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지 에나멜 코팅이 되어 있나요

2009/11/17 - 르쿠르제 하트 캐서롤 구입!

    한국 가기 직전, 미국 오면서 엄마가 사주신 테팔 코팅팬 세트가 코팅이 다 벗겨지고 기스가 심해서 아쉽지만 전부 폐기처분했다. 코팅팬이 사용하기엔 편리하지만 건강에 안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던 터라 (코팅 후라이팬으로 음식할 때 부엌에서 새를 키우면 새가 죽는단다;;;; 무서워라) 한참의 서치 끝에 무쇠솥과 무쇠 후라이팬으로 안착했다. 무쇠솥은 프랑스제인 르쿠르제로, 후라이팬은 미국의 롯지(Lodge)로. 후라이팬도 르쿠르제로 맞출까 생각을 해봤는데 후라이팬에는 국물 요리할 일은 없어서 굳이 비싼 팬 살 필요도 없고 하니 길 들일 각오를 하고(사실 기대를 하고) 만원짜리 롯지팬을 구입했다. 현재 세달 째 사용하고 있는데 결과는 대만족이다.

  무쇠로 만든 조리기구의 장점은,

1. 열효율이 높다 : 무쇠는 열을 밖으로 거의 방출하지 않아서 일단 가열되면 불을 꺼도 한참 동안 음식이 식지 않는다.
2. 대를 물려 쓸 수 있다 : 솔직히 르쿠르제 같은 경우 가격이 꽤 비싸서 살 땐 부담이 된다. 하지만 무쇠 조리기구는 던져서 깨뜨리만 않으면 대대로 물려 쓸 수 있다. 롯지의 경우 시간이 갈 수록 길이 들여지기 때문에 오래될 수록 더 좋은 팬이 된다.
3. 가스에도, 오븐에도 오케이 : 르쿠르제는 뚜껑 손잡이가 플라스틱이라서 뚜껑은 오븐에 넣으면 안되지만 (손잡이를 쇠로 바꾸면 가능) 롯지는 오븐에 마구마구 넣어도 된다. 롯지는 캠핑가서 장작불에 놔도 괜찮다는. 롯지는 우리 나라 가마솥을 생각하면 딱 맞다.
4. 음식맛이 예술 :  르쿠르제 저수분 요리가 가능해서 물을 적게 넣어도 맛있는 음식이 탄생한다. 보온밥솥 밥보다 가마솥밥이 맛있는 것처럼 가마솥 재질인 르쿠르제나 롯지는 음식을 하면 훨씬 맛있다. 특히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부침이나 튀김을 해보면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롯지에 부침개 해먹으면 정말 맛있다. ㅠ-ㅠ
5. 핫 스팟(hot spot)이 없다 : 보통 후라이팬에 전을 부치면 팬 한쪽의 전은 노릇노릇하고 다른 쪽은 덜 부쳐지는 경우가 많다. 무쇠팬은 열이 전면에 골고루 전달되어서 어느 부분에나 똑같이 노릇노릇한 전이 만들어진다.

1.무겁다 : 처음 들어보면 헉소리가 절로 난다. 냄비의 경우 3쿼터가 넘어가면 빈 솥도 들기가 버겁다. 내가 쓰고 있는 후라이팬은 지름 10인치 짜리 중간 싸이즈인데도 한 손으로 들면 손목이 삐걱한다.
2. 길들이기가 어렵다 : 르쿠르제처럼 에나멜 코팅이 되지 않은 쌩무쇠인 경우(사진의 후라이팬처럼)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 내가 사용하는 롯지팬은 공장에서 길이 어느 정도 들여져서 나온 제품이다. 하지만 한번만 잘못 관리하면 아주 골치아파진다. 우선 절대 세제를 사용해선 안된다. 세제 사용하면 기름 코팅이 벗겨져서 녹이 슬고 녹 슬면 처음부터 다시 길들여야 한다.
3. 식재료가 팬에 달라붙는다 :  사용 방법을 제대로 숙지 하지 않고 기존 코팅 후라이팬 제품처럼 사용하면 10에 9는 재료가 팬에 달라붙어서 요리를 망치게 된다. 특히 (공포의) 계란 후라이가 성공하는 순간이 되어야 자신이 무쇠팬에 적응되었음을 알 수 있다.
4. 국물 요리나 산(acid) 음식은 조심해야 : 무쇠 조리기구의 적은 역시나 녹. 국물요리나 산도가 강한 음식은 길이 한참 든 후에 해야 한다. 안 그러면 녹 슬고 녹슬면 길들이기 처음부터 시작이다.

언급한 네가지 단점 중 2번과 4번은 르쿠르제에 해당되지 않는다. 에나멜 코팅 덕분에 국물 요리가 문제 없고 길들이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길들이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은 장점일 수도 있겠지만 나에겐 오히려 단점으로 다가왔다.

 '길들이기'란?

  무쇠에 코팅이 되어 있지 않은 제품은 '길들이기'를 통해서 테팔 코팅 후라이팬처럼 음식 재료들이 팬에서 미끄러지는 효과를 낼 수 있다. 길들여진 무쇠팬이 보통 코팅 후라이팬보다 좋은 이유는 코팅을 먹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당연히 건강에 훨씬 좋다. 이 길들이기는 처음 구입한 후 팬 전체에 기름칠을 해서 뜨거운 오븐에 1-2시간 굽는 방법이 일반적이다. 이 굽기 과정을 반복할 수록 팬이 길들여진다. 또는 삼겹살이나 튀김처럼 기름이 많이 들어가는 음식을 연속으로 서너번 해 먹으면 팬이 잘 길들여진다고 한다. 나는 정기적으로 이 방법을 사용해서 팬을 길들이고 있다. 아무래도 오븐에 따로 구우려니 귀차니즘이 발동되서.

  길들여진 팬은 조리 후 바로 뜨거운 물에 세제를 묻히지 않은 나일론 수세미로 문질러 닦은 후, 다시 불에 올려 물기를 말리고, 얇게 기름칠을 해서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 달라붙은 재료를 뗀답시고 물에 담구어 놓는다거나 세제로 박박 닦으면 십중팔구 녹이 슨다. 일단 녹이 슬면 거친 사포로 녹을 모두 제거한 후 오븐에 굽는 과정을 반복하여 새로 길을 들여야 한다. 아무튼 (생)무쇠팬의 최대의 적은 녹, 그러므로 수분은 멀리할 수록 좋다.

  이렇게 물에 약한 무쇠팬의 단점을 보완한 것이 르쿠르제와 같은 제품이다. 르쿠르제는 무쇠에 에나멜 코팅을 입혔기 때문에 국물 요리나 산이 강한 음식을 조리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다. 또한 물에 담구어 놓아도 녹이 스는 일은 거의 없다. 다만 뚜껑과 본체가 닿는 부분은 무쇠가 그대로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에나멜은 깨지기 쉬워서 접촉부분엔 코팅을 안한 것 같다는 게 내 생각) 이 부분에만 가끔 기름칠을 해 주면 새 것 같이 관리할 수 있다.

르쿠르제? 롯지?

  르쿠르제와 롯지의 차이점은 에나멜 코팅 여부이다. 무쇠 냄비에 국물 있는 요리를 할 경우 녹이 생기기 매우 쉬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르쿠르제에는 에나멜 코팅이 되어있다. 이 코팅은 음식물과 반응하지 않는 성분이라고 한다. 다만 냄비를 떨어뜨리거나 심하게 다루면 깨질 수가 있다. 롯지는 코팅이 되어 있지 않은 쌩무쇠팬이다. 공장에서 여러번의 길들이기 끝에 나온 팬이라서 받자 마자 길들이지 않고 써도 꽤 괜찮은 편이다. 그냥 쓰다가 한번씩 오븐에 구워주면 점점 더 완벽한 팬이 된다.

  내가 알기론 르쿠르제 후라이팬은 에나멜 코팅이 되어 있어서 롯지와 같이 길들이기가 불가능하다. 아무리 기름칠하고 오븐에 구워도 코팅 후라이팬처럼 계란 후라이가 굴러다니게 만들 수는 없다. 나에겐 이 부분이 너무 큰 단점으로 다가와서 미련없이 르쿠르제 후라이팬에게서 마음을 돌렸다.

  더불어, 르쿠르제 냄비를 구입하기 전 무진장 고민했던게 통3중 스텐냄비이다. 미국에서는 올클래드(All clad)가 인기가 매우 좋다. 이 통3중 스텐 냄비도 무쇠 냄비와 비슷하게 무게감이 있고 음식이 고루 익혀진다. 또 한가지 매력은 세제로 박박 문질러서 닦아도 된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 빤짝빤짝한 청결한 외관도 매우 아름답다. 이래서 아직도 올클래드 냄비에 마음이 좀 가긴 한다. 하지만 후라이팬을 고르라면 역시 롯지이다. 스텐 후라이팬은 아무리 길들여도 코팅팬처럼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무쇠팬, 무쇠 후라이팬 사용 요령

 무쇠는 열을 가지고 있는 속성이 있기 때문에 과열되지 않도록 중간불로 예열하고, 음식물이 끓기 시작하면 약한불로 줄인다. 무쇠 후라이팬의 경우 충분히 예열(중간불을 켜 놓고 예열되는 동안 재료 준비를 하면 딱 좋다)해야 재료가 달라붙지 않는다.

  세척 시에는,

1. 코팅 무쇠 제품 (르쿠르제) : 특별한 관리는 필요 없다. 다만 눌러붙은 음식은 물에 불린 후 닦아 내고, 뚜껑과 몸체가 닿는 부분엔 가끔씩 식용유를 칠해준다.
2. 코팅 안된 무쇠 제품 (롯지) : 음식 조리후 [뜨거운물에 세제없이 세척 -> 불에 완전히 말리기 -> 키친타올에 기름 한방울로 묻혀 닦아 놓기] 를 실천한다. 

  이 기나긴 글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르쿠르제 무쇠 냄비는 보통 냄비보다 불만 한단계 낮춰서 사용하면 음식 맛이 끝내줘요.
롯지 후라이팬은 충분한 예열, [뜨거운물에 세제없이 세척 -> 불에 완전히 말리기 -> 키친타올에 기름 한방울로 묻혀 닦아 놓기]만 하면 밖에서 파는 것보다 더 맛있는 부침개가 가능해요.
게다가 둘다 건강에 무해하고 평생 사용이 가능합니다.

되시겠다. ^^;;

  아래 사진들은 내가 사용하고 있는 나의 완소 후라이팬 Lodge 10인치 후라이팬이다. 어른 둘이 사용하기에 딱 좋은 크기이다. 이 이상 커지면 사실 너무 무거워져서 손이 잘 안가게 될 것 같다는게 내 생각.

롯지 에나멜 코팅이 되어 있나요

롯지가 온 첫날, 뜨거운 물에 씻은 후 바로 감자를 구워봤다. 예술로 구워진다.

길들이는 의미에서 해 먹은 두부고추장조림에 들어간 두부. 기름을 넉넉히 두른 팬에 녹말을 입힌 두부를 구웠다.

완소 롯지의 전체 모습

오...이런... Le Creuset 의 우리말은 르쿠르제가 아니라 르크루제였다.;;;; 지영이의 답글을 보고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