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농업은 어떤 것이 이

미래의 식량자원은 에너지 자원보다 훨씬 비중이 크고, 각국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필수불가결의 자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식량은 인간의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며, 만일 없을 경우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 할 수 없는 자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25% 정도로 OECD 국가 중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와 사정이 비슷한 나라는 전체 국토면적 중 농토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일본의 식량 자급률 27% 정도가 있을 뿐이다. 전 세계적인 식량 공급량은 이미 102%로 사실 인류는 모두가 함께 다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의 식량을 매년 수확하고 있다.

아무리 전 세계적인 사정이 이렇다 해도 농업생산이 한 나라의 미래를 좌우할 전략자산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농업이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버팀목 역할을 해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또한, 단순히 먹고 살기 위한 방편이 아닌 산업의 한 축으로써 미래를 내다 볼 수 있는 기술 경쟁력도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이다.

많은 관련 전문가들과 학자들은 미래 농업의 핵심적인 경쟁력으로 친환경 농업을 손꼽고 있다.

친환경 농업 생산물은 농산물의 프리미엄 급으로 상징되는 고품질,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그래서 전체 곡물의 80% 정도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할 때, 갑자기 식량 자급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엄청난 노력과 비용을 들이는 것보다 친환경 농산물처럼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당연히 더 현실적인 미래 농업의 발전 방안이 될 것이다.

우리 포천의 상황은 그렇지만 그리 낙관적이지 못한 실정이다. 아직 전체 농업면적 가운데 친환경 농업의 비율은 매우 낮은 편이고, 어렵게 수확한 친환경 농산물의 판로 개척에도 애를 먹고 있다. 경기도 전체만 봐도 전체적인 농업생산의 기반이 점차 친환경 농업 쪽으로 트렌드가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지만, 우리 포천은 아직도 갈 길이 멀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친환경 농업이라는 것은 단순히 보기 드문 값비싼 농산물이 아니라 사실은 우리가 사는 환경과 이 땅에 대한 철학을 담고 있는 농업기술의 소산이다.

많은 사람들이 농사지을 때 화학농약이나 비료를 쓰지 않으면 친환경 농업이라고 생각하지만 단순히 그것만이 아니다. 질소라는 화학비료가 엄청난 수확량의 증가라는 열매를 가져다주게 된 것은 그만큼 토양에 통상적으로 질소의 함량이 적다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에도 이를 만회하기 위해 풀과 분뇨를 섞거나 오줌을 삭혀 비료로 사용했다. 즉, 부족한 토양의 질소함량을 늘리기 위해 과거부터 여러 노력들을 기울여 왔던 것이다. 그래서 마치 일반적인 농업은 구시대의 것이요, 친환경 농업만이 새로운 기술이라는 식의 이분법적인 논리 역시 전체 농업의 현실을 생각할 때 바람직하지 않은 생각이다.

친환경 농산물이라는 인증을 얻기 위해 최소 2년 이상 화학적인 방법이 아닌 이런 유기농적인 방법으로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농사 지어 본 사람은 누구나 인정하듯 무척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아무리 친환경 농업이 미래의 핵심적인 농법이라 해도 농민에게만 친환경 농업의 모든 짐을 지라고 강권할 수는 없다. 즉, 행정적인 지원이 반드시 뒤따라야 성공적인 친환경 농업의 열매를 얻을 수 있다.

그래서 포천시는 민선7기가 시작되면서 우리시의 농정방향을 친환경 쪽으로 과감하게 터닝 하였다. 해당 부서의 이름마저 농정과에서 친환경농업과로 개편하였고, 친환경 농법을 통해 부가가치가 높은 농업 생산물을 수확하게 도와줌으로써 판로개척과 유통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농민들이 유통이나 영업이라는 무거운 짐에서 벗어나, 수준 높은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 포천시 농정의 목표인 것이다. 또한 친환경 농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농민 스스로도 알아야 할 지식이 많기 때문에, 여러 친환경 선진 기술의 보급을 통해 실질적인 기술 습득이 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외신보도를 보면 세계적으로 벌을 비롯한 곤충들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고 한다. 곤충은 먹이사슬의 가장 아래에 있는 생명 체인의 기본적인 존재이다. 곤충이 줄어드는 원인 중에는 화학적인 농업이 한 몫을 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보다 안전하고 오랫동안 잘 유지된 후 우리 후손들에게 제대로 가게하기 위해서라도 친환경 농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포천의 미래 먹거리로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일까를 묻는다면 분명 친환경 농업이라고 말할 수 있다. 포천을 대표하는 친환경 농업 생산물들이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게 된다면 그 어떤 산업단지도 해내지 못하는 브랜드 파워와 실질적인 농가소득을 모두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 농업은 어떤 것이 이

 안문종
포천시 친환경농업과 농업정책팀장

친환경 농업의 정의를 다시‘정의’하다

  • 기자명 한국농어민신문
  • 승인 2019.09.27 14:49
  • 신문 3141호(2019.10.01) 15면

친환경 농업은 어떤 것이 이

[한국농어민신문]

강용 친환경농산물의무자조금관리위원회 위원장

농약검출에만 초점 맞추던 때 지나
건강한 농업환경 만드는 일 우선
유기농 선진국은 산업의 영역으로 키워

지난 8월 27일 20여년 만에 마침내 ‘친환경 농어업법’이 개정됐다. 친환경 농업의 정의가 ‘생물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토양에서의 생물적 순환과 활동을 촉진하며, 농어업생태계를 건강하게 보전하기 위해 합성농약, 화학자재 등을 사용하지 아니하거나 사용을 최소화한 건강한 환경에서 농축수임산물을 생산하는 산업’으로 규정되었다, 기존의 정의가 ‘안전한 농수산물을 생산하는 산업’ 이라는 생산한 결과물이 우선이었다면 개정된 법률은 ‘건강한 농업환경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중시하는 것으로 바뀐 것이다.

나는 약 26년 쯤 전에 친환경농업을 시작했다. 당시에는 친환경의 법적 기준도 없었고 누가 권장하지도 않았지만, 관행농업을 하면서 자신의 몸에 이상이 생기거나, 과도한 농약이나 화학비료로 생태환경의 변화를 몸소 겪은 사람들이 주변의 비웃음속에서도 나름대로 사명감으로 해오던 농업이 친환경농업이었다. 심지어 남한의 식량 자급률을 떨어뜨리려는 북한의 공작이라는 의심으로 실제로 조사를 받았던 어이없는 일을 당한 사람들도 있었다.

그러던 1997년에 ‘환경농업육성법’이 제정되어 친환경농산물의 정의가 법으로 정해지고 1998년 친환경 농업 원년이 선포되면서, 국가에서 처음 친환경 농업의 제도적인 육성이 시작되었고 그나마 최소한의 ‘검증된 공적 신뢰’ 속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친환경 농업을 이야기하고 한발, 한발 발전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이때 제정된 친환경농업의 정의는 생태와 환경을 우선하는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국제유기농업운동연맹(IFOAM) 등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철학과 가치와는 다르게, ‘합성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거나 절감하는 것’이라는 친환경농업의 방법이 방향처럼 되었고, 원인이 무엇이었든 샘플 농산물의 농약 검출 유무가 친환경을 결정짓는 필수요소가 됐다. 이러한 결과로 30년을 넘게 친환경 농업을 했던 농업인들은 원인도 모른 채 인증이 취소되고, 불명예를 안고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종종 생겨났다.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이 일부 언론은 국내는 물론 외국에까지 우리나라 친환경 농업의 불신을 자극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다.

약 100여 년간 뿌린 농약이 친환경 농업을 몇 년 했다고 지구상에서 사라지지는 않는다. 지금 사용하지 않더라도 몇 10년 전에 뿌렸던 농약이 토양 속에 잔류되어 있다가 검출될 수도 있고, 퇴비나 자재 속에 미량이라도 섞여서 또는 항공방제나 주변에서 비산되어 검출될 수도 있다.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는 이런 현실을 인정해 농업인의 부주의와 고의적인 것 외에는 농업인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다. 소비자나 언론이 원하는 당장 불가능한 농약 잔류량 0.000%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좀 더 나은 환경을 위해 미래의 0%를 향해 노력하는 것이 바로 친환경 농업이고, 그 과정을 인증하는 것이 ‘친환경 인증’인 것이다.

단순히 정의하나 바뀐 것이 뭐 특별할 것이 있냐고 하겠지만, 친환경에서 잔류농약 검출 비율이 우리보다 3~4배 높은 유럽과 미국은 매년 친환경농산업이 10%이상 성장했다. 그들은 농약 0.00%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일반 농산물보다 상대적으로 70배쯤 더 자연에 가까운 농업 환경을 만들어 나가고, 그 결과로 얻어진 현실 가능한 친환경 농산물을 선택한 것이다.

우리가 상품 하나의 농약 검출에 초점을 맞춰 성장률 0%에서 정체돼 있는 동안, 유기농 선진국들은 국가 전체적으로 화학적 오염을 줄이고 친환경농업을 ‘산업의 한 영역’으로 성장시켰다. 정책이 어떤 방향과 목표를 지향하며 출발하는지에 따라 그 결과는 이렇게 크게 달라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필자는 우리나라 농업이 친환경 농업만을 해야 한다고 고집하지는 않는다. 세계와 경쟁하기 위해서 일반 농업도, 스마트 농업도 다양하게 발전해 나가야 한다. 그러나 지금보다 더 건강한 환경을 향해 가는 세계 농업의 방향을 이해한다면, K-POP, K-BEAUTY를 이어 우리 친환경농업이 K-Food의 중심이 되어 한류의 새로운 장을 개척하는 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향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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