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특별한 한 달 라오스

어느 특별한 한 달 라오스

꽃보다 청춘 라오스 편의 방송 이후

한국인들의 라오스 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이에 부응하여 저가항공들도 진출하고,

라오스 가이드북들도 많이 출판되면서

라오스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증가했다.

주변에서 라오스를 다녀온 사람들도 많이 늘었다.

그들은 루앙프라방의 탁발,

방비앵의 화려한 밤문화와 액티비티

비엔티안의 화려함에 대하여 이야기해준다.

하지만, 그것이 라오스의 전부인가?

아닐 것이다.

관광객들의 라오스가 아닌

여행자의 눈으로 본 라오스를 

이 책은 알려준다.

그것도 상당히 생동감 있고,

극적이며 재미있는 표현과 문체로 

알려준다.

아무래도 이 책의 저자가 

그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 '귀여니'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읽은 전자책에는 지은이의 이름이

'이윤세' 로 되어 있어서

이 책이 귀여니 작가의 책인지 모르고 읽었다.

그러나 읽다보면서 책의 내용도 좋았지만

여러가지 표현과 내용전개의 방법, 

대상의 묘사와 곳곳의 유머 (혹은 개그코드)가 

범상치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알고보니 작가의 책~

아무튼 이 책에는 작가가 한달간 바라본 라오스의 모습이

재미있게 담겨있다.

그녀가 바라본 라오스라는 나라

라오스인들

그들의 풍습과 삶의 모습

그 삶의 모습을 바라보고자 모여든

다양한 국가, 인종, 나이, 직업의 여행자들.

그들과 작가와의 relationship

모두가 흥미롭고 재미있다.

가장 인상깊었던 인물, 혹은 에피소드는

라오스에서 사는 프랑스인 장 프랑소와의 에피소드.

그는 1998년 보케오 지역을 방문한 후,

이 지역의 자연을 보호하려는 일념하에

많은 노력을 하였고

결국 라오스 정부로부터 남캄 국립공원으로 지정을 받는 쾌거를 거두었다.

뿐만아니라 그는

2003년 수많은 지프라인과 나무 위의 집 체험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자연을 직접 체험하고, 애정을 갖게 하고, 관심도를 높여

이 지역을 보호하려 애썼다.

결국 론니플래닛에 소개되면서 전세계의 여행자들이 

방문하는 체험의 장이자

원시림과 자연의 소중함을 깨닫는 체험으로 바꾸어 놓았다.

그의 모습을 보며 저자는

고 2때 자신의 글이 세상에 알려진 후

일약 스타작가로 주목받으며

명성과 돈, 사람들의 인정을 한순간에 거머쥐었던 과거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 후, 히트작에 대한 압박으로

'세간의 평판과 명성'을 위해 글을 쓰던 자신의 모습을

기억하며 장 프랑소와의 삶을 보며

반성한다.

아니 반성이라기보다 

자신이 잊고 있던 무언가를

다시 발견한다.

여행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험을 하고,

다른 시각에서 자신을 바라보면서

미처 보지 못하였던 것을 바라보고,

잊었던 것을 떠올리고,

아주 간단한 진리를 다시 찾을 수 있다는 것.

라오스에서 겪은 저자의 다양한 경험과

라오스의 아름다운 모습 역시

독자들에게 전달해줌으로서 이 책은

여행책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정형화된

루앙프라방-비엔티엔-방비앵을 넘어선

Beyond Laos를 제시해준다.

라오스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한 번은 읽어볼만하다

그러면 저자가 왜 캄보디아, 베트남 여행을 포기하고

1달을 온전히 라오스에만 투자하기로 했는지 

알 수 있다.

PC통신을 겪은 세대라면 귀여니라는 닉네임과 그녀가 쓴 <그 놈은 멋있었다>를 기억할 것이다. 여고생 소설가로써 인기를 끌었지만 한 편에선 통신체들이 난무한 소설인지 아닌지 분간이 안갔던 책이라고 비판을 많이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에는 PC통신에 소설을 올리는 작가들이 많았었고, 몇몇 작품들은 상당한 인기를 끌었었다. 그 뒤로 <그 놈은 멋있었다>가 영화화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뒤로는 귀여니에 대한 기억이 사라져 갈 즈음에 만난 <어느 특별한 한 달, 라오스>에서는 예전보다는 많이 성숙해진 듯 싶었다. 한창 유명세를 탄 뒤에 뚜렷한 히트작이 없다는 것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글이 잘 써지지 않았다는 그녀는 어느날 이십대의 마지막을 의미있게 보내고 싶어 여행을 계획한다. 그가 돌아본 곳은 태국을 경유하여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를 쭉 돌아보는 것이었는데 아마 라오스에서 보냈던 시간들이 각별한 기억으로 남아있었던 것 같다.

라오스는 관광지로써는 잘 알려지지 않은 나라인데 아마 장기여행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꼭 가봐야할 곳일 듯 싶다. 여전히 순박한 사람들과 눈부시다 못해 아름다움의 끝을 보여주는 거대한 자연경관에 경외심마저 느끼게 하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여행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말 그대로 그녀는 조금 여행비용을 줄일려고 방콕을 거쳐 라오스로 갈려고 했으나 방콕에 도착한 시각은 밤 12시라서 택시를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택시 운전기사에게 제대로 바가지 요금을 썼고 가장 비싼 게스트하우스에서 묵게 되었으니 10만원 절약하려다 더 큰 비용을 지불한 셈이 되었다. 이런 좌충우돌 여행기는 아마 여행을 떠난 사람이라면 재미나게 읽을 것이다. 역시 인터넷 소설가로 재기발랄한 글솜씨는 여전한 듯 지루하지는 않았다. 톡톡튀는 매력이 느껴지는데 아직 소녀적 감성이 남아있었다. 

낯선 마을에서 홀로 깨어난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기분 좋은 느낌이다 - 프레야 스타크

인생은 생각보다 길지 않다. 우리가 살아숨쉬는 동안 과연 몇몇 나라를 여행할 수 있을까? 한달 넘게 외국으로 여행을 떠난 그녀가 한 편으로는 부럽고 눈으로 직접 가서 보고 경험했다는 것에 나도 <꽃보다 청춘>처럼 낯선 곳을 지나 세계7대 불가사의를 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녹록치 않아서 여행을 가기엔 시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답답함이 있다. 이 책만 읽어보아도 라오스에 대한 궁금증에 조금 풀리리라 본다. 그녀가 라오스 여기저기를 여행하면서 찍은 사진과 지도 외에도 여행기라면 이젠 필수가 된 부록까지 꼼꼼하다. 사실은 책은 몇 시간이면 읽을만한 분량이다. 그래도 늘 그렇듯 누군가의 여행기는 읽을 때면 간접체험을 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다. 긴팔원숭이체험은 어디서든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닌데 라오스에 가게 된다면 자연에 몸을 맡겨보고 싶다. 계획을 세워놓고 떠난 여행보다는 예기치 않은 돌발상황이 발생해도 순발력있게 대처하는 그녀의 진짜 여행기. 무려 한달이나 머물러 있었는데도 여행비용은 170만원 정도라니 정말 다녀오고 싶은 곳이다. 여전히 여행지로써 라오스는 매력적인 나라다. 대자연이 살아숨쉬는 라오스에서의 즐거운 시간을 보낸 귀여니(이윤세)의 다음 작품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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