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사슴 같고 늑대 같은 - 강회진 Show 몽골 사람들은 늑대와 암사슴 사이에서
몽골 사람들은 바람에도 색깔이 있다고 말한다 저물 무렵, 고비의 바람은 하얀 바람 사막에 조심스럽게 당신을 그려 본다 훅, 바람 불자 당신은 슬그머니 지워진다
# 강회진 시인은 충남 홍성 출생으로 2004년 <문학사상>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일요일의 우편배달부>, <반하다, 홀딱>이 있다. 강회진 시인 / 태백 눈설레 속, 자작나무도 말이 없다 침묵이 모든 산을 얼리고 있다 어둠의 깊이 만큼 너는 차갑고 너의 창으로 들여다보는 풍경, 마침내 자작나무를 듣는다 간신히 버티는 수직의 흰 불꽃 자작나무는 어둠을 견디고 있다 초조해 마, 겨울 나무를 자르면 다홍빛 심지*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다른 생으로 옮겨가는 자작나무 태백에 갇혀 하염없이 자신을 울리고 있다 *고오자이 테루오 강회진 시인 / 역마, 살 몽골 사람들은 바람에도 색깔이 있다고 말한다 저물 무렵, 고비의 바람은 하얀 바람 사막에 조심스럽게 당신을 그려 본다 훅, 바람 불자 당신은 슬그머니 지워진다 사주에 역마살이 있다고 처음 들은 날, 산양자리인 나는 이상하게도 심장이 평소보다 쿵쿵 크게 울렸다 이 복된 저주 평생 길 위를 방황하며 사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몽골에서 최고의 욕은 평생 한 곳에서만 살아라 정착은 곧 죽음을 말한다 칭기즈칸은 죽기 전 이렇게 말했다지, 나를 매장한 뒤, 천 마리 말을 몰고 무덤 위를 달려 흔적을 없애라 지금도 칭기즈칸의 무덤은 찾을 수 없고 누군가는 무덤을 찾아 지금도 떠돌고 있다 난로에는 시베리아 낙엽송이 자작자작 타들어가고 있다 낮에는 숲을 걷다가 마른 자작나무 둥치를 주웠다 먼먼 사람들이 자작나무 껍질에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새기듯, 껍질을 벗겨내어 당신의 안부를 새긴다 글자에도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지 허나, 열흘이면 당신이 있는 곳까지 가고도 남을 그때의 안부는 한 계절이 지나도 당신에게 가 닿지 못했다 얼마나 더 먼 곳으로 가야 나는, 당신을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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