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는 불이 왜 안 붙을까

“며칠만 기다리면 가족들과 함께 춘절(春節·중국 설날)을 지낼 수 있었는데….” 11일 새벽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발생한 화재로 중상을 입고 여수 성심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리궈푸(43·지린성 퉁허현)는 “돈벌이고 뭐고 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유독가스를 마시고 실신한 후 오후에 겨우 정신을 차렸지만 여전히 인공호흡기에 의존,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는 발화 지점인 304호에 있다가 운좋게 살아났다.

재는 불이 왜 안 붙을까

11일 새벽 불이 난 전남 여수시 화장동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3층 수용 시설 내부가 심하게 그을려 있다. 이날 불로 본국 송환을 앞두고 앞둔 중국인 등 10명이 숨지고 18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리씨는 이날 오후 중국대사관에서 나온 직원과의 대화에서 “낮에는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날마다 공사장을 떠돌고, 밤에는 이곳 저곳으로 도망을 다녀야 했다”면서 “한국에서 지낸 시간들이 지옥같았다”고 털어놨다.

2년전 친지방문 비자를 받고 들어와 눌러 앉은 그는 “돈을 벌어 고향에서 가게를 하나 해보고 싶었다”면서 “숨진 중국인 8명 가운데 5명은 다음주부터 계획된 귀국(강제출국)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너무 맘이 아프다”며 울먹였다.

그동안 리씨는 관계당국의 검거를 피하기 위해 한국인 주민등록증까지 만들어 갖고 있었으나 지난달 9일 전남 광양시 중동 ㄱ여관에서 단속나온 출입국관리소 직원들에게 붙잡혔다.

이날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된 조선족 동포 이태복씨(43·지린성)도 한국에서 10년간 버티며 일궈왔던 ‘코리안 드림’을 잿더미에 묻어야 했다. 이씨는 1995년 취업비자를 받고 할아버지 땅을 찾았다.

금의환향을 꿈꾸며 전국 곳곳을 돌았지만 벌이는 기대했던 것만큼 결코 녹록지 않았다. 고향 가족들에게 보낼 돈은 고사하고 턱없이 적은 노임에 여관비도 내지 못했다. 그렇게 비자 만료일이 지났고, 1년 만에 불법체류자 신세가 됐다. 그렇게 10년이란 세월을 보내다가 이날 화재로 이국땅에서 생을 마감해야 했다.

중국에서 들어와 서울생활을 하다 비보를 듣고 달려온 조카 이태명씨(40)는 “사람을 이렇게 엉터리로 보호하는 법이 어디 있냐”면서 “한국사람들이 삼촌을 숨지게 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불은 오전 3시55분쯤 전남 여수시 화장동 법무부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 3층 외국인 보호동에서 발생했다. 이 불로 조선족 동포 김성난씨(51) 등 중국인 8명과 우즈베키스탄인 웰킨(나이 미상) 등 9명이 숨졌다. 또 중국인 임빈(38) 등 18명이 중경상을 입고, 여수 전남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이곳에서는 55명이 생활하고 있었다.

경찰은 304호에 수용 중이던 김모씨(39·사망)가 취침 시간이 시작된 오후 11시부터 사고 발생시점까지 4차례나 감시카메라 화면에 물 묻은 휴지를 붙이고 떼면서 경비원들과 마찰을 빚은 후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고의로 불을 질렀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근무자들을 불러 수용자들의 인화물질 반입 경로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한편 정부는 이번 화재가 외교 문제로 비화할 것을 우려해 해당 국가 주한 공관을 통해 사고 상황을 신속히 알리고 보상 및 배상 문제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법무부는 숨진 외국인들의 유족이 조속히 입국할 수 있도록 최대한 편의를 제공하기로 했다.

〈나영석·배명재·이인숙기자 〉

프로농구의 시즌이 돌아왔다.클리프 리드(기아), 버나드 블런트(LG) 등 쉰세대 용병과 숀 재미슨(SK), 그레그 콜버트(동양) 등 신세대 용병들의 자리싸움이 만만치 않다. 아시안게임으로 국가대표 선수들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표명일(현대) 같은 식스맨들이 자리를 꿰차며 그동안의 설움을 말끔히 씻고 있다. 이들은 매 경기마다 명승부를 펼치며 농구팬들을 경기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다. 농구 경기를 보면 슛을 쏘기만 하면 들어가는 선수들을 가끔 본다. 이들은 그날따라 림이 크게 보인다고도 하고 「손에 불이 붙었다」고도 말한다. NBA중계를 보다보면 해설자는 「믿을 수 없다(UNBELIEVABLE)」고 외친다. 그러나 사실 「불이 붙은 손」은 결코 드문 현상이 아니다. 확률적으로 말이다. 동전을 던져 여덟 번이나 계속해 앞면이 나오는 일은 아주 예외적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동전의 앞면이나 뒷면이 계속해서 나오는 일이나, 잇따른 슛 성공은 생각 이상으로 흔하다. 동전을 100번쯤 던져 보자. 동전을 100번쯤 던질 때 앞면이 계속해서 여덟 번 이어져 나오는 일이 생길 확률은 무려 30% 정도다. 동전을 100번 던지고서 앞면이 여섯 번 잇따라 나오는 일이 적어도 한 번은 있다는 쪽에 내기를 걸면 거의 100% 이길 수 있다. 농구도 마찬가지다. 두 팀의 주전 선수 10명에 후보 선수를 합치면 그 중에 한 명 정도는 「확률적으로」 백발백중의 슛을 자랑하게 마련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모든 일에 의미를 붙이기 좋아한다. 어떤 선수가 연속해서 슛을 성공시켰을 때 우리는 그것을 결코 일상적인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수학적으로 틀린 생각이다. 그러나 그렇기 때문에 농구 경기는 재미있다.【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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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주식회사 하림의 공장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국내 닭고기시장의 40%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업체라 닭고기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종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공장 전체에서 짙은 연기가 솟아오릅니다.
건물 안에서는 붉은 불길이 거세게 타오릅니다.
하림공장에서 불이 난 때는 오늘 새벽 2시쯤.
닭을 잡는 두 개 공장 옆에 새로 짓고 있던 저온창고에서 처음 불길이 솟았습니다.
⊙최영수(공장 직원): 연기가 오면 센서가 들어오잖아요, 그러니까 불이 막 붙더라고요.
경보기에.
그래서 쫓아나간 거죠, 이상이 있다고 생각해서...
⊙기자: 불길은 전체 공장의 절반 가량인 2만 8000제곱미터를 태운 뒤 4시간 만에 잡혔습니다.
불이 날 당시 작업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경비원 최 모씨만 가벼운 화상을 입었고 다른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소방서는 지금까지의 피해액을 18억 원으로 추산했지만 업체측은 수백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공장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짙은 연기 때문에 진입이 어려워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이 컸습니다.
⊙정거성(전라북도 소방본부장): 새까만 연기, 많은 연기가 나는 이유는 우레탄폼이 타는 타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연소가 잘 되고 저희들이 진화하는 데 어려움이 좀 있었습니다.
⊙기자: 하림은 하루 30만 마리의 닭고기와 100톤의 닭 가공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국내 닭고기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하림이 당분간 조업을 중단해야 함에 따라 닭고기 수급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KBS뉴스 김종환입니다.

  • 최대 닭공장에 불
    • 입력 2003-05-12 09:30:00
    930뉴스

⊙앵커: 주식회사 하림의 공장에서 큰 불이 났습니다.
국내 닭고기시장의 40%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업체라 닭고기 수급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입니다.
김종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공장 전체에서 짙은 연기가 솟아오릅니다.
건물 안에서는 붉은 불길이 거세게 타오릅니다.
하림공장에서 불이 난 때는 오늘 새벽 2시쯤.
닭을 잡는 두 개 공장 옆에 새로 짓고 있던 저온창고에서 처음 불길이 솟았습니다.
⊙최영수(공장 직원): 연기가 오면 센서가 들어오잖아요, 그러니까 불이 막 붙더라고요.
경보기에.
그래서 쫓아나간 거죠, 이상이 있다고 생각해서...
⊙기자: 불길은 전체 공장의 절반 가량인 2만 8000제곱미터를 태운 뒤 4시간 만에 잡혔습니다.
불이 날 당시 작업을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에 경비원 최 모씨만 가벼운 화상을 입었고 다른 인명피해는 없었습니다.
소방서는 지금까지의 피해액을 18억 원으로 추산했지만 업체측은 수백억 원에 달한다고 밝혔습니다.
공장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짙은 연기 때문에 진입이 어려워 불길을 잡는 데 어려움이 컸습니다.
⊙정거성(전라북도 소방본부장): 새까만 연기, 많은 연기가 나는 이유는 우레탄폼이 타는 타는 것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연소가 잘 되고 저희들이 진화하는 데 어려움이 좀 있었습니다.
⊙기자: 하림은 하루 30만 마리의 닭고기와 100톤의 닭 가공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국내 닭고기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하림이 당분간 조업을 중단해야 함에 따라 닭고기 수급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KBS뉴스 김종환입니다.

<앵커 멘트>

접착제 공장에서 불이 나 3억 원이 넘는 재산 피해가 났습니다.

공장 내부의 인화성 물질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정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공장 내부가 불에 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건물 밖으로는 끊임없이 검은 연기가 치솟습니다.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지만 불길은 끊임없이 되살아납니다.

공장 창고 안에 보관중이던 인화성 물질에 인근 농경지까지 흐르면서 불길이 확산됩니다.

오늘 새벽 2시 반쯤 공업용 접착제 제조 공장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인터뷰> 목격자 : "불이 옆으로 옮겨 붙을까 봐 겁이 나더라고요."

이 불로 접착제 원료 8백여 톤을 보관 중이던 천3백여 제곱미터 규모의 건물 2동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3억 원의 재산피해를 냈습니다.

불이 나자 소방차 30여 대와 소방관 200여 명이 긴급 출동해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공장 내부의 인화성 물질로 인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인터뷰> 소방관 : "창고에 보관중인 것이 공업용 접착제라든가 랩이라든가 이런 것들이어서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불이 난 새벽 시간에 공장 가동이 중단돼 인부가 없었던 점으로 미뤄 전기 누전이나 합선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

  • 접착제 공장 불…화재 진압에 어려움
    • 입력 2008-08-12 06:25:09
    뉴스광장 1부

재는 불이 왜 안 붙을까

<앵커 멘트>

접착제 공장에서 불이 나 3억 원이 넘는 재산 피해가 났습니다.

공장 내부의 인화성 물질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정훈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공장 내부가 불에 타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건물 밖으로는 끊임없이 검은 연기가 치솟습니다.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벌이지만 불길은 끊임없이 되살아납니다.

공장 창고 안에 보관중이던 인화성 물질에 인근 농경지까지 흐르면서 불길이 확산됩니다.

오늘 새벽 2시 반쯤 공업용 접착제 제조 공장에서 갑자기 불길이 치솟았습니다.

<인터뷰> 목격자 : "불이 옆으로 옮겨 붙을까 봐 겁이 나더라고요."

이 불로 접착제 원료 8백여 톤을 보관 중이던 천3백여 제곱미터 규모의 건물 2동이 불에 타 소방서 추산 3억 원의 재산피해를 냈습니다.

불이 나자 소방차 30여 대와 소방관 200여 명이 긴급 출동해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공장 내부의 인화성 물질로 인해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인터뷰> 소방관 : "창고에 보관중인 것이 공업용 접착제라든가 랩이라든가 이런 것들이어서 진화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경찰은 불이 난 새벽 시간에 공장 가동이 중단돼 인부가 없었던 점으로 미뤄 전기 누전이나 합선으로 불이 났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정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