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미술품 어떤 것 얻었는지 확인

보이는 것 너머 특별한 것을 알아보는 눈은 따로 있다
우리는 그것을 ‘안목’이라 부른다

미술관에 가보면 어떤 사람은 무심한 얼굴로 벽에 걸린 작품을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오직 출구를 향해 나아가기 바쁘다. 마치 미로 찾기라도 하는 사람 같다. 반면에 어떤 사람은 한 작품에 온통 마음을 빼앗겨 몇 시간이고 황홀한 표정으로 그 앞을 떠날 줄 모른다. 왜 같은 것을 보고도 이렇게 다른 반응을 보일까? 그들이 본 것은 정말 같은 것일까?
세계적인 미술품 감정사이자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손꼽히는 아작시오 미술관 관장이기도 한 이 책의 저자 필리프 코스타마냐는 말한다.

“안목은 보는 것에 관한 문제다.
우리는 누구나 무언가를 보지만 다 똑같이 보지는 않는다.”

즉 보는 사람의 안목에 따라 각자가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이 다 다르다는 말이다. 그러니 수준 높은 안목은 결국 우리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데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같은 조건에 놓여 있더라도 안목이 높은 사람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더 아름다운 것, 더 큰 가치 있는 것을 자기 것으로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예술을 보는 안목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이것은 더 나아가 문학과 음악에 대한 안목, 사람을 보는 안목, 역사와 사회의 미세한 흐름을 읽고 해석해내는 안목 등 우리 삶을 위한 안목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수준 높은 안목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 최고 수준의 대안목가, 프랑스 아작시오 미술관 관장의 자전적 에세이

그렇다면 수준 높은 안목은 과연 어떻게 형성되는 걸까? 필리프 코스타마냐는 그 답을 오늘날 대안목가로 성장하기까지 자신이 살아온 삶을 통해 독자에게 들려준다. 매주 목요일을 문화 탐방의 날로 정할 정도로 미(美)에 관심이 깊었던 외조부모와 살던 유년 시절, 파리의 미술관들을 놀이터 삼아 구석구석 누비던 청소년 시절을 거쳐 에콜 뒤 루브르와 소르본 대학, 롱기 장학재단에서 미셸 라클로드 교수(루브르 박물관 명예 관장)와 미나 그레고리 교수(카라바조 연구의 대가) 등 미술사학계의 대가들로부터 지도를 받으며 본격적으로 안목을 키워나가던 시절 그리고 전문 감정사가 되어 활약한 일화 등이 빼곡히 담겨 있다.
이 책은 미술품 감정사의 자전적 에세이로 안목을 키워나가는 데는 무엇이 필요한지, 어떤 태도를 지녀야 하는지 등을 엿볼 수 있다. 타고난 예술적 감성과 예리한 관찰력, 끊임없는 호기심, 부단한 연구와 경험, 자만과 유혹에 빠지지 않을 철저한 자기 절제와 도덕적 인성까지 이 모든 것이 융합되어야만 비로소 가치를 알아보는 눈, 안목을 갖출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지금껏 그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은밀하고 위대한 미술품 감정사들의 이야기
- 셜록 홈즈의 수사를 방불케 할 만큼 지적이면서도 흥미진진한 미술 세계 탐험!

미술품 감정사는 세계에서도 몇 안 되는 은밀하면서도 흥미진진한 일을 하는 사람이다. 예술과 역사 등 분야를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은 물론 예리한 직감과 수많은 현장 경험으로 쌓아올린 안목을 바탕으로 작품의 원작자를 밝혀내고, 어두운 곳에서 잠자고 있던 걸작을 발견하고, 감쪽같은 위작을 가려낸다. 이를테면, 아주 작은 단서로 퍼즐을 맞춰 끝내 사건을 해결하는 미술계의 탐정 같은 사람들이다.
필리프 코스타마냐는 이 책에서 이른바 ‘위대한 발견’을 이뤄낸 과정을 소개하는데 우연히 들른 니스 미술관에서 햇빛 아래 반짝이는 브론치노의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발견하고, 브론치노의 작품으로 잘못 알려져 있던 류트 연주자의 초상의 원작자(폰토르모)를 밝혀냈다. 이 밖에도 실비 베갱 교수와 함께 라파엘로의 초기 작품인 천사 그림도 찾아냈다. 또한 미술학계를 깜짝 놀라게 한 위작의 달인들, 프랑스 미술시장의 교차로 역할을 하는 드루오 경매소의 뒷이야기, 역사상 위대한 감정사들(베렌슨, 롱기, 제리)의 활약상 등 전문가가 아니라면 접하기 어려운 미술계 깊숙한 이야기들도 들려준다.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를 둘러싸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위작 논란에서도 알 수 있듯이 미술품을 감정한다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저자 스스로 미술품 감정사는 우연성에 의존한다고 말했지만, 우연한 발견이란 없다. 아름다움과 본질은 그것을 알아보는 눈을 갖춘, 그것을 볼 준비가 된 사람 앞에만 드러나기 때문이다.

높은 안목을 갖추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보고 싶은 대로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를 깊이 보는 것!

이 책의 원제는 미술품 감정사의 이야기(Histoires d’œils)다. 저자는 미술품 감정사를 한마디로 ‘관찰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정의하며, 프랑스어로 조향사를 ‘코(nez)’라고 하듯 ‘눈(œil)’에 s를 더해 직업 특성을 비유적으로 드러낸 ‘œils’라는 말을 만들어냈다.
안목이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는 무엇일까? 저자는 그것은 결국 ‘보는 것’에 관한 문제라고 이 책 전체를 통해 이야기한다. 사진만 보고 그림을 감정하거나,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만 보고 사람을 섣불리 판단하는 것, 편향된 시각으로 쓰인 왜곡 기사를 보고 마치 모든 일의 전말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 등 우리는 보고 있다고 믿지만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예술뿐만 아니라 삶에서의 안목을 높이려면 무엇보다 있는 그대로를 깊이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예술을 대한 안목은 물론이고 삶의 안목에서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앵커: 어제 미군이 후세인 대통령과 두 아들이 머물고 있다는 지역에 폭격을 가했지만 그들이 살아있는지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정창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군의 폭격으로 또다시 사망설이 제기된 후세인 대통령의 생사 여부를 가리는 데는 며칠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미영 연합군은 폭격당한 건물에 후세인 대통령이 머물고 있었는지 확신할 수 없는 데다 폭격당한 지역은 아직 연합군이 진입하지 않은 곳이라고 밝혔습니다.
⊙알 록우드(연합군 대변인): 연합군은 현재 이번 폭격으로 정확하게 누가 공격 받았는지 보다 많은 많은 증거를 찾고 있습니다.
⊙기자: 미군은 어제 후세인 대통령과 두 아들이 머물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된 지역에 벙커파괴 전용 폭탄 4발을 투하해 건물 세 채를 완전히 파괴했습니다.
모두 14명이 숨졌지만 사망자들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만약 그곳에 후세인 대통령 부자가 있었다면 모두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알 두리 UN주재 이라크 대사는 후세인 대통령의 사망설을 일축했습니다.
후세인 대통령은 자신이 미국의 표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현재 바그다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BBC방송은 후세인 대통령이 가족들과 함께 이미 바그다드를 빠져나가 고향인 티크리트에서 마지막 저항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KBS뉴스 정창화입니다.

  • 며칠 내 후세인 생사 확인
    • 입력 2003-04-09 09:30:00
    930뉴스

⊙앵커: 어제 미군이 후세인 대통령과 두 아들이 머물고 있다는 지역에 폭격을 가했지만 그들이 살아있는지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정창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군의 폭격으로 또다시 사망설이 제기된 후세인 대통령의 생사 여부를 가리는 데는 며칠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미영 연합군은 폭격당한 건물에 후세인 대통령이 머물고 있었는지 확신할 수 없는 데다 폭격당한 지역은 아직 연합군이 진입하지 않은 곳이라고 밝혔습니다.
⊙알 록우드(연합군 대변인): 연합군은 현재 이번 폭격으로 정확하게 누가 공격 받았는지 보다 많은 많은 증거를 찾고 있습니다.
⊙기자: 미군은 어제 후세인 대통령과 두 아들이 머물고 있다는 정보가 입수된 지역에 벙커파괴 전용 폭탄 4발을 투하해 건물 세 채를 완전히 파괴했습니다.
모두 14명이 숨졌지만 사망자들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군사 전문가들은 만약 그곳에 후세인 대통령 부자가 있었다면 모두 숨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알 두리 UN주재 이라크 대사는 후세인 대통령의 사망설을 일축했습니다.
후세인 대통령은 자신이 미국의 표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현재 바그다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영국의 BBC방송은 후세인 대통령이 가족들과 함께 이미 바그다드를 빠져나가 고향인 티크리트에서 마지막 저항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KBS뉴스 정창화입니다.

<앵커 멘트>

미술 전시회 마다 관람객이 넘치고, 유명 화가의 그림 한 점이 25억 원에 거래됩니다.

미술품 투자 전문 펀드가 나오는가 하면 부동산에 빠져나온 돈이 미술시장으로 몰린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습니다.

단순한 감상의 시대를 넘어 이제는 너도나도 미술품을 내 것으로 갖겠다는 투자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한국 미술시장의 명암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4일 서울의 한 미술관. 중절모를 쓴 신사로 유명한 초현실주의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의 40주기 회고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해 말 시작된 전시회가 100일을 한참 넘긴 때지만 관람객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누적 관람객수 41만 명...

같은 날 또 다른 전시회장에선 팝 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의 20주년 회고전이 열렸습니다.

천억 원을 호가한다는 앤디 워홀의 자화상 등 2백여 점이 선보여 올해 앤디워홀 회고전의 절정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 전시회에 개관이래 최대 인파가 몰렸습니다.

고흐, 피카소, 모네, 루브르 박물관...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명세를 내세운 전시회가 잇따라 열리고, 그럴 때마다 구름 같은 관람객이 몰리고 있는 게 요즘입니다.

<녹취> “220만원에서 시작해서 10만원씩 올라갑니다. 220 230 240 250..300만원 3백만 원 하시겠습니까...”

숨 가쁘게 이어지는 경매사의 목소리에 경매장의 열기는 순식간에 달아오릅니다.

대작이 아닌 소품.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작품들로 구성된 경매지만 응찰자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습니다.

나이 지긋한 애호가는 물론 미술을 공부하는 젊은 학생, 40대 여성들, 그림에 취미를 붙인 30대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팻말을 드는 사람이 많은지, 낙찰가는 얼만지, 추정가보다 얼마나 올랐는지 꼼꼼히 메모를 해가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윤희 (경매 응찰자) : “집에 걸어놔서 보고 보면서 좋고 희소가치 있어서 가격 올라가면 더 좋고요..”

<현장음> “5천6백만 원에서 시작합니다. 6천..7천...1억 2백.. 1억 2백..1억 2백.. 1억 2백에 낙찰됐습니다.”

역시 박수근였습니다. 시장의 여인이란 이 작품은 드로잉은 인기가 없다는 통념을 깨고 국내 경매 드로잉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이날 출품된 작품 열에 아홉은 추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수년 전 2-30퍼센트에 머물던 경매 낙찰률이 요즘은 이처럼 8-90% 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혜(K옥션 경매사) : “경매에 친숙하지 않으시던 분들도 이제는 많이 오시고, 응찰에 참여하지 않으시던 분들도 이제 많이 참여하시고, 관람하시는 수도 거의 두 배 이상 늘었고 응찰을 하는 분들은 좀 더 연세가 드신 분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굉장히 젊은 분들이 패를 들어 응찰을 하시더라고요. 고액의 작품들도...”

이날 직장 동료나 친구 모임인 듯 한 그룹 몇몇이 보였는데, 이 가운데 맘에 드는 그림이 있어 왔다는 여성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경매 참석자 (음성변조) : “살수도 있겠다, 먼 게 아니라 작품을 사는 게 나하고 먼 게 아니라 참여할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인터뷰> 경매 참석자 (음성변조) : “은행보다는 그림이 투자가치가 더 있을 것 같아요. (훨씬 더?) 네, 그 안에서 돌아가는 분위기도 그렇고..”

경매 시장 낙찰 액을 보면, 미술 시장에 대한 열기가 보다 확연해집니다.

지난 2001년부터 2004년까지는 해마다 백억 미만에 머물던 낙찰 총액이, 두 번째 옥션회사가 생긴 2005년 167억 원을 넘어서더니, 지난해에는 5백71억 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더욱이 올해 1분기에만 벌써 지난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241억 원을 기록해
연말 천억 원대에 육박하는 신기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세계 미술 시장이 지금 유래 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는 국제적 흐름과 1인당 GDP 2만 달러 시대 진입.
경매 활성화로 인한 미술 가격의 투명성 증대 등이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술품이 투자 대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인터뷰> 김순응(K옥션 사장) : “제가 처음 모신 손님인데요, 그 분께서 여태까지 부동산을 해서 돈을 많이 벌었는데, 이제는 미술품이 훨씬 더 투자 수익률이 높을 것 같다. 그래가지고 그림을 사고 싶은데 상담을 하고 싶다. 이런 분들이 꽤 많이 느시거든요. 그런 정황으로 봐서는 부동산을 떠난 부동자금이 미술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봐야 되겠죠.”

평범한 30대의 직장인 박 모 씨의 집. 거실 한 편을 장식하는 이 그림은
노화가 변시지의 ‘말이 있는 풍경“입니다.

제주의 초가와 나무, 조랑말을 표현한 5호 크기의 이 작품을 박씨는 4년 전 3백만 원에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변 화백의 그림이 최근 호당 천만 원에 거래된 적이 있어 박씨는 자신의 선택에 흐뭇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작품 소장자(음성변조) : “그것을 기분 좋다고 표현할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내가 안목이 있었구나! 라는 그런 느낌이죠. 잘 선택을 했다.”

우리나라 미술 시장의 메카. 서울 인사동 거리.

빽빽하게 길을 메운 이들 가운데, 박 씨 처럼 감상에 머물지 않고 직접 미술품을 구매하는, 문화 향수자에서 문화소유자로서의 변신을 꾀하는, 이른바 신흥 애호가들이 섞여 있습니다.

한해 3.4천 점의 작품이 낙찰된다고 볼 때 많이 산 사람은 다섯 점, 적게는 한 점, 어림잡아 1000에서 1500명을 낙찰자로 추정하고, 미술품 구입을 위해 만들어진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원이 2-3천명, 여기에 미술관 건립에 나선 기업, 자치단체를 더하면 미술 수요는 수년 전 컬렉터 1백 명, 5백 명을 논할 때와 비교도 안 됩니다.

미술품에 돈이 몰리고, 사람이 몰리자 백억 원 규모의 이른바 아트 펀드가 조성됐고, 펀드로 사들인 미술품 2백여 점 60억 원어치가 여기에 보관돼 있습니다.

현재 시중에 출시된 아트 펀드는 2개, 모두 175억 원 규모로, 3년 반 만기에
연간 15% 안팎의 수익률을 장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정기(00 투자 운용 회사 이사) : “저희는 앞으로 미술시장이 당분간 활황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고, 따라서 국가별, 장르별, 작가별 펀드를 세분화해서 2호,3호 펀드를 두세 개 정도 출시할 예정으로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유층 고객을 상대하는 이곳의 복도 양쪽으로 늘어선 미술품들이 은행이라기보다 흡사 갤러리 같습니다.

단순히 실내를 장식하는 차원이 아니라, 아예 전시 형태로, 작품가격까지 매겨 관심을 갖는 고객에게 구매를 알선합니다.

일반 고객을 상대하는 각 지점까지 유명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은행도 생겼습니다.

은행은 품격을 높이면서 또 하나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잇점이, 작품을 빌려준 갤러리로서는 구매능력을 갖춘 잠재 고객이 있는 곳에 판매처를 확보했다는 이득을 노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태진(00 은행 상무) : “1주일 만에 몇 분이 구매 의사를 밝히셔서 우리 고객들이 벌써 미술품 구입 의사가 상당히 있으시고 시장이 무르익었구나하고 저희도 사실 내심 놀라고 있습니다.”

<현장음> “25억.. 25억.. 25억에 낙찰됐습니다.”

지난 달 가로 62, 세로 25센티미터의 작은 이 그림은 국내 경매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며, 박수근 불패라는 유행어를 확인시켰습니다.

그만큼 시장의 신뢰가 있다는 얘기인데, 최근 미술시장이 뜨거워지면서
박수근 등 인기 작가 이른바 블루칩에 돈이 쏠리는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이후 낙찰 총액을 기준으로 이른바 블루칩 작가 10명의 비중을 계산해봤습니다.

2005년까지 5년간 경매시장의 낙찰 총액은 4백 99억 원.

이 가운데 상위 10위 작가 작품의 낙찰 액은 27%에 조금 못 미쳤습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낙찰총액 571억 원의 45% 수준에 이르더니, 올 상반기에 벌써, 136억 원으로 전체 낙찰 액의 56%를 넘어섰습니다.

이 같은 현상이 작가의 저변확대가 시급함을 알리는 경고로 미술계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유화만 잘 팔리고, 수묵화나 조소, 판화 등은 제 평가를 못 받는 장르별 쏠림 현상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훈규(판화가) : “아 이런 그림을 그리면 잘 팔리겠구나, 이 시대에는 이런 그림을 그려서 어떤 사람들에게 팔수 있겠구나! 이런 전략적인 생각을 갖고 그림을 그리게 되거든요. 10년 20년 뒤를 준비해야할 젊은 작가들이 현실에만, 눈앞의 것만 바라보고 작업을 한다는 것이죠..”

우리 미술 시장은 아직 불안정 하지만, 중국 미술 시장은 저만치 앞서가고 있습니다.

중국 작가의 그림이 40.50억 원씩에 팔리며 세계 미술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데는 중국의 신흥 부자들이 시장 거래 정보가 담긴 연감을 참고서 삼아 중국 작가의 작품을 사들인 배경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작가별 호당 가격과 주요 작품 경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연감이, 장르별로 세분화 되어 있습니다.

<인터뷰> 서진수(강남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 “기초 자료들이 일단 축적돼야하고, 정리가 되고, 저는 ‘시장의 정보화, 시장의 체계화‘라는 표현을 쓰거든요, 그래서 시장이 정보화 되어 그것이 공개되어야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으로 오게 되죠.”

<녹취> “제 작품을 팔려고 나왔습니다...”

2.30대 젊은 작가 수백 명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스스로 경매를 열어 자신들의 작품 판매에 나섰습니다.

이들의 작품이 유명 작가와 같은 시장에서 겨루기는 어려운 일.

그래서 스포츠에서 체급을 나누듯 시장을 세분화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진수(강남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 “모든 시장은, 작고작가를 포함한 이런 시장은 고가로 갈수밖에 없고, 또 하나가 이제 미술계에서는 ‘컨템퍼러리 아트’가 있는데, 이른바 동시대 또는 현대시대, 현대 미술 분야 이런 경매 장르가 또 생겨야 하죠.”

전시회 그림에 몰두하는 진지함과 경매장의 분주함 속에 토대가 굳건해감이 느껴집니다.

문화 자산으로서의 그림에 대한 이해와 작가들의 열정에서 한국미술시장이 르네상스를 맞을 기회임을 실감합니다.

작가의 저변을 넓히고 시장을 투명화해 붐을 계속 이어갈지, 그저 한때의 호시절로 흘려버릴지는 우리 미술 관계자들이 지금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있습니다.

  • 미술, 투자대상으로 ‘대변신’
    • 입력 2007-04-23 11:15:41
    • 수정2007-04-23 11:40:10
    취재파일K

위대한 미술품 어떤 것 얻었는지 확인

<앵커 멘트>

미술 전시회 마다 관람객이 넘치고, 유명 화가의 그림 한 점이 25억 원에 거래됩니다.

미술품 투자 전문 펀드가 나오는가 하면 부동산에 빠져나온 돈이 미술시장으로 몰린다는 소문이 나돌고 있습니다.

단순한 감상의 시대를 넘어 이제는 너도나도 미술품을 내 것으로 갖겠다는 투자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한국 미술시장의 명암을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4일 서울의 한 미술관. 중절모를 쓴 신사로 유명한 초현실주의의 거장 르네 마그리트의 40주기 회고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해 말 시작된 전시회가 100일을 한참 넘긴 때지만 관람객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습니다.

누적 관람객수 41만 명...

같은 날 또 다른 전시회장에선 팝 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의 20주년 회고전이 열렸습니다.

천억 원을 호가한다는 앤디 워홀의 자화상 등 2백여 점이 선보여 올해 앤디워홀 회고전의 절정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 전시회에 개관이래 최대 인파가 몰렸습니다.

고흐, 피카소, 모네, 루브르 박물관... 이름만 들어도 아는 유명세를 내세운 전시회가 잇따라 열리고, 그럴 때마다 구름 같은 관람객이 몰리고 있는 게 요즘입니다.

<녹취> “220만원에서 시작해서 10만원씩 올라갑니다. 220 230 240 250..300만원 3백만 원 하시겠습니까...”

숨 가쁘게 이어지는 경매사의 목소리에 경매장의 열기는 순식간에 달아오릅니다.

대작이 아닌 소품.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작품들로 구성된 경매지만 응찰자들로 발 디딜 틈조차 없습니다.

나이 지긋한 애호가는 물론 미술을 공부하는 젊은 학생, 40대 여성들, 그림에 취미를 붙인 30대 등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팻말을 드는 사람이 많은지, 낙찰가는 얼만지, 추정가보다 얼마나 올랐는지 꼼꼼히 메모를 해가며 집중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장윤희 (경매 응찰자) : “집에 걸어놔서 보고 보면서 좋고 희소가치 있어서 가격 올라가면 더 좋고요..”

<현장음> “5천6백만 원에서 시작합니다. 6천..7천...1억 2백.. 1억 2백..1억 2백.. 1억 2백에 낙찰됐습니다.”

역시 박수근였습니다. 시장의 여인이란 이 작품은 드로잉은 인기가 없다는 통념을 깨고 국내 경매 드로잉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습니다.

이날 출품된 작품 열에 아홉은 추정가를 웃도는 가격에 새 주인을 찾았습니다.

수년 전 2-30퍼센트에 머물던 경매 낙찰률이 요즘은 이처럼 8-90% 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혜(K옥션 경매사) : “경매에 친숙하지 않으시던 분들도 이제는 많이 오시고, 응찰에 참여하지 않으시던 분들도 이제 많이 참여하시고, 관람하시는 수도 거의 두 배 이상 늘었고 응찰을 하는 분들은 좀 더 연세가 드신 분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굉장히 젊은 분들이 패를 들어 응찰을 하시더라고요. 고액의 작품들도...”

이날 직장 동료나 친구 모임인 듯 한 그룹 몇몇이 보였는데, 이 가운데 맘에 드는 그림이 있어 왔다는 여성들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인터뷰> 경매 참석자 (음성변조) : “살수도 있겠다, 먼 게 아니라 작품을 사는 게 나하고 먼 게 아니라 참여할 수 있겠다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인터뷰> 경매 참석자 (음성변조) : “은행보다는 그림이 투자가치가 더 있을 것 같아요. (훨씬 더?) 네, 그 안에서 돌아가는 분위기도 그렇고..”

경매 시장 낙찰 액을 보면, 미술 시장에 대한 열기가 보다 확연해집니다.

지난 2001년부터 2004년까지는 해마다 백억 미만에 머물던 낙찰 총액이, 두 번째 옥션회사가 생긴 2005년 167억 원을 넘어서더니, 지난해에는 5백71억 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습니다.

더욱이 올해 1분기에만 벌써 지난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241억 원을 기록해
연말 천억 원대에 육박하는 신기록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세계 미술 시장이 지금 유래 없는 호황을 맞고 있다는 국제적 흐름과 1인당 GDP 2만 달러 시대 진입.
경매 활성화로 인한 미술 가격의 투명성 증대 등이 배경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미술품이 투자 대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꼽힙니다.

<인터뷰> 김순응(K옥션 사장) : “제가 처음 모신 손님인데요, 그 분께서 여태까지 부동산을 해서 돈을 많이 벌었는데, 이제는 미술품이 훨씬 더 투자 수익률이 높을 것 같다. 그래가지고 그림을 사고 싶은데 상담을 하고 싶다. 이런 분들이 꽤 많이 느시거든요. 그런 정황으로 봐서는 부동산을 떠난 부동자금이 미술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봐야 되겠죠.”

평범한 30대의 직장인 박 모 씨의 집. 거실 한 편을 장식하는 이 그림은
노화가 변시지의 ‘말이 있는 풍경“입니다.

제주의 초가와 나무, 조랑말을 표현한 5호 크기의 이 작품을 박씨는 4년 전 3백만 원에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변 화백의 그림이 최근 호당 천만 원에 거래된 적이 있어 박씨는 자신의 선택에 흐뭇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작품 소장자(음성변조) : “그것을 기분 좋다고 표현할 것은 아닌 것 같아요. 내가 안목이 있었구나! 라는 그런 느낌이죠. 잘 선택을 했다.”

우리나라 미술 시장의 메카. 서울 인사동 거리.

빽빽하게 길을 메운 이들 가운데, 박 씨 처럼 감상에 머물지 않고 직접 미술품을 구매하는, 문화 향수자에서 문화소유자로서의 변신을 꾀하는, 이른바 신흥 애호가들이 섞여 있습니다.

한해 3.4천 점의 작품이 낙찰된다고 볼 때 많이 산 사람은 다섯 점, 적게는 한 점, 어림잡아 1000에서 1500명을 낙찰자로 추정하고, 미술품 구입을 위해 만들어진 인터넷 카페나 동호회원이 2-3천명, 여기에 미술관 건립에 나선 기업, 자치단체를 더하면 미술 수요는 수년 전 컬렉터 1백 명, 5백 명을 논할 때와 비교도 안 됩니다.

미술품에 돈이 몰리고, 사람이 몰리자 백억 원 규모의 이른바 아트 펀드가 조성됐고, 펀드로 사들인 미술품 2백여 점 60억 원어치가 여기에 보관돼 있습니다.

현재 시중에 출시된 아트 펀드는 2개, 모두 175억 원 규모로, 3년 반 만기에
연간 15% 안팎의 수익률을 장담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정기(00 투자 운용 회사 이사) : “저희는 앞으로 미술시장이 당분간 활황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고, 따라서 국가별, 장르별, 작가별 펀드를 세분화해서 2호,3호 펀드를 두세 개 정도 출시할 예정으로 지금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유층 고객을 상대하는 이곳의 복도 양쪽으로 늘어선 미술품들이 은행이라기보다 흡사 갤러리 같습니다.

단순히 실내를 장식하는 차원이 아니라, 아예 전시 형태로, 작품가격까지 매겨 관심을 갖는 고객에게 구매를 알선합니다.

일반 고객을 상대하는 각 지점까지 유명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은행도 생겼습니다.

은행은 품격을 높이면서 또 하나의 고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잇점이, 작품을 빌려준 갤러리로서는 구매능력을 갖춘 잠재 고객이 있는 곳에 판매처를 확보했다는 이득을 노리고 있습니다.

<인터뷰> 문태진(00 은행 상무) : “1주일 만에 몇 분이 구매 의사를 밝히셔서 우리 고객들이 벌써 미술품 구입 의사가 상당히 있으시고 시장이 무르익었구나하고 저희도 사실 내심 놀라고 있습니다.”

<현장음> “25억.. 25억.. 25억에 낙찰됐습니다.”

지난 달 가로 62, 세로 25센티미터의 작은 이 그림은 국내 경매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며, 박수근 불패라는 유행어를 확인시켰습니다.

그만큼 시장의 신뢰가 있다는 얘기인데, 최근 미술시장이 뜨거워지면서
박수근 등 인기 작가 이른바 블루칩에 돈이 쏠리는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지난 2001년 이후 낙찰 총액을 기준으로 이른바 블루칩 작가 10명의 비중을 계산해봤습니다.

2005년까지 5년간 경매시장의 낙찰 총액은 4백 99억 원.

이 가운데 상위 10위 작가 작품의 낙찰 액은 27%에 조금 못 미쳤습니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낙찰총액 571억 원의 45% 수준에 이르더니, 올 상반기에 벌써, 136억 원으로 전체 낙찰 액의 56%를 넘어섰습니다.

이 같은 현상이 작가의 저변확대가 시급함을 알리는 경고로 미술계는 해석하고 있습니다.

유화만 잘 팔리고, 수묵화나 조소, 판화 등은 제 평가를 못 받는 장르별 쏠림 현상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훈규(판화가) : “아 이런 그림을 그리면 잘 팔리겠구나, 이 시대에는 이런 그림을 그려서 어떤 사람들에게 팔수 있겠구나! 이런 전략적인 생각을 갖고 그림을 그리게 되거든요. 10년 20년 뒤를 준비해야할 젊은 작가들이 현실에만, 눈앞의 것만 바라보고 작업을 한다는 것이죠..”

우리 미술 시장은 아직 불안정 하지만, 중국 미술 시장은 저만치 앞서가고 있습니다.

중국 작가의 그림이 40.50억 원씩에 팔리며 세계 미술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는 데는 중국의 신흥 부자들이 시장 거래 정보가 담긴 연감을 참고서 삼아 중국 작가의 작품을 사들인 배경이 있습니다.

일본에서도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작가별 호당 가격과 주요 작품 경력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연감이, 장르별로 세분화 되어 있습니다.

<인터뷰> 서진수(강남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 “기초 자료들이 일단 축적돼야하고, 정리가 되고, 저는 ‘시장의 정보화, 시장의 체계화‘라는 표현을 쓰거든요, 그래서 시장이 정보화 되어 그것이 공개되어야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으로 오게 되죠.”

<녹취> “제 작품을 팔려고 나왔습니다...”

2.30대 젊은 작가 수백 명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스스로 경매를 열어 자신들의 작품 판매에 나섰습니다.

이들의 작품이 유명 작가와 같은 시장에서 겨루기는 어려운 일.

그래서 스포츠에서 체급을 나누듯 시장을 세분화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인터뷰> 서진수(강남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 “모든 시장은, 작고작가를 포함한 이런 시장은 고가로 갈수밖에 없고, 또 하나가 이제 미술계에서는 ‘컨템퍼러리 아트’가 있는데, 이른바 동시대 또는 현대시대, 현대 미술 분야 이런 경매 장르가 또 생겨야 하죠.”

전시회 그림에 몰두하는 진지함과 경매장의 분주함 속에 토대가 굳건해감이 느껴집니다.

문화 자산으로서의 그림에 대한 이해와 작가들의 열정에서 한국미술시장이 르네상스를 맞을 기회임을 실감합니다.

작가의 저변을 넓히고 시장을 투명화해 붐을 계속 이어갈지, 그저 한때의 호시절로 흘려버릴지는 우리 미술 관계자들이 지금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