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별에서 왔니 사랑은 비를 타고

"사랑은 비를 타고"
극본 :오은희

[등장인물]
정 동 욱 : 남. 40세 .중학교 음악교사.

정 동 현 : 남. 31세 .공사판 일용직 근로자.

유 미 리 : 여. 22세 .웨딩 센타 아르바이트생.

[막이 오르기 전에 들리는 빗소리와 음악소리]
M1-OPENING- 빗소리와 함께 들리는 실내악(맑은 피아노소리)

M1-"모두 모이는 거야"-동욱의 독창

1.하루종일 준비했지 너희들이 먹을 음식을 그래도 힘든지 몰라 행복한 웃음 본다면
올망졸망 조카들 까르르 웃음을 짓고 서로서로 살아가는 예기에 웃음꽃 피우며
곰발바닥 개발바닥 즐거운 게임하며 모처럼 웃음소리 창문을 넘어가겠지
바쁜 도시 생활 만날 일 드물지만 그래 우리 모두 모이는 거야 그건 바로 오늘

동욱 :
동욱 : 간다 가

동욱 : 여보세요!! 아! 영희구나. 잠깐만....

동욱 : 응, 뭘 좀 만드느라구, 넌 어때? 그래, 장마철이라 더니...............지겹게
오는구나, 오늘? 토요일이라 일찍 왔지 뭐. 왜 여태 출발 안 했어?
신평서 예까지 오려면 꽤 막힐 텐데.....................전철 타고 오게? 하긴
술 한 잔 하려면 차 놓고 오는 것도 좋지...... 못 와....(실망한 표정 애써
감추며) 아, 아니다... 시어머니 오신 다는데 하는 수 없지 뭐. 상의 할 일...
별 일 아니고...그냥 같이 모여서 밥이나 한끼 먹자는 거지
얼굴 본지도 오래됐고.... 신격 쓰지마, 그래 아, 난 괜찮대두, 그나저나
시어머니 드실 음식은 좀 장만했니? 아니 애가 애가!! 오랜만에
시골서 올라오신 다는데, 얼른 끊고 시장 가봐! 봄나물이 제철이라 꽤 입맛이
당길 게야, 시장 파하기 전에 어서 가봐, 그럼 끊자!!

동욱 : 응? 소라 조림하게? 그래 어른들에겐 괜찮은 반찬이지, 그거 간단해.
지금? 좋아(빠르게) 우선 소라하고 장조림 간장 사골국물 고춧가루,
다진 마늘, 사과와 양파 간 것, 물엿, 설탕 청주 잣을 준비하고......
빨랐지? 알았어 이 오빠가 차근차근 불러줄게

M2-"요리노래"-동욱의 독창
1. 오늘의 요리시간이 돌아왔어요
제일먼저 사과랑 양파랑 함께 간 것 준비하세요 그렇지!!
설탕과 물엿과 청주랑 다진 마늘 준비해 그럼
장조림 간장에 사골국물에 다진 마늘과 청주를 넣구서
사과 양파 고춧가루 물엿을 넣고 한번쯤 끊여봐 물론이지

2. 이때쯤에 물엿은 넉넉히 넣어야만 윤기나 그렇지
양념간장 끓을 때쯤에 소라 넣고 기다려 삼분정도만
소라는 너무 졸이면 질겨져 살짝만 데치고 꺼내야만 돼
양념 간장이 걸죽 해지면 소랄 다시 넣고 끓여봐 그리구 나서
곱게 다진 잣을 뿌려봐 참! 홍합 말린 것도 넣어봐
물엿은 넉넉히 넣어야만해 그래야만 윤기가 나지 (실파도 송송 썰어 넣어봐)
양념간장은 3분의1정도 걸죽해질 때까지 졸인 다음 다시 소라를 넣는 거야
물엿은 넉넉히 넣어야만 돼 잣은 곱게 다져 넣어야해
보기 좋은게 먹기도 좋잖니

동욱 : (노래 끝나고)그리구 소라조림은.......(달칵 끊기는 전화기 소리) (빈 수화기에 대고)
그래 맛있게 만들어, 그래야 시어른들에게 사랑 받지.

동욱 : 또 뭘 잊었..........아, 정희 구나, 난 영흰 줄 알고... 그래, 방금 전에 니 언니랑
통화했다. 시어른들 오셨다지 뭐냐, 뭘 장만할까 고민 고민하더라.......
뭐? 너희들도 못 와... 신경 쓸 것 없어 직장상사 집들이라는데...거기 가야지
갈 땐 빈손으로 가지 말고.... 알았어 공연한 노파심에서 해본 말이야.
민 서방은 잘 있지? 어이 민 서방인가... 아니야 그저 모여서 밥이나 한끼
먹자는 건데..... 다음기회에 하지 뭐.....그럼 부장님 초대라는데........
최 서방네두 힘들다는군. 오늘만 날인가 뭐...(밖을 보며)
비오는데 운전조심하고....아, 정희냐? 그래 월요일 퇴근길에 들려
다 다려 놨다. 그래! 근데 웬만하면 주름치마는 안 보낼 수 없냐?
아냐 괜찮아, 어차피 내 옷 빨면서 하면 되는건데.... 세탁소는 뭐....
오늘은 용석이 안 봐줘도 되니? 그래? 참 용석이가 감기 기운이.....

동욱 : 단단히 옷 입혀 가야겠더구나...아니 참 애가 기관지도 약한 애를............

M3-"아무도 오지 않는 밤"-동욱의 독창
1. 소리 없이 다가오는 빗소리 하염없이 다가와 내 마음을 두드리네
오늘밤도 나만 홀로 남아 서 있네 흘러내린 빗물 따라
내 맘도 따라 흐르네 이제는 모두 지난 일처럼 떠올라 멀게만 느껴지네
언젠가는 내 곁을 속절없이 떠나 갈 꺼야 마음마저도
허나 외롭지 않아 너희들이 내 맘속에 있기에 지금 이 순간 한없이 행복하네

2. 창문으로 스며드는 빗소리 소리 없이 다가와 내 맘을 두드리네
누구라도 내게 다가 올 것만 같아 오늘밤도 나만 홀로
창가에 마냥 서있네 그 언제 인가 해맑은 사랑노래가 비를 타고 와줄까
멀지 않은 너희 모습 떠올라 빗물 따라 흘러가면 만날 수 있을까
영롱한 별빛처럼 고요한 강물처럼 흘러 만날 수 있어
눈부신 햇살처럼 반짝이는 이슬처럼 해맑은 너희모습이 눈앞에 보이네

동욱 : 꼼짝마!!

동욱 : 난 지금 가스총을 들고 가스총을 들고 있으니깐 섣불리 행동했다간 목을 찔러
버릴 꺼야!! 손들어!!!!

동욱 : 두 손 다 들어
동욱 : 천천히 밖으로 나가!! 아주 천천히

남자 : 그게 가스총이야!
동욱 : 아니!
남자 : 아예, 문을 활짝 열어놓지 그래?
동욱 : 너!
남자 :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문을 열어두고 있어?
동욱 : 도대체!
남자 : 자 이제 됐어.
동욱 : 동현아!
동현 : 그 가스총 언제까지 들고 있을 꺼야?
동욱 : 정말 동현이 맞아?
동현 : 잘 지냈어?
동욱 : 정동현!
동현 : 언제까지 들고 있을꺼냐구?
동욱 : (물 스프레이를 던지며) 정동현!
동현 : 이름 닳겠수, 그만 불러! 여기 있는사람 동현인거 세상 사람들이 다 알아!
형 막내 동생 정동현
동욱 : 이자식!

동현 : 악!
동욱 : (놀라서)뭐야? 왜 그래? 어디 다친 거야?
동현 : (이내 웃으며) 속았지!
동욱 : 짜식, 사람 놀래키는 건 여전하군.
동현 : 형이야말로 (형 말투 흉내내며) 뭐야 무슨 일이야? 왜그래? 어디 다친거 아니야?
그 잔소리 여전하군.
동욱 : 저런 다 젖었구나, 우산은?
동현 : 깜빡했지 뭐.
동욱 : 예전에도 우산 없이 다니더니... 야 임마 잠깐 기다려, 감기 들라(화장실로 들어감)
동현 : 어떻게 지냈어?
동욱 : 맨날맨날 좋았다. 너는 어떻게 지냈니?
동현 : 나도 뭐 맨날맨날 좋았다.(동현 피아노 앞으로 가서 뚜껑을 열어본다)
동욱 : 꽝! 쳐볼래?
동현 : 형이나 쳐! 이제 이런거 나한테 어울리지 않으니까.
동욱 : 알았다 임마 슛 골인!
동현 : 별꼴이다.
동욱 : 몇 년만 이지? 무작정 가출한 게
동현 : 한...오년
동현 : 으윽!
동욱 : 왜?
동현 : 속옷까지 다 버렸는걸. 지독한 비야.
동욱 : 지독한 놈! 그럴 게 아니라 윗도리 좀 벗어봐
동현 : 괜찮아.
동욱 : 괜찮긴 장마철일수록 몸을 마르게 해야돼

M4-"그 모습 여전해"-동욱 동현 이중창
1. 어릴 적 그 잔소리 아직도 그 잔소리 여전해
일어나 세수해라 밥먹고 학교가라 잔소리
난 그 잔소리가 언제나 귀찮기만 해
시간이 지나면 세월이 흐르면 조금은 달라질 줄 알았어
하지만 아직도 잔소리 여전해 이제는 그만
여전한 잔소리 언제나 그칠까 제발 좀 그만해 잔소리

2. 아직도 거친 말투 어릴 적 거친 모습 여전해
언제나 너를 보면 물가에 어린아이 같았어
난 너의 그 모습 언제나 불안했었지
시간이 지나면 세월이 흐르면 조금은 달라질 줄 알았어
하지만 아직도 그 모습 여전해 이제는 그만
여전한 그 말투 언제나 그칠까 나에겐 소중한 내 동생

3. 잔소린 여전 하구만!!!! 그 모습 여전 하구만!!!!
그 모습 아직도 여전해

동욱 : 뭐하고 지냈니? 정확히 오년 하고 칠 개월 팔일 동안 뭐하고 지냈냐?
동현 : 달력에 표시하고 지냈수?
동욱 : 그 동안 뭐하고 지냈냐구?
동현 : 뭐 이것저것.

동현 : 형꺼유?
동욱 : 네 눈엔 이게 내 것으로 보이니? 용석이 꺼야
동현 : 용석이?
동욱 : 정희 아들
동현 : 둘째 누나?
동욱 : 감기기운 있는 애를 데리고 외출을 하다니....걱정이구나.
동현 : 그 독신주의를 부르짖으며 자유로운 여성상을 위한 모임의 강력한 지도자가 되기를
목놓아 외치던? 결혼은 곧 여성들의 무덤이라고 외치던 정희누나 말이지?
동욱 : 그래, 벌써 3년이나 됐는걸, 개 결혼할 때 말도 아니었어, 그 모임 회원들이
결.결.투.위 결혼 결사 반대 투쟁 위원회까지 조직해서 막는걸, 제주도로
도망가서 결혼 했다니깐, 그리구......용석이는 다섯달 만에 낳고
동현 : 젠장 돌아버리겠군.
동욱 : 그땐 나도 돌았었지, 얼른 옷이나 갈아입어

동현 : 그래서 형은 조카 보모 노릇이나 하고 있는거유?
동욱 : 나야 주말엔 시간이 있으니깐 .........혼자 있는것두 그렇구. 용석이 그 녀석
얼마나 순한지 우유도 잘 먹고........영희야 그냥 집에서 살림만 하지만...........
동현 : 형.
동욱 : 정희야 맞벌이 인데다 주말엔 아이 봐주는 사람도 없고 해서 내가 좀 봐주고
있어 녀석이 내 자장가를 아주 좋아해.
동현 : 누가 앤지 모르겠다.
동욱 : 실없는 자식! 근데 너 왜 이렇게 바짝 골았냐? 밥 아직 안 먹었지?
동현 : (빨래를 보며) 빨래방도 차렸어?
동욱 : (나오며) 국 앉혀 놨어. 미역국인데....
동현 : 누나 빨래까지 해 주는 거야?
동욱 : 그냥 세탁기가 해.
동현 : 젠장!! 그 좀생원 같은 일 좀 그만둘 수 없어?
동욱 : 그러지 말고 밖에서 지낸 예기나 해봐.
동현 : 제발 이런 구질구질한 일 좀 그만해.
동욱 :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야.
동현 : 형이 그런식으로 하니깐 영희누나나 정희누나가 자꾸 그러는거 아냐?
동욱 : 하늘 아래 우리 사 남매 도울 수 있는 일은 도와야지(동현의 가방쪽으로 간다)
동현 : 왜? 안돼!!!
동욱 : 뭘 그렇게 놀래니? 세탁기 안에 넣으면 돼.
동현 : (화들짝 놀래며)

동욱 : 무슨 비밀스러운 귀중품이라도 들었니? 거기 무슨 다이나 마이트라도 들었냐?
동현 : 세탁기 안에 넣고 돌리기만 하면 돼는거지?
동욱 : 그래 임마 세탁기가 해. 그거 빨리 세탁기 안에 넣어
안그러면 냄세배
동현 : 알았어 (동현 화장실 안으로 들어간다)
동욱 : (빨래 건조대를 접으며) 마침 니가 좋아하는 조기찜도 올려놨다
모두 모여서 저녁이나 했으면 했는데 생각지 않게 너만 왔구나
동현 : 왜 나 혼자 와서 섭섭해?
동욱 : 그래 임마!! 섭섭하다. 네가 올 줄 알았으면 영희나, 정희도 왔을 텐데......
다음 주말에는 꼭 그러자. 이번 주에는 일들이 바쁘다니 깐
동현 : 일은 무슨 ... 비도 오고 하니깐 나오기 싫어서 그런 거지 뻔하잖아!
젠장! 화장실 물이 세잖아! 언제부터 센거야?
동욱 : 꽤됐어! 알다시피 난 그런 일에는 젬병이잖아
동현 : 어이 젬병이 내 가방 좀 줘.
동욱 : 알았다 장뱅아.

동현 : 형두 몸보신 좀 해야 되겠어, 이런 가방하나 제대로 못 들고
동욱 : (엄숙하게) 좀 앉아라
동현 : (몽키 스패너를 들고) 그 동안 수도 요금 꽤 냈겠어
동욱 : (좀 굳어진 얼굴로) 좀 앉아.
동현 : 매형이라도 부르지 그랬어?
동욱 : (버럭) 앉아!
동현 : 그래 그렇게 인상 쓰지 말라구(쇼파에 앉는다)
동욱 : 어떻게 된거야?
동현 : 그냥 지방에 공사가 좀 있었어
동욱 : 공사?
동현 : 요즘 경기가 안 좋아서 그렇지 공사판 일도 할만하더라구
동욱 : 피아노 치는 거 포기하고 하는 일이 겨우 공사판 일이냐?
동현 : (비아냥거리며) 그래도 마음은 편하다
동욱 : 이 장마철에도 공사를 해?
동현 : 꼬치구이를 드셨나? 뭘 그렇게 꼬치꼬치 캐물어?
동욱 : 동현아.
동현 : 여기 저기 쏘다녔지 뭐. 젊은 놈들이 다 그렇잖아
동욱 : 밥은 제때 먹고 다니긴 한 거야?
동현 : 공사판 노가다라고 끼니도 못 때우는 줄 알아?
동욱 : 이 장마철에는 공사도 없었을 텐데?
동현 : 이거 무슨 냄새야?
동욱 : (그제야) 미역국!

동현 : 국 다 쫄았겠다.
동욱 : 예기 좀 하자.
동현 : 그래 (담배를 꺼내 피려는데.)
동욱 : 폐에도 안 좋은 담배를.......
동현 : 본론만 얘기해
동욱 : 알았어(재떨이 갖다 주며) 쭉 그렇게 살았니?
동현 : 뻔하잖아
동욱 : 언제까지 이럴 꺼야?
동현 : 뭘?
동욱 : 공사판 쫓아다니는 거
동현 : 그게 어때서.
동욱 : 네가 다시 공부를 하겠다면.............
동현 : 공부에 담쌓은 놈이란 거 형이 더 잘 알잖아
동욱 : 다시 피아노를 치면 안되겠니?
동현 : (일어나며) 갈게.
동욱 : (붙잡으며) 네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이유나 좀 알자
동현 : 내가 뭘! 무슨 이유?
동욱 : 넌 좋은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어. 군대 갔다 오자 말자 가출을 해?
왜 그랬니?
동현 : 그냥 답답해서.............
동욱 : 그건 이유가 안돼!
동현 : 하기 싫은 피아노 억지로 공부하는 건 이유가 되구?
동욱 : 내가 납득 할만한 이유를 대봐
동현 : 갈게.
동욱 : 앉아!
동현 : 이런 예기들을 줄 알았으면 안 왔어

동욱 : (놀라며) 무슨 일이야? 왜 그래? 어디 아파?
동현 : 한가지씩 물어
동욱 : 뭐야? 팔은 괜찮아?
동현 : 좀 삐었어. 공사판에서는 다반사야.
동욱 : (버럭)공사판 일은 그만둬! 그러다 팔 병신이라도 되면 어쩔려구 그래?
아직 장가도 안간 녀석이
동현 : (키득거리며) 총각 귀신 될까봐 걱정하는 게 아니라....... 피아노를 못 칠까봐
걱정하는거 아냐?
동욱 : ...............
동현 : 잘 됐지 뭐. 그래야 형이 포기할 꺼 아냐.
동욱 : 동현아!!

동현 : 오랜만에 돌아왔는데 환영인사 치곤 너무 거친 거 아냐?
동욱 : ...................
동현 : 술 좀 줄래?

동현 : 형은 마시지 않을꺼구.....학생들이 선물로 준건 가봐?
동욱 : 아.........아냐. 난 못 마셔. 왜 그러는지 이유나 좀 알고 있자.
동현 : 모든 것에는 이유가 있지
동욱 : 있지.
동현 : 하기 싫은 게 이유야
동욱 : 그건 이유가 안돼.
동현 : 그럼 뭐가 이유가 되지?
동욱 : 다시 피아노를 해! 넌 할 수 있어.
동현 : 코메디 해? 나 곧 서른이야. 이 나이에 피아니스트가 되라구?
말이 되는 소릴 해.
동욱 : 넌 콩쿠르에서 1등까지 한 놈이야.
동현 : 고등학교 2학년 때 일이야
동욱 : 교수님도 된다고 하셨어
동현 : 그 교수님은 늘 그런 식으로 예기해
동욱 : 내가 보기엔 넌 돼!
동현 : 내가 보기엔 안 돼!(맥주병을 테이블에 거칠게 내려놓다가 어깨의 통증을 느낀다)
동욱 : 동현아!!
동현 : (애써 통증을 참으며.....) 형 땜에 억지로 피아노 한 거야. 알아?
동욱 : 병원에 좀 가 보자
동현 : 괜찮아.
동욱 : 공사판 일은 네 적성에 맞구?
동현 : 그런 대로.
동욱 : 넌 소질이 있어
동현 : 그런 소리 한번만 더 하면 여기서 뛰어내릴 꺼야.
동욱 : 어쩌다 이랬어?
동현 : 신경 꺼.
동욱 : 난 말이야......
동현 : 내 걱정 말구 형이나 걱정해.
동욱 : 내 걱정?
동현 : 나이 사십에 아직도 노총각이라구! 그 인생으로 계속 그렇게 썩을 꺼야?
동욱 : 그런 일이라면 난 옛날에 포기했다
동현 : 남자이길 포기한 거야 그래?
동욱 : 난............밥 차려 올게
동현 : (잡으며) 형이야말로 결정적인 순간에 피하려고 하지마!
동욱 : 피하려는게 아냐.
동현 : 형은 늘 이런 식이야

M5-"형은 늘 그런식이야"-동현의 독창
1. 이제는 내 얘길 좀 들어봐 언제나 똑같애 언제나 똑같애 형의 그 맘속을 알고 있어
그 누구 보다 더 세상 아무도 모를 줄 알지만 할말이 있으면 다 해봐
이제는 다 알아 형의 맘을. 이제 와선 더 못 참아 제발 더 이상은 숨기지 마
형의 웃음속엔 그림자 뿐 는 괜찮다고 둘러대지마 왜~~~~~~~~
제갈길 갈 수 있어 사랑도 할 수 있어 왜 그렇게 말할 수도 있잖아 이제라도
2. 제갈길 알아서 다 가는데 언제나 똑같애 차라리 할말을 털어 놔봐
우리는 알고 있어 형은 무엇을 위해서 사는 거야 세상을 똑바로 쳐다봐
무슨 생각하고 있는지를 나도 이젠 지쳐 버렸어 제발 더 이상은 숨기지 마
형의 웃음속엔 그림자 뿐 늘 괜찮다고 둘러대지마 왜~~~~~~~~~~~~
세상은 그렇지 않아 제갈길 가야 만해 난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어
알수없어 말해봐 말해봐

동현 : 그래서 결혼할 뻔한 조 선생님도 놓쳤잖아.
동욱 : 조 선생님을 니가 어떻게 알았니?
동현 : 그 일이 그렇게 중요해
동욱 : 저어.....조 선생님은......... 같은 학교에 계시는 동료 교사 일 뿐이야
동현 : 조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할까?
동욱 : 난.................................(초인종 소리)
동욱 : (아주 반가운 듯) 아마 정희일 꺼야 부장 집들이 가면서 들렸나 보다.......
널 보면 무척 반가워 할 꺼야. 문 열렸다.

동욱 : 잰 늘 저렇게 전투적이라니깐!

M6-"결혼 축하해요"-유미리 독창
1. 결혼 축하해요 결혼 축하해요 결혼 축하해요 결혼 축하해
황홀한 오늘밤 어색한 첫날밤 맡겨봐요 나에게
그토록 기다린 꿈의 보금자리 잊지 못할 추억 바로 오늘이야
이제 시작이야 두 사람의 인생 맡겨보세요 웨딩센타에
불러만 줘요 언제든 달려와서 멋진 결혼 파티 첫날밤의 무드
새콤한 레몬 향기를 드릴께요 말씀만 하세요 결혼파티
2. 신비한 이 밤을 잊지 못할 밤을 즐거운 밤을 모두 맞겨요
황홀한 이 밤 다시는 오지 않아 이밤이 새도록 함께 춤을 춰요
노래 불러요 새벽이 올 때까지 마음을 열어요 오늘밤을
축하해요
미리 : 결혼 축하해요

동현 : 형!
동욱 : 동현아!
두사람 : (동시에) 결혼했구나.
두사람 : (동시에) 아니!
미리 : 죄송하지만...... 여기다 싸인을................
동현 : 장미꽃 7만원, 케일 3만원..............
동욱 : (동현의 차림을 보고) 동현아...........
동현 : 노래 2만원, 춤 2만원........
동욱 : 동현아.......
동현 : 보고 있잖아. 성냥 2만원....
동욱 : 동현아.........
동현 : 왜그래? 폭죽 만원, 포장비 5천원
동욱 : (동현의 아랫도리를 가르킨다)
동현 : 진작 얘기하지!
동욱 : 누,누구시죠?
미리 : 웨딩센타 에서 왔어요, 어색한 신혼의 분위기를 부드러운 무드로 꾸며주는
쥑인다 웨딩센타요
동현 : 쥑인다 웨딩센타? 이름 한번 죽이네
미리 : (이제서야 얼굴들을 바로 보며) 하지만 이런건 계약에 나와 있는지 모르겠어요
동현 : 엉?
미리 : 저어..................동성결혼은 우리계약에 들어 있지 않거든요
두사람 : 응?
두사람 : 동성결혼이라니?
미리 : (치마가리키며) 거기가 와이프고 여기가 남편이죠?
동욱 : 저어......우린
동현 : 이봐요 아가씨!
미리 : 괜찮아요! 동성을 희구한다는 것은 그 뭐냐........사회가 갖는 관습에 대한
일탈이나 반항의 심리 같은 것으로 새로운 세대에 대한 대안적 가족관이라고나
할까요
동현 : 뭐예요?
미리 : 그럼요, 밀레니엄, 즉 새로운 천년이 도래하는 이시기에
새롭게 조명해 봐야할 결혼이죠
동욱 : 아가씨, 뭔가 잘못 생각한 거 같은데................
미리 : (아주 빠르게) 잘못된 것은 이런 상황에 대한 현습이 없었다는거예요
우리는 신혼의 여러 예비자들을 상대로 서로 다른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이런 분위기는 첨이거든요
잠시 생각할 여유를 주시겠어요 학문적으로는 이해를 했는데 직업적으로는
쬐금 정리가 덜 됐거든요
동현 : 이봐요!

미리 : 잠깐만 정리할 시간을 주시면 알맞은 분윅를 연출해 드리죠.
동욱 : 말할 기회를 좀 주시겠어요?
미리 : 물론이죠, 하지만 다 이해해요 그럼요, 동성결혼이 갖는 말 못할
사회적 소외감과 외로움....... 단지 전............
동현 : 이봐! 어딜 찾아온가야?
미리 : 네?
동욱 : 삼백삼호 맞아요?
미리 : 그럼요 삼두 아파트 삼백삼호
동현 : 젠장! 그럼 그렇지
미리 : 왜요?
동욱 : 여긴 삼영 아파트 삼백삼호예요 삼두 아파트는 두블럭 더 가야 하는데
아무래도 잘못 찾아오신 것 같은데요
미리 : 삼두 아파트가 아니라구요?
두사람 : (고개를 끄떡한다)
미리 : 나한다씨 집 아니예요?
동현 : 나 한 다 ?
미리 : 네.....나한다
동현 : 하긴 뭘해?
동욱 : 거, 이름 한번 끝내 주는군, 나 한 데

M7-"실수 투성이"-미리의 독창
1. 난 왜 이렇게 하는 일마다 실수 투성이야 이래저래 엉망진창이야
이거야 정말 사람 미치게 하네 갈수록 태산이라니까
학창시절 똑똑하고 야무졌던 내 모습 어디론가 사라지고 멍청한 모습만
누구라도 나를 보면 잘될 꺼라 했는데 산전수전, 풍지박산 엉망진창이야
왜 이렇게 하는 일마다 멍청한 내 모습은 실수 투성이야
이게 바로 내 모습인가 봐
난 이제 어쩌면 좋아 어디로 가야할지 갈팡질팡 이야
이제 나는 어쩌면 좋아 이럴 순 없어

2. 이건 말도 안돼 정말 이럴 순 없는 거야 이래저래 엉망진창이야
남들은 다 잘하는데 나만 왜 이럴까 나만의 멍청한 걸까
학창시절 똑똑하고 야무졌던 내 모습 바람처럼 날아가고 두려움만 남아
누구라도 나를 보면 잘 될거라 했는데 오합지졸, 풍전등화, 오리무중이야
왜 이렇게 하는 일마다 멍청한 내 모습은 실수 투성이야
이게 바로 내 모습인가 봐
난 이제 어쩌면 좋아 어디로 가야할지 갈팡질팡 이야
이제 나는 어쩌면 좋아 이건 말도 안돼 실수 투성이야

미리 : 젠장!
동욱 : 괜찮아요? 아가씨 진정제 좀 갖다줄까요?
미리 : 물 좀 주시겠어요?
미리 : 비웃지 말아요
동욱 : 물 여기 있어요
미리 : 벌써 여섯 집 째 허탕이라구요 하루종일 빗속에서 걸었는데....전화 좀 쓸게요
동욱 : 아...........

동욱 : 쓰세요.......
미리 : 쥑인다 웨딩센타죠? 아! 주선생님? 저 유미린데요..(하자마자 수화기를 귀에서 뗀다)
죄송합니다.....그게 첫 번째 집에서 시간이 좀 늦어서.........
부산교통이 지옥통인데다.......오늘은 비까지 내려서요.........
두 번째는 신혼부부를 잘못 알아서.......... 아니 그 집 할아버지 할머니가
신혼부분지 알았나요. 손자들 쪽이 훨씬 그런 분위기라서....세 번째는
(다시 수화기에서 귀를 때면서) 내참 더러워서 (하다가 자기도 모르게 입을 막는다)
그, 그래 더럽다고 했다 왜?(이제는 이판사판이다)그래!그래! 알았어!
그만 두면 될꺼아냐! 그래, 거기서 관두라고 하기 전에 내가 관둬!
그래 붙잡지나 말아라 (수화기 거칠게 놓고 한참을 씩씩거린다)

동욱 : 저어........어떻게 좀 해봐
동현 : 뭘?
동욱 : 난.....여자 앞에선 말도 못하잖아?
동현 : 난 하구?
동욱 : 나 보단 낫잖아
동현 : 젠장
동욱 : 어서!!
동현 : 이봐요. 아가씨 무슨 일인지는 모르지만 여기.........
미리 : 무슨 냄새죠?
두사람 : (동시에) 조기찜!
동현 : (기침하면서 나온다) 괜찮아!
미리 : 괜찮지 않음요 이런 기분 이해해요? 어렵게 구한 첫 직장인데 구한지 8시간만에
그만둔 기분요
동현 : 알지! 난 두 시간만에 그만 뒀으니깐
미리 : 두 시간만 에요 무슨 일인데요?
동현 : 노가다 음...........스물 두 살 때였지 그래도 지금은 기술자 소린 들어
미리 : 제 나이 때네요
동현 : 그래 누구나 그 나이 때는 실수를 하지

동현 : 나도 그 나이땐 그랬는걸
미리 :정말 그럴까요? 위로의 말은 아니겠죠? 전 혼자만 멍청한 것 같아서
두렵기만 한걸요

M8-"언제나 그 나이땐"-동현과 미리 이중창
1. 언제나 그땐 누구든지 실수를 하지 지나고 나면 누구든 후회하지
뒤돌아 볼 때면 두려웠던 그 시절 지금 생각하면 그리운 시절
그 모든 것이 마냥 두렵기만 하던 시절 실수투성이 비참한 내 모습이
세월이 지나면 나의 모습 변할까 나만이 그럴까 두려움 사라질까
눈감고 저 빗소리를 들어봐 언젠간 일곱빛깔 무지개
(창밖엔 빗소리만 흐느끼네 허전한 내 맘을 두드리네)
눈부시게 네 앞에 나타날꺼야 한숨을 거두고 눈을 떠봐
(학창시절 마냥 좋은줄 알았죠 이제 알 것 같아 알 것 같아)
2. 나도 모르게 두려움에 어쩔줄 몰라 그 어딘가로 달아나고 싶었죠
누군가 내 손을 잡아주길 바랬죠 하지만 이제는 알 것 만 같아
뒤돌아보면 두려움에 가득찬 시절 생각해 보면 마냥 즐겁던 시절
귀를 기울여봐 저 빗소릴 들어봐 언젠간 눈 앞에 일곱 빛깔의 무지개가
나타나 네 갈길 알려 줄 꺼야 찬란한 무지개를 바라봐
(멀고 긴 어둠 속의 장막처럼 내 앞길 보이질 않았지만)
이제 다시 처음부터 시작이야 마음을 활짝 열고 시작해봐
(나 이제는 처음부터 시작이야 마음 활짝 열고 시작이야)

미리 : 그렇게 안 보이는데 노가다 예요?
동현 : 무슨 소리. 정확히 말해서 일용직 근로자라고나 할까
미리 : 어쨌든 고마워요(나가려고 한다)
동현 : 가게?
미리 : 그래야죠 비도 퍼붓는데 공연히 집에 늦게 들어 갔다간 집에서도 잔소리 들어요
이젠 백수가 됐으니 집에서라도 잘 보여야죠
동현 : 잠깐! 잠깐만!
미리 : 넷? (좀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동현 : (잡아끌어 앉히며) 오늘이 첫 출근이라고 했지?
미리 : 첫 출근이자 보시다시피 마지막 퇴근이죠
동현 : 저............이리 와서 앉아봐
미리 : 왜요?
동현 : 좀 앉아봐 이런 행사를 해주는데 얼마야?
미리 : 뭘 준비하느냐에 따라 다르죠. 꽃과 케익을 곁 들리면 십만원 이구요
노래까지 곁 드리면 두 장은 줘야 돼요, 그리고 삼십만원 이상이면
최상의 분위기를 연출해 드리죠

동현 : 그런걸 다 준비해 갖고 다녀?
미리 : 그럼요
동현 : 좋아
미리 : 와! 노가다 아저씨 돈 짱 많다
동현 : 쉬!
동현 : 삼십만원 이상이면 최상의 분위기를 연출해준다고 했지
자! 삼십 일 만원!
미리 : 넷?
동현 : 실은 오늘이 형 생일이야(진지하게) 결혼은 아니지만 생일 축하 쑈도 물론 하겠지?
미리 :생일요?
동현 : 늘 속만 썩힌 동생이라.......오늘만큼은 좀 즐겁게 해주고 싶거든
미리 : 글쎄요 근본적으로 결혼과 생일은 다르지만 철학적으로 동질성을 가지고 있죠
새로운 인생을 맞이한다는 점에서요
동현 : 꽤 어려운 말을 하네
미리 : 이래봬도 동양철학을 전공 했거든요
동현 : 철학을 전공했다니 철학적으로 부탁인데 난 급진 개혁파거든,
근데 형은 점진 보수파야 그래서 말인데 나한테 돈 받은거 비밀로 하고 아가씨가
개인적으로 축하해 주는 걸로 하면 안될까?
미리 : 제가 개인적으로요?
동현 : 철학적으로 비밀로 해야 하거든 우린 소 닭 보는 사이라서.....
미리 : 형하고 그렇게 사이가 나빠요?
동현 : (돈 그냥 거두며) 싫음 말구!
미리 : (돈을 잡으며) 싫긴요 근데 어떻게 생일을 알았다고 하죠?
동현 : 그냥......... 그런 예감이 들었다고 하지 뭐......
미리 : 좋아요! 계약!
동현 : 계약!
미리 : 가요!
동현 : 어딜?
미리 : 형님 집이요
동현 : 여기가 형님 집이야!
미리 : 어머. 형님이 이해심이 참 좋으신가봐요.......동성 결혼을 한 동생을.......
동현 : 응?
미리 : 아, 아니에요 그럼 형님은 언제 오시죠?
동현 : 무슨 소리야?
미리 : 형님이 오셔야 일을 하죠
동현 : 부엌으로 간 사람이 우리 형이야
미리 : 저어.....동성애인 아니구요?
동현 : 애인? 젠장 내가 그렇게 보여?
미리 : 의상이............
동현 : 그렇게 됐어 준비나 하자구
미리 :좋아요 노가다 아저씨도 도와줘요
동현 : 도와줘? 그쪽이 다 하는 거 아니구?
미리 : 무슨 소리예요 아저씨도 쑈 의상으로 갈아 입어야 한다구요!
동현 : 난............그런 낯 간지러운 일은 못해!
미리 : 어서요!
동현 : 안돼! 못해!

M9-"형님을 위해"-미리와 동현의 이중창
1. 서둘러 봐요 시작해 봐요 형님을 위해 준비해요 어서요 빨리
고깔모자 쓰고 삐에로면 어때요
난 정말 못해 삐에론 싫어 그 무엇도 할 수 없어 제발 그만해 못해 어울리지 안하
난 이대로가 좋아
천만의 말씀 어쩔 수 없죠 시키는 대로 해봐요
이거야 정말 쑥스럽구만 시키는 대로 할 밖에
형님을 위해 하는거야 즐거운 파티를 시작해 걱정근심 모두 다 떨쳐버려
생일 파티를 시작해
2. 허튼짓 말고 딴생각 말고 시키는 대로 해봐요
시키는 대로하는 수밖에 독 안에 든 쥐꼴이야
보세요 내 꼴 끝내주죠 개봉박두 기대하시라
누구를 위해서 종을 울리나 모든 것~~~~~~이 형을 위~~~~~~~~해
쇼쇼쇼 쇼쇼쇼 쇼쇼쇼 파티를 열깝쇼

동현 : 조명실
동욱 : 어쩜 이렇게 까맣게 타도록 몰랐을까? 어? 여긴 왜 또 이렇게 까매?
동현아!!!!!동현아!!!!!!

동욱 : (당황하며) 또 결혼 하니?
미리 : 생일 축하합니다
동현 : (무척 놀란 듯) 형 생일이었어? 그랬으면 진작 예기하지
동욱 : 아니! 어떻게..........
동현 : 그게.......저어..........
미리 : 별자리에 다 나와 있어요
동욱 : (동현에게) 네가?
동현 : 내가 알 리가 있어 갑자기 이 아가씨가 형 관상을 보더니 오늘이 생일 이래잖아
미리 : 이래봬도 동양철학을 전공 했거든요
동현 : 엉겁결에 나도 광대가 됐다구 하여튼 낯간지럽지만 축하해
미리 : 그런 축하가 어딨어요? 아마 제가 여기 온 건 알 수 없는 운명의 힘인 것 같아요
동욱 : 운명?
미리 : 네, 축복받을 운명 같은거 말이에요
동욱 : 이렇게 아리따운 아가씨에게
미리 : 자아! 즐거운 파티를 시작하죠!

M10-"즐거운 파티"-동욱,동현,미리의 삼중창과 춤
1. 즐거운 파티 준비는 다 됐어 생일 축하 파티야
형님을 위해 생일 축하파티 우리모두 시작하는 거야
오랜만에 생일 축하파티 지금부터 시작이야 렛쯔고~~~~~~~~~~~~~
걱정근심은 다 떨쳐버리고 이 밤을 즐겨봐요
오늘 이 시간 축복하기 위해 사랑은 비를 타고 오네
창밖에는 빗소리 흐르네 이 밤을 축복해주네 밤새워~~~~~~~~~~~
2. 아무생각 말고 아무 말도 말고 두 눈감아 봐요 눈을 감아요
생각해 보세요 오늘밤의 파티 생각해요 눈 떠봐요
생일 축하해요 생일 축하해요 생일 축하해요 생일 축하해
신비한 이 밤을 잊지 못할 밤을 즐거운 밤을 모두 즐겨요
3. 이런 밤은 첨이야 이런 생일 파틴 첨이야
뭐라고 말해야 할지 정신이 하나도 없네
이 시간에 모두들 한자리에 모였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운 밤 지나가면 다시는 만나기 힘든데
언젠가 함께 모여 웃음꽃을 피울꺼야
모처럼 웃음소리 창문을 넘어 가겠지
4. 신비한 오늘밤(오늘밤에)
즐거운 오늘밤(우리모두)
일생의 단 한번 추억 만들어 그건 바로 오늘

미리 : (초 꺼내들고) 몇 살이죠?
동현 : 형, 연세, 춘추
동욱 : 서른.............아홉
동현 : 형!(꼬집는다)
동욱 : 만으로......
동현 : (고개 젓는다) 똑바로.....
동욱 : 마흔
미리 : 어머, 어쩌죠? 초가 모자라는 데.
동욱 : (일어서며) 부엌서랍에 많이 있어요. 내가 갔다 올께요
동현 : (형 앉히며) 내가 가져올게. 주인공은 기다리고 있어
동욱 : 야! 나 혼자 못해
동현 : 주인공은 아리따운 아가씨랑 얘기나 하고 있어
동욱 : 못해. 넌 어디 있는 줄도 모르잖아. 내가 찾아볼게. 동현아, 알았어.
아이~~ 꼭꼭 숨겨놨는데
동현 : 얼른!

미리 : 축하해요.
동욱 : (떨며) 고마워요.... 이런 생일파티는 첨 이예요
미리 : 뭘요
미리 : 좀 짧죠?
동욱 : 네, 좀 그렇군요
미리 : (치마 억지로 끌어당긴다)
동욱 : (어색해서) 초를 못찾나봐요
미리 : (어색하게) 그런가봐요
동욱 : (부엌에 대고) 싱크대 두 번째 서랍네 봐.

동욱 : 좀 거친 녀석이죠?
미리 : (빤히 보며) 좀 그러네요
동욱 : (좀 편안해지면서) 막내라 그런 면도 있어요
미리 : 네
동욱 : 위로 누나가 둘 있는데 둘 다 시집 갔어요
미리 : 네.....하지만 맘은 참 좋아보여요

동현 : (소리) 젠장!
동욱 : 그랬었죠
미리 : 뜨개질을 좋아하시나 봐요?
동욱 : 맘이 좀 진정되죠
미리 : 네...... 뭘 뜨세요?
동욱 : 알아 맞춰 보세요
미리 : 목도리?
동욱 : 쉐탄데........
미리 : 아.....네.......... 그러고 보니 쉐타처럼 보이네요
동욱 : 그.......렇죠......
미리 : 네......

미리 : 준비가 덜 됐죠?
동욱 : 넷?
미리 : 결혼 40주년 되는 분들은 별로 없거든요. 초는 두 개나 세 개정도만 준비하면
된댔어요. 쥑인다 웨딩센타에서요.
동욱 : 아, 네......
미리 : 요즘은 이혼들을 많이 하잖아요. 그래서 웨딩센타 산업도 전망이 매우 밝대요.
한사람을 고객으로 하고 있으면 서너번 고객이 될 수 있거든요
동욱 : 그렇겠군요
미리 : (동시에) 결혼 하셨어요?
동욱 : (동시에) 결혼 하셨어요?
두사람 : 아뇨!
미리 : 이제 겨우 졸업반인걸요
동욱 : (부러운 듯)좋을 때다.
미리 : 좋긴요! 취직은 안되죠. 집에선 닥달하죠. 친구들 보면 벌써 직장 잡아서 제 갈길을
가는데 전 뭘 해야할지도 모르고(한숨 내쉬며) 빨리 나일 먹었으면 좋겠어요
동욱 : 그렇지도 않아요. 전 할 일없이 나이만 먹은 것 같은 걸요
미리 : 그래도 직장이 있잖아요. 직업이 뭐예요?
동욱 : 중학교 음악선생요.
미리 : 어머! 너무 좋겠다
동욱 : 생각만큼 좋지도 않아요. 저같은 경우는 음악선생이라 담임도 맡고 있지 않아요.
그래서 늘 음악실에 혼자 있죠. 얘들은 공부하는 시간이거나 부족한 잠을 때우는
시간 정도밖에 여기지 않아요
미리 : 제가 학교 다닐 땐 음악시간이 제일 좋았는데
동욱 : (뜨개질을 멈추고) 정말요?
미리 : 그럼요. 더구나 음악선생님을 짝사랑하기까지 했는걸요.
동욱 : 전 나름데로 이 음악 저 음윽 들려주고 싶은데 일주일에 한 시간 뿐인데다
다들 영어, 수학밖에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으니깐......... 자꾸 힘이 빠져요

미리 : 제 나이때는 뭐가 되고 싶으셨어요?
동욱 : .......말 못해요.
미리 : 말해 보세요
동욱 : .................
미리 : 어서요?
동욱 : 피....피아니스트요....
미리 : 지금도 피아노를 치시잖아요
동욱 : 피아노는 저보다 동현이가 잘 쳤죠
미리 : 노가다 아저씨가요?
동욱 : 콩쿨에서 1등 해서 피아노까지 탔는걸요. 보세요 이 피아노예요
미리 : 아! 그렇군요
동욱 : 함께 라흐마니노프를 칠 땐......... 너무 행복했어요
동욱 : 잠시만요 (동욱, 앨범을 꺼내 미리에게 보여준다)

M11-"아무도 오지 않는 밤"-동현의 독창
1. 변해버린 차가운 내 모습엔 빗물만이 흐르고 마음 마저 떠가네
오늘밤도 내 눈앞에 형의 모습만 아련하게 떠오르네
이제야 알 수가 있어 그 모든 것이 누구도 알 수 없었던 형의 맘 알 수 있어
지난 세월 돌아보면 보일까 이제 다시 돌아가면 만날 수 있을까
영농한 별빛처럼 고요한 강물처럼 흘러 만날 수 있어
눈부신 햇살처럼 반짝이는 이슬처럼 해맑은 형의 마음이 눈앞에 보이네

미리 : 근데 왜 노가다가 왰어요?
동욱 : 그건..........

미리 : 노가다 아저씨! 피아노 친다는거 정말이예요?
동현 : ....................
동욱 : 초 못 찾았구나. 그러게 내가 가져온다니깐.
동현 : 계속 숨길생각이였어?
동욱 : 뭘?
동현 : 왜 그 모양이야?
동욱 : 그게 무슨 말이야?
동현 : (동욱 앞에서 진단서를 보인다) 이게 뭐야?
동욱 : (얼른 주머니 속을 뒤져보다가) 어디서 찾았니?
동현 : 바닥에 떨어져 있더군.
미리 : 뭐예요?(힐끔보며) 진단서 같은데
동욱 : (얼른 빼앗아 주머니에 넣으며) 별 거 아냐
동현 : 말초 신경이 마비되는 데도 별거 아니라구?... 형은 음악선생이야
손가락이 마비되는데도 아무 상관이 없다고?
미리 : 세상에..........
동욱 : 나중에 얘기하자
동현 : 형!
동욱 : 그런 얘기는 나중에 해도 늦지 않아. 손님도 계시잖니.
동현 : 온 몸이 다 굳은 뒤에?
동욱 : 동현아!
미리 : (얼른 일어나며) 초.......초 가져올게요

동욱 : 아니....... 초는..........
동현 : (화를 참으며) 누나들도 알아?
동욱 : 뭐 좋은 일이라구...
동현 : 늘 그런 식이야! 그런 식으로 혼자만 잘났다구. 도대체 슈퍼맨이라도 돼는 거야?
이런 식으로 형 인생을 허비해서 어쩌자는 거야?
동욱 : 동생들을 먹이고 입히는 일이 어떻게 인생을 허비한 거야? 난 한번도
그런 생각해 본적 없다. 나는 말이다........
동현 : 그만!!

M12-" 내 꿈은 바로 너야"-동욱과 동현의 이중창
1. 아직도 후회는 하지 않아 그 누가 뭐래도 할말은 많지만 다 할 순 없어
언젠간 알꺼야 지난 세월은 생각할게 없지 시간이 지나면 알게 돼
내맘을 너는 다 알고 있어

2. 이제와선 더 못 참아 제발 더 이상은 숨기지마
3. 그건 말로 할 순 없는 거야 왜 이다지도 힘든 걸까 왜~~~~~
아무도 알 수 없어 누구도 알 수 없어 그 무엇도 내게는 필요 없어 그 무엇도
( 더 이상 숨기지마 웃음 속엔 그림자뿐 제발 둘러대지마 나도 이젠 지쳤어)
내게도 꿈이 있어 할말도 없진 않아 단 한가지 바라는게 있지만 그건 바로 너야
( 더 이상 숨기지마 웃음 속엔 그림자뿐 제발 둘러대지마 나도 이젠 지쳤어)

동현 : 그만! 그만! 그만!
동욱 : 동현아, 이제 다시 시작하자. 넌 피아노를 치고....... 난.......... 그래 뜨개질을 해도
괜찮겠지. 수예점을 열까? 그래 그게 좋겠다
다들 나보고 솜씨가 좋테니깐...........그래, 영희가 시간이 좀 있으니깐
도와줘도 되구........모두 네 장래를 위해서..........
동현 : 형은 우리의 장래를 막아왔을 뿐이야! 왜 영희 누나가 졸업하자마자
결혼 했는 줄 알아! 정희 누나는 왜 그렇게 열렬한 패미니스트 처럼 돌아다녔는줄
알아? 다 형 때문이야!
형의 그 짐스러운 간섭! 아니, 형 인생을 저당잡히고 우릴 돌본다는
그 생각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었던 거라구!
동욱 : ............
동현 : 우리에게 뭘 바라는 거야? 현모양처, 세련된 직업여성, 훌륭한 피아니스트?
형! 현실을 직시해! 우린 현모양처도, 세련된 직업여성도,
그리고.....피아니스트도 아니야......... 우린 그저 평범한 우리일 뿐이라구!
동욱 : (나즉히) 나라고.......나라고 이렇게 살고 싶은 줄 아니......너희들만 없었더라면......
그래, 나도 좋은 사람 만나 결혼했을 거야.....
동현 : 그런데 왜 조 선생님은 그냥 보냈지?
동욱 : 조 선생님은.......그냥 동료 교사일 뿐이야
동현 : 조 선생님도 그렇게 생각할까?
동욱 : (바라본다)
동현 : 조 선생님이 형하고 결혼 할 뻔한 거 알아. 나 땜에 깨진 거지
그래, 형은 날 피아니스트로 만들려고 했으니깐 내 뒷바리지를 해야했고
조 선생님이 원한건 형의 사랑이었어!! 피아니스트 시동생이 아니라..........
뭐........그냥 동료교사........훗훗훗 ..........조 선생님이 찾아와 한 얘기가 있어
형을 설득해 달라고. 하지만 난 형을 알아......... 내가 말한다고 들을 형이 아니라는걸
동욱 : 그럼 네가 집을 나간.....
동현 : 그래 형의 기대가 무거웠어. 모래짐을 나르는것보다 더 무거웠다고.
동욱 : 동현아, 그런 거라면 다시 시작하자
동현 : 싫어! 제발 이제 그만해! 제발 현실을 바로 보라구!
동욱 : 동현아!
동현 : 난 형이 아냐! 현실을 바로 봐. 형은 날 통해 피아니스트가 되려한 거라구! 알아!
동욱 : (눈 질끈 감으며)
동현 : 이제 더 이상 형의 희생은 필요 없어! 더 이상 필요 없다구
동욱 : 이 자식! 이 자식! 이 자식아!

미리 : 왜들 이러세요?
동현 : 이제 속 시원해? 더 이상 뭘 바라는 거야? 우리들 땜에 형 인생을 포기했다는
위안을 얻고 싶은 거야?
동욱 : 나가!
동현 : 누나들이나 내가 얼마나 형을 부담스러워 하는 줄 알아?
동욱 : (돌아선다)

동현 : 형에게 진 빚이야!
동욱 : (말 없이 바라본다)
동현 : 형이 허비한 인생에 대한 빚이야! 하지만 이 돈이 지금 와서 무슨 소용있지?
형은 지금 생일을 축하해줄 사람도, 병원에 함께 가줄 사람도 없는데..........
미리 : 그만 하세요. 너무 심하잖아요.
동현 : 그게 마흔 생일날 보는 형의 인생이라구.
미리 : 이러지 마세요. 오늘은 주인공을 기쁘게 해주는 날이잖아요.
동현 : 그저 우연히 찾아 들어온 여자에게 축하나 받고 괜히 웃음 짓는 형 꼴이 어떤줄
알아? 어떤 줄 아느냐구!!
미리 : 그만요! 제가 잘못 생각했어요. 전 적어도 마흔이나 서른이 되면 이거보다
나을 꺼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뭐죠? 서로에게 할퀴고 상처 주면서
형제라는 건가요? 이러지 말아요! 형은 환자고 오늘은 생일 이라구요!
그리고 동생분은 형님을 사랑해요....오늘이 생일이란걸 알려준 분도 동생이시구요.....
일부러 축하하러 이 비를 뚫고 왔대요....... 그런데 뭐죠? 이게 형제 간의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인가요?
동욱 : ..........
동현 : ..........
미리 : (짐 들고 나가며) 계속들 할퀴고 싸우며 사세요! 젠장

동욱 : .........미안하다
동현 : 지금이라도 조 선생님이 결혼하자면 할까야?
동욱 : 무슨 돈이냐?
동현 : (돈 주워 모으며) 노가다 판에서 모은 돈하고 보상금.
동욱 : 보상금?
동현 : 어깨 빠진.
동욱 : ...........
동현 : ............형
동욱 : 왜?
동현 : 이제 우리 뭐하지? 노가다판 인생 어깨 빠졌구, 음악 선생 손가락은 그 모양이니......
동욱 : 밥이나 먹지 뭐.
동현 : (힘없이) 젠장..........

동욱 : 이젠 피아노 영희네나 정희네 줘야겠다............. 둘 다 빙신인..

M-"고향의 봄"-동욱의 연주

동현 : 안 갔어?
미리 : (동욱 몰래 동현에게 아까 받은 돈 주며) 하던 일은 끝내고 가야죠.

미리 : 소원을 말하세요.
동욱 : (동현의 손을 꽉 잡으며) 내 소원은 벌써 이루어졌는데요.
미리 : 그럼 그 소원이 계속 되길 비세요

M13-"사랑"-동욱, 동현, 미리의 삼중창
1. 밤은 깊어만 가고 어느덧 세월은 흘러 허전한 빈 가슴속엔 촛불만 타올라
지난 날 내 모습에 흔들리던 내 그림자 이제와 돌이켜 보면 철없던 그 시절
두려움만 가득찬 알 수 없는 나의 모습 언젠간 알게 될 꺼야 아무도 모르게
어느덧 세월만이 흘러 알수 없던 나의 모습을 지난날 그 자리 철없던 그 시절
돌이켜 생각해보네. 이제야 알것만 같아 그게 바로 사랑이야
일곱빛깔 무지개가 눈앞에 보이네
-밤은 깊어만 가고 어는덧 세월은 흘러 이제와 돌이켜 보네 허전한 내 모습
(이제야 알 것 같아 뭔지 몰라도 언젠간 알게 되지 아무도 모르게)
-소리없이 흐르는 빗물처럼 내 마음도 함께 따라 흘러가네 어딘지 몰라도
(이제야 알 것 같아 알것만 같아 찬란한 무지개 눈앞에 보이네)

나라고 사랑을 모를까 바라만 봐도 사랑일까 서로의 아픔을 함께 나눈다면
그게 바로 사랑이야
이제야 알것만 같아 그게 바로 사랑이야
일곱빛깔 무지개가 눈앞에 보이네 사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