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생각

  • 2015.3.10.화
  • 아침편지 보기

느낌한마디

(40)

로그인하세요

스티콘 선택

등록

  • 페이스북
  • 카카오톡
  • 카카오
    스토리
  • 라인
  • 밴드
  • MMS
  • 메일

님께서 작성시 입력한
비밀번호를입력해주세요.

비밀번호

취소 확인

글자크기

설정한 글자 크기는 '아침편지 읽기'
화면에 모두 적용됩니다.

토요일 '독자가 쓰는 고도원의 아침편지' 주인공이 되어보세요!

  • 매주 토요일은 독자들이 보내는 아침편지로 꾸며집니다.
  • 실명으로 쓴 글에 한해, 그리고 아침편지의 형식을 지켜 쓴 글에 한해 선정됩니다.
  • 아침편지 가족으로 등록된 분만 쓸 수 있으며, 아침편지를 받아보시는 이메일 주소를 입력하시면 됩니다.

[서울] “에이즈라는 병을 행사에 참가하기 전에는 그저 두렵고 무서운 병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막상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보니 일상생활을 함께 해도 절대 옮지 않는 병이라고 하네요. 거부감이 크게 줄어든 것 같습니다. 오늘 얻은 레드 리본도 착용하고 다녀야겠네요.”

12월 1일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굿모닝시티 앞 광장에서 열린 세계 에이즈의 날 행사에서 만난 박은임씨(45·여)의 이야기이다.

매년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
12월 1일은 1988년 세계 보건장관회의에서 제정한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우리나라에선 한국에이즈퇴치연맹, 대한적십자사 등이 중심이 돼, 매년 12월 1일 에이즈에 대한편견을 바로잡는 기념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줄이기 위해 열렸다.

질병 에이즈(AIDS)란 면역결핍바이러스인 HIV 바이러스에 감염돼 면역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악수나 식사, 가벼운 입맞춤 등으로는 걸릴 가능성이 없지만 많은 이들은 감염인과같은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옮을 수 있는 질병으로 흔히 알고 있다고 한다.

한국에이즈퇴치연맹의 양승협 사무국장은 “사람들이 에이즈에 대한 안 좋은 편견을 많이 갖고 있다”며 “환자들과 일상생활을 한다고 해서 옮는 경우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에이즈란 질병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렇기 때문에 자연스레 환자들과 접촉을 하지 않으려고 하는데요. 키스, 악수, 식사, 공동화장실 사용 등을 환자와 같이 한다고 해서 옮는 경우는 절대 없습니다.”

그는 이어 “이 행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모르고 있던 에이즈에 대한 지식을 쌓고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81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에이즈 환자가 나타난 이후로, 우리나라에서도 꾸준히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공식 환자만 7000여명이고, 매일 하루에 2명 정도씩 늘어나고 있죠. 물론, 공식적으로 집계한 인원이라 정확한 환자와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비공식적으로는 이보다 3배 정도 많은 2만여명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감염인에 대한 편견을 줄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레드 리본.

“편견을 갖고 보지 말아주세요”
행사를 주최한 한국에이즈퇴치연맹에선 스스로 에이즈의 위험을 줄이고 예방하며, 감염인을 차별하지 말고 함께 살아가자는 뜻을 담은 레드리본 배지를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에이즈 질환 상담, 에이즈 질병 OX 퀴즈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또 감염인을 인터뷰한 내용을 담은 영상을 상영해 에이즈가 어떤 병인지를 알렸다.

감염인은 영상물에서 “에이즈는 일상생활에선 전염되지 않으며, 성 접촉과 수혈, 공동 주사기사용을 통해서만 전염이 되니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다면 더이상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양 사무국장은 “에이즈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평생 살 수 있는 질환”이라며 “그런데도 에이즈 환자에 대한 편견이 아직도 남아있어 감염인들이 일상생활을 하는데 많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에이즈 환자들은 정상적인 일상생활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규칙적인 직장생활은 물론, 인간관계까지 나빠지니 환자들은 음지 생활을 하게 되는 것이죠.”

숨만 같이 쉬어도 전염되는 병인 줄 알았어요”
근처에 쇼핑을 하러 왔다가 행사장을 찾았다는 이한동씨(27)는 “레드 리본이 있다는 것은 처음 알았다”며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편견을 하나 둘씩 줄이겠다”고 대답했다.

행사장을 찾은 박은임씨(45·여) 역시 “에이즈라면 무작정 피하기만 하고 불결하다는 생각도 갖고 있었지만, 자원봉사자들이 말한대로 일상생활을 할 때에는 절대로 전염이 되지 않는다고 하니, 그렇게 큰 거부감을 들지 않을 것 같다”며 “주변에 에이즈에 걸린 환자를 본다면 차별없이 그들을 대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자원봉사자가 행사에 참가한 시민에게 에이즈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자원봉사자로 참가한 대학생 김민영씨(21·여)는 “에이즈를 떠올리면 무섭고 불결한 느낌이 먼저 든다”며 “에이즈라는 질병 특성상 살이 썩어가는 질병이기 때문에, 부정적인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다만 그녀는 “자원봉사자 자격으로 참가해서 많은 사실을접하고 보니 많은 생각이 바뀌었다”고 대답했다.

“에이즈 환자들과 정말 친한 친구처럼 지내기는 힘들겠지만, 편견은 버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어떻게 보면, 저한테 자신이 에이즈 환자라고 용기있게 알려준 거잖아요.”

반면 인식을 개선하긴 했지만 여전히 거부감이 든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양유리씨(21·여)는 “옛날보다 에이즈에 대한 인식은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까지도 꺼림칙한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직접 에이즈 환자를 마주하면 거부감이 많이 들 것 같아요. 아니라는 것도 알지만, 손만 잡아도 소름이 끼칠 것 같습니다.”

이에 한국에이즈퇴치연맹 양승협 사무국장은 “여전히 에이즈에 좋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는 이들을 위해 매년 세계 에이즈의 날기념행사와 ‘에이즈 예방 세미나’, ‘에이즈관리개선을 위한 워크숍’을 개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일반 시민들에게 에이즈의 위험성, 예방법 등을 알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에게 ‘에이즈 예방’ 성교육 실시
에이즈 예방을 홍보하기 위해 나온 대한적십자사의 최은지씨는 “어린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성의식을 알려주기 위해 또래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최씨는 “예전과 달리, 아주 어린 아이부터 나이별로 성교육을 진행하고 있는데, 에이즈가 어떤 병인지, 어떻게 해야 안 걸리는지 등을 알려주고 있다”며 “또한 청소년들이 HIV바이러스와 에이즈와 같은 성병에 대한 바른 정보를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며 올바른 해결방법을 찾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래 성교육에 대해 들은 김성환씨(42·남)는 “어린 아이들에게 성교육을 하는 것을 예전에는 좋게 보지 않았는데, 지금은 꼭 필요한 필수 교육이라고 생각한다”며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성교육을 가르쳤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가 어렸을 때만 해도 제대로 성교육을 받은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시대가 좋아진 만큼, 성교육도 일찍 실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올바른 피임방법을 사용해야 그만큼 에이즈에 걸릴 확률도 줄어들테니까요"

사실 개인적으로 에이즈 감염인을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하지만, 행사를 돌아보니 에이즈 감염인에 대한 거부감이 크게 줄었다. 특히 감염인 인터뷰 영상을 볼 때에는 감염인의 마음까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이 기사를 읽는 사람들도 무조건 감염인을 색안경 낀 채로 보지 않고 같은 사람으로써 대하기를 바라본다.

정책기자 변현준(대학생)

Toplist

최신 우편물

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