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소 천 ■ 경구의 혼자 생각 돌멩이 - 큰 돌멩이, 작은 돌멩이, 둥근 돌멩이, 넓적한 돌멩이, 흰 돌멩이, 검은 돌멩이, 노란 돌멩이,알록달록한 돌멩이. 여름 날 나는 냇가에 나가 돌멩이를 하나하나 만져 본다. 언제인가 나는 냇가에 빨래하러 나온 귀순이에게 이런 말을 물어본 일이 있었다. 나는 오늘도 냇가에 나와 앉아 수많은 돌멩이를 만져
보기도 하고 한 개 한 개 돌멩이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도 한다. ■ 돌멩이의 이야기 나는 냇가의 한 개의 커다란 돌멩이다. 들은 이야기, 본 이야기,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고 많지만, 내게는 입이 없다. 첫째로 우리는 사람들처럼 옷을 입지 않는다. 내가 이 냇가에 온 지도 벌써 여러 해 되지만, 나도 본시 여기서 나지는 않았다. 내 고향은 본시 깊은 산골이다. 가을 볕이 따스하다. 벌써 오래 전 일이다. 날씨가 이리 따뜻한 것을 보니 아마 또 봄이 왔나 보다. 나 - 나는 이런 커다란 돌멩이가 되기보다 조그만 한 개의 밀알이 되고 싶다. ■ 돌멩이의 이야기 오늘은 경구가 오는 날이라고 계성이와 진수, 영이는 몇 차례나 이 냇가에 나와 앉아 경구를 기다렸는지 모른다. 벌써 해가 서산으로 꼴깍 숨어 버렸다. 경구가 강을 건너왔다. 경구는 친구를 따라 천천히 마을로 들어간다. 그게 아마 희성이와 귀순이의 나이가 열 살 하고 겨우 한두 살 먹었을 때였으리라. 희성이도 컸다. 경구와 영인 내 옆에 와 앉아 별별 이야기를 다 한다. 경구는 갑자기 무엇을 깨달은 모양이다. "큰 돌멩이는 아빠나 엄마 돌멩이 같고, 작은 돌멩이는 아가 돌멩이들 같애 … 호호호 …" "경구는 착한 아이다. 좋은 아이다. ■ 경구의 혼자 생각 내가 고향을 떠나 이 곳에 온 지도 벌써 석 달이 지났다.
아직도 나는 그 때 그 일을 잊어 본 적이 없다. “몇 해만 지나면 경구도 나이 먹고 키가 크면
아무리 먼 곳에 가 있을지라도 고향에 찾아올 수 있을 테지. 경구야! 어서 커라.” 우리 세 동무는 아무 말 없이 버들피리를 만들었다. ■ 돌멩이의 이야기 또 여름이 왔다. 나는 경구가 그립다. 나는 말하고 싶다. 나는 말하고 싶다. 말하고 싶다. 이렇게 물어보고 싶다. 나는 내가 얼마나 갑갑한 물건인가를 생각해 보기는 이것이 처음이 아니지만 오늘처럼 갑갑해 본 적이 없다. ■ 차돌이의 이야기 내가 경구의 호주머니에 들어서 이 산골에 온 지도 벌써 삼 년이 지났다. 차돌아! 그게 바로 내가 고향을 떠난다고 그러던 몇날 전 일이었다. 어느새 경구의 눈에서는 눈물이 나는구나. 나는 다시 경구의 호주머니 속에 들어갔다. ■ 돌멩이의 이야기 오늘은 경구가 오는 날이라고 계성이와 진수, 영이는 몇 차례나 이 냇가에 나와 앉아 경구를 기다렸는지 모른다. 벌써 해가 서산으로 꼴깍 숨어 버렸다. 계성이와 진수와 영이는 강을 건너간다. 경구가 강을 건너왔다. 경구는 내 앞에 오더니 아무 말 없이 나를 물끄러미 바라볼
뿐이다. 경구는 친구를 따라 천천히 마을로 들어간다. 그게 아마 희성이와 귀순이의 나이가 열 살 하고 겨우 한두 살 먹었을 때였으리라. 희성이도 컸다. 경구와 영인 내 옆에 와 앉아 별별 이야기를 다 한다. "큰 돌멩이는 아빠나 엄마 돌멩이 같고, 작은 돌멩이는 아가 돌멩이들 같애 … 호호호 …" "경구는 착한 아이다. 좋은 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