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얼마나 잘못되었고 니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더 말하기 전에 나가

계시록85회 3. 최후 승리와 종말[10:6-20:15] 가. 어린양의 혼인 잔치

3. 최후 승리와 종말[19:6-20:15]

하늘의 모든 무리가 큰 음녀(큰 성 바벨론)를 심판하신 하나님을 찬양한 데 이어, 여기서는 최후 승리와 종말(19:6-20:15)에 관한 환상의 계시가 전개된다. 이 부분은 어린양 그리스도의 혼인 잔치(19:6-10), 만 왕의 왕이요 만 주의 주이신 그리스도(19:11-16), 주의 군대와 적들의 전쟁(19:17-21), 무저갱에 갇힌 사단(20:1-3), 천년왕국(20:4-6), 불과 유황 못에 던져진 사단(20:7-10), 그리고 죽은 자들에 대한 심판(20:11-15)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 어린양의 혼인 잔치<19:6-10>

요한은 ‘어린양의 혼인 잔치’의 환상을, 【6】[또 내가 들으니 허다한 무리의 음성도 같고 많은 물소리도 같고 큰 뇌성도 같아서 가로되 할렐루야 주 우리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가 통치하시도다]로 시작한다.
요한은 자신이 들은 소리에 대해서 [허다한 무리의 음성도 같고 많은 물소리도 같고 큰 뇌성도 같아서 가로되]라고 하였다. 그는 호스(ὡς: ‘같고’, ‘같으니’)를 세 번이나 사용하여 어느 한 가지만으로 비유할 수 없을 만큼 그 소리가 엄청나게 크고 웅장함을 나타내고 있다.
[허다한 무리의 음성도 같고]와 [할렐루야]는 19:1의 주석을 보라.
[주 우리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는 1:8의 주석을 보라.
[통치하시도다]는 부정 과거형인 에바시류센(ἐβασίλευσεν: 예언적 부정 과거형)으로 되어 있어, 전능하신 하나님의 통치에 따라 마지막 때에 있을 사건이 완전하고도 확실하게 성취될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즉, 공중의 권세 잡은 자(엡 2:2)인 사단의 유혹과 핍박에도 불구하고, 충성한 모든 성도들을 천국으로 이끌어들이시는 완전한 구원을 성취하시고, 모든 불신자들이나 하나님을 대적한 모든 적들을 지옥의 불 못으로 떨어뜨리는 마지막 심판을 성취하신다는 것이다.
이어서 요한은 【7】[우리가 즐거워하고 크게 기뻐하여 그에게 영광을 돌리세 어린양의 혼인 기약이 이르렀고 그 아내가 예비하였으니]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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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워하고](카이로멘, χαίρωμεν)의 명사는 카라(χαρά)이며, 세상적인 즐거움이나 값싼 승리나 값싼 성공에 의한 기쁨이 아니라 대체로 종교적 근거에 의한 즐거움,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인식에 근거한 기쁨을 뜻하는 것이다(시 30:11, 잠 29:6, 롬 15:13, 갈 5:22, 빌 1:4 등). 다시 말하면,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고, 또한 받고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되는 기쁨이요(롬 8:35-39), 사랑을 행하는 데서 오는 기쁨이다. 이 기쁨은 성령께서 주시는 기쁨이요 성령 안에서 누리는 즐거움이다(살전 1:6). 참된 의미에서 인간 사회의 기쁨도 사랑을 주고받음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크게 기뻐하여](아갈리오멘, ἀγαλλιώμεν)의 명사는 아갈리아스테(ἀγαλλιάσθε)이며, 그 “어근은 특히 하느님의 구속적 행위를 경험함으로써 일어나는 기쁨과 행복을 표시한다(시 51:12)”(R. Bultmann).① 이 말은 ‘크게 기뻐하다’, ‘몹시 즐거워하다’, ‘기뻐 날뛰다’라는 뜻도 있다.
[그에게 영광을 돌리세]는 영원한 통치자이신 전능하신 하나님께 [영광](독산, δόξαν: 1:6의 주석을 보라.)을 [돌리]자는 것이다.
[어린양의 혼인 기약이 이르렀고]는 하나님의 뜻을 좇아 최후 심판을 하신(6:16, 14:10, 고후 5:10) 그리스도의 혼인 기약이 이르렀다는 것이다.
김철손 님은 “여러 가지 종말 현상 가운데 어린양의 혼인이 하나의 중요한 사건으로 되어 있다. 어린양의 혼인은 지상의 대심판이 지나간 후 하늘에서 보여준 첫 사건이다.”②라고 하였다.
구약성경에는 선민 이스라엘을 하나님의 신부로 비유했고(출 34:15, 신 31:16, 시 73:27, 사 50:1, 54:1-8, 62:3-5, 렘 2:32, 3:6-18, 13:27, 31:31-34, 겔 16장, 호 1-3장, 11:8, 말 2:11), 따라서 선민 이스라엘의 배교는 간음으로 규탄되었다(렘 2:20, 3:1, 8, 9, 5:7, 11:15, 23:14, 겔 16:15, 16, 17, 25, 26, 호 4:10).
신약성경에서는 교회(그리스도인들)를 그리스도의 신부로 비유하고 있다(19:7, 21:2, 9, 22:17, 요 3:29, 고후 11:2, 엡 5:32). 이 비유는 양자 사이의 지순한 사랑과 조화와 화합을 나타내는 것이다. 특히, 복음서에는 하늘나라의 복을 혼인 잔치에 참석하는 것으로 비유하였다(마 22:1-14, 25:1-13, 막 2:19, 눅 14:15-24, 요 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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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E. A. Blum)은 “그 축제는 혼인이 이루어지기 직전에 신랑이 신부를 그 자신의 집이나, 혹은 부모의 집으로 동반하고 들어오는 순서로 이어졌다.”라고 하였다. 바클레이(W. Barclay)는 “결혼식은 축제 후 저녁 늦게 거행되었다. 결혼식이 끝난 후에 신혼부부는 자신들의 새 가정으로 안내되었다. 그 때까지에는 어두워지고, 신혼부부는 머리에 닫집을 얹고 불이 켜진 등불들에 의해 마을 길로 안내되었다. 신혼부부에게는 가능한 한 많은 사람들이 그들이 잘 살기를 빌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한 먼 길이 택해졌다. 그러나 신혼부부는 신혼여행을 가지 않고 가정에 머물렀고, 일주일 동안 집을 개방하였다. 신혼부부는 관을 썼고 결혼 예복을 입었다. 마치 왕과 왕비처럼 대접받는 신혼부부는 실제로 왕과 왕비처럼 옷을 입었으며, 그들의 말은 법이었다. 극심한 결핍과 끊임없이 힘든 일이 있는 한평생에 이 축제와 기쁨의 주간은 대단한 경사 중 하나이었다.”라고 하였다.}(요 2:3의 주석).
지상의 혼인 잔치가 그처럼 대단한 경사라고 하면, 천국에서의 어린양 그리스도의 혼인 잔치가 얼마나 대단한 경사인가는 말할 필요도 없다. 9절에는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청함을 입은 자들이 복이 있다고 하였다.
[그 아내가 예비하였으니]는 어린양 그리스도의 아내인 성도들이 예비했다는 것이다.
계속해서 요한은 【8】[그에게 허락하사 빛나고 깨끗한 세마포를 입게 하셨은즉 이 세마포는 성도들의 옳은 행실이로다 하더라]라고 하였다.
[그에게 허락하사 빛나고 깨끗한 세마포③를 입게 하셨은즉]은 ‘그에게 수여되어(주어져서)’(ἐδόθη αὐτῇ), 즉 성도들에게 주어져서 빛나고 깨끗한 세마포 옷을 입게 되었다는 것이다.
[빛나고]는 람프론(λαμπρὸν)으로 광채와 영광(마 13:43)을 의미하고, [깨끗한]은 카타론(καθαρόν)으로 성결과 충성과 신실함을 의미한다.
어린양 그리스도의 신부인 성도들의 복장은 큰 음녀 곧 큰 바벨론(17:1-2, 5)의 치장, 즉 자주 빛과 붉은 빛 옷을 입고, 금과 보석과 진주로 꾸미고, 가증한 물건과 그의 영적‧육적 음행의 더러운 것들이 가득한 금 잔을 손에 가진 것(계 17:4)과 대조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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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마포는 성도들의 옳은 행실이로다]는, 어린양 그리스도의 신부인 성도들이 입게 된 세마포가 하나님의 은혜로 인해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심을 받은 성도들(엡 2:8-9)④이 성령을 좇아 의롭게 생활한 것⑤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이 의로운 행위나 의로운 생활 역시 하나님의 은혜에 의한 것이다.
그 때에 들은 천사의 말에 대해, 요한은 【9】[천사가 내게 말하기를 기록하라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청함을 입은 자들이 복이 있도다 하고 또 내게 말하되 이것은 하나님의 참되신 말씀이라 하기로]라고 하였다.
[기록하라]는 중요한 내용이라서 가감되거나 변경되거나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과 모두에게 알려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1:11, 19, 2:1, 8, 3:1, 7, 14:13, 21:5).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청함을 입은 자들은 복이 있도다]는, 본서에 언급된 일곱 가지 복(1:3, 14:13, 16:15, 19:9, 20:6, 22:7, 22:14) 중 네 번째 복을 말하는 것이다.
[청함을 입은]은 칼레오(καλέω: ‘부르다, ’청하다‘)의 완료 수동태인 케클레메노이(κεκλημένοι)이며, 어린양 그리스도의 혼인 잔치에 참여하는 것이 자신의 능력이나 공로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로운 부르심에 의한 것임을 의미한다(17:14, 마 22:3, 눅 14:17).
[어린양의 혼인 잔치에 청함을 입은 자들]을 7절의 “아내”와 구분하여 “아내”는 교회 혹은 순교자들을 가리키고, [청함을 입은 자들]은 구약 시대나 천년왕국 시대의 믿는 자들을 가리킨다고 하는 학자들(R. H. Charles, J. F. Walvoord)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구분해야 할 특별한 이유나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므로, “아내”와 [청함을 입은 자들]을 믿음으로 말미암아 의롭다 하심을 받은 성도들로 보아야 할 것이다(G. E. Ladd, R. H. Mounce, G. R. Beasley-Murray). 존슨(A. Johnson)은 청함을 입은 손님들은 신부와 예수께 자신을 위탁한 사람들이라고 하나, 취할 것이 못 된다.
[또 내게 말하되 이것은 하나님의 참되신 말씀이라 하기로]는, 17:1부터 19:8까지를 가리키는 것으로 큰 음녀(큰 바벨론)의 종말과 믿음으로 승리한 성도들이 어린양 그리스도의 혼인 잔치에 참여할 것에 대한 예언의 확실성을 의미한다.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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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은 자신의 실수에 대해, 【10】[내가 그 발 앞에 엎드려 경배하려 하니 그가 나더러 말하기를 나는 너와 및 예수의 증거를 받은 네 형제들과 같이 된 종이니 삼가 그리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 경배하라 예수의 증거는 대언의 영이라 하더라]라고 하였다.
[내가 그 발 앞에 엎드려 경배하려 하니]에 대해 (1) 요한이 방금 들었던 것과 혼인 잔치에 초대된 자들에 대한 축복의 말씀은 실제로 하나님의 말씀이라고 선언하는 천사의 임재로 말미암아 두려움으로 압도된 결과라는 설(G. E. Ladd), (2) 요한이 천사를 하나님 또는 그리스도로 오인한 결과라는 설(C. L. Morris, R. C. H. Lenski, R. H. Mounce), (3) 당시 소아시아에서 유행했던 혼합 종교의 천사 숭배와 결부되는 것이라는 설(M. Rist, “Lightfoot”),⑦ (4) 우상 숭배에 관해서 그와 같이 분명한 계시를 받았었고, 스스로 자신을 예언자라고 한 요한이 그 유혹에 빠져들고 있는 것, 즉 본능적으로 천사를 숭배하려고 한 것이라는 설(A. Johnson, W. Barclay), (5) 요한이 천사의 위엄 있는 모습, 또는 장엄한 광경에 압도되어 자신도 모르게 경배하려고 한 것이라는 설⑧ 등이 있다.
(1)설은 상황에 어울리지 않고, (2)설은 여러 번에 걸쳐 여러 천사들을 본 요한이 천사를 하나님(그리스도)으로 오인할 리가 없으므로 적합하지 않고, (3)설은 요한이 초대 교회에서 천사 숭배가 금지된 것(골 2:18)을 알고 있었을 것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4)설과 (5)설은 유사한 견해로 볼 수도 있는데, 많은 학자들의 견해인 (5)설이 더욱 그럴 듯하다.
[그가 나더러 말하기를]은 천사가 자신에게 엎드려 경배하려는 요한에게 말한다는 것이다.
[나는 너와 및 예수의 증거를 받은 네 형제들과 같이 된 종이니 삼가 그리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 경배하라]의 [예수의 증거](τὴν μαρτυρίαν Ἰησού)는, 목적격적 소유격으로 보아 ‘예수님에 관한 증거’(예수님을 증거하는 증거)로 해석할 수도 있고,⑨ 주격적 소유격으로 보아 ‘예수께서 계시하신 증거’로 해석할 수도 있다.⑩ 전후 문맥상 후자를 취해야 할 것이다. 즉, 예수께서 자신의 생애와 죽음과 부활과 승천으로 증거하신 구원의 복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바클레이(W. Barclay)는 두 가지 견해를 종합하나 무리한 감이 있다.
천사의 취지는 자신은 요한 및 예수께서 계시하신 증거를 받은 요한의 믿음의 형제들과 같은 하나님(그리스도)의 종이니 삼가 자신에게 경배하지 말고 [오직 하나님께 경배하라]는 것이다. 그 이유(가르, γὰρ)에 대해 [예수의 증거는 대언의 영이라]라고 설명하였다. 이 [예수의 증거]를 앞서 논한 바와 같이 목적격적 소유격으로 보아 [대언의 영](τὸ πνεύμα τής προφητείας: ‘예언<2:20의 주석을 보라.>의 영’)은 오직 예수님이나 예수님에 관한 증거만을 해야 한다고 해석하는 설과 앞서 논한 바와 같이 주격적 소유격으로 보아 예수님이 증거하신 구원의 복음이 예언하는 영의 주된 관심사일 뿐만 아니라, 예언의 영에 의해서만 성취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라는 설이 있는데, 후자를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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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석서와 주해서에서 인용할 경우에는, 해당 성구가 있으므로 저자의 이름만 밝혔음.
1) R. Bultmann, TDNT, Vol., I, pp. 19-21.
2) 김철손, 요한계시록.
3) 黑崎幸吉: 주로 애굽산의 가는 삼실로 짠 천.
4) 필자의 에베소서 2:8-9의 주석을 보라.
5) R. H. Mounce, R. H. Charles, P. E. Houghes, J. F. Walvoord, R. C. H. Lenski, A. Johnson, G. E. Ladd, 이상근, 박윤선, 김철손, 요한계시록. 비교: C. L. Morris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은 의라고 한다.
6) 참조: A. Johnson, G. R. Beasley-Murray.
7) in 이상근.
8) H. Alford, J. A. Bengel, A. Plummer, P. E. Houghes, 黑崎幸吉, 이상근, 김철손, 요한계시록.
9) M. Henry, H. Alford, A. Barnes, C. L. Morris, J. F. Walvoord, C. R. Erdman, J. M. Ford, P. E. Houghes, H. Kraft, 黑崎幸吉, 박윤선.
10) J. Wesley, A. Johnson, R. H. Mounce, W. Hendriksen, G. E. Ladd, R. C. H. Lenski, G. R. Beasley-Murray, 이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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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최세창, 요한계시록(서울: 글벗사, 2005, 1판 1쇄), pp. 384-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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