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난 맨날 이렇게 먹어야해

About me: 😊 저에 대해 소개할게요: 🤗 Name: Akeporima 이름: 제 이름은 아케포리마인데 다들 저를 아케라고 불러요. Age: 43 나이: 마흔셋 Where are you from: New Zealand 출생지 : 뉴질랜드 Height: 5'4" 키: 164cm Birthday: March 22 생일: 3월 22일 Eye color: Dark brown 눈색: 다크브라운 Hair color: Brown 머리색: 갈색 Favorite color: Red 가장 좋아하는 색상: 빨간색 Favorite food: Korean Food 가장 좋아하는 음식: 순대국, 떡볶이, 김치볶음밥, 삼겹살, 김치찌개, 김치전, 해물파전, 불고기, 김밥, 비빔밥, 칼국수, 치킨, 낙지볶음, 신라면, 삼계탕, 보쌈, 냉면, 제육볶음, 비빔국수, 족발 Favorite country: New Zealand, South Korea, America 가장 좋아하는 나라: 뉴질랜드, 대한민국, 미국 Favorite season: Spring and Autumn 가장 좋아하는 계절: 봄과 가을 What makes you happy: Food, Family, Friends, Beer, Roadtrips, Children, Puppies,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 음식, 가족, 친구들, 맥주, 아이들, 강아지들 복사해서 입력한 후 여러분에 대해 알려주세요.

벌써 혼자 생활한지도 2달이 넘어가고 있다. 가족이 그립고, 익숙한 환경이 그립다가도, 더 이상은 나의 허기를 채워줄 아내가 없다는 현실과 직면하게 될 땐, 식사시간이 기다려지기 보다는 생존을 위한 요리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ㅎㅎ

처음 혼자 생활을 하게 되었을 땐, 라면이나 기타 FastFood로 한끼한끼를 떼우면 되지 않나하는 안일한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왠걸~ 그것도 하루이틀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언젠가 아내가 맨날 눈만뜨면 밥을 달라는 나에게 '내가 왜 이러고 사는지 모르겠어'라고 했던 말이 문뜩 떠오른다. 그땐 그말의 진정한 의미를 몰랐는데, 요즘 아침에 눈을 떠, 공허한 속을 달래기 위한 아침을 하고, 점심엔 무엇을 먹을지를 고민하며 냉장고 문을 여는 것, 그리고 그 점심이 미처 뱃속에서 소화가 되기도 전에 저녁 먹을 생각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지를 몰랐던 것이다. 누가 그랬던가? "먹을려고 사는 건지, 살려고 먹는건지"...

무엇을 먹을지를 고민하기가 싫어서 다이어트도 해보았다. 바쁜 하루 생활에 먹을 것을 준비하고, 먹고, 설겆이를 하고, 또 다시 무엇을 먹을까를 고민하는 것이 시간낭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역시나 이것도 하루이틀이지... 안먹는 것과 먹을 수 없는 것의 차이는 생각보다 컸다. 난, 안먹는 것이 아니라 힘들어서 먹지 못하는 것이었다. 아니, 먹을 것을 준비하기 싫어 밥먹을 때를 늦추기만하는 게으르기 짝이 없는 사람이 되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바뀌어야 한다. 밥먹을 준비를 하고, 밥먹는 것을 즐기고, 설겆이를 하며 또 다음 식사 때 무엇을 먹을까를 고민하는 모든 과정을 즐겨야만, 하루하루가 보람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바뀌기 시작했다. 요리를 즐기기 위해 말이다. 하지만, 이것 역시 쉬운 과정이 아니었다. 과연 내가 할 줄 아는 요리가 몇가지나 된단 말인가? 김치찌개, 김치 볶음, 스파게티, 스테이크 음... 그리고는 별로 할 줄 아는게 없다. 이렇게 약 2주동안 메뉴를 바꾸어 가면서 이것저것 해먹어 보았다. 2주가 지나서야 알게 되었다. 인간의 미각이라는 감각이 얼마나 간사한 기관이란 것을. 같은 음식을 두번까지는 괜찮은데, 세번까지 반복해서 먹게 되면, 나의 미각과 후각에서 심각한 도리질을 하며, 거기에 동참이라도 하듯이, 나의 시각은 아얘 쳐다보지도 않는 단계에 이른다.

그래서 또 다시 변화를 해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내가 할 줄 아는 메뉴의 가짓수를 늘리는 것과 그 요리의 맛을 업그레이드 하는데에 신경을 써보기로 했다. 우선, 나름 가장 자신있는 Beef Scotch Fillet과 Eye Fillet Steak에 도전을 했다.

왜 난 맨날 이렇게 먹어야해

각종 야채와 최고급 고기인 Beef Eye Fillet을 사다가 구워보았다. 개인적으로 Medium to Welldone을 좋아하는 나로서 겉은 잘 익히고, 반쯤 익힌 속을 Knife로 잘라먹는 기분이 정말 일품이었다. 하지만, 몇가지 부족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Appetizer와 Dessert였다. 대충 요리는 맛있게 나왔는데, 아무래도 서양요리는 제대로된 격식을 갖추어야 제대로 된 맛이 나오는 것 같다. 그래서 결심을 했다. 스파게티를 포함하여 서양요리를 직접 할 때, 꼭 모든 절차를 다 준비해서 먹겠다고... 혼자 있다고 해서, 먹는 격식마저 줄어들어선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이기도 하다.

이렇게 Steak를 몇번 해서, 어느 정도 일정 수준 이상의 맛을 내는데 이르른 다음, 내가 할 수 있는 요리의 가지수를 늘리기 위해, Chicken요리에도 도전을 해 보았다. 예전에 Auckland에 있을 때, 몇몇 가정에 초대받아서 먹어보았던 오븐에 구운 Chicken요리를 흉내내보고 싶었다. 그래서 도전을 했다.

왜 난 맨날 이렇게 먹어야해

헌데, 이게 왠일인가... Chicken요리는 Beef Steak보다 구워지는데 드는 시간도 많이 걸리고, 속까지 익혀서 Herb향과 소금 등등의 소스가 안에까지 스며들게 하는데 상당히 많은 기술과 노력이 요구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쩔 수 없이, 집에 있던 고추장에 식초와 꿀을 살짝 넣어 초장을 만들어 찍어먹는 방식을 선택했다.  또한 평소 Steak에는 함께 먹지 않던 흰쌀밥까지 옆에 갖다 놓고 먹어야 했다. 아무래도 Chicken요리는 누군가에게 직접 배워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평소 나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우리 Philip형님에게 식사한번 같이 하자고 이야기하며, '그집의 요리는 어떤가' 구경을 가보기로 했다. 서양 사람들은 생각보다 단순하게 먹는다. 한국처럼 양념의 Know-How가 그리 많은 것도 아니고, 정교한 과정을 요구하는 요리가 그리 많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양과 다양성에 있어서는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왜 난 맨날 이렇게 먹어야해

일단 저녁 메뉴에 적당량의 샐러드가 나온다. 내가 집에서 먹던 그저 야채 몇개 갖다 놓고 먹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야채를 맛난 소스와 함께 버무려서 먹기 딱 좋은 샐러드가 되어 나온다. 둘째는 Beetroot라는 빨간색 야채를 거의 대부분의 고기와 함께 먹는다. 정말 붉은색으로 식사 때 식욕을 돋우며, 고기의 느끼한 맛을 없애주는 감칠맛까지 나니 식사요리에 있어서 정말 효자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는 Pork, Beef, Chicken할 것 없이 소세지까지 모두 Grill에 구워서 각자 먹을 만큼 자신의 접시에 담아 먹는다. 정말 맛있었다. 아~~~ 고기 요리는 이렇게 하는거구나.. 하는 하나의 깨달음을 얻는 순간이었다. 그래서 결심했다. 조만간 가족들과 다시 합치게 되면, 꼭 BBQ Grill을 장만하겠다고 말이다.

스파게티는 여러번 해보았는데, 아직 데코레이션에 만족스럽지를 못하고, 제대로된 맛을 내주지 못해서, 사진은 찍지 않기로 했다. 다음에 제대로된 맛이 나오며, 멋진 데코를 할 수 있을때, 찍어 올리도록 하겠다.

이제는 한국 요리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저 한국에서 먹던 방식을 흉내내고 싶지만은 않았다. 뭔가 달라야 한다.

왜 난 맨날 이렇게 먹어야해

왜 난 맨날 이렇게 먹어야해

무엇을 해볼까라고 생각하며, 냉장고 문을 여는데, 냉동실에서 예전에 사두었던 오징어와 껍질 벗긴 새우 봉지를 찾았다. 그때 불현듯, '그래 이거야~'라는 생각이 뇌리를 스치면서, 옥수수, 콩 등과 함께 모두 후라이팬에 넣고, 기름을 두르고, 달달 볶으며, 고춧가루와 간장 한큰술과 꿀을 살짝 넣고, 달달달 볶았다. 새우는 볶고 나면 색깔이 빨갛게 변하기 때문에 맛나 보였고, 거기에 붉은 고춧가루가 요리를 한층 정열적인 모습으로 바꾸어 주었다. 넓은 접시에 1인분 분량의 밥을 펴서 올리고, 그 위에 덮밥 형식으로 요리를 올려 놓았다. 그리고 그 위에 마무리를 위해 김을 살짝 잘라 뿌려주었더니, 위처럼 정말 멋진 퓨전 요리가 완성되었다. 맛과 디자인 모두가 일품이었으며, 조금은 덜 맵게 요리를 하면, 분명 외국인들의 입맛에도 딱~맞겠다 싶었다.

이제 흥이났다. 요리란 창조의 과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단 말이다. 그렇다고 이 세상 누구도 시도하지 않은 그런 요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남들 모두가 다 하는 한도내에서 나만의 독특한 방법을 찾아 그것을 보통사람들의 입맛에 맞게끔 재창조하는 것이다. 요리에 자신감이 생겼다. 내가 한 요리를 먹으며 이렇게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왜 미처 알지 못했을까?

또 다른 요리가 필요했다. 한번 시동이 걸려 멈출 줄 모르는 내 요리의 세계에 불을 지펴줄 다음 요리를 찾아야만 했다. '그래, 얼마전 와이프가 보내준 카레를 해봐야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평범한 것은 싫다. 어떻게 하면, 내 입맛에 딱맛는 카레를 할 수 있을까? 그래, 얼마전에 했던, 오징어와 새우를 이용해 보는 것이다. 그리고 육류를 위해 약간의 스팸을 이용하여 붉은 색깔을 내주는 것 역시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까지 미쳤다.

왜 난 맨날 이렇게 먹어야해

왜 난 맨날 이렇게 먹어야해

카레가 이렇게 맛있는 요리였을 줄이야~~~ ㅎㅎㅎㅎ

기름을 두른 후라이팬에 감자와 양파를 잘게 썰고 볶다가 스팸과 오징어 및 새우를 넣고 볶으며, 소금과 후추를 적당량 넣어 잘 볶아졌다고 생각이 들때가지 볶는다. 카레가루를 물에 녹여서 볶아지고 있는 후라이팬에 넣고, 불을 줄인 후, 저어가며 어느정도 끈적임이 느껴질 때까지 계속 끓인다. 밥을 조금 되게 한 다음 넓은 접시에 고르게 핀 후, 잘 준비된 카레를 그 위에 넓게 펴바른다. 그리고 오이피클과 김치를 곁들여 함께 먹으면 그 맛이 정말 끝내 준다. 자신의 입맛에 맞게 후에 소금이나 후추를 더 첨가해 먹을 수도 있다.

그렇다. 행복이란 별게 아닌 것이다. 발상의 전환~~~~ 내가 요리를 통해 최근 느낀 것이 있다면 바로 이것이다. 그토록 힘들고 하기 싫어서, 정말이지 살기 위해 밥을 해, 허기를 달래던 몇주전이었는데... 한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을 도전한 것이 하루하루 얼마나 행복하게 식사때를 기다리게 되었는지 모른다.

요리를 한다는 것은 행복이다. 얼마전 한국에 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서 고맙다는 말을 한적이 있다. 난 그간 요리가 마치 Vending Machine에서 동전을 넣으면 나오는 것인줄 알았다. 그저 아침에 일어나 아내에게 "밥줘~, 회사가야해" 하면서 씻으러 가고, 회사에 다녀와서는 다시 "밥줘~ 배고파"를 외치면, 식탁에 맛있는 요리가 나와 있었다. 내가 아내의 노고와 노력을 이토록 몰랐던가 하는 마음에 전화를 걸어 고맙다고 정식 인사를 하고, 앞으로는 서로 서로 도와가며 요리를 하자고도 이야길 하였다.

다른 사람을 가장 빨리 이해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전문가들이 꼽는 것중 하나는 "역할바꾸기"가 있다. 항상 옆에 있기에 당연히 많은 것을 알것 같은 사이가 부부가 아닌가 싶다. 하지만, 부부들의 사랑 싸움을 들어 보면, '어쩌면 저렇게 서로가 서로를 모르며, 서로 딴 이야기를 하고 있는가'하며 정말이지 부부같지 않은 부부를 종종 볼 수가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전문가들은 역할을 바꾸어 보도록 권한다. 남편은 아내가 되어 보고, 아내는 남편이 되어보아서 서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보는 방법이다. 왜 나의 배우자가 나에게 이런 불만을 토로하는 구나하며 괜시리 미안한 마음도 들고, 내 자신이 너무 칭찬에 무관심하진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고 말한다. 정말이지 맞는 말이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고, 그런 경험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찾아 볼 수 있는 좋은 특성중 하나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말할 줄 아는 지혜가 아닌가 싶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요리를 한다는 것은 행복이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