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차비 얼마나 드려야 할까

낮에 입방정을 떤건가요?  우리 시어른들은 손안내미는걸 자랑으로
큰소리치신다고.  저녁무렵 문안전화드렸더니 어머님이
퇴행성관절염수술을 받으셔야 겠다네요.  그런데 수술비가
만만치않네요.  그거 목숨과 상관있는것도 아닌데 얼마할까했더니
거의 천만원가깝네요.  강원도사시는데 거기선 싫고 아는사람이
수술해서 나았다는 인천길병원서 하시고 싶데요.  근데 인천엔
정말 아무도 없거든요.  양쪽다리하는데 약 한달가까이 입원하셔야
한다는데 검사+수술+입원및 재활치료비에 간병인, 교통비등
기타잡비해서 8,9백이 넘는다네요.

비용도 문제이지만 인천근처엔아무도 없거든요.  
저흰 일산옆동네 화정사는데 인천이랑 가깝나요?
차가 없는관계로 저의 거리계념은 지하철 혹은 버스로 몇분이냐인데
버스는 없고 지하철로는 한참인거 같더라구요... 정말 어머님 말씀대로
간병인있으면 보호자가 가끔 들여다만 봐도 되나요?  형제들도 다들
지방살고 맞벌이라 그나마 제가 보호자역할 해야될것같아서요(막내주제에
괜히 나서는 걸까요?  형님이나 시숙이 기분나빠할까요 좋아할까요?)
혹 어른들 퇴행성관절염 수술하신 분들 좀 알려주세요.  비용이랑 과정이랑
또 혼자계신 다른 어른은 어떻게 모셨는지 등등요
수술하심 아버님은 혼자 계셔야 하는데 식사랑  청소등 아버님 시중도 문제이네요.
파출부부를 형편도 다른데 가실 형편도 안되거든요(집에 계셔야 될 일이 있어서요)
시댁가까이 형님이 한분 살지만 직장다니는데다 워낙 성질이 불같아서
(쪼매라도 맘에 안들거나 억울하다, 손해다 그럼 폭발하죠) 아버님시중 못들거예요.
(왜내가 해야하냐고 불만일게 뻔하죠)  이런경우 아버님은 어떻하죠?  
또 민감한 질문인데 병원비가 저리 많이 나오면 저흰 얼마나  보태드려야 할까요?
1남 3녀중 막내거든요.  형편에 따라서, 성의껏 이런 답 말고요 구체적으로요...

참 근데 안양보다 일산서 인천이 더 가까운건 맞나요?  큰집은 안양이거든요,
차도 있고요...

(00:22)영감 : 감초에 대추라. 감초에 대추라. 아하~ 이놈의 감초가 모두 곰팡이가 슬었구나. 쯧쯧.
부인 : 여보!
영감 : 어?
부인 : 아니, 여보.
영감 : 왜?
부인 : 아니, 거 손님도 없는데 약은 무슨 약을 지은다고.
영감 : 에... 내 솜씨 잊어버릴까 봐. 연습해 두는 거 아니요. 왜?
부인 : 아, 장사도 안되는 약방 차라리 팔아서 떡이나 사 먹읍시다.
영감 : 원, 사람두. 떡 좋아한다.
부인 : 나, 장에 갔다 오겠수다.
영감 : 허, 이놈의 전화통 불난다. 아, 여보시오? 어, 문희냐? 뭐, 뭐, 뭐, 뭐, 뭐라고? 뭐 선봐달라고?
막내딸 : 정말 씩씩하고 믿음직스러운 스포츠맨이에요. 그리고 아주 박력 있는 남자예요.
영감 : 뭐 박력? 소용없다! 인마, 중이 제 머리 깎는 거 봤냐. 어? 아무 소리 말고 이 애비가 정해주는 사람이나 똑똑히 붙잡아 둬! 어 원 참. 딸 여섯을 두다 보니까 마지막에는 괴상망측한 소리 다 듣겠네.
막내딸 : 우리 아버지는 약간 히스테리인데다가 17세기적인 외고집이 있거든. 미스터 리 자신 있어?
미스터 리 : 아무려면 쫓겨나기밖에 더하겠어?
막내딸 : 하하하 그럼 됐어. 자, 박력 있게 나가자!
미스터 리 : 오케이.
영감 : 내 참 이놈의 연애편진가 로보트레턴가 참 잘도 온다. 오늘 어디 들어만 와봐라. 어디 보자.
집배원 : 영감님, 시대가 달라지면 사람도 달라지는 법이랍니다요.
영감 : 뭐 여러 말 할 것도 없이, 이제 로보트레타 가져오지 말게 어!
집배원 : 아, 로보트레타가 아니라 러브레터에요. 으~음.
영감 : 어, 아는 척 마라 인마. 그 말이 그거지 뭐 별거 있냐! 나 그런 말 몰라도 침만 잘 놔.

(02:36)영감 : 야, 야, 야, 야, 야. 인마! 어디다 함부로 손을 대!
막내딸 : 미스터 리, 인사드려 우리 아버지야.
미스터 리 : 아, 안녕하세요.
영감 : 뭐. 인마 인사 필요 없다. 인마 너 도대체 어느 안전이라고 함부로 남의 규수한테 손을 대. 너 어디 오늘 맛 좀 봐. 맛 좀 봐.
막내딸 : 아이, 아버지 왜 이러세요. 창피하게.
영감 : 비키라는 말이야. 아 이놈이 사람 치는데.
막내딸 : 아이고 아버지 어서 일어나세요.
영감 : 너 이놈이 스포츠맨이라든가 뭐라더니만 아주 날쌔게 피하는구나.
미스터 리 : 저, 여기.
영감 : 인마 너 저리 가!
미스터 리 : 저, 빙장어른. 어디 다치신 데는 없습니까?
영감 : 허허, 이놈 이거 비웃살 좀 봤나. 인마, 내가 어떻게 돼서 니 빙장어른이냐? 어!
막내딸 : 아이, 아버지 왜 이러세요.
미스터 리 : 아버님. 이 정말 너무하십니다. 제가 뭘 잘못했다고 이러십니까?
영감 : 뭐, 뭘 잘못했다고 이러십니까? 가! 내가 저 신식자전거 박살을 내기 전에 썩 물러가.
미스터 리 : 물러가겠습니다.
막내딸 : 아버지 너무하세요.
영감 : 뭐, 너무해? 이런…. 저, 저거 먼지내는 것 봐라.
막내딸 : 미스터 리!
부인 : 아니 저 사람이 근데. 아니 얘 문희야! 지금 오토바이 타고 간 사람이 바로 그 사람 아니냐?
막내딸 : 몰라요!
부인 : 왜, 무슨 일 있었니? 왜 그래?
막내딸 : 아버지한테 물어보세요.
부인 : 울기는 왜…. 거 영감은 왜 큰소리치고 야단이오. 왜 그러우?
영감 : 그 로보또레턴가 뭔가 네다섯 통 오고 이 가문의 망신이란 말이야.
부인 : 성질도 참. 얘야, 그 길바닥에서 울고 서 있지 말고 어서 들어가자. 참 울리기는 왜. 참 그 저 네 통이나 온 편지는 어디 있어요?
영감 : 저 방안에 있어요. 거, 불쏘시개 하든지 휴지를 하던지 마음대로 하구려.
부인 : 거 달래서 애 좀 들여보내요.
영감 : 글쎄 들어가라고. 들어가라고. 길바닥에서 질질 짜지 말고 썩 들어 못 가!

(04:55)
부인 : 아니 여보, 이거 딸애들한테서 온 게 아니요?
영감 : 뭐, 딸애들한테서? 아니 정말 이거 딸애들한테서 온 거 아니요. 허허, 내가 잘못 봤구나.
부인 : 이건 광주 애꺼구요, 이건 울산 애꺼, 이것도 부산 애껀데요. 청주 애꺼도. 속초 애 것만 없고 다 왔구려. 응.
영감 : 에~ 여보, 해가 서쪽에서 떠요. 하하하. 딸 부잣집에 효녀가 났구려.
부인 : 에구 갑갑하오. 어서 좀 읽어 보슈.
영감 : 음.. 허~ 아버님 그간 옥체일양만강하옵십니까? 천고마비 계절에 한 번 다녀가옵소서. 아하, 여보 이게 초청장이구려.
부인 : 네?
영감 : 음, 우리 속상한데..저 우리 여행이나 떠납시다. 으, 여행이나 떠나자고. 그렇지 않소? 우리가 살면 몇 백 년 살겠소?
부인 : 어서 마저 읽어봐요. 광주 애 거예요.
영감 : 아버님, 어머님 우리 형제가 모두 의논하여 아버님 회갑 전에 부모님을 모시기로 했습니다. 여보, 자식들이 정 이렇게 나온다면 우리가 좀 괴롭더라도 우리 한 바퀴 휙 돌아야지 않겠소? 어? 예, 문희야! 너 꼼짝 말고 집 지켜. 내가 어머니 모시고 한 바퀴 휙 돌아올 테니까.
부인 : 여보! 청주 큰아이네 집부터 갑시다.
영감 : 암, 그렇고말고 큰애네 집부터 먼저 가야지. 하하하하하.
(노래)팔도강산
팔도강산 좋을씨구 나를 찾아 백 리길
팔도강산 얼싸안고 아들 찾아 천 리길
에헤야 데헤야 우리강산 얼씨구
에헤야 데에야 우리살림 절씨구
잘살고 못 사는 게 팔자만은 아니더라.
잘살고 못 사는 게 마음먹기 달렸더라.
줄줄이 팔도강산 좋구나 좋다.
좋구나 좋다 좋구나 좋다

(08:19)역내 방송 : 청주, 청주. 여기는 청주역입니다. 내리실 손님은 잊으신 물건 없이 안녕히 가십시오.
영감 : 저쪽, 저쪽.
큰딸 : 여보세요? 네? 어머, 아버지 지금 오시는 길이세요?
영감 : 그래, 나 지금 오는 길이다. 그래, 사돈어른도 안녕하시고? 그래 그래 너희 어머니도 같이 왔다. 그래, 바꿔달라고? 큰애야 큰애.
큰딸 : 여보, 어머니, 왜 오시기 전에 전보라도 치시지 않고?
부인 : 너희 아버지가 전보 칠 필요 없다고 우기시는 바람에 그냥 왔지. 얘, 근데 김 서방도 잘 있니?
큰딸 : 네, 지금 옆에 같이 있어요. 아이 참. 어머니, 저 오늘 어쩌면 애기를 낳을지도 몰라요.
부인 : 여보, 은희가 애기를 낳는데요.
영감 : 뭐, 애기를 낳아? 오는 날이 장날이라고 이런 경사가 어디 있나. 기왕에 낳을 바에는 아들이나 쑥 빼 낳으면 좋겠다.
부인 : 오냐. 얘야, 니가 인제야 이 애미의 소원을 풀어주는구나. 오냐. 그래, 그래. 내 이제 곧 가마. 고맙소, 여보, 영감. 어서 갑시다.
영감 : 가만있자, 이거 이거 아주 달라졌는데. 예전과는 아주 딴 판인데.
부인 : 글쎄 말이유. 그렇지만 영감, 아는 길도 물어가라고 하지 않았소?
영감 : 글쎄 염려 말고 날 따라와요.
부인 : 여보, 지금 몇 시나 됐소?
영감 : 가만있자, 아이구 이거 11시 반인데 이거 큰일 났네.
부인 : 11시 반? 이거 큰일 났구려. 통행금지에 걸리고 말겠소. 에휴.
영감 : 여보, 우리 무조건 뜁시다.
부인 : 여보, 난 지쳐서 더 뛸 수가 없소.
영감 : 글쎄 힘을 내요. 힘을 내라고.

(10:29) 첫째 사위 : 이봐, 힘을 내. 힘을. 내가 있으니까.
큰딸 : 거참 당신도. 힘만 쓴다고 되는 일이 아니에요.
첫째 사위 : 아니 이거 아주 야단났는데 이거.
큰딸 : 난 아직 괜찮으니 마중 좀 나가보세요.
첫째 사위 : 여보, 여보 걱정 말고 아기나 낳아. 지금 우리 소원을 풀어주는 순간인데 마중 나간 사이에 아들놈이라도 쑥 나와 봐. 애비 꼴이 뭐가 되어.
큰딸 : 그래도 잠깐만 나가보세요.
첫째 사위 : 응, 아 그려.
큰딸 : 네.
첫째 사위 : 그럼 나가 볼까?
큰딸 : 여보, 나가지 말아요. 나 좀 붙들어 줘요.
첫째 사위 : 그려, 힘을 내.

(11:11) 부인 : 여보, 좀 천천히 가요.
영감 : 빨리 와요.
사돈 : 아니, 이 사람이 눈이 멀었나. 이거. 사람을 막 쳐.
영감 : 객지에 나와서 내가 야간통행금지에 걸려야 속이 시원하겠냐?
사돈 : 아, 이런 답답한 사람 봤나. 충청북도에는 야간통행이 없어.
영감 : 뭐, 야간통행금지가….
사돈 : 아니 이거 사돈어른 아니요? 사돈마님.
부인 : 네. 아이고.
사돈 : 아이구머니. 웬일이시오. 이 밤중에 이거?
영감 : 밤차에 올라오느라 이렇게 됐수다.
부인 : 아, 여보. 얼른 갑시다. 어린애가 벌써 나왔겠어요.
사돈 : 애! 진규야, 진규야, 어머님, 아버님 오셨다.
첫째 사위 : 네, 지금 나가유.
사돈 : 빨리 나와! 아, 뭘 해? 아이.
첫째 사위 : 아, 가만히 계세요. 지금 아주 급하게 됐슈.
부인 : 이 사람아 내가 급하네. 내가 들어가야 해. 여보게!
영감 : 이거 봐, 자네가 왜 급한가. 왜 급해? 아기 엄마가 급하지.
부인 : 아 거 좀 가만히 좀 있어요. 좀! 여보게 어서 문 좀 열게.
영감 : 이제 아무도 급할 게 없다.
부인 : 어서 문 좀 열게
사돈 : 야, 야. 진규야! 뭐여, 고추여 뭐여? 아이구 답답혀.
첫째 사위 : 고추에요, 고추!
부인 : 고추랴.
사돈 : 아이구 장모님, 장인어른 오셨슈?
영감 : 사돈어른.
사돈 : 밤새도록 술 먹게 됐슈.
영감 : 좋아요, 좋아.
사돈 : 들어가슈.
첫째 사위 : 아이고 아버님.

(12:44) 영감 : 여보, 여보.
부인 : 이양반이 주책도 없지 어딜 들어온다고 그러우. 여보게. 김 서방! 거 좀 미역 좀 담그게.
첫째 사위 : 예, 예. 저, 미역은 이거 다 넣을까요?
부인 : 어, 미역 좀 조금만 물에다 담가. 내 곧 나가겠네.
첫째 사위 : 네. 아 뜨거. 뜨거.
영감 : 사돈어른 저, 동방예의가 좋기는 하지만은 이런 때 불편하단 말이에요.
사돈 : 아, 저기. 금줄을 꽈야 되것슈.
영감 : 가만 가만 그럽시다.
큰딸 : 어머니, 저도 아들을 낳았어요. 저도 이제야 며느리 노릇을 하게 되었나 봐요.
부인 : 오냐. 얘야, 내 평생의 소원을 풀고 보니 이 애미도 눈물이 다 나오는구나.
사돈 : 마누라, 이 사람아! 자네가 진규 낳았을 때 내가 금줄 꽜지. 이제 나 혼자 손주보고 또 금줄 꽈. 사람 죽긴. 오래 살고 볼껀디.
영감 : 사돈어른 이, 저, 내가 큼직한 걸로 골라 왔시다.
사돈 : 아, 아 요걸 고추를 끼워야 사내자식인지 알아요.
영감 : 암 그렇고말고요. 허허허허.
사돈 : 이거 고추하나. 좋은 풍습이예유
영감 : 그래요.
사돈 : 자, 손주 좀 봐유.
영감 : 이제 산모방에 들어가도 여보, 괜찮을까?
부인 : 들어가 보시죠. 들어가세요.
큰딸 : 아버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사돈 : 일어나지 말어, 얘, 뭐 좀 먹어야지.
영감 : 이 놈 좀 보시오. 얼마나 잘 생겼는가. 하하하.
사돈 : 사돈, 이 우리 집안에 인물 났슈.
영감 : 아, 이게 누구 핏줄인데. 하하하.
사돈 : 아, 그리고 아가. 나 이제 손주도 보았고 또 사돈 내외도 오셨으니까, 충청도 유랑을 시켜드릴껴. 니 마음 어뗘?
큰딸 : 아버님, 꼭 그렇게 하세요. 제 걱정은 마시고요.
사돈 : 그려, 그럼 내 모시고 다녀올게. 자 받아라.
영감 : 잘 받아라. 받아라. 잘 받아라.
사돈 : 사돈, 사돈사이처럼 좋은 벗이 없어유.
첫째 사위 : 저, 아버님! 아 이왕이면 부여로 먼저 가세유.
사돈 : 부, 부여? 백마강. 어.

(15:30) 사돈 : 자, 사돈. 사자도 보시고 백화점도 가슈.
영감 : 예.
부인 : 나 좀 붙잡아 주오.
영감 : 자 올라와요.
부인 : 영차, 아.
사돈 : 아, 사돈마님 올라 서유.
부인 : 괜찮습니다.
영감 : 자, 올라와요.
사돈 : 사둔, 잘 보시유.
영감 : 야, 참 좋다. 좋아.
사돈 : 장관이쥬? 이거이 백마강이에유.

(16:00)(노래)백마강
백마강에 고요한 달밤아
고란사의 종소리가 들리어 오면
구곡간장 찢어지는 백제 꿈이 그립구나.
아 달빛어린 낙화암의 그늘 속에서
불러보자 삼천 궁녀를.

사돈 : 사돈, 이 역사책을 보면 삼천궁녀가 요 백마강에서 몸을 던졌다는 거에요.
영감 : 하. 이 여보.
사돈 : 삼천궁녀라는 거는 이 대단한 거예요.
영감 : 그러게 말이에요.
사돈 : 이 백제의 문화 참 화려하죠.
영감 : 네.
사돈 : 기가 막히죠. 요 계백장군. 이 백제의 명장입니다요.
영감 : 허, 참 잘 만들었소.
사돈 : 그리고 저, 고란사의 고란초 보셨쥬? 그 꼭 풀꽃같이 자란단 말씀이에유. 그 부여의 명물뿐이 아니라 우리 한국의 자랑입니다. 그게.
영감 : 그래서 고란사라고 했군요. 그래.
사돈 : 자, 이제 단풍이 벌건 속리산으로 들어서 보셔유.
사돈 : 기가 막히쥬?
영감 : 예.
사돈 : 참 사돈은 좋을 때 오셨슈. 저기 들어가면 기가 막힙니다. 절경이여유. 아, 사돈 정말 어때유?
영감 : 참, 우리나라가 정말 아름다운 곳이요.
사돈 : 예, 아름다운 곳이지. 충청북도에 와서 속리산의 법주사를 못 본다면 사람 그려놨는데 눈알 빼놓은 거라구유. 아, 참말이유.
영감 : 하하하
사돈 : 여기, 여 물 좀 보소. 기가 막히죠?
부인 : 누가 아니랍니까? 영감, 이것 좀 보우. 얼마나 좋우.
사돈 : 사돈, 사돈 마님. 저게 팔상전이라고.
영감 : 예.
사돈 : 유명한 겁니다. 참 한국의 국보요.
영감 : 여보, 이게 국보래.
사돈 : 어때요, 사돈?
영감 : 참 우리나라 문화가 정말 찬란하구려. 찬란해.
부인 : 여보, 어쩌면 저렇게 잘 지었을까?
부인 : 저렇게 큰 부처를 무슨 수로 세웠을까?
영감 : 그러게 말이요.
사돈 : 사돈, 이 저 말이요. 그, 저 저게 동양에서 제일 큽니다. 이 부처의 특색이 말이죠. 이게 시멘트로 만든 겁니다.
부인 : 사돈어른. 우리 사위가 일하고 있는 공장이 여기서 멉니까?
사돈 : 아니요. 멀지 않아요. 버스로 3시간만 가면 돼유. 아, 그러지 않아도 맨 마지막에는 우리 아들놈 공장에 가려고 했는데. 아, 시간 없는데 우리 지금 떠납시다유.
부인 : 네.
영감 : 그럼 시멘트 만드는 것도 보겠군요.
사돈 : 그래요 그래요.
부인 : 여보 갑시다.

(19:55) 영감 : 어서 한 번 써봐.
부인 : 맞나? 아, 영감도 써야지. 그 모자 잘 봐주쇼.
직원 : 네, 염려 마십시오.
영감 : 어때?
첫째 사위 : 아버님! 아이고, 벌써 도착하셨어요.
부인 : 이 사람아~
영감 : 그래 어떤가? 우리 모양이 어때? 근사한가?
첫째 사위 : 허허허, 정말 근사하시네요. 일류산업전사 못지않아요! 허허허.
사돈 : 못지 않대유.
영감 : 허허, 다만 늙은 게 탈이죠.
첫째 사위 : 허허허, 우리 장모님이 제일 멋쟁이시네유.
부인 : 이사람, 별소리 다 하네
첫째 사위 : 자, 우리 공장 구경 하실래유?
사돈 : 니가 앞서!
첫째 사위 : 일루 오세유. 오세유.
사돈 : 아, 사돈. 우리 아들이 이 공장에 다녀도 나 처음 구경왔어요.
영감 : 그래요?
첫째 사위 : 이 공장 말고도 이렇게 큰 공장이 5~6개는 더 있어유.
첫째 사위 : 이 기계가 덩어리를 만드는 기계예유. 이걸 구워내면 시멘트가 돼유.
영감 : 그래, 시멘트는 여기서 구워내나?
첫째 사위 : 아니에유. 한 번 구경 하실래유?
부인 : 영감 들여다 보시우.
영감 : 어디..이야. 여보 당신도..
부인 : 어지러워서 난.
첫째 사위 : 저, 아버님도. 아버님도 와 보세유.
부인 : 그러세요.
사돈 : 아이고 어지러워유.
영감 : 이렇게 무진장 쏟아져 나오니까, 그 법주사 미륵불도 이 시멘트 신세를 질 수밖에요.
사돈 : 사돈 말씀 맞아유. 만사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제 눈으로 봐야 된다구유. 봐야 돼요.
영감 : 아, 봐야죠. 봐야죠.

(22:46) 첫째 사위 : 저, 시장하실 텐데 식당으로 가세요.
사돈 : 아녀, 차 시간 없다고.
첫째 사위 : 아, 차 시간은유….
부인 : 괜찮아, 괜찮아. 여보 참.
첫째 사위 : 저, 이거 가져가세유. 아버지 가시다가 약주라도 대접하세유.
사돈 : 어, 내 저 목욕하고 술 마실거여. 사돈어른 둘이서.
첫째 사위 : 그렇게 하세요!
영감 : 자네 처 데리고 한 번 올라와.
첫째 사위 : 네.
사돈 : 니 처 보고 몸조심하라구 혀!
첫째 사위 : 아, 네.
영감 : 나 이런 구경 살아생전 처음 해봐요.
사돈 : 나도 처음이예유.
첫째 사위 : 그럼 살펴가세유.
사돈 : 유성온천으로 갈꺼여.
부인 : 아이고, 내 이 정신 좀 봐. 여보게, 아기 잘 길러야 하네.
첫째 사위 : 아이고 염려 마세요.
부인 : 애미도 잘 부탁하네.
첫째 사위 : 아, 그럼요. 네. 네. 몸조심 하세유.
부인 : 나 가.
첫째 사위 : 네. 네. 네.
부인 : 들어가.
영감 : 한 번 놀러와.
첫째 사위 : 조심하세유. 어서 가세유.
부인 : 아버님 회갑 날 잊지 말게.
첫째 사위 : 네, 네!
영감 : 둘 셋 넷, 다, 여 일곱,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지면 못 노니라. 여보, 마누라 기분 어떻소?
부인 : 아이구 참, 영감도. 원 주책이슈. 에이구 참.
영감 : 하나, 둘, 셋, 넷, 다, 여, 일곱, 여덟, 아홉 , 열이로구나.
사돈 : 아이구 사돈 거 너무 세셔서 기운 없으시것시유. 나가서 점심식사나 하셔유.
영감 : 잠깐만, 잠깐만 더 기다리십쇼. 아 세던 건마저 마저 세고 나가야지요.
사돈 : 그러셔유.
영감 : 스물이로구나. 하나, 둘, 셋, 넷, 다, 여, 일곱, 여덟, 아홉…
사돈 : 아이 난 더워. 나가것슈. 고만 세세유.
영감 : 셋, 넷, 다, 여, 일곱, 여덟…
영감 : 사돈어른 그 유성온천이 그렇게 물이 좋다면서요?
사돈 : 암만유. 유성온천이 한국의 자랑일 뿐 아니라 충남의 자랑이에유.
영감 : 이 뭐 약소하지만 이건 내가 내는 겁니다. 어서 드쇼.
영감 : 아이, 별말씀을. 나도 돈 있슈. 아이. 젓가락이 약해. 허허, 이거 속이 텅 비었네. 아니, 이거 젓가락이 왜 이렇게 약한가?
부인 : 아이 참. 영감도 망령이슈.
영감 : 허허, 그렇게 먹는 거야?
사돈 : 그, 사돈어른께서는 집안에만 계시지 말고 바깥바람 좀 쏘이셔야 되겠어유.
영감 : 예, 허허허.
사돈 : 세상물정도 아실 겸.

(26:00) 영감 : 여보, 오늘 아주 피곤한데.
부인 : 그저 집 나오면 고생이지 뭐예요. 나도 피곤해 죽겠어요.
영감 : 참, 여봐 차장!
차장 : 네?
영감 : 여기서 광주까지 몇 시간 걸리나?
차장 : 두 시간이면 가요!
영감 : 어, 두 시간?
승객 : 저, 여보쇼.
부인 : 네?
승객 : 손님은 전라도가 처음이요?
부인 : 예, 딸네 집에 가는 길이에요.
승객 : 하, 참. 댁의 따님은 참말 좋은 곳에 시집왔구만. 나도 전라도가 그 고향이지만 말이여, 좌우간 우리 전라도만큼 산세 좋은 곳이 없제. 우선 내장산만 가보시오. 가을에 단풍이 들면 온통 불바다가 되고 말이여. 빨갛게 물든 단풍. 아 그라고 그 뭣이냐. 무주 구천동이 또 있제. 아, 꼬불꼬불 골짜기가 에누리없이 30리나 되는디 맑디맑은 물소리에 새소리까지 개평으로 들린당께. 아, 또 있지! 참말로 우리 전라도가 아니면 볼 수 없는 아, 호남 비료공장도 있드라고. 잉! 아, 그 으째서 호남평야에 풍년이 드느냐 하면 말이여잉. 다 그 비료공장 덕택이제.
부인 : 그런데 댁은 어디까지 가십니까?
승객 : 이, 나말여? 남원 간당께. 남원요.
부인 : 아니, 남원이라면 춘향이가 난 곳이 아닙니까?
승객 : 아따, 남원 말고 춘향이가 또 있드랑가? 흐흐흐. 보쇼, 춘향이 매운 절개야말로 이 세상이 다 아는 일이고잉 좌우간 춘향이 같은 절개가 세상에 어딨것어라우?

(노래)춘향가

(28:54) 몽룡 : 춘향아, 내 너를 두고 갈 생각을 하니 이 아니 답답하랴.
춘향 : 도련님, 언제는 남원 땅에서 평생 살으실 줄 아셨소? 어찌 나와 함께 가길 바라요? 도련님이 먼저 가시오면 뒤따라 올라갈 것이오니, 아무 걱정 마시옵소서.
몽룡 : 아이구, 정말 답답하구나! 정말 몰라주는구나.
춘향 : 혼정신성 할지라도 이 춘향이와 같이 있지 마옵소서.
몽룡 : 춘향아! 상전이 벽해가 된 들 내 어이 너를 잊을쏘냐? 내 올라가 뜻을 이루게 되면 너를 불러올리리라!
춘향 : 도련님!
몽룡 : 춘향아!

부인 : 도련님…. 도련님! 도련님!
영감 : 아, 이 돌았나. 사람 잠꼬대를 이렇게 하나. 으.
차장 : 다음은 광주입니다. 내리실 분 준비해주세요!
영감 : 광주네. 광주. 내릴 준비 합시다. 허, 이 양반 남원까지 오신다더니 졸고 있구만.
영감 : 저, 말 좀 묻겠습니다.
경찰1 : 네!
영감 : 이, 52번지에 살던 박노식이라는 사람 어디 이사 갔는지 모르겠소?
경찰1 : 박노식 씨라? 박노식 씨라고 자네 기억하나?
경찰2 : 부안으로 간 사람이 아닐까? 이 사람 직업이 토건업이죠?
영감 : 옳지! 어어, 맞았소. 이 사람 어디 이사해 갔소?
경찰2 : 부안으로 가셨습니다.
영감 : 부안으로?
경찰2 : 섬진강 간척공사장으로 가셨습니다.
부인 : 네~!
영감 : 고맙소.
부인 : 아휴, 고맙습니다.
영감 : 가요. 잘들 해요.
경찰1 : 안녕히 가십시오.
부인 : 아이고, 요즘 경찰은 어쩌면 그렇게 친절할까.

(31:15) 부인 : 영감!
부인 : 저, 영감 이제 다 끝난 모양이로군요. 아이고.
영감 : 여보 조심해요.
부인 : 에휴, 여보. 그 저 사위 보러 왔다가 하마터면 천당 갈 뻔 했구려.
영감 : 여보 그 뭐하느라고 이렇게 천지를 진동시키고 이렇게 요란스러운고.
부인 : 그러게. 그러게 말이유.
영감 : 저 실례합니다.
직원 : 네.
영감 : 여기에 혹시 박노식이라고 어디 있습니까?
직원 : 아, 예. 원무주임을 찾으시는군요!
영감 : 예, 예.
직원 : 주임님 무전입니다.
둘째 사위 : 여기는 사장, 여기는 사장. 박노식입니다. 오바.
무전 : 장인, 장모님 오셨습니다. 오바.
둘째 사위 : 어! 장모, 장인? 곧 간다고 그러쇼. 오바. 야!
둘째 사위 : 장인!
부인 : 여보게! 이 사람아! 아버님 뵙게.
둘째 사위 : 아이고, 장인어른. 아따, 이곳까지 오느라고 얼마나 수고가 많으십니까잉.
영감 : 이 사람아 사람을 불러놓고 이사를 가면 어떻게 하나?
둘째 사위 : 아 편지를 했는디 못 받아봤구먼 이라잉?
부인 : 아이고, 이 사람아! 뭐 받아보나 마나 만나봤으면 됐지 뭐. 근데 집안은 다 별거 없나?
둘째 사위 : 예, 뭐 별거는 없습니다만 그 애미는 새끼들 때문에 생활한다 하면서 아 살은 찐단 말입니다.
부인 : 그래야지. 그래. 그래.
둘째 사위 : 이왕 오신 김에 여기 구경 좀 하실랍니까? 어이, 어이, 거기 좀 서쇼 잉. 서쇼. 저, 저거 타고 한 바퀴 뺑 돕시다. 뭘 이렇게 많이 사왔습니까?
부인 : 이 사람아 내가 들겠네.
둘째 사위 : 괜찮습니다. 서란 말이지, 서. 올라오세요.

(33:57) 둘째 사위 : 장인어른, 이걸로 말입니다. 저기 저기를 보십시오. 저 바다를 보십시오. 지금은 저 저기 바닷물이 들락날락하지만은 말입니다. 앞으로 이 둑만 완성되면 저것이 몽땅 논밭이 됩니다.
영감 : 이 사람아, 내가 귀 생기고 이런 소리 처음 듣네. 아니 무슨 수로 이 바다를 막는단 말인가? 어? 글쎄 이 넓은 바다를 말이야.
둘째 사위 : 네. 이번 이 공사만 완성되면 여기서 12만 석이나 곡식이 안 나옵니까? 하여간 이번 이 간척공사 때문에 우리나라의 지도 모양이 싹 변해버린단 말입니다.
영감 : 여보, 그 옛날엔 뽕나무 밭이 변해서 바다가 된다더니만. 이젠 바다가 변해서 옥답이 되는구려.
둘째 사위 : 허허, 좋은 세상이란 말입니다.
부인 : 그래.
영감 : 이 사람아, 그건 그렇고 이 넓은 바다에 물은 무슨 수로 대지?
둘째 사위 : 그, 그것도 문제없습니다!
둘째 사위 : 하여간 그래서 그 미리 섬진강 다목적댐을 안 만들어 놨습니까?
영감 : 다목적댐이라니?
둘째 사위 : 네, 그래서 그 꿩 먹고 알 먹는 얘기죠. 그 댐의 물로 발전도 하고 이 간척지에 물을 대주니께 흐, 참말로 얼마나 좋습니까!
영감 : 어쨌든 요새 사람들은 머리가 좋단 말이야!
부인 : 아, 그럼 뭐 지금 세상 사람들이 당신처럼 옹고집만 부리는 줄 아슈?
영감 : 원, 이 사람 또.
부인 : 그렇지 않나?
둘째 사위 : 암요, 암요. 아, 젊은 사람들이 박력 있게만 나가면이야 뭐 안 될 일이 있습니까?
부인 : 그래, 그래.
영감 : 저, 자네도 박력 좋아하나?
둘째 사위 : 암요, 하여간 나가는 데만 박력 있으면 잘 나가면 된단 말입니다.
부인 : 아이고, 영감.
둘째 사위 : 저, 저기, 저기 좀 보십시오. 장인어른 저리 가서 전라도 막걸리 한 잔 하실랍니까?
영감 : 좋지.
부인 : 뭐?
영감 : 알았다. 아냐. 저, 저 서산 낙조가 아주 노을이 좋단 말이지.
둘째 사위 : 그렇죠!

(36:16) 둘째 사위 : 아버지, 우리는 요렇게 삽니다! 허허허.
영감 : 좋아.
둘째 사위 : 아버지, 요 모자 꼴이 뭡니까요? 하여간 내일 새걸로 싹 갈아 드릴께요.
영감 : 음, 좋아. 자네가 제일이다.
둘째 사위 : 암요, 암요. 자, 어디를 돌아다녀 보십시오. 어디 가야 나 같은 사위가 있는가. 이리 주쇼. 이리 주쇼. 허허허. 앉으십쇼. 앉으십쇼. 아따, 어떻게 새끼들이 많은지요. 어질러 싼지 참말로.
영감 : 허, 그게 좋은 거야. 그게 좋은 거야.
둘째 사위 : 아버지, 우리 한 잔 더 할까요?
영감 : 술?
둘째 사위 : 예! 아 먹을 때 확 먹어버립시다. 잉?
영감 : 좋아, 좋다!
둘째 사위 : 마누라, 여기 술상 좀. 아유, 자는 모양입니다요. 내가 깨워올랍니다.
부인 : 애미야! 건너가 봐라.
둘째 딸 : 아유, 여보. 금방 다녀온다더니 그래 겨우 이 꼴이유?
둘째 사위 : 아, 그 장인어른 약주한잔….
둘째 딸 : 아휴, 몰라요!
둘째 사위 : 아유, 장모님. 늦어서 정말 죄송하구만이라.
부인 : 이 사람아, 이. 흠.
영감 : 여보, 마누라!
부인 : 지금 몇 신데 이 양반이. 으이구 참 내. 으이구, 냄새야! 거 무슨 약주를 그렇게 많이 하셨어요?
영감 : 여보, 마누라. 여자란 따지고 덤비기 전에 그 남자들의 기분을 알아줘야 할 게 아닌가? 허허허.
둘째 사위 : 으, 참. 아버지 말씀 한번 잘 하셨습니다.
둘째 딸 : 이게 무슨 짓이에요?
영감 : 여보, 마누라!
둘째 딸 : 정말 아버지도 너무 하세요. 제가 아버지를 대접하려고 술상을 차려 놓고 얼마나 기다렸는 줄 아세요.
영감 : 허허, 그래. 그럼 한 잔 더 해야지!
둘째 사위 : 암요. 암요.
부인 : 이런…. 이. 아예 술독에서 사시구려.
둘째 딸 : 아버지도 참, 이제 그만 주무세요.
영감 : 아, 가 가 가만있자. 볼 건보고 자야지.
둘째 사위 : 예, 예. 뭔지는 몰라도 보셔야죠.
부인 : 보기는 뭘 보신다고 그래요.
영감 : 거, 사람. 아 손주 녀석들 봐야 할 게 아닌가. 허허허.
둘째 사위 : 예, 예. 아버지는 말씀마다 옳은 말씀만 골라서 하십니다. 가만히 계십쇼. 어이, 일식아! 할아버지 오셨다. 일어나거라. 일어나.
부인 : 냅두게, 자는 애들을 가지고.
둘째 딸 : 아니, 저 사람이 자는 애들을 왜 또 깨울까?
부인 : 얘, 얘! 그냥 둬라. 중하니까 그러지 않니. 영감은 거 오시자마자 보시지도 않은 애들을 거. 고만 좀 주무쇼.
영감 : 아이고, 무슨 소리 하고 있소? 내가 여기 잠자러 왔나?
부인 : 고집은 참.
영감 : 얘, 얘 너 술상 차려라.
부인 : 또 술이에요?
영감 : 가만있거라. 가만. 술상 차려와. 어서!
부인 : 내가 가마. 내가.
둘째 딸 : 어머니, 괜찮아요. 제가 갔다 올게요.
부인 : 몸도 무거운 아이. 아이, 영감도 주책이슈. 속상해서 정말.
영감 : 무슨 소리.

(38:58) 둘째 사위 : 자, 일렬로. 코 좀 닦아라. 좀 들어가 들어가.
부인 : 이리 온. 할아버지께 인사해야지.
둘째 사위 : 자, 모두 11명입니다. 차렷! 자, 신고할랍니다. 요놈이 맨 위 일식이, 요놈이 이식, 아닙니다. 아닙니다. 순서가 바뀌었습니다. 저놈이 이식이, 또 요놈이….
영감 : 여보게, 여보게, 여보게. 그만두게 내 기억력으로는 아무리 들어도 모르겠네.
부인 : 자, 이리 온.
아이들 : 할아버지.
둘째 사위 : 자, 아버지. 요놈이 막내입니다. 막내.
둘째 딸 : 아이고, 얘들아! 어서 그만 가서 자거라. 어서 가 자!
둘째 사위 : 아, 야들이 뭘 한다고 그래쌌는가? 자, 이불 잘 덮고 자라잉.
부인 : 여보게, 이리와.
영감 : 전쟁판보다 더하구나.
둘째 사위 : 저 놈들때문에 도대체 정신이 없습니다. 아니, 이 사람아. 따듯하게 데워오지도 않고 이게 뭔가.
부인 : 맛이 있는지 모르겠다. 조금 짠 것 같다. 졸아서 그런지
영감 : 자고로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그랬네.
둘째 사위 : 허허허, 뭐 저도 그런 거 잘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저 저 사람이 어머니를 닮은 모양입니다요. 허허허.
영감 : 사람, 참 닮을 게 없어서 애기 많이 낳는 걸 닮나?
부인 : 아이고 양반, 얘, 민자야! 너희 언니한테 비한다면 아이들이 많아서 좋긴 하다마는 그 애미 애비가 견뎌내겠니?
둘째 딸 : 아이, 저 먹을 것은 지가 타고 난다는데요.
영감 : 얘, 그래도 열이면 한 죽이다! 지금은 옛날과 달라서 시대가 달라.
둘째 사위 : 예, 허기야 그렇습니다만 어찌 그 마음대로 안 돼….
영감 : 마음대로 안 되다니? 오호라! 자네는 바다를 막아서 농토를 만드니까 쌀 걱정이 없다. 그 말인가? 그래서 왕창 낳아버렸나? 허허허
둘째 사위 : 원, 장인어른도. 아, 그래도 장인어른이 딸이 많으니까 나 같은 사위도 안 봅니까? 허허아 참. 이왕 오신 김에 제주도 구경 해보실랍니까? 제주도요?
부인 : 제주도?
영감 : 제주도? 나 한 번도 못 가봤는데
둘째 사위 : 예, 우리도 아직 구경 못 가봤습니다만, 경치가 아주 기가 막히답니다. 이왕에 오신 김에 이번에 제주도 구경 한번 하십시오.
영감 : 그래, 그래. 제주도. 허허허.
부인 : 여보게, 애들 덕에 우린 죽기 전에 제주도 구경을 다 하는구나.
둘째 사위 : 아이고, 어머니 또 우시기는. 허허허.
부인 : 그래, 어서 들게.
영감 : 자, 가만가만.
둘째 사위 : 왜요?
영감 : 여기에서 제주도를 가려면 목포항에서 연락선을 타렸다! 응?
둘째 사위 : 아이고, 우리 격식은 차려봅시다. 아이고, 아버지 참 고집 되게 셉니다. 그걸 버리라고 해도 안 버리시고.
영감 : 아, 괜찮네.
둘째 사위 : 자, 이거 쓰십시오. 이게 최신식이라는 것입니다. 워매, 얼마나 잘 어울리는거요.
영감 : 여보 아주 안성맞춤이요.
부인 : 아요, 어쩌면 저렇게 잘 맞을까. 여보게. 자네 돈 썼네. 어서 탑시다.
둘째 사위 : 어서 타시지요. 어서 타시지요.

(42:42)(노래)목포의 눈물
사공의 뱃노래 가물거리면
삼학도 파도깊이 스며드는데
부두에 새 아가씨 아롱 젖은 옷자락
이별의 눈물이냐 목포의 설움

부인 : 영감, 저기가 제주도요?
영감 : 그럼. 저기가 제주도요! 돌 많고, 바람 많고 여자가 많아서 삼다도라고도 하고 그리고 대문이 없고 거지가 없고 도적이 없다고 해서 삼무도라고도 하지.
부인 : 도둑이 없군요. 얼마나 좋을까.
영감 : 여기가 제주항이요.

영감 : 여보. 저기 해녀들이 아니요?
부인 : 영감 저기 좀 가보십시다. 우리.

(노래)삼다도 소식
삼다도라 제주에는 아가씨도 많은데
바닷물에 씻은 살결 옥같이 귀엽구나.
미역을 따오리까. 소라를 딸까.
비바리 하소연에 물결 속에 꺼져가네
음 음 물결에 꺼져가네

영감 : 영감 보이소. 저 무슨 굴이지요?
남자 : 삼성혈이라고 해서 지금으로부터 2650년 전에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 이 세 분이 저 굴에서 솟아났죠.
영감 : 아, 그러니까 고 씨, 양 씨, 부 씨 세 분이시란 말이죠. 그래서 삼성혈이다. 참 아름다운 전설이다.

(47:37) 도어맨 : 어서 오세요. 할아버지
영감 : 어, 잘했어. 정말 좋더라.
부인 : 영감. 거, 집에다 전화 좀 걸어봅시다. 걱정이 돼서 난 당최 죽겠소.
영감 : 아니, 여보 여기가 어디라고 서울에 전화를 하오. 섬 속인데.
부인 : 안되나?
영감 : 아이, 안 돼!
도어맨 : 할아버지, 왜 서울에 전화가 안 걸려요? 곧 나오는데요.
부인 : 그러면 되는구만.
영감 : 허허, 이 사람도 돌았구먼.
도어맨 : 몇 번이신데요?
부인 : 72국에 7379번이요.
도어맨 : 네, 알겠습니다. 잠깐만 기다리세요.
부인 : 빨리 좀 해주오.
영감 : 내 이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제주도에서 서울까지 전화가 되다니. 내 이거 무슨 소린지 모르겠소.
부인 : 신기하지 않우, 응?
영감 : 여보 저기 신호야.
여직원 : 서울 나왔습니다.
부인 : 어, 서울. 나왔구려.
영감 : 아, 나 이거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가만, 가만, 가만. 어, 누구냐?
막내딸 : 어, 여보세요? 저 문희예요!
영감 : 이거 이웃집에서 전화하는 것처럼 잘 들리는구려. 허허허.
부인 : 어, 그래. 뭐라구요?
영감 : 가만, 가만. 나 말이야 지금 제주도. 여기 무슨 여관이지?
여직원 : 제주도 관광호텔이에요.
영감 : 나 지금 제주도 관광호텔에 있다. 얘, 문희야. 너 요새도 그 건달이 같은 놈 만나냐? 어이?
막내딸 : 네, 그럼요! 안 만나요. 아버지.
영감 : 야 그래야지. 집에 별일 없지?
부인 : 아이, 나 좀 줘. 좀. 문희야! 얘 그 집은 아무 일 없겠지? 그래, 그래. 얘 오늘 너희 아버지하고 부산으로 떠난다.
영감 : 비행기로 간다고 해. 비행기로.
부인 : 오냐, 오냐. 그래 집 잘 봐라.
영감 : 나 좀 나 좀.
부인 : 아이구 참. 끊어졌어요. 아 아까는 안 나온다고 우기고 야단이더만. 무슨 할 말이 그리 많아서 야단이에요.
영감 : 그 섬 속인데 잘 들리네. 고마워.
부인 : 그럼요. 얼마나 잘 들린다고요.
영감 : 여보, 빨리 갑시다! 비행기 시간 놓치겠소. 빨리 가!

승무원 : 할아버지?
영감 : 어?
승무원 : 담배 피우시면 안 돼요. 이륙할 때는 못 피웁니다.
영감 : 예, 미안스럽습니다.
부인 : 어서 끄쇼.
승무원 : 할아버지 드세요.
영감 : 이거 얼마요?
승무원 : 그냥 드리는 거예요.
영감 : 이게 그냥이라는 거구만. 그러면 손주녀석들 갖다 줘야지. 자!
승무원 : 드세요.
부인 : 여보, 호사하는구려.
영감 : 흐흐흐. 이게 다 남편 잘 만난 덕이 아니요.
부인 : 이구, 내가 아이를 잘 낳아준 덕이에요.
영감 : 원, 사람도. 여보. 잘 봬요? 여보, 나도 좀 바꿔 앉읍시다. 바깥구경 좀 해봅시다. 에이, 여보, 희한하다 희한해.
부인 : 좀 바꿔 앉읍시다 좀.
영감 : 부산에 벌써 다 왔어요. 뭘 바꿔 앉아.

(51:35) 영감 : 여보, 저기 넷째 아니요? 어. 넷째네.
넷째 딸 : 어머니!
부인 : 어. 은아야, 은아야!
넷째 딸 : 일찍 나오려는데 차 때문에 늦었어요. 안녕하셨어요 아버지?
영감 : 나 이제야 세상이 넓은 줄 알았다.
넷째 딸 : 아버지 아주 멋쟁이가 되셨네요. 어, 그래.
부인 : 얘, 근데 저 허 서방은? 못 나왔구나?
넷째 딸 : 네, 급한 회사일 때문에.
부인 : 어, 아 그럴 테지. 아 그만한 사업에다 사장 노릇까지 할 테니 오죽이나 바쁘겠니?
영감 : 그건 그래.
넷째 딸 : 자, 어서 가세요!
부인 : 가자, 가자. 허허허. 아니, 얘! 이게 누구 차냐?
넷째 딸 : 네, 근데 좀 구형이에요.
영감 : 얘, 이만하면 탈만 하다. 아이구. 여보, 여보.
부인 : 아, 영감 이거 고장 나요.
영감 : 얘, 너 남편 덕 톡톡히 보는구나.
넷째 딸 : 아이 저 정도야 보통이죠. 뭐. 어서 타세요.
부인 : 오냐, 그래.
영감 : 여보, 이거 아주 푹신푹신하네 그려.
부인 : 얼마나 좋으오? 아이구. 지가 운전을 다 하는구려.
넷째 딸 : 그럼 우선 집으로 모시기 전에 부산 구경부터 시켜 드리겠어요.
부인 : 그래, 그래.
넷째 딸 : 해운대 경치가 어떠세요?
부인 : 아유, 얘 참 좋구나!
넷째 딸 : 다음은 시내로 들어가겠어요. 아마 깜짝 놀라실 거예요.
부인 : 그래, 얘 참 좋다. 아이구! 좋다. 허허.
영감 : 부산이 서울보다 더 좋은 것 같구나.
부인 : 그러게 말이요.
넷째 딸 : 지난 몇 해 동안에 이렇게 달라졌어요. 지금도 도시계획 사업이 한창인걸요. 어머니, 여기가 광복동 거리에요. 여기는 청도구요, 아버지, 저곳이 새로 생긴 부산 감천 화력발전소에요.
영감 : 야, 웅장하다.
넷째 딸 : 그리고 이것은 조선공사예요.
영감 : 조선공사라니?
넷째 딸 : 조선공사는요 배 만드는 곳이에요. 요즘 여기서 만든 우리나라 배가요 원양어업을 위해서 안 나가는 바다가 없데요. 어머니, 여기가 제1부두에요.
영감 : 그 참 몇 해 전만 하더라도 남의 나라 물건을 들여만 오던 이 항구가 이렇게 달라졌다. 어!

(노래)울며 헤어진 부산항
울며 헤어진 부산항을 돌아다보니
연락선만 가는 거리 흘러온 달빛
이별만은 어렵더라 이별만은 슬프더라
더구나 정들은 사람끼리

영감 : 여보, 마누라! 나 좀 살려주쇼! 여보, 마누라!
선장 : 할배요, 곧 내려 드릴게. 참으이소. 마!
영감 : 좀 빨리 내려주시오.
넷째 딸 : 아버지!
부인 : 아이고, 영감. 당신 놀라지 않았소?
영감 : 얘야, 저 물건만 수출하는 줄 알았더니 사람까지 수출하는구나.
넷째 딸 : 어서 집으로 가세요.
부인 : 아이 참. 고맙소!
영감 : 아 하마터면 죽을 뻔했소!
부인 : 어찌나 놀랬는지...

(56:29) 영감 : 아, 집 좋다.
부인 : 아. 참 좋다. 넷째가 제일 좋은 집에서 사는구나.
넷째 딸 : 아유, 어서 들어가세요.
부인 : 오냐.
영감 : 여보, 참 좋다.
넷째 딸 : 어서 들어오세요. 아버지 여기서 잠깐만 쉬세요. 그이도 곧 오실 거예요.
부인 : 괜찮다.
넷째 딸 : 아버지도. 어머니 차 끓여 올게요.
부인 : 얘는 차는 뭐. 아이고, 편하네.
영감 : 정말 으리으리하게 사는구랴.
부인 : 아이구, 영감.
영감 : 가만있자. 이것 좀 벗고.
부인 : 영감, 에이그 저게 다 뭘까요? 나전칠기라는 게 아니요 저건?
영감 : 글쎄 말이야. 허 서방이 이런 걸 외국에 수출하는 모양이지?
부인 : 어, 수출? 그래서 그렇게 돈을 잘 버는 모양이요.
영감 : 그래, 그래. 그러게. 여보, 헤헤헤. 저거. 저게 인삼주가 아니요?
부인 : 또 술이요? 영감, 사위가 오거든 같이 들어요.
영감 : 여보,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야 있소? 우선 목마른데 한잔합시다.
부인 : 아, 저 양반. 영감, 아 이따가요 물어나 보시고 들어요.
영감 : 하, 자식 집에 와서 물어보긴 뭘 물어보오?
부인 : 왜 이렇게 고집은 세. 영감 이리 앉으셔.
영감 : 여보, 이거 먹음직스럽군. 손이 안 닿는구나. 여보, 여보. 내 등에 올라가서 저것 좀 내려요.
부인 : 아, 왜 이러슈? 글쎄. 정말 이러시기유?
영감 : 허허, 글쎄 올라가서 저거 내리라고.
부인 : 글쎄 일어나요. 이 양반이 뭐 하는 짓이요? 글쎄 일어나요.
영감 : 허, 글쎄 올라가라니까 그래.
부인 : 아유 참, 고집하고는
영감 : 글쎄 올라가요. 아, 하도 목말라서 한잔하려고 그러는 건 데 뭘. 당신은 술 먹는 사람 기분 몰라요.
부인 : 아이고!
영감 : 여보! 다치지 않았나?
부인 : 저걸 어떻게 하우? 저거 깨졌으니.
넷째 딸 : 어머니, 이리 오셔서 차 드세요.
부인 : 어, 그래.
넷째 딸 : 아니, 왜 그러세요. 어머니?
부인 : 저….
넷째 딸 : 어서 이리 오세요!
부인 : 얘, 큰일 났다. 저 술병을 내리다 그만.
넷째 딸 : 이를 어째? 그이가 가장 소중히 여기는 고려자기인데. 90만 원 주고 산건데.
영감 : 뭐, 90만 원?
넷째 사위 : 여보!
부인 : 뭐, 90만 원?

(59:52) 넷째 사위 : 아이고, 장인어른 반갑습니다. 장모님 늦어서 미안합니다. 오늘 외국에 수출할 물건이 많아서 이거 좀 늦었습니다. 용서해 주이소. 와 거기 서 계시는교? 이리 와서 앉으시소.
영감 : 그래, 앉아요.
넷째 사위 : 오늘 제가 동래 온천장으로 모시겠습니다. 앉으시소. 앉으시소.
영감 : 여보….
넷째 사위 : 야, 참말로 잘 오셨습니다. 오늘은 제가 톡톡히 낼랍니다. 우선 제가 준비해 놓은 인삼주부터 한잔하십시다. 인삼…. 어이? 인삼주 어쨌노? 어이?
넷째 딸 : 제가 실수해서 깨어 버렸어요.
넷째 사위 : 뭐라꼬?
부인 : 여보게, 저 자네 장인이 술을 잡숫고 싶어 해서 병을 내리려다가 내가 그만 실수를 해서 고려자기까지 깨쳐버렸네.
영감 : 그렇게 됐네.
넷째 사위 : 뭐예? 와 장난들 하노.
넷째 딸 : 여보, 여보. 여보!
넷째 사위 : 시끄럽다. 마! 그 고려자기 얼마짜리인지 니 알지 않노? 늙은이들이 노망에도 분수가 있지 뭐꼬?
넷째 딸 : 여보, 기왕 이렇게 된 것을 어떻게 하겠어요. 우리가 초대한 부모님을 생각해서라도 참으세요.
넷째 사위 : 뭐라꼬? 내가 그럼 참았지. 안 참았단 말이가? 돈 주고 살 수 있는 물건 같으면 내 말도 안 한다. 어이?
넷째 딸 : 아니, 여보! 어서 들어갑시다. 이러고 있으면 우리 꼴이 뭐가 되겠어요?
넷째 사위 : 듣기 싫다! 누가 고려자기를 깨 달라고 그 늙은이들을 초대한 줄 아노?
부인 : 여보게! 자네 장인이 처음 보는 술이라 맛 좀 보려다가 그렇게 됐는데 너무 화내지 말게.
영감 : 가, 가요! 가.
부인 : 아, 왜 이러슈? 얘, 그만 갈란다.
넷째 사위 : 그 술이야 대접하려고 사 놓은 게 아닙니까?
부인 : 글쎄 그만둬.
영감 : 내 서울 올라가서 내 집을 팔아서라도 내 그 90만 원 갚음세. 염려 마시게.
넷째 사위 : 그 물건이야 구하기 어렵다는 거지, 누가 돈 달라 카는 겁니까?
영감 : 자네가 그, 자네가 말하는 것이 못마땅해서 그래. 사람이 그러면 못써! 어! 내 안에서 다 들었어. 여보 가, 가. 가자고!
부인 : 아, 왜 이러우 글쎄.
영감 : 자네, 윗사람 대하는 태도 그러면 못써!
넷째 : 아이 아버지. 아버지가 참으세요!
영감 : 내가 올라가서 90만 원 보내줌세!
넷째 딸 : 아버지 참으세요.
영감 : 놔, 놔!
부인 : 글쎄, 그만 둬요! 얘, 은아야. 울지 마라. 그 양반 고집이 꺾일 고집이냐? 어서 들어가라. 어서.
넷째 딸 : 아이, 그렇지만 이대로 가시면 저는 어떻게 해요?
부인 : 괜찮다. 우리 걱정은 말고 그저 허 서방 잘 섬겨라. 그게 제일이다. 알았지? 아이고, 얘 나, 갔다 오마!
넷째 딸 : 아이 어머니.
부인 : 갔다 올 텐데 울긴 왜 울어. 자 어서 들어가 보게.
영감 : 여보, 빨리 나와!
부인 : 아, 나가요.
넷째 사위 : 여보.
넷째 딸 : 당신이 잘못했어요. 어서 가서 사과하고 모시고 오세요!

(01:04:54) 영감 : 여보, 너무 상심할 것 없소. 자식이란 게 다 그렇고 그런 거지 뭐.
부인 : 자식 낳아서 기를 때는 이런 꼴 보려고 기른 건 아니었는데.
영감 : 허, 그래서 자식이란 키우는 재미밖에 없다지 않소?
부인 : 세상 고르지도 못하지, 그 중 제일 착한 사위라고 생각했었는데
영감 : 흠, 사람이 되먹어야 좋은 사위지. 그까짓 돈 좀 있으면 뭐 하오?
부인 : 여보
영감 : 응?
부인 : 시장하시지 않우?
영감 : 음, 난 괜찮은데. 참 당신이 시장하겠구려.
부인 : 나보다도 당신이 어디 가서 국물이라도 좀 사 잡숩시다.
영감 : 그래.

부인 : 은아냐? 얘야, 너희 아버지 고집통에 지금 떠나려던 참이다. 어, 여관에서 잤다. 오냐.
넷째 딸 : 그이가 찾아 나섰다 그냥 왔지 뭐예요. 어머니, 그렇게 가시면 어떻게 해요? 그이하고 같이 갈 테니 기다리세요.
부인 : 글쎄, 나올 것 없다. 나오지 마라.
영감 : 여보, 빨리 와!
부인 : 아, 나가요!
영감 : 하, 이 차 시간 늦겠다.
넷째 딸 : 어머니!
부인 : 영감, 지금 셋째 있는 곳이 여기서 멀우?
영감 : 가까우면 뭘 하오? 자식들이야 다 그런 거지 뭐.

(01:07:15) 셋째 딸 : 번번이 이 꼴이야. 사람이 가만히 있다가 그렇게 하면.
셋째 사위 : 어허, 또 시작일세. 아이 그 사람 원. 에이그.
셋째 딸 : 무슨 놈의 야근이 그리 잦아요?
셋째 사위 : 무슨 쓸데없는 소리를 하고 있어? 아니 그럼 내가 이거라도 생겼다는 말이야?
셋째 딸 : 아, 누가 알아요? 야근을 밥 먹듯 하니. 아니 여기가 무슨 부잣집 하숙집인 줄 아세요?
셋째 사위 : 아, 당신 어쩌려고 이렇게 짜증만 내는 거요? 아니 내가 야근 아니면 미쳤다고 당신을 놔두고 이 밤중에 나가겠어?
셋째 딸 : 듣기 싫어요! 혼자서 살아야만 과부인가. 뭐? 독수공방하는 게 과부지! 어서 그년한테 찾아가 봐요! 난 잠이나 자야겠어요.
셋째 사위 : 아, 정말 이렇게 할래? 참내…. 자, 부인. 진정해요. 내 일 끝나는 대로 내일 아침 일찍 올게!
셋째 딸 : 보기 싫어요! 어서 나가요.
셋째 사위 : 아이 참. 내 원. 사람 환장하겠네. 내 말이 거짓말이거든 내일 회사에 나와 보면 알게 아닌가?
셋째 딸 : 흥! 누가 속아 넘어갈 줄 아나?

영감 : 넌 그 입 때문에 사고란 말이다. 그 입!
셋째 딸 : 뭐가 사고예요? 툭 하면 야근, 툭 하면 야근하고 나가버리잖아요.
영감 : 쓸데없는 소리. 확실한 것도 모르면서 남편 모함하는 거 아니야.
셋째 딸 : 다 아버지 고집 때문이에요. 싫다는 걸 억지로 보내 놓으니 이 꼴이지 뭐예요.
부인 : 에휴, 참. 여기까지 와서 이런 꼴을 보다니. 얘야, 어디냐. 그 사람 간 집이? 얘, 가보자. 어서 일어나!
영감 : 어허.
부인 : 빨리 일어나! 당장 찾아가 가지고 요절을 내버리자.
영감 : 아니, 여보. 이 밤에 가긴 어딜 간다는 거요. 어딜?
부인 : 이 양반이 부산 사위집에서는 먼저 날 끌고 나오시더니. 일어나요. 어서!
영감 : 아, 그야 그때는 기분이 나빴으니까 그랬지. 여보, 당신 고정해요.
부인 : 뭐요? 이 양반이. 난 뭐 지금 기분이 좋아서 이러는 줄 아슈?
영감 : 에이, 나 시끄러워서 자야겠다.
부인 : 원.
영감 : 에이, 가려면 내일 아침에나 갑시다! 내일 아침.
부인 : 아니, 이 양반이 이런 억지를 부리시니. 참. 영감, 좀 일어나요.
영감 : 글쎄, 이거 왜 이래. 글쎄
부인 : 궁상떨지 말고.
영감 : 글쎄. 여보 가려면 내일 아침에나 갑시다.
부인 : 원, 이런 능청이 있나. 이런.

(01:10:01) 경비 : 여보세요. 아, 여보세요. 영감님?
영감 : 나 말이오?
경비 : 어디 가십니까?
영감 : 어, 나 저 안에 저 이 과장 만나러 들어가는 길이요.
경비 : 이 과장요?
영감 : 응. 왜, 있소? 없소? 어?
경비 : 뉘신지?
영감 : 저…. 나는 이 과장의 장인어른 되는 사람이고 이 사람은 내 마누라요. 저기 쟤는 이 과장의 사모님이 되는 사람이요.
경비 : 아이고, 이거 몰라 봬서 죄송하게 됐습니다. 잠깐만 기다려주십시오. 그럼.
부인 : 네!
영감 : 여보, 있다지 않소?
부인 : 아, 누가 아니래요?
영감 : 이제 두 눈으로 똑똑히 보란 말이오!
부인 : 에이그, 이 철때기 없는 자식아! 공연한 오해를 해가지고.
영감 : 이건 또 뭐요?
경비 : 이걸 달고 들어가십시오.
영감 : 여기에다가?
경비 : 네, 네.
부인 : 네, 네.
영감 : 당신도 달아요. 그리고 너도 달아라. 그래, 내 안에 들어갔다 나오리다.
경비 : 네, 안녕히 가십시오.
부인 : 아이고, 고맙소.
셋째 딸 : 수고하세요.

셋째 사위 : 아버님! 아이고 아버님.
영감 : 여보게, 여보게! 허허.
부인 : 이 사람아!
셋째 사위 : 무슨 일이십니까? 아이고, 어머님.
부인 : 이 사람아! 잘 있었나?
셋째 사위 : 아 오시자마자 연락을 하시지 않고. 왜?
영감 : 여보, 여보. 당신 그게. 하하하.
부인 : 아, 왜 그래요?
영감 : 아, 지가 무슨 기술자라고. 허허.
부인 : 아, 왜 그래요? 이리 오너라.
셋째 딸 : 엄마, 뭐가 묻었어요.
부인 : 뭐?
셋째 사위 : 허허. 저 공장에 오시면 다 그런겁니다.
영감 : 야, 야. 그냥 더 둬라. 공장 왔던 기념으로 더 둬.
부인 : 아니, 이 양반이 왜 이래요, 참.
셋째 사위 : 저, 우리 공장이 어떻습니까?
부인 : 참 좋아!
영감 : 여보게, 들어가세. 들어가.
셋째 사위 : 구경하시죠.
영감 : 여보게, 여보게! 자네 처, 처.
부인 : 같이 가봐. 어서!
영감 : 옳지!

(01:12:03) 셋째 사위 : 우리 공장에서는 휘발유 외에도 여러 가지 기름을 하루에 2,900드럼씩이나 생산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뿐만 아니라 프로판가스, 아스팔트, 정유, 중유, 항공유, 윤활유 등 부산물이 스무 가지는 더 됩니다.
셋째 딸 : 참, 여보. 아버님, 어머님 모시고 비료공장 구경시켜 드리고 올 테니 당신 옷 갈아입고 오세요.
셋째 사위 : 저기, 그래, 그래. 아버님, 어머님. 저 먼저 들어가서 구경들 하시지요. 옷 갈아입고 곧 오겠습니다.
영감 : 그래.
부인 : 그래, 속히 오게.
영감 : 씩씩하다. 씩씩해.
셋째 딸 : 저, 여기 이 공장이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제5비료공장이고요, 그리고 또 저기 저 뒤에 보이는 것이 제3비료공장이에요.
영감 : 야, 저 울산공업센터, 센터 하더니만 야 거 참 굉장하구나.
부인 : 에유, 영감. 울산 뭐라구요?
영감 : 어허, 울산공업센터.
부인 : 아, 공업센터….
영감 : 이 고장에게다가 이렇게 공장을 세운다 그 말이야.

영감 : 저 해님을 좀 보오.
부인 : 아이고, 어쩜 저렇게 좋은가!
영감 : 마치 꿈 많은 우리 자식들의 앞날을 축복해 주는 것 같구려.
부인 : 우리 부처님께 빌고 갑시다.

(노래)신라의 달밤
아 신라의 밤이여
불국사의 종소리 들리어온다
지나가는 나그네여 걸음을 멈추어라
고요한 달빛 어린 금오산 기슭 위에서
노래를 불러보자 신라의 밤 노래를

(01:16:03) 영감 : 여보, 이 강원도는 산밖에 볼게 없군 그래.
승객 : 아니, 뭐요! 여보쇼. 그 산이 보통 산인 줄 아쇼? 아, 밖을 좀 내다보시오. 아 그 석탄이라는 광물이 다 어디서 나오나? 거, 잘 보시오!
부인 : 네.
영감 : 아니, 여기가 석탄산이 아니요?
부인 : 그러게 말이요.
영감 : 참 무진장이구려. 무진장이야. 참, 석탄이 기계로 묻어나오는군. 참 강원도 산이야말로 노다지로군 그래.
승객 : 아, 그뿐이겠소? 우리 강원도의 경치야 아, 그 천하가 다 아는 경치이지요. 허허허.
영감 : 하하. 참. 선경이다 선경이야.
부인 : 좋기도 하지 뭐유?

(노래)정선아리랑
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봉 팔만구암자
유점사 법당 뒤에 칠성단 도두 뫃고 팔자에 없는
아들딸 낳아달라고 백일 정성을 말고
얼씨구 타관객리 외로이 난 사람 괄시를 마라
아리아리 스리스리 아라리요
아리아리 얼씨구 넘어간다

영감 : 여보, 여기가 설악산이요.
부인 : 예.

아주까리 동백아 여지마라
산골에 큰 아기 난봉난다

부인 : 거참 시원하다.
영감 : 어.
부인 : 여보, 정말 선경이로구려.
영감 : 어, 참 옥류암이요. 오죽하면 비선대라고 그랬겠소? 허허허.
부인 : 정말. 영감!
영감 : 응?
부인 : 옛날 생각 안 나우?

(노래)즐거운 잔칫날
잔치, 잔치 벌렸네. 무슨 잔치 벌렸나?
복순이가 시집가고 삼돌이가 장가가요
어서 한잔 드시오. 나도 한잔 주시오
오늘 같은 좋은 날 아니 먹고 어쩌리오
들엔 동백꽃 향기 넘쳐흐르고
신방에는…

영감 : 그러고 보니까, 우리 젊었을 때 보다 세월이 많이 변천했소. 여보, 내가 소리 하나 할게. 소리. 만고강산 유람할 때. 아이, 아이, 아이야야야야!
부인 : 글쎄요 어서. 영감! 내 손잡으쇼. 이리 와요.
영감 : 아이고, 여보. 왜 뭣하러 내려 왔소?
부인 : 그러니까 부군일칙이라는게 아니오. 저기 나가서 옷 갈아입읍시다.
영감 : 여보, 옷이야 금방 마를 옷인데 뭘.
부인 : 말 좀 듣자고요.
영감 : 시원해서 좋다.

(01:19:50) 영감 : 에이 이 파도.
부인 : 영감
영감 : 어?
부인 : 여기가 속초요?
영감 : 어 여기가 속초야.
아줌마 : 돌이엄마. 우린 언제나 배 한척을 가져보겠수.
다섯째 딸 : 너무 실망하지 말아요. 어업자금이 나온다니까 그때는 형편이 풀릴게 아니우? 아니, 어머니!
부인 : 미애야.
다섯째 딸 : 어머니.
부인 : 얘야.
다섯째 딸 : 아버지. 어머니.
부인 : 왜.
다섯째 딸 : 소식도 없이 웬일이세요.
부인 : 자식두, 기왕 내킨 김에 너 보러 왔다.
영감 : 그래, 신 서방은 여전히 바다에 잘 나가느냐.
다섯째 딸 : 네 마냥 그렇죠 뭐. 아버지, 집으로 가세요.
어부 : 자 빨리 내리게.
어부 : 어이 영빈이. 술 한 잔하고 가세.
다섯째 사위 : 이 사람아 밤낮 술만 마시면 어떡하겠나, 나 먼저 가겠네.
다섯째 사위 : 여보, 여보.
다섯째 딸 : 인제 돌아오세요?
다섯째 사위 : 어.
다섯째 딸 : 아 근데 여보.
다섯째 사위 : 응?
다섯째 딸 : 아버님이랑 어머님이 오셨어요.
다섯째 사위 : 뭐! 장인장모께서?
다섯째 딸 : 네.
다섯째 사위 : 호오. 저, 장모님 오셨어요?
부인 : 아이고 신 서방 왔나보오.
다섯째 사위 : 아이고, 이거 장모님 안녕하셨습니까.
부인 : 그래.
다섯째 사위 : 안녕하셨어요. 안녕하셨어요.
영감 : 그래. 얼마나 고생했는가.
부인 : 그래. 얼마나 고생이 많았나.
다섯째 사위 : 아 뭘요. 이렇게 건강하지 않습니까.
영감 : 그게 제일이야. 어서 들어와.
부인 : 그래, 어서 들어와.
다섯째 사위 : 아이고, 먼저 들어가세요. 장모님. 네 어서 들어가세요. 저 잠깐만 다녀오겠습니다.
부인 : 응? 왔다 가지 않고…. 들어오게.
영감 : 얼른 들어오게.
다섯째 사위 : 네. 여보.
다섯째 딸 : 응.
다섯째 사위 : 내 가서 맛있는 막걸리 좀 받아올게.
다섯째 딸 : 네.
다섯째 사위 : 여보.
다섯째 딸 : 네.
다섯째 사위 : 고기 좀 사오게 돈 좀 있으면 더 줘.
다섯째 딸 : 내게 무슨 돈이 있어요. 품삯도 벌써 저금해버렸는데.
다섯째 사위 : 그렇지만 이 먼 강원도 속초까지 오셨는데 사위체면도 세워야지.
다섯째 딸 : 우선 외상으로 어떻게 해보세요. 우리의 정성이 문제지, 진수성찬이 문제겠어요?
다섯째 사위 : 우리 저금해놓은 돈 찾아 쓰면 어때.
다섯째 딸 : 아이고, 그 돈은 당신 배 사려고 저금한 게 아니에요.
다섯째 사위 : 그렇지만 말이야. 배는 당장 살 형편이 못되니까. 우선 좀 찾아 쓰자고.
다섯째 딸 : 그건 안돼요.
다섯째 사위 : 허허 이거. 당장 돈이 없는데 야단났는데 이거.

(01:23:03) 부인 : 여보.
영감 : 음?
부인 : 살기가 어려운 모양이로구려.
영감 : 잘사는 애들도 있으면 못사는 애들도 있는 법이라오.
다섯째 사위 : 여보, 장인어른 주량이 보통이 아닌데 이거 가지고 되겠어?
다섯째 딸 : 그렇지만 당장 어떻게 하겠어요.
다섯째 사위 : 약주 한 되로야 사위체면이 서나 이거. 여보, 아 어떻게 하자고 이걸 넣는거야?
다섯째 딸 : 자 어서 들어갑시다.
영감 : 여보.
다섯째 사위 : 여보. 아니 저 여보. 여보.
다섯째 딸 : 네.
다섯째 사위 : 거 물을 타지 말래두 자꾸 타고 그래.
다섯째 딸 : 그건 물을 탄 게 아니라 우리의 정성을 탄 거예요.
다섯째 사위 : 에이. 그래도 이거….
다섯째 딸 : 어머니.
부인 : 오냐.
영감 : 어어어 들어오너라.
부인 : 아이 뭘 이렇게 챙기느라고.
영감 : 저런.
다섯째 사위 : 오래 기다리셨죠. 늦어서 죄송합니다.
영감 : 아이 이 사람아 괜찮아.
부인 : 그리 앉게.
영감 : 무슨 술을 이렇게 또 많이 받아왔나.
부인 : 자네가 따라주게.
다섯째 사위 : 장인어른의 주량이야 세상이 다 아는 거 아닙니까. 자 드세요. 제가 바닷놈 솜씨를 한번 내봤습니다. 모양은 없어도 맛은 참 좋을 겁니다.
영감 : 모양은 봐서 뭘 하노. 그저 생선이란 것은 싱싱한 맛에 먹는 거야.
부인 : 이 사람아. 넉넉지 않은 살림에 우리가 와서 정말이지 폐가 많네.
다섯째 사위 : 아이 장모님도. 제가 아무리 못 살아두요.
영감 : 야. 아주 술맛 참 좋다. 여보, 이 강원도는 물맛이 좋아서 그런지 술맛이 꿀맛이구려.
부인 : 그러게요.
영감 : 거, 참 좋다. 여보게 자네도 한잔 하게나. 응?
다섯째 사위 : 아니 장모님부터 하시죠.
부인 : 아닐세, 자네나 먼저 하게.
영감 : 이 사람아, 내 이번에 여행을 하면서 느낀 바지마는 아무튼 모든 사람들이 잘 살아보겠다고 온갖 힘을 다 기울이구 있고 또 나라에서도 그만큼 뒷받침을 해주는 모양인데 자네는 아직 살림살이가 어려운 모양일세.
다섯째 사위 : 뭐, 저라고 평생을 못살라는 법은 없지 않습니까?
부인 : 그럼.
다섯째 사위 : 저도 잘살아보겠다고 이를 악물고 이 사람과 갖은 고생을 다하면서 3년을 두고 저금해왔습니다. 이제 배 한척만 사면 그땐 저도 아마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을 겁니다.
부인 : 그래야지.
다섯째 사위 : 장모님. 저도 꿈을 가지고 있는 놈입니다.
부인 : 암.
다섯째 사위 : 장인어른. 저에게도 희망이 있습니다.
영감 : 암, 희망을 가져야지. 음! 그저 사람이라는 것은 만사에 자기 마음 가질 탓이야.
다섯째 사위 : 장모님도 한잔 드십시오.
부인 : 음? 괜찮네. 내가 뭘….
다섯째 사위 : 아이, 드세요.
영감 : 들게 들어. 자네도.
다섯째 딸 : 어머니 조금만이라도 좀 드세요.
부인 : 오냐. 그래.
영감 : 어쨌든 자네 부부가 금실 좋게 몸 편히 사는걸 보니깐 응? 우리가 기쁘네. 여보, 술맛 어떻소. 응?
부인 : 정말 좋구나. 어떻게 담갔으면 이렇게 맛이 좋겄어.
영감 : 꿀맛이라니까 그래.
부인 : 여보, 당신도 한잔 더 하세요. 아이들의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영감 : 또? 음. 들고말고. 이 술잔에 담긴 정성이야 어느 딸, 어느 사위의 정성에 비하겠나.
다섯째 딸 : 흐흑.
부인 : 얘야. 미애야. 미애야.
다섯째 딸 : 어머니.
부인 : 다 들었다. 물을 타면 어떠냐. 우린 그저 좋기만 하다.
다섯째 딸 : 어머니. 물을 탄 술을 아시면서 마시는 것을 보니까 제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요.
부인 : 아니다. 아버지와 이 엄마는 너희가 이렇게 행복하게 사는 것이 그저 소망이었었다. 이젠 너희 부부가 그저 살려고 애쓰는 것을 보니까 우리는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구나. 철없이 자란 네가 이젠 어른이 된 걸 보니까 그저 기쁘기 한이 없다. 미애야. 어디 날 보고 한번 웃어봐라.
다섯째 딸 : 어머니.

다섯째 딸 : 저 어머니 세수하세요. 아직 안 일어나셨나. 아니.
다섯째 사위 : 여보. 여보. 마침 싱싱한 가오리가 있더군. 이거 회 만들어드리자.
다섯째 딸 : 벌써 떠나셨어요.
다섯째 사위 : 뭣이? 떠나시다니.

부인 편지 : 미애야. 이렇게 떠나는 애미의 마음을 이해해다오. 너희들이 넉넉지도 않은 살림에 저축까지 해가면서 자립을 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고 너희 아버지도 얼마나 흔쾌하셨는지 모른다. 미애야, 신 서방을 잘 섬겨야한다. 우린 윗선에 있는 너희 오빠를 만나보고 곧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다.

(01:29:03) 차장 : 할아버지 차표 끊으세요.
영감 : 어? 그 대진까지 얼마냐.
차장 : 두 분 이서 320원이에요.
영감 : 어. 320원. 여보, 당신 돈 가진 것들 좀 내놓게.
부인 : 아이, 애들한테 다 줬는데 무슨 돈이 있소.
영감 : 저, 차장. 다 가서 내면 안 될까?
차장 : 안 돼요. 다음 정거장에서 내리세요.
영감 : 허허.
부인 : 어떡하나.
영감 : 참 이런 놈의 인심을 봤나.
부인 : 큰일났군.
영감 : 그…. 가, 가만있자. 저 소위. 소위. 날 좀 보자고. 저, 자네 혹시 그 김석구 대위라고 모르겠나.
최 소위 : 김석구 대위라뇨?
영감 : 그 여러 말 할 것도 없이 거 간첩 세 놈을 한꺼번에 잡아가지고 표창장을 받은 김 대위 말이야. 어?
최 소위 : 아 네. 정보참모실에 계시는 김 대위님 말씀이군요.
영감 : 어어, 맞았어. 맞았어. 그러니 급폐일언하고 자네. 돈 그 320원 날 돌려주게. 걔 내 아들이야.
최 소위 : 네. 알겠습니다.
영감 : 여봐, 차장. 저 삼백, 320원 이 최, 최 소위한테 받어. 응? 저 내 아들 내 김 대위한테 갚아주라고 그럴게.
최 소위 : 아이, 괜찮습니다.
영감 : 뭘 괜찮기는,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나. 가봐, 가봐, 가봐.
최 소위 : 네.
부인 : 고맙소.
영감 : 여보, 남편 하나는 잘 뒀지.
부인 : 으이구, 이 양반도 참.
영감 : 나 아직 끄떡없어.
부인 : 어이구, 참.

(01:30:40) 아들 : 아버님, 걱정 마세요!
영감 : 어.
아들 : 그 차비는 제가 꼭 갚겠습니다.
영감 : 어, 그래야지.
할멈 : 얘야, 꼭 그렇게 해라. 참 친절하고 씩씩한 장교더라.
아들 : 예, 염려 마십시오. 아, 다 왔군요. 아버님. 저기가 휴전선입니다. 아무도 발을 들여 놓지 못하는 이 휴전선은 멀리 서해에서 이곳 동해까지 600리를 가로질러 있습니다. 지금도 저 북녘 하늘 밑에서는 우리의 부모형제들이 자유가 그리워서 한숨짓고 있습니다.
영감 : 내 살아생전에 통일이 되는 걸 보고 죽었으면 한이 없겠구만.
할멈 : 석구야, 여길 오니 6.25때 전사한, 6.25때 전사한 네 형이 생각이 나서 피눈물이 나오는구나!
아들 : 어머님, 그리고 아버님! 너무 슬퍼 마십시오. 우리의 자유와 경제력이 북한으로 넘쳐흐를 때 우리의 숙원인 통일도 이루어지고야 말 것입니다. 70년대가 되면 이것도 아주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영감 : 그래야지!
아들 : 그럼, 아버님. 돌아가시죠. 어머니도요.
영감 : 여보, 갑시다.

아들 : 아버지!
영감 : 응.
아들 : 여기가 춘천발전소인데요, 이 발전소는 순전히 우리나라의 기술만으로 완성됐습니다.
영감 : 아주 훌륭하고도 박력 있는 일이다! 여보, 당신도 때를 잘못 타고 났구려!
부인 : 네, 왜요?
영감 : 어, 지금쯤 나한테 시집을 왔더라면 그 호롱불 신세는 면했을 게 아닌가?
부인 : 참, 영감도. 그 팔도강산을 한 바퀴 돌더니 아들보다도 더 젊어가는 소리를 하고 계시오.
영감 : 왜, 내가 젊어져서 당신이 나쁜 거라도 있소? 어?
부인 : 얘, 네 아버지 말씀 좀 들어봐라.
영감 : 뭘 듣냐. 어서 가자! 허허.

(01:33:53) 영감 : 이런 미친놈을 봤나? 여기도 저 똑같은 놈이 하나 있네. 그래.
아들 : 아니, 똑같은 놈이라뇨?
영감 : 어, 넌 모른다.
막내딸 : 어머니!
부인 : 아휴, 자식도. 난 또 누구라고?
막내딸 : 어머니!
부인 : 오냐, 그동안에 그래 집안에는 별일 없었니?
막내딸 : 응, 아무 일 없었어요.
부인 : 그래, 그래.
막내딸 : 아버지!
미스터 리 : 저 빙장어른 구경 많이 하셨습니까?
영감 : 그놈 비웃살 한 번 좋다!
미스터 리 : 먼저는 거절당했습니다만, 이번만은 자신 있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영감 : 아니, 뭐? 허, 그놈 사람 죽여준다! 음, 자네 그 박력만은 좋아. 내 결정은 서울 가서 짓겠네! 응?
아들 : 아버지 내 매부 감으로는 아주 됐는데요? 어머니, 그렇죠?
부인 : 그래, 씩씩해서 참 좋다!
영감 : 이봐, 당신. 당신 다수가결로 나한테 대드는 거요? 어?
막내딸 : 어머, 원래 민주주의란 그런 거 아니에요?
아들 : 수고해.
미스터 리 : 네!
막내딸 : 오빠! 연락해줘서 고마워요.
아들 : 자, 어서 들어가거라! 아버지, 어머니는 기차 타러 가신다.
막내딸 : 응.
부인 : 석구야! 몸조심해라.
영감 : 석구야.

부인 : 내비둬요.
영감 : 야, 내리막이겄다.
막내딸 : 우리도 빨리 가요! 체육대회 골인하는 기분으로.
미스터 리 : 오케이. 떨어지지 않게 꼭 잡아! 달리는 거야!
막내딸 : 야!

(01:36:01) 막내딸 : 어머니, 저기 좀 보세요. 저기! 저기 미스터 리!
부인 : 얘, 너희 아버지도 저런 구경을 좀 하시지 않고.
막내딸 : 아, 누가 아니래요.
영감 : 어허, 이 많은 사람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이는구먼. 이렇게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인다면 세상에 안 될 게 없겠다!
막내딸 : 야! 미스터 리!
영감 : 허, 그놈 참 박력 있게 달린다.
부인 : 여깄네!
막내딸 : 빨리! 빨리요!
영감 : 허허, 저놈은 내 인삼차 한 재만 더 먹었으면 힘이 더 날건데. 아이 참. 참. 이 사람아! 이 사람아! 뒤따라가, 뒤따라가! 얼른 달려라, 달려! 아, 뒤따라 가라고! 나. 저, 나. 이런.
막내딸 : 아버지!
영감 : 으흠.
부인 : 아니 저, 영감이 저, 안 오시겠다더니.
막내딸 : 아버지, 와 주셔서 고마워요.
영감 : 여보, 앉아, 앉아.

(01:38:47) 부인 : 그래, 애 많이 썼네!
넷째 사위 : 만수무강 하시이소.
부인 : 그래, 고맙네.
아들 : 아버님 그리고 어머님. 만수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십시오.
부인 : 오냐.
첫째 사위 : 거, 절들 하지 그려.
영감 : 얘들아! 내 육십 평생에 이렇게 기쁜 날은 처음이다. 고맙다. 고마워. 너희들이 이렇게 잊지 않고 내 회갑 날을 이렇게 차려주고 한자리에 모였으니 그저 너희 어머니와 나는 기쁘기 한이 없다.
첫째 사위 : 아버님, 어머님. 다음은 저희들 선물 받으세요! 자, 선물들 준비혀!
부인 : 아이고, 영감. 속초 애들이 못 오는가 보우.
영감 : 그러게.
첫째 사위 : 아버님! 이 인삼 달여 잡숫고 오래오래 사셔야 해유.
영감 : 그래. 그래, 그래. 오래오래 살아야지.
부인 : 근데 자네 애미는 어떻게 돼서 안 왔는가?
첫째 사위: 네, 산후조리가 나빠서요.
부인 : 어, 그래서 아범 혼자 왔네! 그려.
영감 : 그래, 아기는 잘 자라냐?
첫째 사위 : 아, 네. 저 그놈이 제 옷에 붙은 시멘트가루를 핥아 먹었는지 아, 여간 단단하지 않아유. 허허. 어서 드세유. 아, 다음 오시구려.

(01:41:17) 둘째 사위 : 아버지, 우리 이 선물 드리기 전에 절 한 번 더 할랍니다잉.
부인 : 아휴, 고만둬. 몸도 무거운데.
영감 : 그래, 그래. 그만둬. 배가 불러서. 허허.
둘째 사위 : 우리 이번에 열둘째입니다. 징하게 낳아버렸습니다. 하하하. 다시는 안 낳을랍니다. 참, 나는 괜찮은디 이 사람이 자꾸. 허허.
둘째 딸 : 아이. 몰라요!
둘째 사위 : 이거 받으십쇼. 요것이 양단인디 최고급입니다. 허허. 다음 오쇼잉.
셋째 사위 : 아버지, 앞으론 이 라이터 쓰십시오.
영감 : 어, 어. 허! 이 사람아 이건 마치 자네 공장 굴뚝에 불꽃같네. 그려. 어? 허허허.
셋째 사위 : 아버지, 저 이번에 부장으로 진급됐습니다.
셋째 딸 : 그게 다 내가 독수공방을 지켜온 덕택이죠.
부인 : 암, 그럼. 그렇고말고.
넷째 사위 : 참말로….
부인 : 여보게, 허 서방!
넷째 사위 : 예! 다시는 그런 잘못이 없겠습니다. 용서하시이소. 정말 잘못했습니다.
영감 : 이 사람아! 아, 부모자식 간에 그만한 일 가지고 뭘. 이제 잊어버리세. 허허허. 그럼.
넷째 사위 : 아버님이요, 내 평생 인삼주를 대 드리겠습니다.
영감 : 어, 내가 좋아하는 인삼주. 허허허.
둘째 사위 : 저. 아버지, 어머니! 거, 부산 동서 오늘 정말 과용했습니다.
넷째 사위 : 뭐예~
둘째 사위 : 아, 경비 몽땅 안 내버렸습니까. 허허허. 하여간 최곱니다. 최고!
넷째 사위 : 돈 나고 사람 났습니까? 괘안습니다. 괘안습니다.
둘째 사위 : 내가 부산 한 번 내려갈라네.
넷째 사위 : 오시이소.
부인 : 얘들아, 오늘같이 기쁜 날에 속초 애들이 안 보이는구나. 걔들만 참석했으면 내가….
영감 : 어린 것이 무슨 고생을 그렇게 많이 하는지…. 허, 그게 너무도 못산다고 부끄러워서 그런지도 몰라.

(01:43:32) 다섯째 딸 : 아버지!
부인 : 얘, 미애야! 미애야! 아이고, 이 자식아. 왔구나!
다섯째 딸 : 어머니, 어머니. 흑흑.
부인 : 아이고, 그래. 울기는. 신 서방 어떻게 됐누?
다섯째 딸 : 네, 이제 곧 올 거예요.
부인 : 그래, 그래. 자 앉아라. 앉아라.
다섯째 딸 : 아버님, 어머님. 절 받으세요.
부인 : 그래, 그래.
다섯째 딸 : 아버님, 이 못난 소녀도 밖에서나마 아버님과 어머님의 만수무강을 빌고 있었어요. 전에 저희 집에 오셨을 때 왜 그렇게 떠나셨어요? 얼마나 섭섭했는지 몰라요 어머니! 아버지, 제 잔을 받으세요. 이 술은 물 탄 술이 아니에요. 아버님, 어머님 오래오래 사셔서 저도 잘사는 걸 꼭 봐주세요!
영감 : 미애야! 이 술맛도 참 좋다마는 난 너희 집에서 먹은 그 막걸리가 더 좋드라.
다섯째 딸 : 아버님, 이거 선물이에요.
부인 : 오냐. 그래, 그래.
영감 : 내 평생에 이런 귀한 선물을 처음 받아본다.
부인 : 그럼.
영감 : 얘야! 울지 마라.
부인 : 아이고, 신 서방!
영감 : 신 서방 이리 오게. 이 사람아, 정말 고맙네!
다섯째 사위 : 저, 아버님 늦었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만수무강 하십시오.
부인 : 그래, 신 서방. 와 줘서 정말 반갑네!
다섯째 사위 : 아, 저 아버님. 이거 보십시오. 제가 배를 한 척 샀습니다. 지금 계약하고 오느라고 늦었습니다.
영감 : 어디 보세! 훌륭한 배다. 여보, 참 고마운 일이다.
부인 : 그럼.
영감 : 이게 자네 배군, 그래? 고맙네. 허허허.
다섯째 사위 : 저도 이제 남부끄럽지 않게 살 수 있게 됐습니다.
영감 : 그래야지.
다섯째 사위 : 여보, 고생했지!
영감 : 신 서방! 내가 이제 가도 물 탄 술은 안 내어놓을 테지? 허허허. 자, 일어나. 일어나게.
둘째 사위 : 아따, 배를 한 척 샀다니 참말로 기쁘고마. 하여간 축하하네.
영감 : 이제 남부럽지 않게 살 때가 올 걸세.

(01:46:49) 아들 : 아버님! 여기 이 분이 왔군요.
영감 : 어, 자네 이리 오게. 아니 오늘 문희가 없어서 그런지 박력이 적군 그래. 어? 자네 오늘부터 날 빙장어른이라고 불러도 좋아. 그리고 문희가 월남서 돌아오는 데로 결혼식을 올리도록 해. 어?
미스터 리 : 저, 빙장어른 만수무강 하십시오.
둘째 사위 : 아따, 그 사람 배짱 한 번 좋네! 허허허허.
영감 : 가만. 내 이렇게 기쁜 날 내 한마디 해야겠어. 내 전번 날 너희 어머니와 같이 팔도강산을 돌고 와서 내 이제 죽어도 한이 없다고 그랬지마는 이제 내 좀 더 살아야겠어. 너희들이 이렇게 희망에 부풀어서 앞을 나가는 걸 보니까 내가 더 더 살아서 자네들이 더 잘 사는 걸 좀 봐야 하겠어.
둘째 사위 : 싹 달라진 팔도강산을 다시 한 번 봐야죠잉.
영감 : 가만, 가만, 가만있어. 그리고 내 자네들한테 신세도 많이 지고했으니까 내가 오늘 한턱내겠네! 저 밖에 나가서 자동차를 타. 내가 오늘 진짜 서울구경 시켜줄게.
미스터 리 : 저, 빙장어른! 이거 받으십시오.
영감 : 이게 뭔가?
미스터 리 : 최신식 라디오입니다.
영감 : 이게 도란지스타구나 하하.

(노래)팔도강산
팔도강산 좋을시고 살판이 났네
팔도강산 얼싸안고 웃음꽃을 피우네
에헤야 데헤야 너도 나도 얼씨구
에헤야 데헤야 우리 모두 절씨구
잘 살고 못 사는 게 팔자만은 아니더라
잘 살고 못 사는 게 마음먹기 달렸더라
줄줄이 팔도강산 좋구나 좋다
좋구나 좋다 좋구나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