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여든둘 된 노동절 새벽,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평생 짊어졌다. 사회가 개인의 선택에 대한 책임을 이렇게까지 가혹하게 묻는 게 옳은지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다만 당하기로 따지자면 내가 더 당했다. 아버지는 선택이라도 했지, 나는 무엇도 선택하지 않았다. 나는 빨갱이가 되기로 선택하지 않았고, 빨갱이의 딸로 태어나겠다고 선택하지도 않았다." _p.76 ⠀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아버지가 죽고 장례를 치르는 3일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한평생 '빨치산의 딸'로 살아온 나는 노동절 새벽에 돌아가신 아버지의 죽음이 아버지답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다운 건 뭘까. 연좌제가 있던 시절, 평등한 세상을 꿈꾸었던 사회주의자 아버지 탓에 먼 친척들까지 곤욕을 당해야 했다. 작은 아버지는 '빨갱이'형 때문에 집안이 망하고, 아버지가 죽었다고 평생을 원망하며 살았다. 사촌 오빠는 빨갱이 작은아버지를 둔 덕분에 육사에 합격하고도 신원 조회에 걸려 입학하지 못했고, 대학 시절부터 팔 년을 만난 선배는 '나'와의 결혼을 위해 판사 임용을 포기했다. 그래서 나 또한 아버지를 원망했다. '아버지가 해야 했던 것은 빨치산의 딸로 살게 해서 미안하다는 진정한 사과(p.205)'라고 생각했다. 그 미움이 진짜 아버지의 모습을 보지 못하게 했을까. ⠀ '나'는 장례식을 치르는 동안 찾아온 조문객을 통해 내가 알던 아버지의 얼굴은 아주 일부였음을 깨닫는다. 아홉 살 시절 작은 아버지의 자랑스러웠던 혁명가 형이었고, 평생 군인과 교련 선생으로 살아 정치적 지향을 달랐지만 평생 투닥거리며 사귀어 온 박 선생에게는 소중한 친구였다. 생판 남인 주제에 친자식보다 더 자식 같았던 학수에게는 아버지였고, 샛노란 머리의 열일곱 소녀와는 '담배 친구'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혁명가였고 빨치산의 동지였지만 그전에 자식이고 형제였으며, 남자이고 연인이었다. 나는 아버지의 몇 개의 얼굴을 보았을까. 평생 알아온 얼굴보다 장례식장에서 알게 된 얼굴이 더 많은 것도 같았다. 아버지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 🏷 "어떤 딸인지, 어떤 딸이어야 하는지, 생각해 보지 않았다. 누구의 딸인지가 중요했을 뿐이다. 빨치산의 딸이라는 수렁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발버둥 치는 데 나는 평생을 바쳤다. 아직도 허우적거리는 중이다. 그 부모에게도 마땅히, 자식이 부모에게 기대하는 것이 있듯 자식에 대한 기대가 있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해보지도 못했을 만큼 빨치산의 딸이라는 굴레가 무거웠다고, 나는 변명이라고 하고 싶었다." _p.224 ⠀ 이 짧은 이야기에는 해방 이후 70년 현대사가 담겨있으면서도, 한 사람을 이해하는 과정이자 아버지를 이해하고 용서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리고 아버지를 향한 원망과 미움으로 잊고 있었던, 아버지가 나를 사랑했던 순간의 기억을 회복하고 그 어느 때보다 입체적이고 생동하는 아버지의 삶을 직시하게 된다. 진짜 죽음은 누군가에게 잊히는 거라고 하지 않나. 사상과 신념으로 곤욕과 멸시받는 세상을 살았지만 아버지의 삶은 누구보다 풍성했다. 산다는 게 이런 것 아닐까. ⠀ 🏷 "우리가 싸워야 할 곳은 산이 아니라고 사람들이 불빛 아래 옹기종기 모여 밥 먹고 공부하고 사랑하고 싸우기도 하는 저 세상이라고. 아버지라면 분명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_p.255 ⠀ 한국적이고 시대적이면서도 아주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어서, 인간이란 모두 서툴고 미욱하여 이 모양으로 싸우고 있지만 그래서 더 아름답다고 절절하게 느꼈던 작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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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etae0308

    작성시간2022.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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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소설을 한 사람의 삶에 들어가 그의 마음과 감정을 살피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객관적으로 알고 확인하는 것을 넘어 알게 된 것에 책임감을 갖고 그 편에 서서 적극적으로 그를 믿고 변호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소설에 매료되고 지금도 소설을 사랑하는 핵심적인 매력이 그것이다. 뉴스는 그 사람이 처해 있는 상황을 중계해 줄 뿐, 그 사람을 설명하지는 않는다. 그건 소설이 할 수 있는 일이고 잘할 수 있는 일이다. 전후 사정과 내면과 이면에 대해 묘사하고 진술하는 일. 인물이 보인다고 하는 것을 작가도 보인다고 해 주는 일. 보이지 않는다면 보이게 만들어 주고 그것이 허상이고 환상이라 할지라도 그의 눈에는 보인다는 것을 믿어 주는 일. 숨겨진 사연과 감춘 사건을 모두 뒤져 최대한 진실에 가깝게 이야기를 통해 말하고 문장으로 써내는 일. ─「불가능한 싸움」중 ⠀ ✔ 나는 소설을 쓰는 자로서 소설이 비록 허구이지만 그 세계에 존재하는 인물과 인물을 둘러싸고 발생한 사건의 성질을 디테일하게 잘 다룰 수만 있다면 실재 세계의 본질과도 닿는다고 믿는다. 그러니까 읽는 자들은 허구의 세계를 통해 자신의 세계를 비추고 허구의 인물의 내면과 삶의 태도에 공감하거나 동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내가 소설을 읽으면서 겪은 앎이고 소설을 쓰면서 알리고 싶은 앎이기도 하다. 프리모 레비는 단순한 증언자로 머물지 않고 이 증언의 목적과 가치를 분명히 했다. ─「소설은 허구가 아니다」중 ⠀ ✔ 그는 이미 고유하다는 것을, 의자에 앉혀 말하게 하고 들어주고 그에게 조명을 비추는 것만으로도 그는 새로운 인물이 된다. 보편과 객관이라는 이해. 정상적이라고 인식되어 있는 행동과 행위. 결정된 윤리와 편견 속에서 인물의 삶을 건져 내는 것이 작가가 인물에게 행해야 하는 것이다. 밖에서 그를 보는 것이 아닌 그의 안에서 그의 눈동자로 타인과 세상을 보는 시점과 시각. 그것은 소설이 잘해 왔던 것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미덕이라고 생각한다. ─「단 한 사람의 세계」중 ⠀ ✔ 무너지는 마지막 순간까지 할 수 있는 것을 하도록 돕는 것. 희망이 없지만 그것이 곧 절망도 아니라고 말해 주는 것. 서서히 기울어지는 것들을 바로 세울 수 없더라도 그것을 버티고 선 이들의 삶에 “수고했어. 최선을 다했어. 그럴 만한 가치가 있었어.” 말해 주는 것. ─「당신이 소설을 그렇게 지킨다면」중 ⠀ ✔ 고통을 느꼈다. 슬픔을 느꼈다. 죽고 싶었다. 이렇게 소설은 끝나지만 인물에게는 소설이 끝난 이후에도 삶이 있다. 그런데 그 삶을 고려하지 않고 한순간의 감정과 감각에만 몰두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끝내면 안 될 것 같다. 아픈데, 어떻게, 얼마나 아프냐면 말이야, 묘사하고 보여 주는 것보다는, 어찌하여 이렇게 됐는지를 생각하게 됐다고 할까. 인과, 고통의 전후, 슬픔의 전후에 대해 생각했고 소설이 끝난 이후 계속 살아 낼 그의 삶을 고민했다. ─ 「인물에게도 내일이 있다」 중 ⠀ ✔ 문학은 존재합니다. 그것은 의미도 있습니다. 왜냐고요? 내가 고통받고 희열을 느끼며 그것에 아주 많은 시간을 바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것은 존재하고 당연히 의미도 있어요. ─「당신이 소설을 그렇게 지킨다면」중 ⠀ ⠀ ⠀ ⠀ 공감가는 수많은 문장들이 말해준다. 내가 소설을 사랑하는 이유. 정용준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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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태

    작성시간2022.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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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리뷰] 어른이 되면 마음대로 열 개 다 먹을 거야 《아이스크림 : 좋았던 것들이 하나씩 시시해져도》

    올여름에는 유독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었다. tvN '지구 오락실'을 보면서 초코 아이스크림을 먹었고, 띵 시리즈 『좋았던 것들이 하나씩 시시해져도』를 한 챕터씩 읽으며 새로운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은 '아이스를 머금은 순수 밀크'와 초콜릿이 씹히는 커피 아이스크림 '와일드 바디'이다. 기분이 우울한 날에는 장바구니를 들고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가서 한가득 사 오는 게 일상인데, 다른 아이스크림은 한두 개씩 골라 담아도 '순수 밀크'와 '와일드 바디'는 넉넉하게 대여섯 개씩 담아와야 든든한 마음이 든다. 이 에세이에서 가장 좋았던 이야기는 첫 챕터의 「어쩌면 이건 어른의 맛: 체리쥬빌레」이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한 손님이 술에 취해 막무가내로 욕을 하며 체리쥬빌레 펭귄 모양 케이크를 주문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성인 남성에게 씨발 소리를 들어 당황한 작가는 케이크를 상자에 넣다가 실수로 윗부분을 뭉개뜨렸다. 그 케이크는 시급 4천 원의 하루 일당을 훌쩍 넘는 가격이었다. 술에 취해 떡이 된 사람이 뭉개진 케이크를 가져가도 이상하지 않겠지,라는 마음도 들었지만 결국 떨리는 목소리로 잘못을 고백하고 새 케이크를 꺼내 다시 포장했다. 그리고 죄인이 된 마음으로 고개를 푹 숙인 채 서있을 때 점장님은 '펭귄 케이크'를 건네며 "오늘 놀랐을 텐데 집에 가서 이거 먹고 푹 자, 그리고 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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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etae0308

    작성시간2022.09.06

    의사 좋아하는 종이에 언제 어디서 어떻게 ilbe

    올여름에는 유독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었다. tvN '지구 오락실'을 보면서 초코 아이스크림을 먹었고, 띵 시리즈 『좋았던 것들이 하나씩 시시해져도』를 한 챕터씩 읽으며 새로운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요즘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은 '아이스를 머금은 순수 밀크'와 초콜릿이 씹히는 커피 아이스크림 '와일드 바디'이다. 기분이 우울한 날에는 장바구니를 들고 아이스크림 할인점에 가서 한가득 사 오는 게 일상인데, 다른 아이스크림은 한두 개씩 골라 담아도 '순수 밀크'와 '와일드 바디'는 넉넉하게 대여섯 개씩 담아와야 든든한 마음이 든다. ⠀ 이 에세이에서 가장 좋았던 이야기는 첫 챕터의 「어쩌면 이건 어른의 맛: 체리쥬빌레」 이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시절, 한 손님이 술에 취해 막무가내로 욕을 하며 체리쥬빌레 펭귄 모양 케이크를 주문했다. 태어나 처음으로 성인 남성에게 씨발 소리를 들어 당황한 작가는 케이크를 상자에 넣다가 실수로 윗부분을 뭉개뜨렸다. 그 케이크는 시급 4천 원의 하루 일당을 훌쩍 넘는 가격이었다. 술에 취해 떡이 된 사람이 뭉개진 케이크를 가져가도 이상하지 않겠지,라는 마음도 들었지만 결국 떨리는 목소리로 잘못을 고백하고 새 케이크를 꺼내 다시 포장했다. 그리고 죄인이 된 마음으로 고개를 푹 숙인 채 서있을 때 점장님은 '펭귄 케이크'를 건네며 "오늘 놀랐을 텐데 집에 가서 이거 먹고 푹 자, 그리고 살다 보면 좋은 사람도 그렇게 될 때가 있어."라고 말한다. 그 케이크를 먹고 다음 날도 씩씩하게 출근하며 어른이 되어간다. ⠀ 🍦 "점장님, 저 사실 체리쥬빌레 싫어해요. 점장님도 그러셨잖아요. 도대체 이게 왜 체리 맛인지 모르겠다고. 저는 캐러멜 프랄린 치즈케이크가 제일 좋아요. 그런데요, 여전히 가끔 일부러 체리쥬빌레를 먹어요. 내 안에 미움이 너무 많을 때. 그게 나를 해치려고 할 때. 그런 날의 퇴근길에는 분홍색 간판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어요. 잘 지내시죠? 저는 잘 지내요." ─ 「어쩌면 이건 어른의 맛: 체리쥬빌레」 중에서 ⠀ 바밤바, 메로나, 더위사냥, 수박바, 빠삐코, 모두 대한민국 어느 동네를 가더라도 골목 슈퍼마다 냉동실을 지키고 있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아이스크림들에 대한 이 이야기를 도무지 단숨에 읽을 수 없었다. 어느 날은 문득 마음이 설레서 아이스크림을 사러 나가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는 마음이 뭉클해져 엄마에게 전화를 걸기도 했다. 아이스크림을 살 때는 아빠와 같이 가야 먹고 싶은 대로 많이 살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던 꼬마였던 나, 하굣길 정문 앞 문구점에서 아이스크림을 뒤적이며 친구들과 어울려 보냈던 시간들. 모의고사가 끝난 후 세상 절망을 다 짊어지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늘어놓던 푸념이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떠올랐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며 아이스크림을 까먹는 지금도 언젠가 추억이 되겠지. ⠀ 🍦 1990년대에 어린 자식을 키운 언니들에게도, 그 어린 자식이었던 나에게도 엑설런트는 그런 아이스크림이었다. 마음껏 사줄 수 없고, 실컷 먹을 수 없는. 그래서 어쩌다 한번 먹게 되면 그 맛이 두고두고 기억날 만큼 특별하게 느껴졌던 귀한 음식. 그렇게 생각하니 하나 더 먹고 싶어져서 냉동실 문을 열었다. ─ 「추억 필터 없이도 아름다운: 엑셀런트」 중에서 ⠀ 내가 기억하는 최초의 아이스크림은 '엑셀런스'이다. 키가 닿지 않는 냉동실 속 엑설런트는 늘 애가 닳게 했다. 하루에 꼭 하나만 먹어야 한다는 엄마의 규칙은 늘 억울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은색 포장지, 금색 포장지 각 한 개씩, 하루에 두 개를 먹고 싶었다. (내 기억엔 은색, 금색인데 정확하진 않다.) 어른이 되면 마음대로 열 개 다 먹을 거야, 이런 결심을 했던 기억도 난다. ⠀ 『좋았던 것들이 하나씩 시시해져도』이 출간되고 후배들과 아이스크림을 먹으러 편의점에 갔다. 꽤 비싼 끌레도르를 사주겠다고 호기롭게 이끌었다. 언니가 나중에 돈 많이 벌면 하겐다즈 아이스크림도 사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그날도 추억이 됐네. ⠀ ⠀ ⠀ ⠀ #좋았던것들이하나씩시시해져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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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태

    작성시간2022.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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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리뷰] 누구한테나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거예요 《가장 나쁜 일》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일'은 무엇인가? 나는 종종 생각했다. 내가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 가령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면서 내 가족이 아무런 이유도, 잘못도 없이 저런 억울한 죽음을 당하게 된다면 나는 견딜 수 있을까? 혹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살해하고도 버젓이 잘 살고 있는 범인을 지켜보며 살아갈 수 있을까? 누구도 자신의 삶에 '나쁜 일'이 일어날 거라고 예상하고 짐작하는 사람은 없을 테지. 내가 생각하는 가장 나쁜 일은 보통 이런 종류였다. 늘 걷던 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가는 길, 뒤쫓아 온 누군가에게 이유 없이 폭행을 당하고, 말 한마디 나눠 본 적 없는 사람에게 스토킹을 당하다 살해가 되는 그 무엇으로도 위로될 수 없는 억울하고 납득할 수 없는 일들. 혹은 이런 상상을 해본 적도 있다. 가족 중 누군가 사고나 질병으로 투병 생활을 하게 되었을 때, 돈이 있다면 고칠 수 있는데 아무리 일해도 내 능력으로는 치료비조차 감당할 수 없다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없을 때, 그보다 나쁜 일이 있을까? 그녀는 희망이 없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제부터 상황이 어떤 식으로 치달아 갈지 역시 감히 확신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아직 모르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도 이것은 끝이 아니며 가장 나쁜 일도 아니고, 그렇게 말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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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etae0308

    작성시간2022.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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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나쁜 일'은 무엇인가? 나는 종종 생각했다. 내가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최악의 상황에 대해서. 가령 '그것이 알고 싶다'를 보면서 내 가족이 아무런 이유도, 잘못도 없이 저런 억울한 죽음을 당하게 된다면 나는 견딜 수 있을까? 혹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살해하고도 버젓이 잘 살고 있는 범인을 지켜보며 살아갈 수 있을까? 누구도 자신의 삶에 '나쁜 일'이 일어날 거라고 예상하고 짐작하는 사람은 없을 테지. 내가 생각하는 가장 나쁜 일은 보통 이런 종류였다. 그 무엇으로도 위로될 수 없는 억울하고 납득할 수 없는 일들. ⠀ 혹은 이런 상상을 해본 적도 있다. 가족 중 누군가 사고나 질병으로 투병 생활을 하게 되었을 때, 돈이 있다면 고칠 수 있는데 아무리 일해도 내 능력으로는 치료비조차 감당할 수 없다면. 자신에게 소중한 사람을 지킬 수 없을 때, 그보다 나쁜 일이 있을까? ⠀ 🏷 그녀는 희망이 없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이제부터 상황이 어떤 식으로 치달아 갈지 역시 감히 확신할 수 있었다. 그녀는 아직 모르고 있다. 어떤 의미에서도 이것은 끝이 아니며 가장 나쁜 일도 아니고,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일들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는 걸 차마 상상도 하지 못하고 있다. ⠀ 3년 전, 정희는 아들을 잃었다. 2년 넘게 병원에 있던 아들은 누군가의 불행으로 심장 이식 수술을 받았지만 거부 반응이 심했고 재수술을 받아야 했지만 수술비를 마련할 수 없었다. 아이가 죽어 가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정희는 무력감과 죄책감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갈 뿐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남편 김성훈이 눈앞에서 사라졌다. 다른 여자를 향해 달려가던 남편은 그 이후 연락이 되지 않는다. ⠀ 한국에 거주하는 탈북민 철식은 몇 년 전 아내를 잃었다. 북한의 군인이자 당원이었던 철식은 태어날 때부터 수용소에서 자란 록혜와 목숨을 걸고 탈북해 한국에 왔다. 하루라도 더 빨리 한국에 정착해 인간답게 살려고 노력했지만, 어느 날 아내는 자살했다. 철야 기도를 한다고 외출했던 록혜는 이틀 뒤 마포대교 인근에서 사체로 발견된 것이다. 철식은 아내가 누군가에게 살해된 것이라 주장했지만, 누구도 들어주지 않았다. 그러던 중 아내가 죽던 날 밤 현장에 의문의 남성 김성훈이 있었음을 알게 되고, 정희와 철식은 진실에 다가서기로 마음먹는다. ⠀ 🏷 끊임없이 그녀를 덮쳐 오는 사나운 인생의 파도를 잠재우기 위해, 그녀는 스스로를 공양하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라도 제대로 알고 싶었다. 성훈이 왜, 어떻게 죽은 건지 제대로 이해하고 납득해야 할 것 같았다. 아니, 그래야 했다. 호기심이나 욕망이라는 단어로는 충분한 설명이 되지 않았다. 불가항력이나 당위처럼 느껴졌다. 내뱉지 못한 말들이 그녀의 마음속을 이리저리 할퀴고 지나갔다. “진실을 안다고 한들 뭘 얻을 수 있죠?” ⠀ 작가는 이 소설을 아서 밀러의 『세일즈맨의 죽음』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가장 나쁜 일』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팔다 팔다 더는 팔 수 있는 게 없어 자신의 목숨이라도 팔아야 하는 처지에 내몰린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진실을 아는 것이 중요할까? 나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진실이 상상한 것보다 훨씬 고통스러운 내막이 있을지라도, 오해와 추측 그리고 덧없는 상상으로 지옥을 겪는 것보다는 나을 거라고. ⠀ 🏷 ……그러니까 내 말은, 누구한테나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거예요. 나처럼 내 안에서, 아무도 몰랐던 문제가 폭발되어 나올 수도 있고, 내 남편처럼 사고나 테러를 당해 그렇게 되는 사람도 있고, 정희 씨처럼 겪기 힘든 일을 겪으면서 그렇게 되는 사람도 있겠죠. 아직 괜찮다면 운 좋게 피해 갔을 뿐이죠. 바꿔 말하면 운이 나빴던 것이고. 물론, 이런 식으로 다 설명할 수 없는 일들이었다는 걸 알아요. 인간은 모두 약하고, 지금보다 훨씬 더 약해질 수 있다는 뜻이라고 해 두죠. ⠀ 소설에서 철식은 록혜에게 희망이 전부 바닥에 떨어져 다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마음속에 못 하나만 받아'라고 말한다. 그럼 떨어진 것, 흩어진 것, 흐려진 것들을 붙잡아 걸어둘 수 있다고. 그리고 자신이 록혜에게 그 못 하나가 되길 바랐다. 가장 나쁜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아직까지 운이 좋았을 뿐. 그래서 누군가에게 불행이 닥쳤을 때 그 못 하나가 내가 될 수 있다면 좋겠다. 그리고 나에게 불행이 생겼을 때 당신이 나의 못 하나였으면 좋겠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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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태

    작성시간2022.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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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서 리뷰] 감탄하는 법, 놀라는 법, 사물과 세상을 목적 없이 지그시 바라보는 법 《튜브》

    너무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여러 번 사업에 실패해 빚더미에 오르고 가족과도 멀어진 남자가 스스로 '변화'하고자 노력해서 인생이 달라지는 이야기라니. 이렇게 한 줄로 설명하고 나니 더 뻔한 것처럼 느껴진다. 사실 『튜브』는 순진하게 느껴질만한 성실하게 실패한 사람이 성공하는 이야기이다. 물론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이 이야기에 신선한 결말이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읽어가다가 문득, 내가 김성곤 안드레아구나라는 생각에 아찔한 생각이 든다. 먼 미래를 무턱대고 낙관하며 아등바등 달려가다가 지쳐버린 사람,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쉽게 상처 주고 소중히 대하지 못하는 사람, 항상 너무나 많은 것들을 신경 쓰느라 진짜 중요한 것들을 보지 못하는 사람, 모든 것을 효용과 쓸모의 측면에서만 바라보느라 세상을 감탄하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 그것은 나였다. "엄마, 그런 말 들어도 나는 아무것도 못 느끼니까 그만 좀 하세요. 그래서 어쩌라고. 꽃이 폈어. 그래서 어쩌라고, 응? 따달라는 거야? 아니잖아. 엄마 말이 맞는다고 해야 되는거야? 매번 꽃 폈다고 중얼거릴 때마다 내가 대체 뭐라고 말해주길 바라는 건데요?" 김성곤 안드레아는 차츰 감탄하는 법, 놀라는 법, 사물과 세상을 목적 없이 지그시 바라보는 법을 잊어갔다. 그런 걸 잊은 사람에게서 진정한 미소나 여유 같은 게 우러나올 리가 없었다. (152) 어떤 인생이 실패일까? 세상 사람들은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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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etae0308

    작성시간2022.08.23

    의사 좋아하는 종이에 언제 어디서 어떻게 ilbe

    너무 뻔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여러 번 사업에 실패해 빚더미에 오르고 가족과도 멀어진 남자가 스스로 '변화'하고자 노력해서 인생이 달라지는 이야기라니. 이렇게 한 줄로 설명하고 나니 더 뻔한 것처럼 느껴진다. 사실 『튜브』는 순진하게 느껴질만한 성실하게 실패한 사람이 성공하는 이야기이다. 물론 그런 사람도 있겠지만. 이 이야기에 신선한 결말이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읽어가다가 문득, 내가 김성곤 안드레아구나라는 생각에 아찔한 생각이 든다. 먼 미래를 무턱대고 낙관하며 아등바등 달려가다가 지쳐버린 사람,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쉽게 상처 주고 소중히 대하지 못하는 사람, 항상 너무나 많은 것들을 신경 쓰느라 진짜 중요한 것들을 보지 못하는 사람, 모든 것을 효용과 쓸모의 측면에서만 바라보느라 세상을 감탄하는 법을 잊어버린 사람. 그것은 나였다. ⠀ 🏷 "엄마, 그런 말 들어도 나는 아무것도 못 느끼니까 그만 좀 하세요. 그래서 어쩌라고. 꽃이 폈어. 그래서 어쩌라고, 응? 따달라는 거야? 아니잖아. 엄마 말이 맞는다고 해야 되는거야? 매번 꽃 폈다고 중얼거릴 때마다 내가 대체 뭐라고 말해주길 바라는 건데요?" 김성곤 안드레아는 차츰 감탄하는 법, 놀라는 법, 사물과 세상을 목적 없이 지그시 바라보는 법을 잊어갔다. 그런 걸 잊은 사람에게서 진정한 미소나 여유 같은 게 우러나올 리가 없었다. (152) ⠀ 어떤 인생이 실패일까? 세상 사람들은 사업에 실패하고 낡은 자전거로 배달 음식을 나르는 그를 실패자라고 여길 것이다. 그러나 그의 사업이 승승장구해서 돈을 많이 버는 가장이었다면 성공한 삶이었을까? 그가 불행하다고 느낀 이유는 단지 사업의 실패에만 있지 않다. 그는 삶의 감각과 감정을 잃어버리고 오로지 목표를 좇아 살았기 때문에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누릴 수 없었다. 그러다 학원 운전기사로 일하는 한 남자를 보게 된다. 얼굴에 쏟아지는 비 때문에 얼굴이 잔뜩 찌푸려지는 날, 아이들이 비에 맞지 않게 분주히 바닥에 모포를 깔고 작은 비닐 통로를 만들던 남자는 아이들을 인솔하며 미소 짓고 기둥에 맺힌 빗방울을 순수한 눈으로 바라봤다. ⠀ 🏷 뭐든지 한번에 한가지씩만 하는 겁니다. 밥 먹을 땐 먹기만, 걸을 땐 걷기만, 일할 땐 일만. 그렇게 매 순간 충실하게 되면 쓸데없는 감정 소모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생각의 스위치를 끄고 세상을 그대로 바라보세요. 우린 항상 무언가를 판단하느라 에너지도 감정도 너무 많이 쓰고 있잖습니까. 그러다보면 자꾸만 소모적인 생각이 날아들고 세상을 그대로 바라보거나 이해하지 못하게 돼요. 그러니까 생각의 스위치부터 꺼야 하죠. 낙엽은 낙엽으로 보고 전봇대는 전봇대로 보는 겁니까. 빨간 건 빨강게 노란 건 노랗게 받아들이면 되죠. 그러면 신기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하죠. 온 세상이 신기한 것 투성이고 예쁜 것 투성이라는 걸 알게 되는 거예요. (146) ⠀ 작가의 전작 『아몬드』에서는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이 주변인들과 소통하며 성장해나가는 이야기라면, 『튜브』는 감정을 잃어버리고 무감각하게 살아온 중년이 그것을 회복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김성곤이 바라는 변화는 자신의 더 나은 상황과 결과의 변화가 아니라 잊어버린 감각을 되살리고 자신의 가치관을 새롭게 정립해나가는 변화라고 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변화를 경험하면서 자신처럼 변화를 원하는 사람들을 선정해 도전을 지켜보고 응원해 주는 '지푸라기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많은 이들에게 지지를 받게 된다. 그의 진심이 누군가에게 닿는 순간이었다. ⠀ 🏷 삷의 가장 큰 딜레마는 그것이 진행한다는 것이다. 삶은 방향도 목적도 없이 흐른다. 인과와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이 종종 헛된 이유는 그래서이다. 찾았다고 생각한 정답은 단기간의 해답이 될지언정 지속되는 삶 전체를 꽤뚫기 어렵다. 삶을 관통하는 단 한가지 진리는, 그것이 계속 진행된다는 것뿐이다. (238) ⠀ 김성곤의 삶은 어떻게 될까? 실패한 사람이 실패를 딛고 다시 성공하는 이야기로 마무리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성공이 뭐지? 혼돈과 불안정은 살아있음의 다른 말인지도 모른다. 인생이라는 파도에 맞서야 할 땐 맞서고 그러지 않을 때는 아이의 눈으로 삶의 아름다움을 관찰하며 자신에게 소중한 것들을 잃지 않을 수 있을지. 잠잠히 김성곤을 응원하게 된다. 나도 달라지고 싶다.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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